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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는 호랑이를 가장 무서워한다. 그리고 물고기들을 보고 싶어한다.
호랑이를 무서워 하면서도 보고싶어한다. 단 조건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조제는 사랑을 만났다.
유머차에 아기처럼 담겨있는 모습으로 사랑을 만난다. 츠네오는 그런 그녀가 신기하다
어떤 영화들은 그 영화를 봤던 당시보다 영화를 다 보고 한참이 지나도 생각이 나는 영화가 있다.
영화 러브레터가 그랬구 그 이후에 이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그랬다. 우리나라영화에서는
8월의 크리스마스가 이런 부류의 영화다
조제는 장애인이다. 하반신을 쓰지 못하여 항상 할머니가 끌어다주는 유머차에 실녀 산책을 나온다.
그러다 츠네오를 만난다. 츠네오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게 사랑인지 그냥 같이 있음인지 회의적으로
그런 나날을 보낸다. 그러다 조제를 만난다. 그녀는 뭔가 느낌이 다르다.
조제는 그와 가까워지고 매일 자기집을 찾아와 도움을주는 손길을 느끼면서 그가 자신을 사랑함을
안다.
또한 조제도 그런 그가 좋다.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다. 하지만 조제는 자신의 현실을 잘 안다. 그게 사랑인지
동정심인지 그리고 결국 츠네오가 떠날것도 안다. 하지만 내색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보고 싶은 호랑이도 보고 물고기를 보고 싶었지만 휴관이라 수족관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둘은 사랑을 했지만 이별할것도 알고 있었다. 결국 츠네오가 떠나갔다. 그러나 조제는 슬프지 않다.
다시 1년간의 긴 여행을 갔다온 느낌일듯 하다. 다시 그녀는 일상의 한페이지를 넘긴다.
하지만 조제는 그렇게 시니컬하게 사랑을 했지만 유머차대신에 전동휠체어와 스스로 음식을 할줄안다.
그 동정심호 기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서 배워온 변화들을 자신의 방에 내려 놓는다
이 영화가 왜 이리 문득 그리고 자주 생각이 나는지 생각해보면
이 영화의 마지막 결말 엔딩씬이 그 큰것 같다. 조제가 음식을 도마위에서 또깍또깍 내는 소리의
울림이 크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심은하가 한석규의 영정사진을 물끄러미 보는 마지막 엔딩씬과도 비슷하다
이렇게 충분히 슬플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 뚱하게 끝내버리는 이런 결말은 어쩌면 영화보단 그냥 조제의 일상을
담는 영화인듯하다. 남의 일기장을 훔쳐본듯한 느낌 조제는 울지도 않고 씩씩하게 내일의 일기장을
펼쳐들것이다.
오히려 츠네오가 울뿐이다. 츠네오는 자신의 사랑이 동정심임을 알고 다가올 현실을 깨닫고 비겁하게 떠나는
자신의 모습에 울먹인다. 자신이 너무 어린아이 같았음을 보고 울먹인다. 하지만 어린애는 조제도 어린
아이였다. 유머차에서 나올려고 하지 않았던 조제도 이젠 음식도 혼자하고 전동휠체어를 타고 세상을
만나니..
만약 신파조로 갔다면 이 영화는 분명 그저그런 영화였을것이다. 내가 이 영화를 봤다는 기억조차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감독은 그러지 않았다. 무엇이 조제를 여러 관객들 가슴속에서 살아 숨시게
하는지 감독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네이버 평점이 9점인가? 그래서 그렇게 많은 블로거들이 이 영화를 얘기하는가?
정작 큰 흥행을 하지 못하고 단지 몇개관에서만 개봉한 영화가 이렇게 깊은 숨소리로 인터넷에서
살아숨쉬게 하는가? 지금도 넷상에서 조제의 안부를 묻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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