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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20대 총선 결과는 4당 모두에게 따끔한 회초리가 되다

by 썬도그 2016.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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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20대 총선 투표를 하고 그냥 잤습니다.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 후 열병을 앓듯 무거운 마음을 잊기 위해서 잤습니다.
그러나 잠이 안 왔습니다.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진 경기를 보는 것은 너무나도 고통스럽습니다. 졌습니다. 졌어요. 철저하게 졌어요. 새누리당이 헌법을 고치는 개헌선인 180석까지 가져갈 것이라는 예상에 화가 나고 짜증이 났습니다. 

아시겠지만 야권 분열로 인해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로 180석 정도를 가져갈 것이라는 소리가 많았습니다. 그렇게 병든 닭처럼 누워 있다가 혹시나 하고 스마트폰을 켜 보니 아니 이게 뭔 조화입니까? 출구 예측 조사를 해보니 20대 국회는 여소야대 국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벌떡 일어나서 새벽 3시까지 개표 방송을 지켜봤습니다. 특히 피닉제라는 이인제 의원의 개표 진행은 마치 한 편의 드라마 또는 월드컵 축구 경기 같이 쫄깃했습니다. 



그리고 최정 스코어가 더민주당 123석으로 1당, 새누리당이 122석으로 2당, 국민의당이 38석으로 3당을 차지했습니다. 
절묘하다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투표를 하지?라고 할 정도로 아주 기가 막힙니다. 

새누리당은 과반수를 넘기지 못해서 법안을 단독처리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더민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천상 3당인 국민의당의 눈치를 많이 보게 했네요. 여기에 지역 정당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에 큰 균열이 일어났습니다. 

어떻게 전라도에서 더민주당을 밀어내도 다른 정당이 1등을 할 수 있죠? 놀랄 노짜입니다. 여기에 강남구나 대구나 분당 같이 보수층이 집결한 곳에서도 균열이 발견되었습니다. 양당이 다 해먹는 모습에 유권자들이 넌더리를 내면서 강력한 3등을 만들었습니다.

이번 20대 총선으로 새누리당은 울상을 더민주당은 환호성을 국민의당은 환환호성을 정의당은 무표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승자는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까고 보면 4당 모두 패배한 선거입니다.





오만방자했던 새누리당에게 철퇴를 내리친 유권자들 



우연히 노인분들의 선거 대화를 귀동냥으로 들어봤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잘못 해 놓고 맨날 국회를 개잡듯 잡으니 짜증이 나더라고. 그리고 진박이니 친박이니 진실된 사람 어쩌고 하면서 선거에 개입하고 국회를 마치 자기 종다루듯 하는 모습에 선거 안 했어"


"공천 갈등만 없었어도 새누리당 찍으려고 했는데 난 다른 당 찍었어"

새누리당은 선거만 했다 하면 필승이었습니다. 콘트리트 지지층인 30%가 지지하기 때문에 야권 분열로 어부지리로 간단하게 150석을 넘길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오만방자한 행동인 옥새 파동이나 공천 갈등이나 유승민 찍어내기 등의 망측스러운 것과 경제 파탄과 가계 빛 증가에 대한 안이한 대응과 거의 없는 듯한 청년 대책에 대한 유권자의 심판을 제대로 받았습니다. 

특히나 변변한 야당 후보가 나오지 않는 지역이 많았던 경상도 지역에서는 아예 선거를 포기함으로써 새누리당에 대한 불만을 터트렸습니다. 
여기에 여당의 대선 후보들인 오세훈과 김문수의 탈락과 함께 강남과 분당 그리고 대구에서 야당 의원이 당선되면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150석을 예상했던 의석수가 122로 확정되어서 제 2 정당으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이번 20대 총선의 가장 큰 화두는 새누리당의 오만방자함에 대한 심판입니다. 천둥벌거숭이처럼 망나니짓을 하거나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하다가 쫄딱 망했습니다. 

특히, 20대 총선에서 20,30대의 투표율이 크게 올랐는데 이게 다 새누리당에 대한 분노의 표심이 젊은 층을 선거투표장으로 이끌어 냈고 그 결과로 새누리당은 참패를 합니다.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분열하지 않았다면 100석 아래로 떨어졌을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새누리당은 준엄한 국민의 심판을 받았습니다. 







