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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덩케르크보다 더 감동적으로 본 영화 '다키스트 아워'

by 썬도그 2018.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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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덩케르크>를 많은 사람들이 봤습니다. 승리하는 이야기가 아닌 대규모의 철수 이야기라서 승리의 쾌감은 없었지만 전쟁의 살벌함과 두려움과 생존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영화 <덩케르크>를 통해서 덩케르크 철수 작전인 '다이나모 작전'을 많은 분들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다이나모 철수 작전을 펼친 사람은 누구일까요? 바로 히틀러가 가장 두려워했던 영국인인 '윈스턴 처칠'입니다.


가장 어두운 시기에 울려퍼진 '윈스턴 처칠'이라는 사자의 표효

제 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눈에 익은 사람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영화 <레옹>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고 그 놀라운 연기에 바로 그의 팬이 되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게리 올드만'입니다. '게리 올드만'의 수상은 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입니다. 마치 오래 알던 형님이 긴 노력 끝에 수상을 했으니까요.  '게리 올드만'의 연기력이야 누구하나 부정하지 못합니다. 다만 '게리 올드만'은 주연 보다는 조연으로 많이 출연했고 그렇게 남우조연상만 받다가 배우 생활을 접을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인  골든 글로브에서 영화 <다키스트 아워>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많은 평론가들이 이변이 없는 한 '게리 올드만'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할 것으로 예상했고 그 예상은 정확하게 맞았습니다. 얼마나 뛰어난 연기를 했기에 수상을 했을까? 그 궁금즘을 풀기 위해서 '다키스트 아워'를 봤습니다. 


영화 <다키스트 아워>는 윈스턴 처칠이 수상으로 임명되고 덩케르크 철수 작전인 다이나모 작전의 성공과 함께 독일과의 굴욕적인 평화 협상이 아닌 맞서 싸우는 전쟁을 외치는 연설까지 약 1달 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1달은 작게는 영국의 운명을 크게는 인류 역사를 바꿀 1달이었습니다. 

가장 어두운 시기에 총리가 된 '윈스턴 처칠'의 고민과 갈등과 성난 사자 같은 강인함과 우리가 잘 모르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게리 올드만'의 연기를 보려고 봤는데 이 영화 <덩케르크>와 결이 다르지만 더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봤습니다. 기대치가 낮아서 일수도 있지만 연출, 연기 그리고 대사 하나하나가 머리에 박힐 정도로 아주 뛰어난 영화입니다. 영화 후반에는 가슴에 뜨거운 것이 느껴질 정도로 큰 힘이 느껴질 정도로 좋았습니다. 


누구도 좋아하지 않았던 괴팍한 처칠 가장 어두운 시기에 총리가 되다. 

우리가 아는 '윈스턴 처칠'은 어떤 모습일까요? 불독 같은 눈매를 가진 강인한 사람일까요? 대부분은 잘 모릅니다.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 총리와 V질의 원조라는 정도만 알 뿐이죠. 저도 이 정도만 압니다. 그런데 이 영화 <다키스트 아워>를 보니 얼마나 어렵게 총리가 되었고 다혈질이고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한 없이 귀엽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인간 '윈스턴 처칠'의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독일군은 마지노선을 피해서 프랑스로 진격합니다. 영국 프랑스 연합군은 연전연패를 하고 큰 위기에 빠집니다. 영국 의회는 전시내각을 구성하기 위해서 대연정을 실시합니다. 야당은 '체임벌린 총리(로널드 픽업 분)'가 총리에서 내려오는 조건을 내세웁니다. 이에 여당인 보수당은 '할리팩스' 외무부 장관을 차기 총리로 내밀고 싶지만 야당은 여당에서도 외톨이이자 쓴소리를 잘하고 유일하게 히틀러의 야욕을 알아 본 '윈스턴 처칠'을 총리 후보가 되길 원합니다. 

'윈스턴 처칠'은 결점이 참 많은 사람입니다. 갈리폴리 전투에서 대패를 해서 무능력한 사람으로 찍혔고 애주가를 넘어서 낮, 밤 가리지 않고 술을 마시며 독한 시가를 엄청나게 피웁니다. 게다가 보수당에서 자유당으로 다시 보수당으로 당을 옮기는 철새 정치인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처칠을 좋아하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영국 국왕도 동료 의원들도 모든 사람들이 처칠을 싫어합니다. 게다가 성격도 괴팍하고 다혈질입니다. 

유일한 장점이라면 달변가라서 연설을 잘하고 명문장가입니다. 


모든 사람이 싫어하고 심지어 자식들도 아버지 처칠을 딱히 좋아하는 모습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 불독같은 처칠에게 꿀돼지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아내입니다. 처칠의 아내는 유일하게 남편의 괴팍스러움을 받아치고 다스릴 줄 아는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해도 꿈쩍도 안 하는 처칠도 아내 앞에서는 순한 양이 됩니다. 그리고 귀여운 모습까지 보여줍니다.


1941년 캐나다를 방문했을 때 사진가 '유섭 카쉬'가 촬영한 처칠의 사진입니다. 후덕한 이웃집 할아버지 느낌이죠. 실제로 처칠은 이런 인자한 미소를 통해서 2차 세계대전으로 고통 받고 있는 영국인들을 위로했습니다. 

