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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인스타그래머들이 라벤더 농장을 망치자 빡친 농부의 대응

by 썬도그 2019.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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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사진가이자 예술가인 Paul Reiffer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의 라벤더 농장을 자주 촬영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이 라벤더 농장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평상시처럼 중형 카메라로 보라색 빛이 가득한 라벤더 농장풍경을 촬영을 했지만 

라벤더 농장에 들어가서 사진 촬영을 하는 인스타그래머와 사진가들 때문에 사진 촬영이 쉽지 않았습니다. 이건 엄연한 룰 위반이자 사유지 침범입니다. 게다가 마구잡이로 라벤더 농장에 들어가다 보니 라벤더 농장에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한 두 사람이 이러는 게 아닙니다. 떼로 몰려와서 사진을 찍다 보니 농부가 일일이 나가라고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낮은 펜스도 있지만 가볍게 무시합니다. 


프랑스 라벤더 농장에서 촬영한 사진들입니다. 아무런 설명 없이 사진만 보면 감탄이 저절로 나오게 하는 사진들입니다. 그러나 이런 사진들은 이 사진을 촬영하는 과정이 담겨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직하지 못한 사진들입니다.

이 사진을 찍기 위해서 농장주에게 허락을 받지 않은 사진들입니다. 따라서 무단 침입이라는 법을 어기는 행위를 했습니다. 물론 큰 문제가 되는 행위는 아니지만 이런 사람이 1명이 아닌 너무 많으니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농사일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프랑스 프로방스 라벤더 농장에서 촬영한 사진은 인스타그램에 매일 같이 올라갑니다. 이 사진들은 또 다른 인스타그래머나 사진가를 끌어 모읍니다. 그리고 무단 침입에 동참하게 됩니다. 


이에 농부는 라벤더 농장 한 가운데 있는 나무에 현수막을 걸었습니다. 'RESPECT OUR WORK PLEASE'라고 적혀 있습니다. 해석해보면 '제발, 우리의 일을 존중해 주세요' 상당히 부드러운 부탁입니다. 저 같으면 '니들 다 무단침입으로 신고하기 전에 꺼져'라고 적었을텐데요. 


사실 이런 일은 여기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뉴질랜드의 나무나 앙코르 와트의 고대 사원을 촬영하기 위해서 구름같은 인파가 촬영하는 모습 등 유명 사진 촬영 스팟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사람이 많은 건 어쩔 수 없긴 합니다. 누구나 촬영 명소에서 사진을 찍어보고 싶어하니까요. 문제는 룰을 어기고 피사체에게 고통을 가하고 현지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몰상식한 행동들이 문제입니다. 

 SNS에서 큰 인기를 끌던 브로콜리 나무의 비극라는 글을 통해서 SNS 때문에 죽임을 당한 나무를 소개했습니다. 


스웨덴에 있는 한 브로콜리 모양의 나무가 인스타그램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한국 올림픽 공원의 나홀로 나무처럼 홀로 서 있는 나무입니다. 이 나무가 인스타그램 사진 촬영 명소가 되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합니다. 

사람이 많이 모이면 쓰레기도 모이죠. 브로콜리 나무가 인기를 끌자 누군가가 이 나무를 자르려고 시도를 했고 결국 나무를 잘랐습니다. 왜 잘랐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현지 주민들이 관광객의 소음과 쓰레기 등등 안 좋은 영향을 주기에 잘랐나 봅니다. 

한국에도 비슷한 곳이 있습니다. 사진 촬영 명소이자 많은 관광객들이 사진 찍기 위해서 찾는 대학로 뒤 이화 벽화마을입니다. 여기는 2007년 경에 경상도 동피랑 마을의 벽화를 벤치마킹한 공공미술이 투입된 동네입니다. 당시는 지금보다 더 많고 화려한 벽하들이 이화마을 곳곳에 피어났습니다. 

이후 1박 2일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개를 하고 마침 한국 관광의 붐이 일어서 주말마다 일본, 중국 관광객과 국내 관광객들이 아침부터 밤까지 줄을 서서 다닐 정도로 인기가 높았습니다. 특히 이 타일로 만든 꽃 계단은 사진 촬영의 명소였습니다. 

서울시는 아예 관광지로 소개할 정도로 관광지로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관광지에서 발생하는 관광객들의 소음과 쓰레기 문제가 발생했고 이 문제가 해결디지 않자 한 주민이 꽃계단을 페인트로 칠해서 없애 버렸습니다. 바로 오버튜어리즘의 병폐가 여기에 있습니다. 적당하면 좋은데 현지인이나 마을 사람들이나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의 삶까지 방해할 정도가 되면 문제가 됩니다. 

프랑스 라벤더 농장의 열풍에 큰 역할을 한 건 인스타그램입니다. 한국에서도 작년에 핑크뮬리 사진 붐이 일어서 전국 지자체에서 핑크뮬리를 많이 심었습니다. 이런 인스타 광풍에 피사체들과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면 한 번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나는 왜 사진을 찍는가? 나를 꾸며줄 도구인가? 나를 꾸미기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닐까? 라는 정말 간단한 질문을 하는 사진 생활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진출처 : Paul Reiffer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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