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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또 다시 불거진 유사 사진 광고 도용 문제의 핵심은 광고 제작사

by 썬도그 2018.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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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유사 사진 도용 문제가 붉어졌습니다. 이번에는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진작가 중 한명인 '배병우' 사진작가입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배병우 사진작가의 '바다' 사진과 '소나무' 사진과 비슷한 사진을 광고 사진으로 활용했다면서 배병우 사진작가가 LG전자에 내용 증명을 보냈습니다.

사실 이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3년 삼성전자 갤럭시S4에 솔섬 사진 사건

2013년 제일기획은 삼성전자 갤럭시S4 광고시안으로 '마이클 케나'의 솔섬 사진을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이에 한국 에이전시인 공근혜 갤러리에 솔섬 사진 사용을 의뢰했습니다. 이에 공근혜 갤러리는 저작권료 5천만 원을 제시합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폰의 OLED 디스플레이의 화려함을 위해서 '마이클 케나'의 흑백 솔섬 사진에 컬러로 채색을 하면 안되냐고 묻습니다. 

이에 공근혜 갤러리는 사진을 훼손할 수 없다면서 거부를 합니다. 여기서 포기를 했어야 하는데 삼성전자는 '게티 이미지에서 비슷하면서도 컬러로 된 사진을 이용해서 광고 시안을 만듭니다. 이럴 알게 된 공근혜 갤러리와 '마이클 케나'는 삼성전자에게 강력하게 항의를 했고 이에 삼성전자는 1천만원에 합의를 하자고 제안을 합니다. 이에 공근혜 갤러리와 케나는 변호사 선임을 하는 등 더욱 강력하게 항의하자 삼성전자는 이 광고 시안을 사용하지 않기로 합니다.

 

2014년 대한항공의 솔섬 사진 사건

'마이클 케나'의 솔섬 사진은 2014년 또 한 번 저작권 문제로 이슈가 됩니다. 

 

<마이클 케나의 Pine Trees>

마이클 케나는 삼척의 유명한 촬영 포인트인 속섬을 촬영한 사진을 세상에 공개합니다. 이 사진 이후로 삼척 속섬은 많은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찾아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유명세로 LNG 기지 건립도 무산되었을 정도로 삼척시의 유명 관광지가 됩니다. 

 

< 2014년 대한항공 여행사진공모전 입선작 / 아침을 기다리며>

2014년 대한항공은 삼척 속섬을 담은 컬러 사진을 광고에 사용합니다. 이에 공근혜 갤러리와 '마이클 케나'는 자신들의 사진을 도용했다고 소송을 합니다. 딱 보면 아시겠지만 두 사진은 다른 사진임을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케나의 사진은 흑백이고 여행사진 공모전에 입상한 사진은 컬러입니다. 그럼에도 '마이클 케나'의 솔섬 사진을 본 사람들은 비슷한 사진이구나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럴 수 밖에요. 두 사진 모두 같은 위치에서 같은 앵글로 촬영을 했기에 흑백과 컬러의 차이와 가로 세로 비율 차이만 다를 뿐 비슷한 느낌입니다. 이에 공근혜 갤러리와 '마이클 케나'는 솔섬이라는 사진을 인지하고 비슷한 사진을 이용해서 광고에 사용한 유사 사진 도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이미지 차용이라고 주장을 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유명한 피카소 그림을 사용하지 않고 피카소풍의 비슷한 그림을 광고에 사용했다는 주장이죠. 
이 문제는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습니다. 당시 이 사건에 대한 제 생각을 적은 글을 소개합니다. 

마이클 케나의 솔섬 사진 저작권 논란에 대해서  읽어보기

저는 대한항공의 유사 사진 사용을 법으로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럼에도 대한한공이 CF 배경 텍스트에 바람이 솔솔, 강물이 솔솔, 감동이 솔솔, 솔섬(삼척)이라는 텍스트를 넣었습니다. 사실 저 삼척의 솔섬이라고 알려진 정식 명칭은 속섬입니다. 그러나 케나의 'Pine trees(소나무)'라는 사진이 유명해지면서 솔섬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솔섬으로 불리게 됩니다. 

즉 케나 사진 때문에 저곳이 유명해졌다고 할 수 있죠. 솔섬의 유명함에는 케나의 역할이 컸습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솔섬의 이미지를 적극 사용하면서 비슷한 사진을 이용을 합니다. 이러니 케나와 공근혜 갤러리가 화가 날 수 밖에요. 그렇게 유사 사진 사용이라는 보기 드문 저작권 소송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풍경이 당신 것이냐는 삿대질을 하다

그러나 케나와 공근혜 갤러리의 이런 주장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지 않았습니다. 비슷한 앵글과 같은 뷰포인트라고 해서 그 장소가 한 사진작가의 소유물이냐면서 케나를 비난 했습니다. 대중들의 이런 삿대질이 좀 이해는 갑니다. 이 유사 사진 도용. 또는 이미지 우회 도용은 좀 깊게 들여다 봐야 합니다만 대중들은 간단하게 이해하고 간단한 이야기만 들으려고 하다 보니 동일한 장소와 동일한 앵글을 사용했다고 해서 거기서 촬영한 사진을 모두 케나의 허락을 받아야 하냐는 식으로 이해를 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풍경이 당신 것이냐는 주장이죠. 그러나 케나가 주장하는 것은 풍경이 내 것이냐가 아닌 자신의 유명한 솔섬 사진을 인지하고 있던 광고주가 비슷하지만 저작권료가 저렴한 사진을 사용한 행태를 지적한 것입니다. 즉 피카소 그림이 저작권료가 비싸니 피카소 풍의 그림의 저작권료를 구한 행태라는 것이죠.

