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내린 아메리카노는 하루를 깨우는 마약 같은 존재입니다. 핸드 드립 커피도 맛이 있긴 한데 에스프레소 머신의 9기압으로 내린 커피가 저는 더 맛있습니다. 게다가 핸드 드립 커피는 1잔 내리는데 최소 5분 이상 걸립니다. 물론 그 커피 내리는 시간까지 커피 마시는 문화이자 시간이기에 낭비하거나 허튼 시간은 아니지만 바쁠 때는 커피 제조하는데 5분 이상 투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핸드 드립이나 모두 5분 이상 시간이 걸립니다. 특히 에스프레소 머신은 여러 잔을 마실 때는 효율적이지만 하루에 1잔 정도 마시면 1잔을 먹기 위해서 매번 청소를 하고 원두를 갈고 준비하는 게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경품으로 받은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을 친척에게 줬는데 그 친척도 청소가 번거롭다면서 방치하다가 결국 고장이 났습니다.
이런 번거로움을 지우면서도 에스프레소 커피맛을 즐길 수 있는 제품이 캡슐 커피머신입니다.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머신 픽시 C60 사용법 및 호환 캡슐
캡슐 커피 머신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에스프레소 커피를 아주 쉽게 마실 수 있는 뛰어난 장점이 있는 가정용 커피 머신입니다. 기존의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이 원두 분쇄와 에스프레소 추출 후 청소의 번거로움으로 인해 무척 번잡하고 손이 많이 갔다면 캡슐 커피 머신은 원두 분쇄와 추출 후 청소 과정을 다 지워버린 새로운 커피 머신입니다.
캡슐에 커피를 넣고 강한 수압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한 후 캡슐만 쏙 빼서 버리면 되기에 무척 편리합니다. 그러나 캡슐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국내에서 캡슐 커피로 유명한 곳은 네스프레소와 네스카페입니다. 네스프레소는 픽시 시리즈가 유명하고 네스카페는 돌체구스토가 유명합니다.
네스프레소 커피 캡슐 가격은 개당 700~800원으로 꽤 비쌉니다. 반면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캡슐 가격은 좀 더 저렴합니다. 저렴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네스프레소는 알루미늄 캡슐을 사용하고 네스카페는 플라스틱을 사용합니다. 이 차이가 가격에 큰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네스프레소 커피 캡슐 가격은 비싼편입니다. 1,500원짜리 아메리카노, 그것도 투샷짜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커피 캡슐 가격이 800원 정도? 너무 비쌉니다.
이런 비싼 커피 캡슐 때문에 호환 제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마치 비싼 프린터 정품 토너 대신에 재충전이 가능한 무한 재생 토너가 나오는 것처럼요.
그래서 커피 캡슐 가격이 1개당 500원 정도하는 네스프레소 커피 캡슐을 구매했습니다.
브랜드도 없습니다. 그냥 네스프레소 호환 캡슐 검색해서 구매했습니다. 10개에 5천원 정도 합니다. 싱글오리진도 있고 여러가지 원두를 섞은 블랜딩도 있습니다. 다양한 원두와 맛의 호환 캡슐이 많이 있네요.
포장이나 여러가지가 조악합니다. 뭐 전 맛만 좋으면 조악함은 가볍게 무시할 수 있습니다.
정품 네스프레소 커피 캡슐과 달리 이 호환 캡슐을 포장을 1번 까면 그 안에 캡슐이 들어 잇네요. 이렇게 2중 포장을 한 이유는 항산화 때문입니다. 커피 원두는 산소와 만나면 발효가 됩니다. 따라서 볶은 후 1주일이 지난 시점이 가장 맛있습니다. 원두를 볶은 후 바로 먹으면 가스가 많아서 오히려 맛이 좋지 못합니다.
그래서 로스팅(커피 볶기)을 직접 하거나 로스팅 업체에서 볶은 후 1주일 묵히고 판매하는 커피전문점 커피들이 맛이 좋습니다. 스타벅스 같이 원두를 일부러 태워서 1달 이상 묵혀서 사용해도 맛의 변화가 거의 없는 원두를 사용하는 커피들이 좋은 맛을 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요즘 거리를 지나다 보면 '태우지 않은 원두 커피'라는 문구가 자주 보입니다. 이게 다 스타벅스를 겨냥한 문구죠.
좋은 커피 마시려면 커피전문점에 가서 원두 로스팅 날짜를 물어보세요. 로스팅한 지 1주일 지난 후에 내려주는 커피가 가장 맛이 좋습니다. 제가 직접 냄새를 맡아 봤더니 1주일에서 2주일 사이가 가장 고소하고 향긋한 냄새가 나고 3주 이상 넘어가면 잡내와 불쾌한 냄새가 납니다.
