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간단한 아이디어를 시각적으로 재현하는 쉬운 매체입니다. 현실 복제성이 뛰어난 사진은 그 자체로 세상을 재현하지만 포토샵과 같은 이미지 합성 프로그램을 통해서 현실을 기반으로 한 상상을 담아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꼭 상상력을 포토샵이라는 디지털 프로그램에 의존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래 사진은 포토샵이 아닌 2장의 사진을 촬영한 후 합성하는 이중 노출 기술로 상상력을 병에 담았습니다.
핀란드 사진작가 Christoffer Relander는 어린 시절 뛰어 놀던 남부 핀란드의 숲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그리고 이 사진을 유리병에 합성을 했습니다. 마치 자연을 병에 담은 듯한 사진입니다. 이 사진을 보면서 작가는 자신이 뛰어 놀던 유년 시절을 떠올렸습니다.
"현실은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초현실적 인 것이 종종 나를 흡수합니다" 작가의 이 말이 참 많은 울림을 담고 있네요. 현실은 아름답지만 초현실적인 것이 세상을 더 풍요롭게 합니다. 현실과 상상을 잘 섞은 쉬운 사진들입니다. 사진은 작가의 상상력을 표현하고 자극하는 도구이고 자연은 단순한 세상이라는 말도 크게 공감이 갑니다.
세상은 복잡하면서도 단순합니다. 특히 자연은 참 단순합니다. 주는 만큼 돌려주는 자연. 자연의 인과 관계의 뚜렷함 속에서 높은 신뢰감이 갑니다. 전 사람보다 자연이 좋습니다. 사람은 깊이 있는 감성을 자극하지만 상처 주는 사람도 참 많습니다. 그러나 자연이나 동물들은 주는 만큼 돌려줍니다. 지능이 없거나 낮아서 단순하지만 정직하고 신뢰가 높은 것일까요? 그래서 전 지능이 없는 자연이 좋습니다. 그래서 숲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 자연을 병에 담은 작가의 마음에서 온기를 느낍니다. 사진 시리즈 이름은 JARRED & DISPLACED II입니다.
작가 홈페이지 : https://www.christofferreland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