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사람 마음 간사합니다. 눈 오면 거리가 질척거리고 운전하기 힘들어진다고 짜증내 하면서 눈이 내릴 때는 또 기분이 좋습니다. 또한 사진찍기도 좋고요. 그러나 눈 내릴 때 사진 찍어 보시면 생각보다 사진 찍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먼저 눈은 비와 비슷해서 카메라에 닿으면 녹으면서 물로 변하고 이 물은 카메라와 렌즈에 좋지 못합니다. 게다가 사진을 찍으면 백설기 같은 하얀 눈이 아닌 온통 회색으로 담깁니다. 우중충한 사진을 보고 실망을 하게 되죠.
눈오는 사진, 설경 사진을 잘 찍는 간단한 방법 5가지
<복고풍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하는 여자 / 작성자: skyNext /셔터스톡>
1. 회색 빛 설경은 노출을 +0.3~1EV 올려서 촬영해라
눈오는 날 사진을 찍으면 위 사진처럼 잿빛으로 담긴 모습에 급 실망을 하게 됩니다. 내가 사진을 잘 못 찍었나하고 다시 찍어보지만 여전히 회색빛 가득한 우중충한 사진이 나옵니다. 백설기 같은 하얀 눈이 아닌 회색 눈으로 담기는 이유는 날씨 자체가 우중충하기도 하지만 카메라에 달린 반사식 노출계 때문입니다. 반사식 노출계는 피사체의 반사광을 측정해서 적정 노출을 측정합니다. 이 반사식 노출계는 반사율이 18%인 회색을 기준점으로 잡습니다. 대부분의 피사체는 이 반사식 노출계가 적정 노출을 잘 잡아줍니다.
그러나 피사체가 온통 검거나 온통 하얀색이면 강제로 평균 노출로 잡아 버립니다. 그래서 검은 피사체는 좀 더 하얗게 만들고 하얀 피사체는 좀 더 검게 만듭니다. 눈오는 날 또는 설경은 눈으로 세상이 하얗게 칠해진 하얀색이 가득한 풍경입니다. 이 설경을 카메라가 인식하면 좋으련만 아직까지 장면이나 피사체 인식 능력이 카메라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평균의 함정에 빠져서 온통 하얗거나 검거나 하는 피사체는 적정 노출을 잡지 못합니다.
이런 회색 가득한 우중충한 설경 사진을 하얀색으로 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노출을 0.3~1EV 올려주면 됩니다.
<내장산 백양사의 설경/작성자: Guitar photographer/셔터스톡>
촬영 전에 노출을 살짝 올려주고 촬영하는 것이 가장 좋고 촬영 후에 후보정에서 노출을 올려줘도 되지만 촬영 전에 노출을 올려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DSLR이나 미러리스는 노출 다이얼이 있는 제품도 있고 터치나 휠 다이얼을 돌려서 노출을 쉽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도 노출 조절 기능이 거의 다 들어가 있습니다. 먼저 초점을 맞추고 싶은 피사체를 터치하면 초점을 맞춥니다. 그럼 옆에 노출 조절 메뉴가 나옵니다. 이 노출 조절 바를 위로 올리면 노출이 올라갑니다.
2. 셔터속도를 조절해서 눈송이를 표현해라
<흩날리는 눈송이 / 작성자: railway fx/ 셔터스톡>
<정지한 눈송이 / 작성자: BokehStore / 셔터스톡>
위 두 사진은 눈을 담은 사진입니다. 위위 사진은 눈송이가 흩날려서 눈송이와 함께 바람 냄새도 많이 납니다. 아마도 강한 바람이 함께 부는 날씨 같네요. 반면 아래 사진은 눈송이들이 폴폴폴 천천히 내려옵니다. 함박눈이 이런 식으로 내려오죠. 어떤 눈 내림이 좋은가요? 취향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선호하는 눈송이가 다를겁니다. 그러나 대부분 포근한 눈송이가 온화해 보여서 폴폴폴 내리는 눈 송이가 담긴 사진을 좋아할 겁니다.
위 사진의 차이는 셔터속도의 차이입니다.
<1/40초>
<1/250초>
셔터속도가 느리면 눈이 날리는 모습으로 담기고 셔터속도가 빠르면 눈송이가 정지된 듯한 사진으로 담깁니다. 따라서 셔터속도를 조절하면서 촬영해 보세요. 제가 경험을 해보니 1/30초~60초로 촬영하면 눈송이가 날리는 모습으로 담기고 1/250초 이상으로 촬영하면 눈송이가 멈춘듯 담깁니다. 하지만 눈과 바람이 모두 강한 날씨와 눈이 조용히 내리는 날씨에 따라서 적정 셔터속도가 다르고 카메라 렌즈 화각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셔터속도를 이리저리 조절하고 촬영한 후 눈송이가 날리는 지 정지되어서 담기는 지 체크해 보세요.
