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마라를 잘 안 봅니다. 특히 기승전로맨스로 귀결되는 한국 드라마를 잘 보지 않습니다. 제 취향으로는 찐득거리는 로맨스를 뺀 담백하면서도 건조한 미국 스릴러 드라마나 계몽적이지만 보고나면 정신이 건강해지는 일본 드라마를 더 즐겨봅니다. 그럼에도 보는 한국 드라마는 담백한 로맨스물 아니면 김은희 작가가 개척한 장르물입니다. 

지난 주 부터 MBC 드라마 <나쁜형사>에 대한 호평이 꽤 보이더군요. 배우 신하균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냥 그런 형사 드라마인 줄 알고 안 봤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도 올해의 드라마라는 소리까지 나오는 극찬에 솔깃해졌고 1~2화를 봤습니다. 보자마자 그냥 앉아서 7~8화가 다 봤고 보는 중간 중간 페이스북에 환호성을 담은 글을 남겼습니다. 

이렇게 몰입감이 높은 드라마는 <시그널>이후 처음입니다. 


 동시간 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19금 드라마 <나쁜형사>

처음에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화면 오른쪽 위에 19금이라고 적혀 있기에 내가 영화를 보고 있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TV 그것도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는 누구나 쉽게 볼 수 있기에 19금이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19금입니다. 아니 얼마나 강하기에  시청률이 떨어질 것을 각오하고 19금 드라마를 만들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주변 사람들의 호평도 있었지만 19금 드라마라서 호기심에 본 것도 있습니다. 드라마 <나쁜형사>를 1,2회를 복용하고 나니 그 19금인 이유를 알겠더군요. 이 드라마가 다루는 소재가 아주 강렬하고 자극적입니다. 그렇다고 쓸데없이 자극적인 것은 아니고 악인의 악랄함을 그리기 위해서 표현 수위가 다소 높습니다. 

따라서 청소년에게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청소년들의 시청률을 빼면 시청률이 낮아야 하지만 놀랍게도 <나쁜형사>는 현재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보시면 압니다. 왜 이 드라마가 19금이라는 불리한 조건에서도 시청률 1위인지를요. 그만큼 재미있습니다. 그것도 강렬하게 재미있습니다. 재미있게도 이 드라마의 원작인 BBC 드라마 루터는 19금 드라마가 아닙니다. 원작에 매콤한 성인의 맛을 넣어서 리메크해 했는데 아주 맛이 강렬하고 짜릿한 드라마를 만들었네요.


악을 처단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배트맨 같은 <나쁜형사>

MBC가 8년 만에 선보인 19금 드라마 <나쁜형사>는 BBC 루터라는 형사물을 리메이크한 드라마입니다. 주인공인 강력반 형사 우태석(신하균 분)은 악을 처단하기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 형사입니다. 악을 처단하려면 선한 행동으로 해야하는 것이 경찰 또는 형사의 기본 덕목입니다. 예를 들어 용의자를 고문해서 자백을 받아내면 그 자백은 효력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태석에게는 범인을 검거하는 일이라면 해킹은 기본, 폭력과 협박 등 불법, 편법 가리지 않고 사용합니다. 그래서 경찰 내부에서는 이 우태석 형사를 골치아파 합니다. 이 우태석 형사에게는 15년 전 아픈 과거가 있습니다. 경찰 초년병 시절에 일어난 연쇄 살인 사건을 조사하다가 살인 사건의 목격자인 여고생 배여울을 연쇄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서울대에 다니는 장선우(김건우 분)가 본의 아니게 얼굴을 보게 합니다. 


살인마에게 신분이 노출된 배여울은 우태석 형사를 원망합니다. 자신이 죽으면 다 아저씨 때문이라는 분노에 찬 소리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배여울은 사망하고 15년이 훌쩍 흐릅니다. 우태석 형사는 인질범을 협박해서 어린 소녀를 구출합니다. 그러나 여론은 범인을 고문해서 어린 소녀를 구출했다면서 비난을 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폭력을 이용해서 범인을 잡았지만 구속되지 않은 이유를 따져 묻지 않기 위해서 검사를 찾아갔더니 놀랍게도 15년 전 연쇄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장선우가 장형민으로 이름을 바꾸고 13년 만에 검사가 되어서 나타났습니다. 


여기서부터 이 드라마 <나쁜형사>는 여느 드라마와 다른 놀라운 이야기를 펼쳐내기 시작합니다. 연쇄 살인마이자 싸이코패스 검사가 되었다는 설정은 참 놀랍고 놀랍네요. 아동 납치범이 풀려날 것 같자 우태석은 아동 납치범에게 증거 조작으로 살인범으로 만들겠다는 협박을 합니다. 이에 아동 납치범은 스스로 자신이 아동 납치범이 맞다고 자백을 합니다. 이렇게 우태석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법을 지키는 형사가 아닙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는 증거 조작은 기본 각종 불법 행위를 자행합니다. 

