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서울세계불꽃축제가 끝이 났습니다. 2011년부터 딱 1번만 빼고 카메라를 들고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촬영했네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2000년대 중반에는 10월 딱 하루가 아닌 10월 주말마다 불꽃을 쐈습니다. 4주 동안 불꽃축제를 할 때도 있었지만 경기 침체 때문인지 지금은 딱 하루만 불꽃을 쏩니다. 더 안타까운 건 2011년에는 각 나라가 약 30분 동안 불꽃을 쏴서 총 2시간 내내 불꽃을 쐈지만 2년 전부터 행사 규모가 축소 되었는지 한국을 뺀 다른 나라는 약 15분 정도만 불꽃을 쏩니다. 올해는 한국 한화팀의 규모도 대폭 축소 되어서 생각보다 길지도 아름답지도 않았습니다. 작년에는 여기가 끝인가 할 때 후반 하이라이트 불꽃이 터지면서 감탄사가 절로 나왔는데 올해는 그 규모가 크게 축소 되었네요.
이는 보기드문 10월 태풍인 태풍 콩레이의 영향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불꽃축제가 연기되거나 취소 될 위기에 있었고 하루 전날만 해도 불꽃축제 망했구나 했었죠. 그래서 축소 된 것이라고 믿고 싶네요. 내년에는 예년 같은 규모로 다시 했으면 합니다. 서울에 살면서 이런 큰 볼거리가 많지 않거든요.
불꽃은 아름다웠습니다. 규모가 축소 되어도 아름다운 불꽃과 새로운 불꽃을 보는 재미가 솔솔했습니다. 그런데 이 불꽃축제에서 인상을 쓰게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2018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촬영하기 위해서 한강 이촌지구로 갔습니다. 매년 여의도 쪽에서 촬영을 했지만 배경에 아파트만 보여서 불꽃 사진이 예쁘지 않았습니다. 63빌딩을 비롯한 여의도의 고층 빌딩들의 불빛과 스카이 라인을 배경으로 불꽃을 담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특히 한강의 멋진 불꽃 반영을 담을 수 있어서 이촌 지구가 불꽃 사진 찍기 좋습니다. 특히 비탈진 호안이 있어서 높은 곳에서 사진 찍기 참 좋습니다.
비탈진 호안에서 촬영하면 위 사진처럼 불꽃놀이의 반영을 담을 수 있습니다. 사진 하단에 한강이 있어서 좀 더 감성적인 사진을 담을 수 있습니다. 예전과 다르게 한강 둔치에 나무들이 심어져 있어서 나무가 한강을 좀 가리는 게 아쉽지만 어쩌겠습니까. 사진 때문에 나무를 벨 수는 없습니다.
호안에 올라서 삼각대를 펼치고 카메라르 설치했습니다. 요즘은 야경을 주로 미러리스로 촬영합니다. 미러리스의 액정을 보면서 촬영할 수 있고 카메라 설정을 액정을 터치해서 쉽게 변경 할 수 있어서 야경 촬영에 아주 적합하고 편리합니다.
해가 어둑해지고 불꽃축제 시간이 가까워지나 제가 자리 잡은 주변으로 많은 분들이 자리를 잡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최소 1시간에서 2시간 일찍 나와야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습니다. 제 뒤에 호한 최상단부에는 이미 사진 동호회 분들이 대포만한 줌렌즈를 장착하고 자리 선점을 하고 계셨습니다. 좋은 사진을 촬영하려면 분주해야 합니다.