<1/8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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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눈이 내린 풍경과 어울리는 소품과 포즈를 이용해라
<빨간색 곱슬 머리 여자분의 눈오는 날 포즈 / 작성자: Victoria Chudinova / 셔터스톡>
눈이 내릴 때 가장 추천하는 포즈는 위 사진처럼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받는 듯한 포즈가 좋습니다. 가장 흔한 포즈이지만 눈이 내리는 설경에 좋은 포즈이기도 하죠.
<남녀 커플이 손 위의 눈을 불고 있다 / 작성자: Victoria Chudinova / 셔터스톡>
이렇게 눈을 부는 포즈도 좋습니다. 날리는 눈을 정지한 상태로 담야야 하기에 셔터속도는 1/500초 이상으로 올려서 촬영하세요.
<눈싸움하는 남자들과 여자들 / 작성자: gpointstudio /셔터스톡>
눈만 담으면 흥미가 떨어집니다. 겨울과 어울리는 겨울 소품인 목도리나 털장갑 비니 등의 겨울에만 입는 옷이나 다양한 소품을 이용해서 겨울 이미지를 증가 시켜주세요. 눈 싸움 하는 장면을 촬영해도 좋습니다. 눈 올 때는 보이지 않지만 눈이 그친 후 뜬 태양을 바라보는 역광 상태에서 눈싸움을 하는 장면이나 인물을 배치한 후에 내장 플래시를 팡~~하고 터트리면 좀 더 밝고 화사한 사진이 담깁니다. 위 사진은 역광 사진인데 플래시를 이용하지 않았다면 실루엣 사진으로 담겼을 겁니다. 그러나 강력한 플래시와 1/500초 이상의 빠른 셔터속도로 역동적이면서 환한 사진을 담을 수 있었네요.
4. 배경을 검은색 계열로 담아라
눈오는 풍경을 사진으로 담을 때 눈이 내리는 모습을 잘 담아야 합니다. 이 눈오는 풍경을 잘 담으려면 눈송이를 많이 담아야 합니다. 눈송이는 하얗습니다. 그런데 배경이 흰색이면 눈송이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눈송이가 잘 보이게 담으려면 어두운색 계열의 배경으로 담아야 합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검은 옷을 입고 있는 행인 부분만 눈송이가 도드라지게 잘 보입니다.
<눈 오는 풍경에 놀라는 여자 / 작성자 Victoria Chudinova /셔터스톡>
< 눈오는 거리에서 눈 풍경을 감상하는 여자 / 작성자: Victoria Chudinova /셔터스톡>
배경이 어두운색 계열과 하얀색 계열의 사진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어두운색 배경 사진이 눈송이가 더 확실하게 담깁니다.
5. 플래시를 터트려라
명동성당에서 야경 촬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명동성당 앞에는 LED 장미가 핍니다. 촬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눈이 내렸습니다. 많이 내리는 것은 아니고 흩날리는 정도로 살짝 내리고 있었습니다. 셔터를 눌렀지만 눈이 작고 양도 적어서 거의 보이지 않네요.
게다가 야간이라서 셔터속도가 1/250초 이상으로 나오지도 않습니다. 흩날리는 눈이 아닌 정지된 눈송이를 담고 싶으면 플래시를 이용하면 좋습니다. 특히 야간은 밤 하늘이 어두워서 눈송이를 확실히 담기 좋습니다.
같은 위치에서 플래시를 강제 발광시킨 사진입니다. 내장 플래시가 터지면서 바로 앞에 떨어지는 눈송이에 플래시 빛이 닿았고 밝게 빛나는 전구처럼 담겼습니다. 스마트폰은 플래시가 있지만 크기도 작고 빛도 강하지 않아서 별 효과가 없네요. DSLR이나 미러리스는 내장 플래시 만으로도 밝게 빛나는 눈송이를 담을 수 있습니다.
<플래시 OFF>
<플래시 ON>
눈이 침 뱉듯 너무 적게 내려서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나 적은 눈도 플래시를 터트리니 확실하고 풍부한 눈으로 담기네요. 꼭 밤에만 플래시를 터트릴 필요는 없습니다. 낮에 내리는 눈도 플래시를 터트려서 담아보세요. 좀 더 확실한 눈 내리는 풍경을 담을 수 있습니다.
눈오는 풍경을 사진으로 담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눈이 비 보다는 낫지만 방진,방적 기능이 있는 고급 카메라가 아니면 장시간 눈에 노출되면 카메라와 렌즈에 좋지 못합니다. 따라서 수시로 카메라에 묻은 눈을 닦아주고 물기도 닦아 줘야 합니다. 또한, 날씨가 추워서 배터리가 일찍 방전됩니다. 여분의 배터리를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촬영자도 보온에 신경 써야 합니다.
사진 촬영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제가 소개한 위 5개만 생각하시고 촬영하면 좋은 설경 사진, 눈오는 사진을 담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