중요한 것은 광고주 또는 광고 기획사의 속셈입니다. 그러나 이런 표절 시비 비슷한 사건이 터지면 원작을 본 적이 없다거나 그런 의도는 아니다라고 하면서 빠져 나갑니다. 결국 이 대한항공의 솔섬 사진 사건은 법원 1,2심에서 대한항공의 손을 들어주고 '마이클 케나'는 집니다. 

법적으로 이기긴 어려웠죠. 이는 문화의 언어로 봐야 하는데 법원에 있는 사람들은 법의 언어로만 보기 때문에 이기기 쉽지 않았고 예상대로 케나가 패소를 합니다. 

 

배병우와 LG전자 사건도 비슷하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광고>

 

<배병우 사진작가의 바다>


어떻게 보이시나요? 배병우 사진작가의 주장대로 두 사진이 비슷해 보이나요? 솔섬 사진은 앵글과 촬영 포인트가 동일하다는 유사성이 있어서 단박에 이거 케나 사진과 비슷하다고 느꼈지만 두 사진은 비슷하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먼저 촬영 장소와 앵글이 다릅니다. 가장 중요한 장소와 앵글이 다르니 장노출 촬영 기법이 동일하지만 유사하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배병우 사진작가의 무리수 같아 보입니다. 흥미롭게도 2015년 '마이클 케나'와 '배병우'에 <흔해빠진 풍경사진'의 두 거장전>을 공근혜 갤러리에서 개최를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 광고를 보면서 살짝 생각이 좀 달라졌습니다. 

LG전자의 IFA 2017년 행사를 배경으로 한 이 광고는 LG 시그니처 OLED TV가 하나의 사진 액자나 그림 액자 역할을 하는 갤러리 기능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사진 갤러리에서도 전통적인 인화된 사진이 아닌 디스플레이에 사진을 띄우는 방식으로 전시하는 시대가 오겠네요. 

 

이 LG전자  광고에는 게티이미지에서 구입한 스톡 사진이 OLED TV에 나오는 장면이 있습니다. 

 

<배병우 사진작가의 소나무 사진>

배병우 사진작가는 소나무 사진으로 유명합니다. 배병우 사진작가는 자신의 소나무 사진과 비슷한 사진을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솔섬 사진 도용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이런 주장은 법적으로 그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보시면 비슷한 사진이지만 촬영 장소가 다르고 다른 나무입니다. 

 

그러나 광고 후반 왼쪽에는 소나무 사진, 오른쪽에는 몽돌 사진이 있습니다. 이는 배병우 사진작가가 즐겨 촬영하는 사진 소재죠. 배병우 사진작가가 즐겨 촬영하는 사진 촬영 소재를 한 공간에서 보여주니 좀 의심이 갑니다.

이 광고를 기획한 또는 디스플레이용 사진을 선택한 사람이 그냥 예쁜 풍경 사진을 골라서 사용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혹시 배병우 사진작가의 사진을 유심히 보다가 비슷한 이미지를 게티이미지에서 고른 것은 아닐까요? 

뭐 진실은 저 사진을 선택한 사람만이 알 수 있겠죠. 만약 그랬다면 도의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1개는 우연이라고 할 수 있지만 2개는 우연성이 좀 떨어집니다. 물론 흔한 소나무 사진과 몽돌 사진 아니냐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런 지적도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약간 꺼림직한게 하필이면 국내 유명 사진작가가 주로 촬영하는 사진 소재를 이용한 사진을 갤러리 기능에 담은 것이 우연일까?라는 의심도 동시에 듭니다.

배병우 사진작가가 법적으로 가봐야 이길 수 없습니다. 솔섬 사진도 이기지 못하는데 같은 앵글, 같은 장소도 아닌 단지 소재만 비슷하다고 해서 유사 사진 도용이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이 유명 작가의 사진을 충분히 보고 가격이 싼 유사한 사진을 차용해서 광고에 활용하는 것은 행동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렇다고 LG전자 광고 제작팀을 지적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런 오해를 살 수 있으니 사진 1장을 사용하더라도 유명한 사진과 비슷한지 살펴 봤으면 합니다. 아니면 유명 사진작가와의 협업도 좋은 방법이죠.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의 사진에 관한 양심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연히 비슷한 사진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그 우연으로 인해 상처 받는 사진작가도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쉽지는 않죠. 하지만 사진을 잘 아는 관계자에게 이 사진과 비슷한 사진작가의 작품이 있냐고 물어보면 유사 여부를 알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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