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15일 아주 놀라운 사진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2009년 전 이 사진을 보고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먼저, 큰 여객기가 뉴욕 허드슨강에 비상착수를 할 수있느냐?가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여객기는 동체 착륙을 하면 폭발 위험성이 무척 높습니다. 그런데 무사히 착륙했고 승객들이 날개 위에 서 있는 모습이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승무원 포함 승객 155명을 모두 무사히 구출했다는 것입니다. 9.11테러로 상처 받은 뉴욕 시민들은 이 기적과 같은 일에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이 불가능한 일을 기적으로 만든 사람은 체슬리 설리 설렌버거 기장입니다. 당시 국내선 여객기가 이륙을 한 뒤 고도 850미터 높이에서 새떼와 충돌을 하게 되고 엔진 2개가 모두 고장이 납니다. 이에 설리 기장은 기지를 발휘해서 강폭이 넓고 긴 허드슨강에 비상착수 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아침 출근길이라서 출퇴근용 여객선과 해안 경비대 배 들이 빠르게 다가와서 날개 위에 있던 115명의 승객을 모두 구출합니다. 설리 기장은 영웅이 되었습니다. 이 훈훈한 미담을 영화로 만든 것이 <설리 : 허드슨강의 기적>입니다.
알고 있는 이야기라서 건너 뛰기엔 너무 괜찮은 영화<설리 : 허드슨강의 기적>
몇 주 전에 길을 걷고 있는데 <설리 : 허드슨강의 기적> 포스터를 봤습니다. 아니! 다 알고 있는 이야기를 영화로 왜 만들까? 엔진이 꺼진 여객기가 허드슨강에 무사 착륙한다는 내용을 영화로 만들 정도의 이야기를 뽑아 낼 수 있을까? 게다가 이제 한 물 간 '톰 행크스' 아닌가? 뻔한 내용을 무척 싫어해서 안 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영화 <아수라>가 너무 재미없어서 이 허한 마음을 달랠 영화를 찾았습니다. 쭉 둘러보니 <설리 : 허드슨강의 기적>의 로튼토마토 평이 꽤 좋더군요. 어? 뻔한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그렸나? 이렇게 평이 좋을 수가 있나? 이에 냉큼 예매를 했습니다.
영화 <설리 : 허드슨강의 기적>은 처음부터 뻔하고 다 아는 미담을 시간순이 아닌 사고가 발생한 후에 설리 기장이 조사를 받기 전부터 보여줍니다. 설리 기장은 허드슨강에 불시착 한 후 국민 영웅이 됩니다. 그러나 사고 당시의 기억 때문에 악몽을 꾸게됩니다. 설리 기장과 부기장은 운수안전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게 됩니다. 허드슨강의 영웅이지만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사나 항공사에게는 여객기를 강에 추락시켜서 큰 금전적 피해를 주었기 때문에 설리 기장의 비상착수가 과연 현명한 선택이었는지를 조사합니다.
영화 설리는 영리하게도 허드슨강의 기적 이후에 벌어진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당신들이 알고 있는 그 미담 뒤에 있는 이야기를 풀면서 흥미를 유도합니다. 영화는 이렇게 운수안전위의 조사 과정을 통해서 당시 사건을 재조립합니다.
재조립 과정에서 당시 일어난 일을 총 3번에 걸쳐서 보여줍니다. 첫번 째는 조류 충돌로 2개의 엔진이 모두 꺼진 상황입니다. 이 상황을 운수안전위에서는 엔지니어의 말에 의하면 왼쪽 엔진은 희미하게라도 추력이 있었고 그 추력을 적극 활용했으면 다시 공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이 주장에 설리 기장과 부기장은 크게 놀랍니다. 영화는 이 위기를 넣어서 다 알고 있는 이야기에 긴장감을 흐르게 합니다.
국민적 영웅이지만 비상착수가 아닌 공항에 착륙했으면 승객도 살리고 비행기도 살릴 수 있지 않았냐는 운수안전위 주장에 크게 난감해 합니다. 자신은 직감으로 허드슨강에 착륙시켰지만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면 충분히 공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는 소리에 설리 기장은 혼란스러워합니다.