연쇄 살인범이자 검사인 장형민은 다시 살인을 시작합니다. 살인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꼬마 아이의 진술로 우태석 형사는 함정 수사를 통해서 장형민의 살인 현장과 증거와 물증을 모두 확보합니다. 


쫓기던 장형민 검사는 공장 계단에서 우태석과의 격투 끝에 계단에서 떨어질 위기에 처합니니다. 보통 이런 상황이면 주인공이 마지 못해 손을 내밀지만 우태석 형사는 다릅니다. 자신에게 징계 이상의 큰 처벌이 있을 것을 알면서 그냥 방치합니다. 그렇게 살인마 장형민은 추락하고 혼수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이런 우태석 형사의 독특한 캐릭터를 한 방에 설명할 수 있는 유명 캐릭터가 있습니다. 바로 배트맨입니다. 배트맨은 다크 히어로의 대명사입니다. 고담시에 만연한 부정부패와 폭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의 테두리가 아닌 도덕의 테두리로 범위를 넓혀서 경찰이 해결하지 못하는 악인을 직접 처단합니다. 우리는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 나가거나 법으로 잡을 수 없는 악인을 슈퍼히어로나 주인공이 통쾌한 복수나 단죄를 합니다.  그래서 불법을 밥 먹듯 자행하지만 시청자들은 우태석 형사를 응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 하나의 사이코패스 은선재

MBC 월화드라마 <나쁜형사>가 우태석 혼자 이끌어 갔다면 재미가 없었을 겁니다. 주변 인물들이 꽤 흥미로운 인물들이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캐릭터가 은선재(이설 분)입니다. 기자인 은선재는 우태석이 유아 납치범을 살인범으로 몰아가는 모습을 간파하는 뛰어난 두뇌를 가졌습니다. 놀랍게도 은선재도 경찰 PC를 해킹하는 등 여러모로 우태석과 비슷한 모습을 보입니다. 

어느날 은선재의 양부모와 키우던 개가 모두 죽는 일이 발생합니다. 은선재는 사건 진술을 취조실에서 하는데 자신의 양부모가 모두 살해 당했는데 이상하게 크게 슬퍼하는 기색이 아닙니다. 이걸 간파한 우태석 형사는 은선재가 양부모를 죽인 범인이라고 지목한 후 은선재에 접근해서 자극합니다. 은선재 기자는 사이코패스입니다. 뛰어난 머리로 자신의 범죄를 철저히 숨깁니다. 이렇게 은선재와 우태석은 다크한 모습이 비슷하면서도 서로를 견제하고 거리를 두면서 동시에 서로에게 끌리는 이상한 관계가 형성됩니다. 

또 다른 사이코패스인 장형민 검사를 압박하고 다루는데 은선재의 도움을 받습니다. 사이코패스는 사이코패스가 다루어야 할까요? 여기에 은선재가 기억하지 못하는 충격적인 과거가 밝혀지면서 우태석과 은선재의 관계는 더 끈끈해집니다. 이 드라마 <나쁜형사>는 사이코패스와 절대 악과 같은 강력한 악을 제거하기 위해서 은선재라는 또 다른 사이코패스와 협력을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보지는 않았지만 OCN의 <나쁜녀석들>이나 할리우드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 >도 차악을 이용해서 최악을 물리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새롭고 신선한 것은 아니지만 은선재를 연기하는 배우 이설의 놀라운 모습으로 그냥 영혼까지 빨려들어가네요. 얼굴에 선과 악이 다 담겨 있습니다.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이다가도 건조하고 강렬한 이미지로 한 순간에 한 시퀀스를 씹어먹습니다. 장형민이라는 사이코패스와 붙는 장면에서도 장형민이 움찔할 정도의 강렬함을 보여주네요. 이 드라마가 성공하고 인기 있는데는 이 배우 이설이 3할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영화 <허스토리>와 <두개의 방>에 출연해서 약간의 경력은 있지만 대중들에 많이 알려진 배우는 아닙니다. 아마 이 드라마 이후 배우 이설의 주가가 하늘 높이 올라갈 듯 하네요. 정말 범상치 않은 배우입니다. 


