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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TV비평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재미가 되살아난 성내동 만화거리

by 썬도그 2018.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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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장사 안 되면 때리치라고 쉽게 말합니다. 말이 쉽죠. 장사가 잘 되기도 어렵지만 때리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때리치고 회사 다닐 수 있지만 40대가 넘은 나이에 다시 회사에 입사하기도 쉽지 않고 받아주는 곳도 많지 않습니다. 회사에서 은퇴 후에 자영업을 하는 분들은 자영업을 하다가 실패해도 갈 곳이 없어서 또 다시 자영업을 합니다. 

현재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564만 명으로 전체 경제 활동 인구의 20%입니다. 이는 OECD 국가 중에 미국, 멕시코 다음으로 많은 인구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주위를 둘러봐도 가게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게다가 24시간 돌아가는 한국이라서 아침 일찍 가게를 오픈하고 밤 늦게까지 운영하는 가게들도 많습니다. 

이렇게 자영업자들이 많다 보니 자영업자들끼리 경쟁이 심해지고 출혈 경쟁까지 하다가 페업하는 가게도 참 많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폐업을 하는 가게들은 1개의 가정이 무너지는 소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폐업을 알리는 가게를 보면 무척 마음이 아픕니다. 저도 가족 중에 자영업을 하는 식구가 있고 옆에서 도와주면서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충분히 잘 알고 있습니다. 

자영업은 사장님이 되고 싶고 자신만의 사업을 하고 싶어서 하는 분도 있지만 할 게 없어서 최후의 수단으로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특히 한국은 혼자 운영하고 가족까지 도와줘서 운영하는 1인 자영업자와 영세자영업자가 70%가 넘습니다. 안타깝게도 자영업자의 80%는 5년 안에 폐업을 합니다. 폐업을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경제 구조의 문제도 오르는 인건비와 임대료의 문제도 있지만 자영업을 하는 사장님의 문제도 있습니다. 

경험 없이 손맛 없이 요식업에 뛰어 들었다가 큰 실패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식 맛이 괜찮아도 워낙 경쟁이 심하다 보니 한 집 건너 건물마다 비슷한 요식업 매장이 생기다 보니 음식점을 차려서 큰 돈을 벌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골목 상권을 살리는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자영업 중에서 음식업을 하는 영세 똔느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골목 상권을 살리는 예능입니다. 자영업을 하는 식구가 있다 보니 <골목식당>의 전신이었던 <푸드트럭>부터 매주 챙겨보고 있습니다. <푸드트럭>을 보면서 대기줄이 생겼을 때의 대처법이나 크레임이 발생 할 때의 대처법이나 음식 보관이나 재료 손질 및 음식 제조까지 백종원이 가진 노하우를 참 많이 보여줬습니다. 방송인 백종원에 대한 호오가 있지만 방송에서의 백종원은 좀처럼 꺼내기 힘든 자신만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퍼 주었습니다.

이<푸드트럭>과 비슷한 콘셉의 후속 프로그램이 <백종원의 골목식당>입니다. 


골목 상권은 1개의 골목에 있는 음식점들이 모두 인기가 높아야 살아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1개의 음식점을 살려봐야 그 음식점만 줄을 서서 먹지 다른 음식점은 살아나지 않습니다. 독특하게도 <골목식당>은 1개의 골목에 있는 원하는 음식점에서 신청을 받아서 그 음식점의 맛과 환경과 메뉴 등 모든 것을 개선해주는 독특한 예능입니다. 

철저히 백종원의 개인 능력에 기대는 프로그램이라서 프로그램 자체도 <백종원의 골목식당>입니다. 이대 앞, 충무로, 해방촌, 성수동, 인천, 대구 골목식당들이 살아나는 모습을 통해서 많은 분들이 즐겨 보는 프로그램입니다. 시청률도 잘 나와서 수요 예능의 절대 강자인 MBC <라디오스타>를 위협함을 넘어서 이번 주에는 6.2%로 <라디오스타>의 5.2%를 뛰어 넘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골목식당이 수요일 예능 절대 강자가 될 것 같기도 합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재미있는 이유 

1. 망해가던 골목 식당에 긴 줄이 선 성공 과정을 볼 수 있다. 

