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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청소년 성장드라마 같았던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by 썬도그 2019.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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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 맥과이어가 주연을 한 스파이더맨은 30대 스파이더맨 같았고 앤드류 가필드의 스파이더맨은 20대 같았고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은 10대로 보입니다. 이 3개의 스파이더맨 시리즈 중 원작과 가장 흡사한 스파이더맨은 10대들의 이야기를 담뿍 넣은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입니다.

2017년 개봉한 <스파이더맨  : 홈커밍>은 미성숙한 10대 소년의 이미지를 제대로 담뿍 담았습니다. 16살 나이에  어울리게 학교 친구들과의 관계를 소중히 하면서 소심하고 안절부절하고 불안한 10대 소년의 이미지를 제대로 담았습니다. 이런 안절부절하는 스파이더맨을 위해서 스파이더맨의 멘토이자 성숙한 이미지 그 자체이자 어벤져스의 핵심 캐릭터인 아이언맨이 투입됩니다.

<스파이더맨 : 홈커밍>은 아이언맨이라는 코치가 발굴한 신인 10대 슈퍼히어로를 발굴하고 어벤져스의 일원으로 만드는 과정을 아주 매끄럽게 잘 담았습니다. 매끄럽긴 했지만 스파이더맨 특유의 진자 운동 같은 거미줄 액션은 이전 2개의 시리즈보다는 못했습니다. 대신 아이언맨에 큰 영향을 받은 스파이더맨은 특수 슈트 액션으로 아쉽고 모자란 액션을 보충합니다. 

<스파이더맨 : 홈커밍>은 여러모로 아이언맨 버프가 많았던 영화로 스파이더맨 영화라기 보다는 스파이더맨과 아이언맨의 버디 무비로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어벤져스 : 엔드게임>으로 멘토인 아이언맨이 떠났습니다. 스파이더맨은 이제 홀로서기를 해야 합니다. 


유럽여행하는 듯한 풍광은 좋으나 빈껍데기 같은 초반액션은 낙제점이었던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8개월이 지난 시점을 담고 있습니다. 슈퍼히어로의 희생으로 사라졌던 사람들이 5년 만에 5년 전 그대로 부활을 한 현상을 블립이라고 명명하고 이 블립에 대한 감사함을 담은 영상으로 시작됩니다. 

피터 파커(톰 홀랜드 분)는 떠나간 멘토 아이언맨에 대한 그리움과 자신을 후계자로 지목한 점을 부담스러워하고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16살 소년은 부담감 속에서도 사랑을 키웁니다. 1편에서 짝사랑으로만 끝냈던 M.J에게 에펠탑 앞에서 사랑 고백을 할 계획을 짭니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피터 파커 반 친구들과 함께 유럽으로 수학여행을 떠납니다. 그래서 제목도 파 프럼 홈입니다. 유럽 수학여행을 소재로 한 것은 영화의 약이 되고 됩니다. 약이 되는 부분은 유럽에서도 풍광이 좋기로 유명한 베니스와 알프스 프라하의 아름다운 풍광이 담깁니다. 그렇다고 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가 아니라서 풍광을 멋지게 담는 여행기는 거의 없고 그냥 병풍으로 활용합니다. 이 병품 보는 맛이 꽤 있습니다. 

독이 되는 부분은 스파이더맨의 진자 운동 액션과 궁합이 맞지 않습니다. 스파이더맨은 고층빌딩에 거미줄을 쏴서 상하로 움직이는 액션이 매력적인 슈퍼히어로입니다. 따라서 스파이더맨 액션을 가장 잘 표현하고 담을 수 있는 곳은 뉴욕이나 시카고 같은 고층빌딩이 즐비한 메가 시티입니다. 그런데 유럽은 고층빌딩이 많지 않고 영화의 배경이 된 유럽의 유명 관광지인 베니스와 프라하는 스파이더맨 액션과 크게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빌딩 사이를 날아 다니면서 빌런과의 대결을 담을 줄 알았는데 거대한 괴수 같은 빌런과의 대결은 너무나 싱겁게 담깁니다. 이 싱거운 이유는 또 다른 슈퍼히어로 때문이기도 합니다.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아카데미 애니메이션 상을 수상한 <스파이더맨 뉴유니버스>의 세계관과 연관이 있습니다. 베니스에서 등장한 거대 괴수는 다른 지구에서 온 괴물입니다. 즉 평행우주론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스파이더맨 뉴유니버스>를 본 분이라면 아! 영화가 애니와 이어지는 접점이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흥미롭게 보게 됩니다. 

다른 지구에서 온 건 괴물만이 아닙니다. 그 괴물과 싸우던 미스테리오(제이크 질렌할 분)도 함께 옵니다. 미스테리오는 스파이더맨과 합동 작전을 통해서 거대한 괴수들을 물리칩니다. 그런데 이 물리치는 과정이 큰 재미가 없습니다. 베니스 건물들이 무너지고 부셔지는 건 볼만하고 물로 만들어진 괴수의 액션 청량감은 좋긴 하지만 스파이더맨의 활약이 거의 없습니다. 