배우 이설만 있는 건 아닙니다. 또 다른 악인 전춘만 형사를 연기하는 박호산 배우도 우태석과의 대결을 통해서 그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얘들은 가라! 얘들은 가! 드라마 <나쁜형사>는 얘들이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닙니다. 상당히 강력하고 강렬한 소재 및 표현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다르크합니다. 그렇다고 드라마가 시종일관 양 미간을 찌푸리면서 힘만 주냐? 그건 아닙니다. 비선 라인 해커인 박지득이나 사투리를 야무지게 쓰는 이문기와 절친 조두진과 우태석을 친형처럼 따르는 채동윤과 땡보직인 줄 알고 우태석이 이끄는 연쇄 살인 조사팀인 S&S에 지원한 신가영 등 숨통을 틔어주고 웃음을 유발하는 캐릭터들이 주변에 많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강렬한 이야기, 강한 액션이 담긴 어른의 맛이 넘치는 드라마 <나쁜형사>

이번 주 화요일에 방영한 7~8화를 보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주요 배역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죽었습니다. 황당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강렬하네요. 이 드라마는 주요 배역도 희생할 수 있는 드라마네요. 그래서 긴장을 놓으면 안됩니다. 게다가 이야기가 아주 강합니다. 19금 판정을 받은 이유를 1회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표현 수위가 높고 대사도 두루뭉수리가 아닌 직설적으로 말합니다. 

그래서 어른인 저는 좋습니다. 19금 영화가 흥행 대박이 나는 이유 중 하나가 강하면서 짜릿하면서도 기존 영화의 달짝지근함이 아닌 얼큰한 맛을 내기 때문이죠. 마치 순대국밥 시켜 놓고 반주로 소주 1병을 마시면서 보는 드라마 같습니다. 


여기에 액션도 꽤 좋습니다. 폭발 장면도 추격 장면도 아주 잘 담았습니다. 원작인 BBC 드라마가 문어체라면 리메이크작인 <나쁜형사>는 귀에 쏙쏙 눈에 쑥쑥 들어오는 친구가 전해주는 구어체 같은 드라마입니다. 생동감이 아주 좋네요. <나쁜형사>가 한국 현지화를 아주 잘 했고 좀 더 대중적인 맛이 좋습니다. 

이야기의 플롯도 흥미롭습니다. 보통 1개의 사건을 해결하고 다른 사건이 시작되는 구조가 아닌 동시에 여러 사건이 출발합니다. 3개의 주요 사건이 시간차로 출발하더니 매회마다 주가 되는 이야기가 집중 조명 되었다고 뒤로 물러나면 다른 이야기가 전면에 나옵니다. 이 3개의 주요 이야기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데 멀리서 보면 1개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아쉬운 장면들도 있습니다. 은선재가 너무 신출귀몰해서 홍길동처럼 느껴지는 점이나 사실감 떨어지는 액션 시퀀스가 아쉽기는 합니다만 눈쌀을 지푸릴 정도는 아닙니다. 설정의 오점이 살짝 있지만 다이나믹한 편집과 앵글과 이야기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몰입감을 떨구지 않네요. 


가장 흥미로운 대결은 싸이코패스의 대결인 은선재와 장현민의 대결입니다. 우태석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이면서도 동시에 우태석을 잡아 먹을 수 있는 존재인 은선재의 활약이 어떻게 진행될 지가 상당히 궁금하네요. 아군이자 적군 관계라고 할까요? 묘한 관계의 캐미가 기대됩니다. 


모든 사람에게 추천하지 않지만 볼 수 있는 사람에게는 강추하는 <나쁜형사>

자극적인 소재, 강렬한 이야기로 인해 모든 사람에게 추천하지 않습니다. 추천해도 19금이라서 청소년들은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19살을 지난 성인들에게는 강력 추천합니다. 배우들의 연기 좋고 스토리 진행도 질척거리지 않아서 좋습니다. 동시에 3개의 이야기가 톱니바퀴에 맞물려 돌듯이 자연스럽게 흘러서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아주 좋습니다. 오랜만에 몰입감 아주 높은 영화 아니 드라마를 보게 되었네요. 다음 주까지 어떻게 기다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POOQ(푹)에서 <나쁜형사> 바로보

썬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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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8.12.14 15: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잘못본건지 회수별로 19금이 좀 다른것 같기도하더군요.
    제가 요즘 보는 드라마는 이거와 SKY 캐슬 2개인데 나쁜 형사는
    좀 어이없으면서도 몰입감이 있네요.
    혼수 상태의 검사가 깨어나자 마자 살인을 저지른다는게 영 ~
    그것도 높은데서 떨어졌는데 말입니다.ㅋ

  2. Favicon of https://photohistory.tistory.com BlogIcon 썬도그 2018.12.15 01: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 자세히 보면 빈틈이 좀 보이긴 해요. 전 악인은 성실근면하지만 건강도 엄청 좋다는 걸 깨달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