더민주당. 당신들이 좋아서 찍어준 표가 아니다 



더민주당은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90석도 힘들다는 소리가 많아서 우울했던 더민주당은 무려 123석으로 1당이 되었습니다. 이 얼마만입니까? 
특히나 호남을 지역기반으로 둔 거물급 원로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탈당하면서 국민의당으로 합류하자 큰 분열이 생길 것으로 보였습니다. 특히나 필리버스터 정국을 해체하고 친노세력을 내쳤을 때 저도 이들에게 표를 줄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고백하자면 전 투표도 안 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거리에 붙은 선거 포스터 속의 기호 1번의 웃고 있는 얼굴에 정신을 차리고 1번을 이길 유일한 후보인 더민주당 후보를 찍었습니다. 찍으면서 10초 동안 망설였습니다. 1,2,3,4,5번 다 찍어서 무효표로 만들까 했습니다. 그러나 어부지리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2번을 찍었습니다. 

더민주당은 환호성을 질렀지만 이걸 아셔야 합니다. 당신들 스스로 표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닌 새누리당이 미워서 최악을 피한 차악을 선택한 유권자들이 많다는 것을요. 



지역구 국회의원은 수도권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유권자들의 실제 심정을 담은 비례대표 정당별 득표율을 보면 신생 정당인 국민의당이 26.74% 보다 낮은 25.54%를 얻었습니다. 이는 유권자들이 지역구에서는 새누리당을 견제할 인물로 더민주당 의원을 찍은 것이고 실제로는 더민주당의 무능함에 대한 심판으로 비례대표 투표는 국민의당으로 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새누리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누리당 지지자 중 10% 정도는 비례대표 투표는 국민의당에 했습니다. 솔직히 지난 20년 간의 선거는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이 나눠서 해먹었다는 말이 맞습니다. 더민주당은 2등에 안주하면서 국민의 고통의 목소리를 듣기 보다는 국회의원 되고 안 되고만 신경 썼었죠. 

힘 있는 야당은 온데간데 없고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모습만 가득 보여줬습니다. 그나마 야당의 존재감을 만들어 준 것이 필리버스터 정도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친노 세력을 찍어내는 모습은 매너도 없었습니다. 자신들의 정체성이자 친노 지지자들이 많은 정당인데 다 집어 치우고 새누리당과 당색을 비슷하게 해버리면 누가 더민주당을 지지할까요. 저는 이번에 더민주당 후보에 투표를 했지만 더민주당을 지지한 것은 아닙니다. 또한, 앞으로도 더민주당을 좋게 보지도 지지할 생각도 없습니다. 오로지 새누리당의 반사이익만 먹는 정당에게 미래를 맡길 수 없습니다.

그나마 고무적인 것은 전라도 정당이라는 지역 정당의 이미지를 벗었다는 것입니다. 전라도에서 표를 얻는 생각을 하기 보다는 차라리 이번 기회에 젊은 유권자 또는 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많이 내놓았으면 합니다.  전라도 당의 이미지를 벗고 새누리당 대안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서 전국을 파고 드는 것이 더 나아 보이네요. 언제까지 전라도 당으로 남을 생각입니까?




국민의당.  지금같이 양비론으로는 성장이 아닌 소멸 될 뿐이다.  


국민의당이 승리자라고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외형적으로 보면 그럴 수 있습니다. 먼저 전라도에서 거의 전부를 쓸어갔습니다. 살다 살다 전라도 사람이 민주당을 버리는 날도 다 있네요. 전 국민의당의 승리라고 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국민의당은 새로운 정치, 새로운 희망을 외치는 정당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먼저 국민의당을 구성하는 의원들을 보면 전라도 호족 세력 같은 정치인들이 많습니다. 더민주당이 짜증난다면서 스스로 나간 사람들이죠. 물론, 더민주당이 내쫒는 모양새를 갖췄고 이를 파고든 안철수 의원은 더민주당이 '호남을 홀대한다'라는 말로 전라도의 민심을 얻는데 성공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가 전라도 분인데 총선 결과 보고 넌지시 여쭈어보니 문재인이 똑똑한 호남 의원들 다 내쫒았다면서 국민의당을 찍었다고 하더군요. 
뭐 지역 민심이 그렇다고 하니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그런 호남 홀대론에서 전라도에서 대승을 거둔 국민의당은 스스로 전라도당이라는 이미지를 씌워버렸습니다. 