호환 캡슐이 2중 포장 된 이유는 이 산소와의 접촉을 막기 위함입니다. 산소와의 접촉을 막기 위해서 2중 포장을 했네요. 2중 포장이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껍질을 까니 훅하고 예쁜 커피향이 코로 들어옵니다.
1년 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네스프레소 캡슐 커피 머신 픽시 C60을 꺼냈습니다. 물통에 물을 채우고 뒤에 달린 전원 버튼을 눌렀습니다. 손잡이 같은 레버를 내렸습니다.
전원 버튼을 누르면 전원 버튼 바로 앞에 있는 2개의 버튼이 깜박입니다. 이는 예열 과정으로 예열이 끝이나면 깜박임이 멈춥니다.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려면 고압에 뜨거운 물이어야 합니다. 뜨거운 물이 준비되면 깜박임이 멈춥니다.
1년 동안 쓰지 않았으니 안에 있는 관로가 더러워져 있겠죠. 2개의 둥근 버튼 중에 커피잔 크기가 작은 에스프레소 버튼을 눌러서 물을 추출했습니다. 이렇게 안에 있던 먼지와 작은 날벌레도 나오네요. 이렇게 3번 정도 물을 추출해서 관을 청소했습니다.
3번 이상 뜨거운 물을 추출해서 청소를 끝낸 후에 또 한 번 추출했습니다. 이 추출은 커피잔을 데우는 역할을 합니다. 커피는 온도에 아주 민감한 음료입니다. 좋은 커피는 식어도 맛있는 커피라고 하지만 가장 맛있게 먹으려면 뜨거울 때 먹는 것이 좋습니다.
뜨거운 커피를 차가운 잔에 담으면 커피 온도가 내려갑니다. 따라서 잔을 데워서 커피를 넣으면 커피 온도가 빠르게 내려가지 않습니다. 커피전문점에 가면 에스프레소 머신 위에 커피잔을 올려 놓은 이유가 에스프레소의 보일러의 뜨거운 온도를 이용해서 커피잔을 데우기 위해서입니다.
레버를 올린 후에 은박지 부분을 앞으로 하고 호환 커피 캡슐을 넣었습니다.
우리가 마시는 에스프레소 1샷은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분쇄한 커피 원두 8g을 95도 9기압에 25~30초 시간으로 30ml 추출합니다. 이걸 보통 1샷이라고 하죠. 2샷은 30ml + 30ml로 총 60ml의 에스프레소를 넣는다는 소리죠. 12온즈(360ml)에 1샷을 넣은 커피가 보다는 2샷을 넣은 12온즈 커피가 더 진합니다.
룽고는 30~35초 사이에 1샷에 35~40ml을 추출합니다. 커피는 추출 시간이 지날수록 신맛에서 쓴맛으로 진행이 됩니다. 추출 시간이 짧으면 신맛이 강하고 추출 시간이 길면 쓴맛이 강해지고 더 길어지면 잡맛이 잔뜩 나옵니다. 룽고는 에스프레소에 비해 쓴 커피를 좋아하거나 연한 커피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먹습니다.
버튼은 2개가 있습니다. 커피 잔이 작은 버튼은 에스프레소 버튼으로 40ml가 추출됩니다. 그 옆에 좀 더 큰 커피 잔이 그려진 버튼은 룽고 버튼으로 110ml가 추출됩니다. 룽고 추출량이 꽤 많습니다. 연하게 먹고 싶으면 룽고를 누르시면 됩니다. 참고로 추출량을 줄이거나 늘리고 싶으면 룽고 버튼을 길게 누르고 나에게 맞는 추출량이 나오면 룽고 버튼에 손을 떼면 추출량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추출량 메모리 기능이 있어서 한번 기억된 추출량은 다음에도 똑같이 나옵니다.
그러나 룽고 버튼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연하게 먹고 싶으면 에스프레소 버튼으로 추출한 커피에 물을 더 타는 것이 낫습니다. 다만 쓴 커피를 좋아하는 분들은 룽고 버튼을 이용하세요.
에스프레소 머신은 아니지만 네스프레소 픽시 C60은 캡슐 커피를 고온 고압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은 비슷합니다. 에스프레소 버튼을 눌러서 40ml를 추출 했습니다. 머그잔에 추출하려면 받침대를 올린 후에 머그잔을 놓으면 됩니다. 전 커피 잔을 올리고 그 위에 추출했습니다.
