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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창경궁을 물든 인공무지개 같은 단풍이 만든 가을빛

by 썬도그 2016.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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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도 울긋불긋 내 얼굴도 울긋불긋합니다. 시국이 뒤숭숭하고 매일 아침 깜짝 놀라게 하는 기사들이 매일 쏟아지니 얼굴이 울긋불긋합니다. 어서 2016년이 지나갔으면 합니다. 정말 최악의 한 해네요.


해마다 가을이 되면 창경궁에 갑니다. 평소에도 자주 가지만 가을이 되면 단풍이 너무 예쁘게 들어서 매년 갑니다. 그러나 올해는 단풍색깔이 탁해서 갈까 말까 고민을 좀 했습니다. 그럼에도 참지 못하고 또 찾아갔습니다. 창경궁 가는 길은 쉽지가 않습니다. 3년 전만 해도 종로3가 지하철역에서 내려서 종묘를 통해서 구름다리를 건너 창경궁으로 갔지만 구름다리가 끊어지면서 한참을 걸어가야 합니다. 접근성이 무척 떨어졌죠. 

그래도 가장 좋은 방법은 종로3가역에서 내려서 종묘를 정면으로 왼쪽 서순라길을 따라 걷어서 창덕궁 정문을 보고 오른쪽으로 가는 방법입니다. 좀 길긴 하지만 운치 있는 서순라길을 통해 가는 것이 좋습니다. 


창경궁 입장료는 1,000원입니다. 



창경궁은 경복궁과 달리 오솔길 같은 예쁜 길이 많습니다. 덕수궁은 너무 작고 경복궁은 무슨 아파트 단지처럼 전각들만 우람하지 걷는 재미가 없습니다. 크기만 큰 대규모 아파트 단지 느낌입니다. 게다가 단풍나무도 은행나무가 대부분이라서 별로에요. 끽해야 향원정 근처만 사진 찍을 게 많죠. 게다가 입장료도 비싸요. 너무 경복궁 디스했나요? 

반면, 창경궁은 오솔길도 많고 무엇보다 둥근 춘당지라는 호수가 있어요. 

카메라는 총 동원했습니다. 미러리스  DSLR, V20 스마트폰 게다가 거의 출동하지 않는 300mm 줌렌즈도 챙겼습니다. 위 사진은 줌렌즈로 촬영했는데 거의 쓰지 않았습니다. 단풍 그것도 인물 촬영을 하지 않으면 광각렌즈가 더 좋죠


창경궁에 가면 가장 먼저 찾는 단풍나무가 있습니다. 창경궁 입장후 오른쪽으로 쭉 가면 오솔길이 나오는데 오솔길 중간에 거대한 단풍나무가 있습니다. 많은 고궁의 단풍 나무를 봤는데 그중에서 가장 우람하고 크고 아름다운 단풍나무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여름 폭염 때문인지 색이 예전보다는 덜하네요. 녹색에서 붉게 물드는 그라데이션이 좋았는데 올해는 노란색이 더 많이 보이네요


그럼에도 단풍 바로 아래서 올려다 보니 여전히 아름답네요



아래는 노란색, 중간은 녹색, 끝에는 붉은색이 보입니다. 



붉은색 대신 노란색이 대신하고 있네요



고궁이 좋은 것은 거리와 달리 낙엽을 쓸지 않습니다. 일부러 낙엽을 밟으라고 낙엽을 그냥 둡니다. 그래서 창경궁이 더 좋습니다. 



DSLR, 미러리스 모두 가져갔지만 재미있게도 가장 아름답고 만족스러운 사진은 LG V20으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위 사진은 V20으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광각 모드로 촬영했고 HDR 모드로 촬영해서 어두운 곳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단풍은 역광으로 촬영해야 흥미로운 사진이 많이 나옵니다. 

춘당지 주변에 떨어지는 빛이 단풍을 등불처럼 켜네요. 단풍잎은 아주 얇습니다. 따라서 빛을 투과시키고 빛이 투과된 단풍잎은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밝습니다. 따라서 나뭇잎은 역광으로 찍을 때 가장 좋습니다. 역사광도 괜찮죠

아쉽게도 대온실은 내년 11월까지 공사를 하네요. 



대온실에서 14시 방향에는 작은 정자 관덕정이 있습니다. 창경궁 많이 와도 이 관덕정이 있는지 모르는 분이 많습니다.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야 보여서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아요. 그래서 더 좋습니다. 관덕정은 대온실에서 오른쪽에 보면 작은 올라가는 오솔길이 있는데 1분만 올라가면 이런 작은 정자인 관덕정이 나옵니다.


위 2장의 사진은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이 사진 찍으면서 낮에 촬영하는 풍경 사진은 스마트폰이 더 낫다는 생각도 잠시 했습니다.  크게 인화를 할 목적이라면 미러리스나 DSLR이 낫긴 하지만 이렇게 블로그에 올리고 SNS에 올리는 사진이면 스마트폰이 더 낫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사진을 보니 마치 인공무지개가 핀 듯합니다. 


창경궁은 2개의 작은 호수가 있습니다. 


작은 호수는 연못 같은 느낌입니다. 여기서 담소를 나누면 정말 묵은 마음의 때가 다 녹아내리는 듯해요



큰 호수가 춘당지입니다. 60년대인가 70년대인가 아무튼 흑백 사진을 보니 이 호수가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으로 사용했더라고요. 나이든 분들은 아시겠지만 창경궁은 서울대공원이 80년대에 생기기 전까지 동물원인 창경원이었습니다. 궁궐을 테마파크로 만든 일제. 그걸 우리는 그대로 따랐네요


춘당지는 사시사철 아름답습니다. 겨울에는 겨울철새들이 가득해요. 가운데 섬이 하나 있는데 저기에서 철새들이 숙식을 합니다. 


창경궁은 다른 궁궐보다 전각이 많지는 않아요. 오히려 전각이 많지 않아서 좋아요. 그렇다고 너무 없으면 궁궐이 아니죠. 딱 적당히 있습니다. 


유적들도 많지 않지만 몇개가 있습니다. 



전각과 유물은 적지만 이런 오솔길이 많아서 좋아요. 미니 창덕궁 후원이라고 할까요? 창덕궁은 가을에는 단풍 구경하는 사람들로 꽉 찹니다.  매년 창덕궁 후원을 가봤는데 입장료도 비싸고 예약제라서 올해는 건너 뛰려고 합니다. 







300mm 줌렌즈를 거의 쓸 일이 없었는데 청설모 때문에 제대로 사용했네요. 


잣을 열심히 숨기고 있네요. 월동중비를 합니다.


가을빛이 넘실거립니다. 카메라로 그 가을을 담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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