불꽃 축제 시간이 가까워지자 사람들은 점점 더 많아지고 호안을 올라오는 분들도 늘었습니다. 그러나 길이 아닌 곳이다 보니 지나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제 앞으로 제 뒤로 많은 분들이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몇몇 분이 호안 최상단으로 올라가서 옆으로 지나가려고 하니 사진 동호회 분들이 쓴소리가 계속 들러왔습니다
"삼각대 건드리지 마세요. 위험해요. 여기 길이 아닙니다. 못 지나간다고요"
이런 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왔습니다. 이해합니다. 길이 아닌 곳을 억지로 지나가는 것이 짜증스러울 수 있죠. 그런데 언성이 너무 높고 짜증나는 소리에 제가 더 짜증이 나더군요. 적당한 어투로 거센 언어가 아닌 부탁조로 해도 다 알아 들을텐데 보자마자 욕을 안 했을 뿐이지 너무나 고음의 짜증섞인 목소리로 지나가려는 사람들을 면박을 주니 저도 참지 못하겠더군요
도대체 어떤 상황이기에 저렇게 면박을 주나! 돌아보니 지나갈 수 없는 길이 맞긴 했고 그럼 조용히 이 앞으로 내려가셔서 지나가시면 됩니다라고 안내 해주면 될텐데 무조건 고성으로 면박을 줍니다.
"삼각대 건드려서 카메라 부서지면 책임 지실거에요"
이런 말까지 하시네요. 제 뒤로 옆으로 지나가는 길이 있었습니다. 그리로 많이 지나가셨고요. 위에서 내려다 보면 그 길이 보입니다. 그럼 저리로 지나 가시라고 안내하면 될텐데 너무 심하게 말하네요. 제가 지나가는 사람이라면 모욕을 느꼈을 겁니다. 실제로 한 아주머니는 너무 심하게 말한다면서 말다툼까지 했습니다.
일제히 사람들이 뒤를 돌아 볼 정도로 언성이 높아지더군요.
이번엔 좀 다른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한 나이 드신 분이 명당자리인 호안 최상단에 갑자기 끼어들어서 삼각대를 펼쳤습니다. 자리가 없어서 전 포기한 곳에 억지로 끼어 드신 듯 합니다. 쉽게 말하면 새치기죠. 이에 옆에 있던 분의 쇳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여기 설치 하시면 안돼요. 일찍 오셔야지 뒤늦게 오셔서 여기 설치하면 새치기입니다"
이에 나이 드신 분이 죄송합니다라고 연신 말하면서 같이 좀 촬영 좀 합시다라고 지하철 의자의 엉덩이 드리밀기를 계속 시도했습니다. 그렇게 10분 간 말다툼이 있었습니다. 공중에도 도덕이 있는데 도덕이 전혀 없는 분이네요. 다른 분들은 자리 없어서 저처럼 바로 밑에서 촬영하고 자리도 넉넉한데 사진 욕심 때문인지 그 많은 비난의 목소리에도 그냥 묵묵하게 삼각대를 펼치고 카메라까지 거치하시더군요.
일행이 있는지 서로 손 인사를 하고 자리 잡았다고 말하기 까지 합니다. 참 보기 불편한 풍경이네요. 아름다운 불꽃과 달리 사진 촬영 풍경은 눈살이 찌푸러지는 풍경이었습니다. 이런 짜증스러운 풍경이 지나간 후 한 분이 제 앞을 지나가더니 제 바로 옆에 삼각대를 펼치고 카메라를 거치했습니다. 제 카메라로 확인해 보니 카메라와 머리가 보이기에 정중하게
"죄송한데 제 카메라에 머리가 나옵니다. 좀 만 옆으로 이동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했더니 죄송하다면서 바로 옆으로 이동해 주셨습니다. 그럼에도 카메라가 살짝 보이기에 제가 조금 왼쪽으로 움직이니 안 보이네요. 그분은 이제 괜찮나요?라고 묻기에 네 괜찮습니다라고 대답을 해줬습니다.
사실 이런 풍경은 처음 보는 풍경은 아닙니다. 작년에도 저도 자리 싸움을 했습니다. 사소한 오해로 인해서 다짜고짜 저에게 화를 내는 20대 분이 있었는데 제가 자세히 설명하니 화 내는 것을 멈추더군요.
서로 조금씩만 언행을 조심해서 하면 좋은데 그게 쉽지 않은가 봅니다. 사진 욕심이 사람을 삼키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