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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모바일(휴대폰)

V20님아 90만원대의 강을 건너지마오!

by 썬도그 2016.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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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7이 배터리가 터지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터졌습니다. 보통, 이런 악재를 경쟁회사에게는 희소식입니다. 이미 애플은 활짝 웃고 있고 LG전자도 웃고 싶지만 지금 상황이 너무나도 안 좋습니다. 먼저 LG G5의 대실패로 인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이 위기에 마지막 동앗줄이 될지도 모르는 멀티미디어 특화폰 V20이 9월 말 출시가 예정되어있습니다. 


실용적이고 단단한 멀티미디어 특화폰 V20. 

LG전자의 V20을 직접 체험해 봤습니다. 첫 느낌은 생각보다 잘 만들어진 제품이었습니다. 


스펙도 최고 수준이고 디자인도 깔끔했습니다. 특히 약간의 위장술이 있지만 상하단의 얇은 베젤은 시원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외모는 G5와 같은 메탈폰입니다. G5처럼 배터리 착탈이 가능합니다. 많이 좋아졌지만 후면 카메라 디자인은 아쉬운점이 좀 있긴 하네요. 



그러나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습니다. 무엇보다 내구성이 무척 뛰어난 제품입니다.  전작인 V10처럼 미국방부 내구성 테스트를 통과한 제품입니다. 즉 군용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내구성이 뛰어납니다.  삼성 갤럭시노트7가 방수폰이라면 V20은 내구성폰입니다.


여기에 G5의 뱅엔올룹슨과 함께 만든 하이파이 플러스  오디오 모듈을 내장해서 빼어난 사운드를 제공하는 것은 가장 큰 장점입니다. 


32비트 음원을 재생해서 들을 수 있으며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바꿔두는 DAC도 4개가 들어가서 고사양 휴대용 음향기기라고 할 정도로 사운드가 막강한 제품입니다. 

여기에 녹음 기능도 뛰어납니다. 반주에 맞춰서 노래를 하면 그걸 녹음하는 기능은 뮤지션이 꿈인 분들에게는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게다가 10만원이상인 뱅엔올룹슨 이어폰이 번들로 제공됩니다. 


카메라도 전면에 이어 후면도 듀얼 카메라로 장착했습니다. G4 이후 메인 카메라의 성능향상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점은 아쉬우나 전체적으로 카메라 성능도 괜찮고 오디오 쪽은 최강의 음질을 제공합니다. 막귀인 저도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음질이 아주 빼어납니다. 여기에 손떨림 방지 기능이 강화되어서 동영상 기능도 좋아졌습니다. 

다만, 전체적으로 멀티미디어 특화폰이고 음질에 강점을 둔 제품이라서 범용성 보다는 음악 매니아를 위한 스마트폰인가?라는 생각도 드네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기능이 아닙니다. 가격입니다.

신제품 출시회장에서 LG전자는 몇몇 언론이 70만원대에 출시할 것이라고 보도 했는데 이는 확정된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아마도 70만원대라고 한 이유는 전작인 V10이 70만원 후반대 가격으로 출시 되었고 후속작인 V20도 비슷한 가격에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 가격 같네요


네트워크 효과 때문에 LG전자 스마트폰은 많이 팔릴 수 없다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자존심 싸움은 아주 유명합니다. 세탁기 파손사건도 냉장고 용량 다툼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보면 두 회사가 너무 과도한 경쟁을 하는 모습입니다. 뭐 그런 과도한 경쟁이 서로를 공진화 시킨 점도 있지만 눈꼴 사나운 풍경도 많습니다. 

냉장고나 TV쪽 같은 백색가전이나 디스플레이 제품은 두 회사가 충분히 잘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 쪽은 아닙니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입니다. 삼성전자가 구축한 갤럭시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LG전자는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처음부터 지금까지 (옴니아를 제외) 갤럭시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갤럭시와 갤럭시노트라는 투 트랙으로 스마트폰을 꾸준하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LG전자는 트랜스포머1편에 협찬을 해서 그런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옵티머스라는 이름으로 시작하더니 결국 사업 부진을 핑계로 옵티머스를 지우고 G시리즈를 선보였습니다. G1, G2, G3까지 그런대로 꽤 성공했습니다. 얇은 상하 베젤은 날렵하고 민첩함을 보여줬습니다. 여기에 IPS 디스플레이의 빼어난 디스플레이가 매혹적이었습니다.

그러나 G4, G플렉스, G플렉스2 등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한 제품들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G4를 쓰고 있지만 후면 가죽 아이디어는 최악의 한수네요. 너무 창피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놀라운 건 G4를 사용하면서 발열과 배터리 광탈을 체험하면서 왜?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전에 쓰던 옵티머스 뷰도 이러지 않았습니다. 3년 전 스마트폰보다 제품 기본기가 더 떨어져 있네요. 게다가 카메라 UI도 엉망진창입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이래서 LG전자 스마트폰 안 사는구나.

G5가 안 팔린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뭔가 쫒기고 있는지 혁신만을 외치다 기본기를 놓친 제품입니다. 

V20은 고질병인 배터리 광탈 문제와 발열 문제를 잡았다고 하네요. 뭐 직접 써봐야 알겠지만 최소한 G5의 실패를 통해서 반성문을 쓰고 나온 제품이라서 기존의 불만들을 어느 정도 해소했을 듯합니다. 그러나 LG전자 스마트폰이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고 혁신적이라고 해도 소비자들은 꾸준하게 갤럭시 스마트폰만 살 것입니다. 


