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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쓰레기 소각장을 주민들 입김으로 되살린 숨결 그러나 아쉬운 한숨만

by 썬도그 2018.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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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는 서울 서남부 지역에 있는 작은 구입니다. 구로구에서 독립한 구로 서울에서 가장 늦게 태어난 구입니다. 금천구는 가산디지털단지라는 옛 공업지역이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옛 구로공단이 있던 지역이지만 지금은 IT밸리인 가산디지털단지로 재탄생했습니다. 지금도 많은 아파트형 공장(현 지식산업센터)가 쭉쭉 올라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산디지털단지 주변에는 금형 공장들이 꽤 많습니다. 특히 독산역 주변 골목에는 여전히 작은 공장들이 꽤 있습니다. 성수동처럼 땅값이 올라가면 독산동에 있는 공장들도 경기도 쪽으로 이동할 것 같네요. 실제로 독산역 바로 앞에 있던 공장 건물들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가산디지털단지에서 근무하는 분들을 위한 오피스텔 건물들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습니다.


1호선 독산역은 원래 있던 역은 아닙니다. 금천구청역(옛 시흥역)과 가산디지털단역(옛 가산역)이 워낙 거리가 멀어서 중간에 역을 하나 만든 역입니다. 그래서 다른역에 비해서 규모가 작습니다. 또한 나오자마자 가산디지털단지라는 섬으로 넘어가는 다리가 있습니다. 섬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가산디지털단지는 접근성이 무척 떨어지는 곳입니다. 한쪽은 안양천 또 다른 한 쪽은 철로로 둘러 쌓여 있어서 들어가고 나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철로가 지나가는 동네가 발전이 없는 이유가 동네를 철로가 갈라 놓아서 발전이 느리거나 없습니다. 


그래서 1호선 철로 지하화라를 영등포구, 금천구, 구로구 등이 추진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경인선 같이 전철만 다니는 동네는 경인선 지하화 추진체를 만들고 있네요. 올 지방선거에도 금천구청장 후보들은 1호선 전철 지하화를 공약으로 걸 겁니다.  차라리 방음벽이나 높게 쌓는 게 현실적이죠. 아무튼 전철로 인해 이동은 편리하지만 지상철이라는 단점으로 철로가 지역을 둘로 갈라 놓았습니다. 그래서 1호선 독산역 1번 출구와 2번 출구(가산디지털단지역 쪽)은 분위기가 확 다릅니다. 






독산역 1번 출구는 주택가와 공장이 있습니다. 이 공업지역에 서울시가 진행하는 '서울은 미술관'이라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작은 예술 공간이 생겼습니다.  독산역 1번 출구로 나와서 두산초등학교로 걸어가면 큰 굴뚝이 있는 작은 하얀 조형물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굴뚝이 있는 조형물은 두산초등학교 소각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사용하고 있지 않는 버려진 소각장입니다. 금천구는 이 버려진 소각장을 구민들의 휴식 장소로 탈바꿈 하는 제안을 서울시에 했고 서울시가 무려 1억원이라는 지원금을 지원해서 소각장을 예술 및 휴게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쓰레기 소각장의 리모델링 후 '숨결'이라는 이름이 생겼습니다. 


가까이가서 보면 하얀 타일 위에 바란 물감이 칠해져 있습니다. 쓰레기 소각장 답게 쓰레기 투입구가 있네요. 


공공미술 프로젝트라서 그런지 보기는 좋네요. 그러나 이 공간에 대한 아쉬운 점이 바로 튀어 나오네요. 먼저 이 숨결이라는 작품은 '우리동네 휴 공간 만들기'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정작 지역 주민들이나 지나가는 행인이 쉴 수 있는 공간은 아닙니다. 


숨결을 즐기려면 두산초등학교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평일 낮에 쪽문이 개방되는지는 모르겠지만 토요일이나 일요일은 잠겨 있습니다. 숨결을 즐기고 느끼려면 두산초등학교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이렇게 놀이터를 지나가야 즐길 수 있습니다. 


주민들의 쉼터라고 홍보를 했는데 정작 주민들이 쉽게 즐길 수 없는 공간이네요. 두산초등학교 학생들만 주로 즐길 듯 하네요. 왜 이런식으로 관리를 하는지 이해가 안가네요. 평이 낮에 숨결 바로 옆 철문을 개방한다고 해도 요즘같이 하수상한 시절에 학교 쪽문을 개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건 주민들을 위한 것도 학생들을 위한 것도 아니네요.  솔직히 집 주변에 숨결이라는 공공예술 공간이 생긴다고 해서 좋아했는데 영 어설프네요. 


옆에는 수돗가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놀고 여기서 세수를 할 수 있겠네요. 


안을 들여다 봤습니다. 그냥 소각장 크기의 공간만 덩그러이 있습니다. 


비나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공간이네요. 비 올 때 학생들 여기서 모여서 수업해도 재미있겠네요. 이런 것을 보면 주민들의 공간이라기 보다는 두산초등학교의 부속 건물 느낌입니다. 정말로 주민들을 위한 공간이었다면 이 입구를 두산초등학교 안 쪽이 아닌 도로쪽으로 냈어야 합니다. 


왜 숨결인가 했더니 아이들과 두산초등학교 주변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타일 위에 파란 물감을 놓고 훅훅하고 입김으로 불어서 만든 파란 타일을 붙여서 숨결이라고 하나 봅니다. 아이디어는 좋네요.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참여한 공공미술 작품이네요. 그러나 여러모로 참 아쉽네요. 이 숨결에 무려 1억원이 투입되었습니다. 1억원이 큰 돈이 아닐수도 있지만 이 1억원이 과연 제대로 사용된 것인지 또한 이 공공미술 공간이 정말로 지역 주민들의 쉼터가 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네요. 제 첫 느낌은 그냥 두산초등학교 부속 건물 느낌입니다. 

내가 사는 곳 근처에 이런 공간이 생긴다는 것은 저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다면 비판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나 좀 더 효율적으로 좀 더 대중적으로 사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서울시는 여기 말고 독산동 롯데캐슬 공원을 문화 공원으로 지정해서 문화 이벤트를 많이 할 것 같습니다. 금천구의 공업지역 이미지를 문화로 덫칠해서 지우려는 노력은 좋게 보이네요. 다만 금천예술공장도 그렇고 서울시가 이 공업지역에 예술의 꽃을 제대로 피우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지금 금천예술공장은 그냥 하나의 섬이 되어서 지역 주민들에게 큰 도움도 되지도 조화가 이루어지지도 않습니다. 또한 전시를 해도 찾는 사람도 많지 않고요. 서울시 또는 서울문화재단이 좀 더 깊이 고민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네요. 가산디지털단지에 예술 공연 하는 것도 2010년 경에 좀 하다가 요즘은 또 안 합니다. 일관성도 없습니다. 뭔가 꾸준하게 해야지 문화가 만들어지지 좀 하다가 반응 없으면 접는 식은 행정 및 예산 낭비입니다. 너무 뭔가 보여주기식으로 하니 제대로 될리가 없죠. 

롯데캐슬 아파트 단지 옆에 서서울미술관을 짓는다고 하는데 그때가 되면 좀 더 조화가 이루어질까요? 사실 금천구는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없는 공간이 거의 없습니다. 문화 소외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서서울미술관 완공이 무척 기다려지네요. 또한, 이 숨결도 지역 주민들의 활용 가치를 높게 할 방향으로 바뀌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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