혹자는 전국비례대표 투표의 득표율로는 국민의당이 2위라서 전국정당이 아니냐고 말합니다. 외형적으로는 그렇게 보이지만 많은 분들이 국민의당을 지지해서 비례대표를 찍기 보다는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이 다 짜증나서 그 분노의 표심이 국민의당으로 던져 준 것이 많습니다. 제가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국민의당은 당색깔이 없습니다. 무색 무취입니다. 가장 진보적인 정치인 중 하나인 천정배 같은 인물도 있고 이리저리 이동하는 제2의 피닉제 같은 정동영 의원도 있습니다. 여기에 새누리당 출신도 받아들일 분위기더군요. 

이념을 탈피해서 중도 보수를 아우른다고 하는데 이게 말이 안됩니다. 정치는 이념으로 뭉친 집단인데 정치인이 이념 탈피를 선언하는 것은 철학자가 철학은 개뿔 먹고 사는 이야기인 경제 이야기를 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업습니다. 정치는 성장과 분배라는 화두로 나눠집니다. 성장을 더 가치있게 보면 보수, 분배를 가치있게 보면 진보죠. 그런데 사안 사안 마다 보수의 가치를 내세웠더가 진보의 가치를 내세웠다가 하면 그건 회색분자 또는 줏대 없는 무능주의자 밖에 더 됩니까?

국민의당이 정말 희망을 노래하는 정당이 되려면 전라도당 이미지를 벋어야 합니다. 동시에 정확하게 중도 보수인지 중도 진보인지 진보인지 새누리당과 비슷한 극우 정당인지 자신의 색을 밝혀야 합니다. 

이렇게 체계도 없다 보니 국민의당을 이끄는 안철수가 새누리당과 합당할 수 있다는 소리도 나오고 곧 분열로 사라질 정당이라는 소리도 많습니다. 지금까지 국민의당이 큰 것은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을 동시에 욕하는 양비론이라는 엔진으로 성장했습니다. 이제는 그 양비론 엔진 버리고 자신만의 새로운 신형 엔진을 달고 날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노선을 확실히 말해야 합니다. 지금같이 구렁이 담 넘듯 흐리멍텅한 이념으로는 콩가루 집안 되기 딱 좋습니다.



정의당.  맥아리 없어 보이는 정당.  



최악을 피해 차악을 뽑는 선거라지만 이번 20대 총선은 최악, 최악, 최악만 보이네요. 새누리, 더민주, 국민의당 모두 지지하지 않기에 자연스럽게 다른 정당을 쳐다 보니 그나마 맘에 드는 정당인 정의당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정의당은 제가 사는 지역구에 후보도 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정당이 뭔가 해보려는 생각도 없어 보입니다. 

정의당은 두 자리수의 의원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하지만 이렇다 할 이슈도 못 만들고 3당의 대안 정당이 되지도 못햇습니다. 정말 맥아리 없어 보이더군요. 어쩌면 20대 총선의 최대 실패자는 정의당이 아닐까 할 정도로 정의당은 4당으로 밀리면서 잊혀져 가는 정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노회찬, 심상정 정당이라는 이미지도 더 강해져 버렸네요. 

4개의 정당 모두 실패한 선거입니다. 결과적으로는 웃고 울고 하는 구분이 있겠지만 국민 대부분은 4개의 정당 모두에게 따끔한 회초를 때렸습니다. 혹시나 1당이 되었다고 캐스트보팅 당이 되었다고 우쭐 되었다간 다음 선거에서 바로 추락할 것입니다. 

바다는 평소에는 배를 띄우는 잔잔함을 유지지만 분노하면 배를 집어 삼키는 무서움도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이런 모습을 잊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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