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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지역 주민의 예술 쉼터가 되지 못하는 금천예술공장이라는 예술 섬

by 썬도그 2016.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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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남부는 문화 예술의 낙후지역입니다. 이 지역에는 이렇다할 미술 갤러리도 미술관도 없습니다. 그래서 전 미술전이나 사진전을 보기 위해서 종로로 갑니다. 갔다 왔다 하는 시간과 돈이 들지만 종로 인사동 근처에 많은 갤러리들이 몰려 있기 때문에 찾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집 근처에 미술관이나 갤러리가 있으면 좋겠지만 거의 없네요. 그나마 서울시나 구청에서 마련한 곳이 있긴 합니다. 금천구에는 금천예술공장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인쇄소 건물을 서울시가 구입한 후 2009년 예술가들의 아지트로 만들었습니다. 



서울시에는 예술공장이 꽤 있습니다. 이름은 조금씩 다르지만 예술가들의 창작 공간들이 있습니다. 이 예술가들의 창작 공간은 서울시에서 아주 저렴한 가격에 작업실을 제공하는 레지던시입니다. 




해외 작가에게는 공간 사용료 및 호스텔 사용비를 면제해주고 국내 작가들에게는 아주 저렴한 가격에 작업 공간을 제공합니다. 이렇게 서울시가 세금으로 이들 작가를 지원하는 이유는 예술가들을 키우는 인큐베이터 역할도 하지만 주기적으로 작품 발표회나 오픈스튜디오 행사를 통해서 지역 주민에게 예술의 향기를 느끼게 하기 위함도 있습니다.

실제로 양주시 같은 경우는 숙박 시설을 개조해서 예술가들에게 제공했고 예술가들은 자신들이 만든 작품을 전시하거나 지역 주민들과의 예술가 연계프로그램을 통해서 큰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그러나 이런 활발한 지역 주민과의 연계는 점점 참여율도 떨어지고 인기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금천예술공장은 주택가 한 가운데 있습니다. 주변에는 공장이나 아파트만 가득합니다. 2009년 금천예술공장이라는 예술인들의 공간이 들어온다기에 무척 좋아했습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전시회를 하면 걸어서 찾아가 볼 공간이 생겨서 무척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먼 산 바라보듯 합니다. 왜냐하면 점점 이 금천예술공장이 활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지역 주민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그냥 예술인들만의 공간이 되어 버렸습니다. 

2009년 초기에는 지역을 돌면서 이 공간을 열심히 홍보를 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의 싸늘한 시선 때문인지 큰 호응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두산초등학교 등과 연계해서 로봇을 만드는 작업등 꽤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금천예술공장의 저 로봇이 괜히 만들어진 것은 아니죠. 

또한, 가산디지털단지의 기업들과 연계한 작업도 많이 했고 지금도 많이 하고 있지만 그 온기가 지역 주민이나 가산디지털단지 회사원들에게 까지 전해지지 않습니다. 금천예술공장이 많은 노력을 한 것을 압니다. 그러나 무관심에 가까운 호응 때문에 점점 위축이 되는 듯하네요. 



금천예술공장에 전시회가 있다는 소리에 찾아가 봤습니다. 그런데 입구에 가도 전시회 소식은 전혀 없네요. 작년에 한 전시회 소식만 나부끼고 있습니다. 어리둥절 했습니다. 전시회를 하면 작은 포스터라도 붙이거나 안내판이라도 붙여 놓아야 하는데 전혀 없더군요.

전시회를 다른 장소에서 하나? 날짜가 틀렸나? 어리둥절해 있다가 검색을 해봤습니다. 


금천예술공장 네이버 블로그 3월 9일에 올라온 글을 보니 해외 입주 작가 그룹전 전시 소식이 있네요. 
그렇게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썰렁합니다.  그럼에도 3층 전시 공간에 가봤습니다.


전시회를 하고 있긴 하네요. 그런데 안내하는 사람도 없고 전시회 안내판도 없고 전시회 설명도 없었습니다. 해외 작가들이라서 작품에대한 설명이 좀 필요한데 아무런 설명도 안내도 없었습니다.

한 숨이 나오더군요! 이렇게 숨어서 전시회 하기도 힘든데 저 같이 예술이 좋아서 찾아가는 지역 주민에 대한 배려는 거의 없네요. 이렇게 홍보도 제대로 안 하고 몰래 전시하는 행태에 짜증까지 밀려 왔습니다. 


서울문화재단의 시민고객의 권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담당직원의 잘못은 없습니다. 그러나 너무 태만하게 전시회를 하네요. 
금천에술공장 전시회를 갈 때 마다 전시회 소식을 이메일로 보내달라고 메일링 리스트에 기입하고 부탁했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전시회 소식을 메일로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이렇게 점점 예술가들만 이용하는 섬이 되어가는 듯한 금천예술공장. 지역 주민의 예술 체험을 하는 공간이라는 원래의 목적은 어디로 간 것일까요? 너무 안이하게 운영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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