돌아보면 모든 골목식당 편이 다 재미있던 것도 흥미로운 것도 아닙니다. 대구 청년 9단이나 성수동 한 음식점과의 불협화음이나 충무로 국수집과의 티격태격을 보면서 제작진들이 너무 과한 설정으로 접근하는 것 같아서 불편했습니다. 거의 모든 예능이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인위적인 캐릭터 설정을 합니다. 그래서 매 골목식당 편을 보면 꼭 1개의 식당은 악당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백종원과의 의견 충돌을 통해서 예능의 짜고 매운 모습을 담습니다. 이 과정이 예능의 재미를 주는 요소이긴 하지만 가끔은 너무 캐릭터 설정을 과하게 하는 건 같아서 보기 불편하더군요. 

솔류션을 제공하는 백종원과의 의견 충돌이 있는 건 자연스러운 모습이지만 그걸 마치 선생님에게 대드는 학생 구도로 잡다보니 가끔은 눈살을 지푸리게 됩니다. 그래서 매 시리즈마다 욕 먹는 식당이 있고 시청자들의 악풀에 시달리는 식당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식당들은 백종원의 솔류션을 통해서 다시 태어나고 리뉴얼을 통해서 파리 날리던 식당이 줄을 서서 먹는 곳으로 탈바꿈을 합니다. 


백종원의 솔류션에 대한 반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백종원이 맛의 신이 아님에도 자신의 맛을 고집하는 모습을 보이면 반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반감을 줄이기 위해서 자기 주장이 강한 또는 자신의 음식의 맛에 자신감이 있는 사장님을 설득하기 위해서 일반인들의 시식 평가를 통해서 자신의 솔류션으로 이끕니다. 


백종원의 입맛이 정답일 수 없습니다. 영화 평도 작품 감상 평도 사람마다 다 다르고 맛도 마찬가지로 사람마다 다 맛이 다르고 평도 다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화, 좋아하는 작품, 좋아하는 음악이 있고 맛이 있습니다. 그걸 우리는 대중성이라고 부릅니다. 백종원의 맛은 대중의 맛. 인기 높은 맛, 가성비의 맛입니다. 이걸 백종원은 귀신 같이 잘 압니다. 그래서 그 대중의 입맛을 골목식당 사장님들에게 전수합니다. 

많은 음식점 사장님들이 가장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 내 입맛 또는 내 주변 사람들의 입맛에 맞으면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장사를 하고 손님을 많이 끌어서 돈을 그것도 큰 돈을 벌려면 사장님 입맛이 아닌 불특정 다수가 공통적으로 만족하는 맛 즉 대중성 높은 맛을 내야 합니다. 

이 대중성 높은 맛은 이미 검증이 된 맛이고 어느 정도 정형화 된 맛이자 백종원이 음식업을 하면서 터득한 맛입니다. 이 대중의 맛을 투입해서 죽어가는 음식점이 대박을 치는 모습을 저를 포함 시청자들은 좋아합니다. 쉽게 말하면 성공 스토리죠.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대중적인 스토리가 성공 스토리입니다. 이번 주에 방영한 성내동 만화거리에서 가장 눈길이 많이 갔던 분은 분식점 사장님입니다. 손님이 없어도 너무 없어서 오후 5시 경에 백종원이 첫 손님인 이 분식점을 보면서 눈길이 떨어지지 않네요. 백종원 솔류션을 통해서 서서히 성공하는 모습, 대박나는 모습이 담겼으면 합니다. 


2. 감초 역할을 넘어서 메인이 된 조보아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독특한 예능입니다. 특히 메인인 백종원이 전문 예능인이 아닙니다. 여기에 비슷한 연배의 김성주 MC와 진행하다 보니 딱딱해 질 수 있습니다. 이런 예능에는 윤할유 역할을 하는 젊은 예능인이나 젊은 방송인을 투입합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초기에는 구구단의 세정이 투입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탤런트 조보아가 투입됩니다. 

사실 전 조보아를 여기서 처음 봅니다. 드라마에 출연 했다고 하는데 제가 드라마를 잘 안 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눈이 큰 여배우로만 봤고 별 활약을 안 할 줄 알았는데 왠 걸요. 이렇게 프로그램을 맛깔나게 잘 살리다니 놀랬습니다. 맛에 대한 평가는 물론, 백종원 못지 않은 문제 지적을 아주 잘 합니다. 백종원 딸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솔류션을 함께 진행하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지금은 조보아가 없는 골목식당을 생각할 수도 없을 정도입니다. 


여기에 감수성도 풍부하고 사장님들의 고충에 함께 울고 웃어주는 모습이 참 선하게 다가옵니다. 이번 성내도 만화거리에서 쓸쓸한 풍경의 분식집을 보고 가장 마음 아파 했던 출연자가 조보아입니다. 


