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기/서울여행

눈송이로 덮힌 경복궁과 70년대 추억의 거리

by 썬도그 2018. 12. 14.
반응형

기상청이 어제 출근길에 폭설이 내릴 것이라고 예보를 했습니다. 이에 행안부는 재난문자를 보냈습니다. 새벽부터 내린 눈이 쌓여서 출근길이 미끄러울 수 있으니 최대한 대중교통을 이용하라는 문자가 왔습니다. 그러나 새벽 5시가 지나고 새벽 6시가 지나도 눈은 한 톨 한 톨 내릴 정도로 눈의 양이 적었습니다. 

역시! 기상청. 기상청 예보를 무심결에 또 믿은 내가 바보였습니다. 기상청은 미덥지 못하지만 기상청 기상 레이더는 미덥습니다. 기상청 레이더는 실시간으로 비구름, 눈구름의 위치를 알려줍니다. 따라서 30분 또는 1시간 후의 날씨 예보를 아주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기상 레이더를 살펴보니 파주 쪽에서 내려오는 눈구름이 30분 후에 서울에 도착할 것 같아서 바로 카메라를 챙겨서 지하철을 타고 종로로 향했습니다. 

시청역에서 나와서 밖을 보니 예상대로 눈이 펑 내리고 있었습니다. 카메라 가방에 있는 DSLR을 꺼내서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이때가 오전 8시 전후였는데 출근길에 내린 눈을 뚫고 직장인들이 출근을 하고 있었습니다.


눈발을 더 굵어졌습니다. 


서울시청 옆에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 중 하나인 로마네스크 양식의 서울성공회 성당이 있습니다. 명동의 명동성당과 함께 국내 성당 건축물 중 가장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성공회 성당을 배경에 놓고 플래시를 강제로 발광해서 눈을 담았습니다. 눈송이를 많이 보이게 하고 정지된 듯한 눈송이를 담고 싶으면 내장 플래시를 켜서 촬영해 보세요. 아주 좋은 사진 결과물이 나올 겁니다. 


그렇다고 플래시 터트리는 사진이 정답이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플래시를 터트린 사진과 안 터트린 사진을 모두 촬영하고 좋은 것을 취하세요. 상황에 따라서 좋은 느낌을 주는 사진은 달라지니까요. 

플래시를 터트리면 위 사진처럼 카메라 바로 앞을 지나는 눈송이를 크게 담을 수 있습니다. 마치 눈덩이가 내려오는 느낌이네요. 


세종문화회관에는 거대한 곰돌이 인형이 있네요. 위 사진은 눈이 흩날리는 느낌이 드는데 이는 셔터속도를 느리게 해서 흩날리는 느낌이 드네요. 셔터속도 우선 모드에 놓고 셔터속도만 조절하면서 촬영하면 눈발이 멈춘 듯한 느낌, 또는 흩날리는 느낌을 담을 수 있습니다. 또한 배경이 위 사진처럼 어두운 색 계열이면 하얀 눈이 잘 담깁니다. 


발길을 위로 향했습니다. 광화문 쪽을 가다가 세종대왕님도 잠시 뵙습니다. 


눈은 폭설로 변했고 눈이 날리는 경복궁 광화문은 참 그림같이 아름답네요. 


해가 떴는데 30분 사이에 날이 환하게 밝아졌네요. 광화문 전각이 어두운 색이라서 눈이 더 잘 보입니다. 


경복궁이 오전 9시에 여는데 입장 시간이 한 참 남아서 삼청동으로 향했습니다. 


경복궁 동쪽 담벼락을 따라서 걷다보니 눈이 그쳤습니다. 다시 기상 레이더를 살펴보니 30분 후에 북한에서 내려오는 눈구름이 다시 서울에 도착할 것 같더군요. 2차 눈 다발을 기다리기 위해서 잠시 경복궁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경복궁은 개장시간이 안 됐지만 경복궁 옆 민속박물관과 그 바로 앞에 있는 '70년대 추억의 거리'를 찾았습니다. 70년대 거리 풍경을 재현한 곳으로 사진 찍으러 많이들 옵니다. 

오전 9시가 되니 약속 다방이 열렸습니다. 이 '70년대 추억의 거리'에서 유일하게 개방된 공간으로 잠시 몸을 녹였습니다. 당연히 입장료 같은 건 없습니다. 

9시가 지나니 드디어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약속다방에서 나와서 추억의 거리를 담았습니다. 


역시 눈이 내리니 풍경이 확 달라지네요. 그러나 눈이 함박눈이 아닌 살짝 내리는 눈이라서 플래시를 켜서 눈이 더 많아 보이게 했습니다.


눈은 점점 굵어져서 함박눈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점점 설경이 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리저리 연신 셔터를 눌렀습니다. 


누르다 보니 셔터속도가 1/60 초 정도면 살짝 눈이 날리는 느낌으로 담기네요


위에서도 말했지만 눈이 많이 담기게 하려면 어두운 배경이 좋습니다. 눈이 하얀색인데 배경도 하얀색이면 눈이 잘 안 보입니다. 1/200초 이상으로 셔터속도를 올리는 눈이 정지된 듯한 눈으로 담기네요 아무래도 정지된 듯한 눈은 바람이 느껴지지 않아서 좀 더 온순한 눈으로 보이고 포근해 보입니다. 

<1/ 60초>


<1/250초>

셔텨스피드만 변화했는데 이렇게 분위기가 다릅니다. 전 이 1/250초 눈이 더 좋네요. 눈이 엄청나게 굵어지고 많아졌습니다. 카메라를 연신 닦으면서 이곳저곳을 담았습니다. 좋은 장소에서 좋은 눈을 만났네요. 


<플래시 off>


<플래시 on>

같은 눈이라도 이렇게 플래시를 끄고 켜고 촬영하는 그 차이가 다릅니다. 


펑펑펑 거리에 하얀 축포가 터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