무능력자에 외톨이인 '윈스턴 처칠'은 취임하자마자 고통스러운 결정을 해야 합니다. 프랑스에서 패퇴한 영국 프랑스 연합군 30만명을 구출해야 합니다. 연합군 30만명은 덩케르크 해안가에서 구조선을 기다리고 있지만 독일군의 진격 속도가 빨라서 대부분은 포로로 잡히거나 철수가 어려워집니다. 이에 처칠은 덩케르크 근처에 있던 4천명의 영국군에게 명령을 내려서 진격하는 독일군을 막으라고 명령을 내립니다. 


이에 다른 관료들은 반대를 합니다. 차라리 이탈리아를 통해서 독일과의 평화 협정을 해서 전쟁을 종식하는 것이 낫다고 합니다. 하지만 처칠은 독일과 평화 협상은 치욕적인 행동이라면서 반대를 합니다. 30만명을 살리기 위해서 4천명을 희생하게 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명령입니다. 하지만 처칠은 확인까지 하겠다면서 쉽게 명령을 내립니다. 이런 모습만 보면 냉혈한 같은 처칠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연설을 타이핑하는 타이피리스트의 오빠가 프랑스에서 퇴각하다가 전사했다는 말에 잠시 멍하게 쳐다 봅니다. 겉으로는 강인한 모습을 보이지만 속은 썩고 있다는 방증이겠죠. 독재자 히틀러와 맞서 싸우자는 처칠, 그러나 그의 입지는 점점 좁아저만 갑니다. 불신임 투표를 통해서 그를 몰아내려는 정적들의 힘은 더 커집니다. 


처칠은 점점 입지가 좁아지게 되고 결국 할리팩스의 제안대로 굴욕적인 평화 협상 초안을 작성합니다. 아내는 처칠에게 이런 말을 해줍니다. 

당신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강하고, 확신이 없기 때문에 현명한 거예요

처칠은 아내의 응원에 어두운 곳에서 나오게 됩니다. 이때 처칠을 응원하는 또 다른 사람이 등장하면서 주저 앉던 처칠은 다시 일어서기 시작합니다. 
영화 <다키스트 아워>에는 명대사들이 꽤 많이 나옵니다.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시겠지만 '윈스턴 처칠'은 명연설가를 넘어서 명문장을 잘 썼고 놀랍게도 1953년 노벨문학상도 받습니다. 정치인이지만 여러 권의 책을 썼는데 이 책에 대한 칭송이 아주 높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영화에서도 대사들이 아주 주옥 같습니다. 


히틀러가 두려워했던 으르렁거리는 사자 '윈스턴 처칠'의 용기를 담은 영화 <다키스트 아워> 

처칠 사진 중에 가장 유명한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위에 소개한 사진 후에 촬영한 사진입니다.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던 처칠이 맘에 들지 않앗던 '유섭 카쉬'는 처칠이 입에 물고 있던 시가를 뺍니다. 처칠은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사진가를 노려 봤고 카쉬는 이 순간을 포착합니다. 이 사진은 '으르렁거거리는 사자'라는 이름으로 알려집니다. 콧수염이 난 히틀러 사진에 유럽인들이 공포에 떨었다면 히틀러는 이 사진을 보고 두려워 했을 겁니다. 

영화 후반은 두려움 속에 웅크리고 있던 처칠이 시민들의 용기에 힘을 얻어서 위대하고 힘찬 연설을 하는 모습으로 마무리 합니다. 전투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지만 그 어떤 전쟁영화보다 뭉클하고 통쾌했습니다. 연출도 좋고 대사도 좋고 게리 올드만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가장 어두웠던 시간에 총리가 된 처칠. 인류의 역사를 어깨에 짊어진 사자가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시민들에게서 용기를 얻고 그 용기를 다른 국민들에게 연설로 전파하는 감동이 가득 펼쳐집니다.


다만 영화가 실내 그것도 어두운 실내만 나와서 전체적으로 습한 느낌은 있습니다. 그러나 다이나모 작전의 이름이 왜 다이나모가 되었는지나 승리의 V질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도 담겨 있어서 중간 중간 색다른 재미를 줍니다. 

요즘은 손가락 하트가 사진 포즈의 대세지만 몇 년 전에는 무조건 V질이었죠. 처칠은 뉴스 1면에서 승리의 V를 선보인 한 군인의 포즈를 보고 승리의 V를 사진기자 앞에서 보여줍니다. 그러나 손등을 보이는 V질은 심한 욕입니다. 이걸 비서가 알려주자 박장대소를 하는 장면은 너무 사랑스럽네요. 


2차대전 당시 어딜가나 승리의 V를 선보여서 국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었던 처칠. 처칠이 히틀러라는 독재자와 맞서지 않고 항복에 가까운 평화협상을 했다면 지금도 유럽은 독일 제국에 지배 받는 곳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윈스턴 처칠의 위대한 여정의 시작을 담은 영화가 <다키스트 아워>입니다. 전투 장면이 나오지 않고 벙커 장면이 많아서 어두운 면은 있지만 무거운 책임 앞에서 고뇌하는 처칠의 인간적인 모습이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좋은 작품입니다. 수 많은 단점과 어려움 속에서도 유일한 장점으로 고난을 극복하고 2차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고독한 영웅의 이야기가 담긴 영화입니다. 추천합니다. 

별점 : ★★★★

40자 평 : 가장 어두운 시기에 가장 큰 빛을 낸 으르렁거리는 사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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