3. 음식업을 하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쓴소리

음식업을 하는데 무슨 자격이 있고 조건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보니 너무 쉽게 음식업에 뛰어듭니다. 그렇다고 엄청난 맛의 비법을 전수 받거나 알거라 요리 학원을 몇 년 다녀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맛이 좋으면 맛집으로 소문이 나겠지만 세상엔 맛집만 있는 건 아닙니다. 어느 정도 맛이 나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음식점을 찾는 게 우리들입니다.

그러나 평균 이하의 맛을 내기 때문에 장사가 안 되는 음식점들이 백종원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장사가 안 되는 음식점은 이유가 차고 넘칩니다. 가장 기본적인 상식부터 지키지 않습니다. 뜨거운 물이나 음식에 플라스틱 조리도구를 쓰면 안됍니다. 플라스틱에서 환경 호르몬이 나오기 때문에 가급적 쓰지 말아야 합니다. 백종원은 장사의 기본과 상식과 위생 및 손님 끄는 비법이나 맛의 비법까지 장사가 잘 되게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고 케어 해 줍니다. 


그 쓴소리가 클수록 시청자나 요식업을 하는 분들은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맛을 잡아가고 찾아가는 과정이나 그 음식점이 뭐가 문제인지 파악하고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큰 재미를 줍니다. 장사하는 분들은 잘 모릅니다. 손님이 면전에 대고 불만을 토로하고 쓴소리를 거의 하지 않고 그냥 다시 안 찾다 보니 자신의 음식에 가게 운영에 무슨 문제가 있는 지 잘 모릅니다. 

이렇게 뭐가 문제인지 모르고 가다 보니 나아지지 않고 줄어드는 손님 때문에 뭔가 문제가 있는 건 아는데 정확하게 뭔지 몰라서 전전긍긍하다가 포기하는 분들이 많죠. 백종원은 이런 문제점을 거침없이 쏘아 붙입니다. 그 쓴소리가 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면 거부감이 들텐데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는 말과 행동으로 전하기 때문에 쓴소리가 오히려 달콤하게 들려옵니다. 


<골목식당>의 재미가 되살아난 성내동 만화거리 편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모든 골목식당 편이 재미있던 건 아닙니다. 충무로 편은 상당히 좋았지만 너무 자극적인 요소가 들어가서 너무 짰고 성수동 편도 출연 식당과 트러블이 생겨서 방송 후에도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과도한 캐릭터 설정과 인위적인 모습은 골목식당이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또한, 골목식당의 성공이 방송 버프의 힘으로 반짝 인기가 아닌 꾸준한 인기를 끌어야 이 방송의 원래 취지와 부합할 것입니다. 자주 보는 방송이라서 해방촌 반짝 인기 일까? 하는 의심을 품고 해방촌과 충무로 필동을 가봤는데 반짝 인기가 아닌 꾸준한 인기를 내고 있더군요. 물론 모든 음식점이 대박은 내는 건 아니고 장사 잘되는 차이가 좀 있긴 하지만 골목 상권이 살아나다 보니 멀리서 찾아오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이 해방촌에도 방송이 나간 후 활력이 돌더니 주변 빈 가게들에 다른 음식점과 가게들이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어제 성내동 만화거리 편은 총 5개의 음식점이 백종원 솔류션을 받았습니다. 성수동편이나 충무로 필동이나 해방촌이나 대구처럼 필요 이상의 갈등을 보여주는 방송이 없었으면 합니다. 첫 방송에서는 중식집, 퓨전파스타, 와인 피자 맥주집과 분식집이 소개 되었는데 백종원과의 갈등이 없어 보여서 좋았습니다. 


특히 다른 곳과 달리 이 성내동 만화거리는 식당 주인 분들이 상권 살리기 솔루션을 요청한 게 아닌 골목식당 시청자가 충무로 필스트리트 식당이 대박난 것을 보고 자신의 동네 골목식당을 살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자신과 전혀 상관 없지만 같은 동네에 사는데 식당들이 울상을 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까웠던 시청자의 따뜻한 손길이 초반부터 훈풍을 불게 하네요. 

특히 장사가 너무 안 돼서 가게를 내놓았다는 분식집 사장님이 백종원 솔루션으로 대박이 나는 과정을 꼭 봤으면 합니다. 벼랑끝에서 기사회생을 넘어서 대박이 난다면 그 자체로 방송을 보는 시청자에게 훈훈함을 넘어 희망을 느끼게 할 것 같네요. 



<POOQ(푹)에서 백종원의 골목식당 성내동 만화거리 1편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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