미스테리오 혼자 하드캐리하고 스파이더맨은 수학여행에 와서도 괴물을 쓰러트려야 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약간은 활력이 떨어진 모습이 보입니다. 영화 초반의 액션은 스펙타클함은 있지만 화려하고 강력한 액션, 특히 스파이더맨의 활약이 거의 없어서 약간 졸립기까지 합니다. 

액션은 아쉽지만 대신 드라마가 꽤 볼만합니다. 그렇다고 드라마가 엄청난 스토리를 담았거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은 것은 아니고 10대 소년의 짝사랑의 설레임과 슈퍼히어로의 무게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과 수학여행과 첫사랑에 대한 설레임과 흥분을 잘 담았습니다. 


청소년 성장드라마 같았던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전작에서도 10대 소년의 성장기를 담았지만 2편인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서는 좀 더 진해졌습니다. 특히 M.J와의 썸이 좀 더 본격적으로 다루어집니다. 이 썸에는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맨이라는 정체에 대한 긴장감도 섞여 있습니다. 영화는 후반에 큰 반전이 일어납니다. 이 반전은 관객들에게 충격적으로 다가가길 바랬겠지만 영화 전반부 액션이 긴장감이 거의 없어서 대충 예상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예상 못한 것은 새로운 빌런이 거대한 괴수나 초능력자가 아닌 IT 기술이라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영화 후반부에는 전반부에서 아쉬웠던 액션이 대폭 보강되어서 진자운동 액션이 본격적으로 펼쳐집니다. 런던 다리에서의 액션은 전반부보다는 화려하긴 한데 스파이더맨 영화치고는 액션 쾌감은 좀 떨어집니다. 액션에 큰 기대를 하고 가신다면 실망을 할 수 있습니다. 전 액션은 좀 실망스러웠지만 대신 환영 장면은 꽤 흥미로웠습니다. 환영에 휘둘리는 모습이 딱 10대 청소년의 방황을 보는 느낌이었고 꽤 흥미로운 시퀀스였습니다. 

스파이더맨은 다소 어두운 슈퍼히어로로 그리다가 톰 홀랜드가 주연을 한 영화부터 상당히 밝아졌습니다. 이는 아이언맨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느낌입니다. 이 영화도 전체적으로 꽤 밝습니다. 밝아서 좋은 점도 많지만 밝음이 더 밝게 느껴지려면 어두움이 깊어야 합니다. 

영화 후반 스파이더맨은 어리숙한 10대처럼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영화 후반 비행기 안에서 슈트는 니가 담당하고 내가 음악을 담당하겠다고 하면서 노래를 틉니다. 이 노래를 들은 피터 파커는 

"나도 레드제플린 좋아해요"라는 대사를 합니다. 이 별거 아닌 대사에 풉하고 웃었습니다. 마블은 대사가 어렵지 않으면서도 그 캐릭터를 잘 담는 대사들이 꽤 많습니다. 이 대사도 별거 아닌 것 같지만 피터 파커를 잘 담은 대사입니다. 

해피가 튼 노래는 아이언맨 1편에 나온 AC/DC의 'Back in Black'입니다. 지금의 중년들은 아주 잘 아는 노래로 서태지의 '락앤롤 댄스'가 이 노래의 기타 연주 부분을 차용해서 많이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10대인 피터 파커는 AC/DC도 레드제플린도 잘 모릅니다. 그러나 아는 척은 하고 싶어서 한마디 툭 던집니다. 이 대사를 통해서 피터 파커의 어리숙한 모습을 아주 잘 담았습니다. 틀리면서 배우는 것이고 넘어지면서 성장하는 10대의 모습이 이 대사 한 마디에 다 담기네요. 


액션은 아쉬웠지만 여름방학의 즐거움을 그런대로 잘 담은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쿠키 영상은 2개입니다. 마블의 역대 쿠키 영상 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영상이었습니다. 초반 1개는 가짜 뉴스와 개인정보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고 스크롤이 다 올라가고 나오는 쿠키 영상은 또 하나의 반전을 담고 있습니다. 쿠키 영상이 아주 흥미롭기에 꼭 보셨으면 합니다. 반면 쿠키 영상의 재미보다 못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큰 재미를 주는 영화는 아니였습니다. 

아무래도 바로 전의 영화가 <어벤져스 엔드게임>이라서 상대적으로 소규모 영화로 느껴졌을 겁니다. 그걸 감안해도 액션의 화려함이나 짜릿함이나 시원스러움이나 잔재미가 거의 없었습니다.  

찌리릿이라고 하는 스파이더맨의 초능력인 육감을 이용하는 모습은 좋았지만 이전 시리즈에서 한 번도 거론하지 않았던 능력을 갑자기 툭 꺼내 놓는 덜컹거림도 보이네요. 마블 영화 치고는 큰 재미가 없지만 마블은 마블입니다. 다른 영화들의 평균 이상의 재미를 확실히 제공해 줍니다. 

추천 안 해도 많이들 보시겠지만 큰 기대는 안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냥 10대 청소년 드라마라고 편한 마음으로 보시면 꽤 만족스러운 영화가 될 것입니다. 

별점 : ★★☆

40자 평 : 수학여행에서 만난 빌런을 통해 고속 성장을 한 피터 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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