이미 시장이 기울어진 상태입니다. 세계 최초 모듈식 스마트폰이라고 해도 세계 최고의 음질을 갖춘 멀티미디어 특화폰이라고 해도 소비자들은 그 성능만을 보고 사지 않습니다.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선택하는 첫번 째 이유는 브랜드입니다. 따라서 LG전자는 백색가전은 괜찮아도 스마트폰은 안 좋다는 인식이 팽배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브랜드 파워가 현저하게 밀린 상태에서는 어떤 고퀄리티 기능을 넣어서 팔아도 안 팔립니다. 

네트워크 효과라고 합니다. 어떤 제품을 살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부분은 블로그 검색이 아닌 내 친구가 사용하고 있는 제품입니다. 특히, 스마트폰처럼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제품은 더 심합니다. 내 주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을 보고 이리저리 만져보고 사용 느낌을 묻고 삽니다. 그런데 내 주변에 LG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으면 그런 스마트폰이 있는지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떨어집니다. 이러니 LG전자 스마트폰은 입소문이 널리 나기 힘든 구조입니다. 여기에 LG전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안 좋은 소리까지 하기 때문에 LG전자 스마트폰의 적은 LG전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라는 소리까지 있습니다. 



총체적 문제의 해결책은 오로지 가격 뿐

V20 제품 꽤 잘나왔습니다. 디자인도 성능도 빼어납니다. 다만 고질적인 LG전자의 발열과 배터리 광탈 문제는 써봐야 알겠지만 이전 제품들에 대한 불만을 충분히 들어서 해결해서 나왔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고 싶은 제품입니다. V20은 음악을 많이 듣지 않지만 꽤 매력적인 제품입니다.

뱅엔올룹슨 이어폰에 DAC이 4개가 들어간 고음질의 사운드를 즐길 수 있으면서 듀얼 카메라를 단 제품. 매력적이죠. 
단, 전작과 비슷한 70만원대나 가능하면 70만원에 나오면 사고 싶습니다. 가능하다면 60만원대에 판매하면 더 좋습니다. 수익을 낼 수 없어도 가격을 확 낮춰야 합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제품이 좋아도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신뢰도가 떨어진 브랜드가 취할 수 있는 최상의 전략이자 최후의 전략은 가격 경쟁력입니다. 경쟁사 제품보다 제품 성능이 비슷하면서 가격이 좀 더 싸게 내놓으면 소비자들이 좀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V20은 70만원대도 아닌 딱 70만원에 내놓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미 LG전자는 TV도 냉장고도 세탁기도 성능이 비슷한 삼성전자 제품보다 가격이 조금씩 더 쌉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LG전자 가전제품은 성능은 비슷한데 가격이 싸다고 좋아하는 분들 많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오늘 뉴스를 보니 좀 실망스럽네요. 


V20님아 90만원대의 강을 건너지마오!

뉴스에 따르면 LG전자가 9월 29일 V20을 출시하면서 출고가 고민에 빠졌다고 적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V20을 70만원 후반대나 80만원 초반대로 예상하고 있지만 LG전자는 G5의 오디오 모듈을 내장한 것과 고성능 이어폰을 제공한다는 이유로 90만원대 가격에 내놓을 수 있다고 적고 있습니다. 

이해는 합니다. 솔직히 V20이 출시되면 G5와 뱅엔올룹슨 오디오 모듈과 이어폰을 비싸게 산 사람들은 황당하게 되죠. 게다가 지금도 G5 + 하이파이플러스 오디오 모듈 +이어폰 가격이 V20보다 비슷하거나 비싸질 수 있습니다. LG전자 측에서는 하이파이플러스 오디오 모듈이 범용 제품이라서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런 이유로 G5 구매를 합당하다고 여기는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 G5 구매자도 만족하고 V20도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이 없냐? 있습니다.
먼저 G5 출고가를 30만원 이상 확 내리면 됩니다. 현재 출고가가 836,000원인데 이걸 50만원대로 밀어내야 합니다. 그리고 V20도 70만원 대나 가능하면 70만원에 판매하면 입소문을 타고 많이 삽니다. 영원한 진리인 가격이 깡패입니다. 모든 헛점, 불만, 불신이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조용해 집니다. 

왜 팬택이 내놓은 스카이 IM-100이 큰 인기를 끌겠어요. 디자인도 좋고 가격 대비 성능이 좋기 때문이죠. 
V20은 70만원대에 나와야 합니다. 일단 많이 팔아야 다음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LG전자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앞으로 마케팅 하기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G2,G3때는 지하철에서도 잘 보였는데 G4 쓰는 사람 만나면 신기하게 보고 G5는 더 신기합니다. 다시 G2,G3 인기를 찾으려면 V20 제품 성능의 매력만 가지고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원가 때문에 90만원을 고집한다면 뱅엔올룹슨 번들 이어폰을 별도 판매로 돌리고 쿼드비트3 같은 싸지만 성능은 좋은 제품을 번들로 제공하세요. V20을 고음질 사운드 때문에 사는 사람들은 이미 10만원 이상의 비싼 개인용 이어폰들 다 있을 겁니다. 따라서 가격을 낮춘다면 다 방법은 있습니다.

그러니 제발 90만원대에 내놓지 마십시요. 제발 LG전자님아! V20을 90만원대라는 죽음의 강에 밀어 넣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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