에스프레소 추출 버튼을 누르니 윙하는 소음이 나면서 퍽하는 소리와 함께 추출이 시작됩니다. 황금 빛 에스프레소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크레마가 아주 예쁘게 나오네요. 크레마는 고압으로 추출할 때만 나오는 가스입니다. 맛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지만 향이 무척 좋습니다. 드립 커피에서는 이 크레마가 나오지 않죠. 핸드 드립은 종이 필터가 커피에 있는 기름을 걸러줘서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느끼게 하지만 에스프레소는 커피 기름도 같이 추출됩니다. 담백하고 깔끔하지 않지만 에스프레소 만의 향과 기름이 주는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추출이 끝나면 레버를 올려서 다 사용한 커피 캡슐을 바스켓으로 또로록 떨굽니다.
호환 캡슐은 흥미롭게도 뒤에 수 많은 구멍이 있습니다. 이 구멍으로 강한 수압을 넣어서 앞에 있는 은박지를 뚫고 고압의 에스프레소가 추출이 됩니다. 정품 커피 캡슐은 후면이 알루미늄으로 모두 막혀 있습니다. 레버를 내리고 추출 버튼을 누르면 3개의 핀이 캡슐 뒷면의 알루미늄을 찔러서 3개의 구멍을 내고 그 구멍으로 강한 수압의 물을 밀어 넣습니다.
그런데 호환 캡슐은 구멍을 뚫지는 못하네요. 대신 미리 내놓은 수 많은 구멍으로 물을 넣습니다. 호환 캡슐의 안 좋은 점은 저 작은 구멍으로 커피 가루가 좀 나옵니다. 이점은 안 좋네요.
커피 포트로 끓인 뜨거운 물을 첨가했습니다.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 1 : 뜨거운 물 4입니다. 따라서 에스레스소 40ml에 뜨거운 물 160ml로 총 200ml를 추출해서 먹는 것이 좋습니다. 싱겁게 먹고 싶으신 분들은 물을 더 넣으면 좀 더 연한 커피를 먹을 수 있습니다.
커피잔은 두꺼운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꺼운 잔은 커피 보온력이 좋아서 장시간 뜨거움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에스프레소를 담은 데미스터 잔은 아주 두껍습니다.
카페 라떼는 물 대신 우유를 넣으면 됩니다. 비융을 물 1 : 우유 4입니다. 우유는 데운 우유를 넣어야 하는데 전자 렌지에 우유를 데워서 사용하면 됩니다. 맛있는 라떼의 우유 온도는 55~60도입니다. 온도계로 측정하면 좋고 온도계가 없으면 잔을 손으로 델 수 있을 정도면 됩니다. 너무 뜨거우면 손으로 잡기 어렵고 고온에서는 우유가 비린내를 냅니다.
그런데 그냥 우유만 넣으면 입술에 닿는 느낌이 좋지 않죠. 커피전문점에서는 에스프레소 머신의 스팀봉으로 우유 온도도 올리고 거품도 냅니다.
집에서는 55~60도로 올린 후에 휴대용 거품기(다이소에서 팝니다)로 거품을 내서 에스프레소 위에 뿌려주면 홈카페 라떼가 완성됩니다.
네스프레소 호환 캡슐은 그런대로 먹을만 합니다. 제품 패키지나 여러가지로 조악한 면이 있지만 맛만 보면 커피숍에서 먹는 아메리카노와 비슷한 맛을 내줍니다. 이 정도면 만족합니다. 돈의 여유가 있다면 정품 캡슐을 권하겠지만 호환 캡슐도 괜찮습니다. 정품 커피 캡슐과 200원 차이입니다. 호환 캡슐을 추천하기에는 좀 애매하네요. 맛은 만족스럽지만 추천까지는 못하겠네요.
정품 커피 캡슐은 맛도 다양하고 종류도 많습니다. 호환 캡슐도 맛과 종류가 엄청 다양하지만 정품의 다양한 향과 맛과는 좀 차이가 있습니다. 가격에 민감한 분들은 호환 커피 캡슐을 가격 보다는 맛에 집중하고 싶으면 정품 커피 캡슐이 좋겠네요. 최근에는 1회용이 아닌 재생이 가능한 커피 캡슐도 나오더군요. 그 제품을 보면서 한 번 추출하고 금속으로 된 커피 캡슐 분해하고 청소하고 커피 갈아서 넣는 그 과정이 기존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과 뭐가 다른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호환 커피 캡슐 넣어서 뜨아(뜨거운 아메리카노) 한 잔 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