영화 <설리 : 허드슨강의 기적>은 인간 생명을 먼저 생각해서 허드슨강에 불시착한 설리 기장의 선택과 비행기까지 살려야 했었다는 항공사, 항공기 제작사의 경제 자본논리가 부딪히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 전 한국의 한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세월호 생각이 나서 구조장면에서 눈물이 흐르다
2번째 회상 장면에서 설리 기장은 비상착수 후의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비상착수 후에 기장이 문을 열고 나와서 모두 탈출하라고 합니다. 이에 사람들은 날개로 나와서 구조를 기다립니다. 마침 그 착수 장면을 본 해안 경비대와 출퇴근용 여객기가 여객기 근처에 다가가서 모두 무사히 구조를 합니다.
전 이 장면에서 세월호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큰 사고지만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구나! 먼저 착수전까지 승무원들이 공포의 위기에서도 머리 숙이고 엎드리세요라는 말을 계속합니다. 마치 무슨 기계가 내는 소리인 줄 알았습니다. 죽을지도 모르는 시간에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한 후 빠르게 비상문을 열고 구명보트를 풀어서 사람들을 그 위에 올라갈 수 있게 돕습니다. 설리 기장은 비행기 안을 두 번이나 돌면서 남은 승객이 없는지를 확인한 후에 마지막으로 탈출합니다.
탈출하자마자 설리 기장은 국내선이라서 승객 명단이 없다면서 자기 포함 총 155명이 탔다면서 인원파악을 해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여러 배에 여러 곳에 있던 승객을 빠르게 확인한 후 설리 기장에 알려주자 그제서야 긴장을 풀던 설리 기장을 보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세월호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선장이 가장 먼저 탈출하고 선장부터 구조하는 해경, 구조 헬기에서 내려온 구조대원은 죽어가는 승객을 먼산 쳐다 보듯 하는 모습. 전원 구조 오보에 인원 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정부. 새벽 근무 시간에 졸고 있던 진도 관제사. 허드슨강의 기적은 미국에 있는 강이라서 기적이 일어 났지 한국에 있었다면 기적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 눈물이 계속 흐르네요.
최근 지진 재난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는 큰 사건을 통해서 반성도 대비도 재난 대응 능력도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줬습니다. 영화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이 구조 장면에서 죽은 세월호 승객들이 계속 생각났습니다. 특히, 기장은 물에 뜬 여객기에서 선장이 되어서 모든 승객의 안위를 걱정하는 모습 자체가 감동이었습니다. 끝까지 책임지려는 그 태도. 우리에게는 왜 그런 태도를 보기 어려울까요? 선장은 먼저 탈출하고 누구하나 자신의 잘못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영화 후반에는 공청회가 열립니다. 설리 기장의 허드슨강 비상착수가 과연 올바른 선택이었는 지를 시뮬레이션과 실제 여객기 조종사를 시뮬레이터를 태워서 시연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단순한 미담을 2시간 내내 흥미를 끌어내는 모습을 보면서 연출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라고 말하는 듯하네요.
클린턴 이스트우드라는 80대 노인 감독의 연출력이 단순한 스토리를 멋지게 잘 풀어냈습니다. 영화가 끝이나면 벌떡 일어나서 나가지 마세요. 영화 총 2번의 보너스 트랙과 같은 영상이 나옵니다. 그 영상에는 실제 주인공인 설리 기장과 자신의 좌석 번호를 외치는 당시 생존 승객들이 나옵니다.
꽤 볼만한 영화입니다. 무엇보다 1,200명의 구조 인력이 155명의 승객을 구조하는 과정은 정말 감동 그 자체입니다. 동시에 세월호라는 우리 안의 큰 멍울이 다시 떠오르게 하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전성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톰 행크스'의 모습도 다시 느낄 수 있습니다.
별점 : ★★★☆
40자평 :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할 때 기적이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