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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처음은 창대했으나 뱀꼬리가 된 특별수사 : 사형수의 편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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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은 창대했으나 뱀꼬리가 된 특별수사 : 사형수의 편지

썬도그 2016. 8. 28. 15:01

딱 봐도 재미 없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뭐 뻔한 수사액션물이겠지라고 건너 뛴 영화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많은 영화들이 제작되지만 이야기들이 다 거기서 거기같다고 느껴지면 잘 안보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올해 최고의 영화는 '곡성'입니다. 스토리, 연출, 연기 모든 것이 신선했던 영화였습니다.

영화 <특별수사 : 사형수의 편지>는 뻔한 영화 같았습니다. 그냥 흔한 범죄 수사물인 것 같아서 안 봤습니다. 출연하는 주연 배우가 김명민인 것도 한 몫했죠. 김명민은 뭐랄까 아직까지 드라마 배우라는 느낌이 있어서 잘 안 보게 되네요. 그러나 영화관에서 내려와서 무료로 볼 기회가 생겨서 <특별수사 : 사형수의 편지>를  큰 기대 없이 봤습니다. 


어? 생각보다 재미있는 <특별수사 : 사형수의 편지>

뻔한 범죄 수사물으로 봤는데 <특별수사 : 사형수의 편지>는 처음부터 좀 다릅니다. 주인공이 형사나 검사나 변호사 같은 사로 끝나는 직업이 아닌 변호사 밑의 사무장입니다. 사무장은 변호사라는 간판을 단 사람 밑에서 일을 하는 비서 같은 사람으로 대부분의 영화에서는 배경으로만 그려집니다. 그런데 주인공인 최필재(김명민 분)이 이 영화의 주인공입니다. 


물론, 사무장이지만 평범한 사무장은 아닙니다. 전직 모범 형사였지만 폭력 수사를 하다가 동료 경찰이 신고를 하는 바람에 옷을 벗은 전직 형사입니다. 여기에 아버지가 전과자라는 점이 좀 특이합니다. 최필재는 형사의 촉과 경험과 인력을 동원해서 수 많은 범죄자에게 접근해서 변호사 명함을 돌립니다. 심지어 경찰 선배에게 전화를 해서 도박꾼들을 일망타진하는 능력자입니다. 이 최필재의 이런 행동은 위법 행위지만 워낙 능력이 좋아서  경찰과 검사들도 터치를 하지 못합니다.


영화는 또 다른 이야기의 핵심 축인 전과자인 택시기사 권순태(김상호 분)가 나옵니다. 젊었을 때 사람을 패고 다니던 건달이었지만 마음을 고쳐잡고 중학생 딸과 같이 사는 택시기사입니다. 그날도 딸을 태우고 학교까지 바래다 주려고 하는데 형사가 다짜고짜 수갑을 채우고 연행해 갑니다. 권순태는 재벌가 며느리의 살인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습니다. 


권순태는 자신은 살인을 하지 않았다고 항변하지만 이미 사건은 다 조작이 되었고, 권순태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이 권순태가 최필재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적은 편지를 보냅니다. 최필재는 편지를 읽고 권순태의 억울함을 해결해 줍니다. 그렇다고 최필재가 정의의 사도는 아닙니다. 최필재가 권순태를 도와주는 이유는 자신을 신고한 동료 경찰 양형사(박혁권 분)에게 복수를 할 도구로 활용할 생각입니다.

그렇게 영화 초반에는 슈퍼 사무장 최필재의 거침없는 활약을 보여줍니다. 



상당히 새로운 스토리입니다. 정의의 사도가 아닌 악당 같은 사리사욕만 챙기는 최필재라는 캐릭터가 꽤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여기에 성동일, 박혁권, 김상호라는 명품 조연들과 함께 무거운톤이 아닌 상당히 가볍고 유머러스한 톤을 유지하면서 박진감 넘치게 진행을 합니다. 



점점 관습적인 이야기로 회기하는 중 후반

영화 중반으로 가면 억울하게 누명을 쓴 권순태가 죽였다는 재벌가 며느리 살인 사건의 실제 범인과 거대한 거악이 드리우기 시작합니다. 대기업 재벌가라는 거대한 악은 천둥벌거숭이 같은 최필재와 권순태를 모두 돈과 폭력으로 제압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권순태와 최필재를 이어주는 끈이 좀 어설프고 느슨합니다. 두 이야기를 결합하기 위해서 전과자 아들, 전과자 딸의 연결고리를 연결하지만 이 고리가 너무나 헐겁고 어설픕니다. 여기에 주인공 최필재가 점점 좋은 사람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그렇게 매끄러워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점점 팽창을 합니다. 너무 많이 팽창을 해서 이걸 다 어떻게 수습하나? 걱정이 될 정도로 팽창을 합니다. 그런데 그걸 그런대로 마무리는 잘 하면서 끝이 납니다. 그러나 초반의 그 신선함은 다 사라지고 없네요. 한국 영화는 무슨 짬짜면도 아니고 초반에 웃기고 후반에 울리는 법칙이 있는지 전형적인 스토리 진행을 보여줍니다. 뭐 이런 식의 진행은 20년도 넘게 하고 있고 가장 상품성이 높은 스토리 진행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식상합니다. 뭐 식상해도 매일 밥을 먹듯 스토리 전체에는 큰 문제가 있거나 크게 지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나름대로 이야기의 구멍을 잘 매꾸면서 진행을 합니다. 이 단조로움은 중 후반을 재벌가의 실세를 연기하는 김영애의 카리스마가 작렬합니다. 김영애의 연기를 보고 있으니 모 재벌가의 여사님이 떠오를 정도로 표독스럽고 강렬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정말 연기 잘하는 대배우입니다. 여기에 살벌함이 철철 넘치는 김뢰하의 건조한 연기도 꽤 좋습니다.

문제는 김명민입니다. 연기를 못하는 배우가 아니지만 다른 캐릭터들은 다 자연스러운데 웬지 모르게 최필재만 혼자 튑니다. 혼자 무대뽀로 돌격하는 캐릭터다 보니 혼자 너무 튑니다. 적당히 타락한 주인공 연기를 못하는 것은 아닌데 캐릭터 자체에 대한 매력이 별로 느껴지지 않네요.


김상호, 김영애, 김뢰하, 박혁권, 오민석 등의 뛰어난 연기를 보면 스릴러를 연상케 하는데 김명민, 성동일은 코미디 톤입니다. 영화가 코미디톤과 스릴러톤이 서로 튀지 않고 나름 잘 섞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2개의 맛을 동시에 느끼게 되니 진듯한 맛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기대를 안 하고 봐서 그런지 보는 2시간은 아주 빨리 흘러가네요. 가볍게 볼 수 있는 팝콘 영화입니다. 


별점 : ★★★
40자평 : 배우라는 재료는 좋은데 영화라는 요리는 프랜차이즈 맛이 가득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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