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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자녀 동의 없이 SNS에 사진 올리기에 철퇴를 내리친 프랑스

by 썬도그 2016.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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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부모들은 내 아이가 세상에서 가장 예쁜 줄 압니다. 당연한 자연 법칙입니다. 내 새끼가 최고고 최고로 예쁘죠. 물론, 객관적으로는 못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내 눈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존재입니다. 여기에 토를 달거나 반대를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주관적인 시선이 틀렸다고 지적하는 그 자체가 멍청한 행동이니까요.

그런데 오늘 아주 흥미로운 사진 관련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프랑스 부모, 자녀 사진 동의 없이 SNS 게재시 징역형 가능 <기사보기>


기사의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프랑스에서는 프랑스 자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서 자녀가 자신의 동의 없이 SNS나 블로그에 올리면 부모를 상대로 자녀가 소송을 재기하면 징역 1년 형이나 4만 5000유로(약 6천만원)의 벌금을 낼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당혹스러운 뉴스이자 엄청나게 비싼 벌금에 놀랍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자녀가 부모를 상대로 소송할 수 있다는 자체도 놀랍죠. 그러나 이 이유를 들어보면 100% 공감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내용이 있습니다. 프랑스가 이렇게 결정한 이유로 자녀가 다 컸을 때 부모님들이 올린 유아기, 청소년기 사진을 보면 기분이 어떻겠느냐라고 적고 있습니다. 이 이유 말고도 또 하나의 이유가 있는데 SNS에 자녀의 사진을 올리면 소아성애자들의 목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서에는 맞지 않지만 한 번 곱씹어 봐야 할 자녀 사진 SNS 올리기

먼저 제 입장을 확실하게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워낙 인터넷이라는 곳이 내 입장을 세밀하게 설명하면 읽지 않고 그렇다고 대충 말하면 자기 멋대로 해석해서 너! 빨갱이냐~~라는 흑백 논리가 만연한 곳이라서 구차하지만 입장부터 밝히고 진행하겠습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한국 부모님들은 의문의 전과 1범을 기록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한국 부모님 치고 자신의 아이를 폰카나 DSLR로 촬영해서 SNS에 올립니다. 안 올리는 사람이 이상할 정도로 거의 100%에 가까운 부모님들이 올립니다. SNS에 자신의 자녀 사진을 올리는 것을 전 반대 안 합니다. 올릴 수 있습니다.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다만, 올리기 전에 의사 소통이 가능한 나이의 자녀라면 너를 촬영한 사진을 세상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곳에 올려도 되느냐고 물어 보는 것이 합당한 수순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자녀들도 사리판단을 할 나이가 되면 자신의 사진이 어디까지 퍼지고 어떻게 보일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럼 그런 나이가 되면 자녀에게 물어보고 올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나 무슨 자녀에게 물어보고 올리냐고 역정을 내는 부모님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해합니다. 또한, 그 마음 모르는 것 아닙니다. 자신의 자녀를 세상이 널리 멀리 보여주는 것을 거의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뚱하게 보지도 뭐라고 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귀엽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생판 모르는 아기 볼을 흔들면서 아휴! 귀여워하는 아주머니나 할머니의 행동이 자연스러운 나라이죠. 

한민족이라서 그런지 전혀 모르는 아이도 내 아이 같이 여기기 때문에 SNS에 사진 올린다고 문제가 발생할 일은 없습니다. 또한 프랑스의 소아성애자에 대한 이야기도 한국에서는 기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렸을 때 꼬꼬마때 올린 사진을 중2병이라는 자의식이 과도한 나이의 자녀가 보거나 성인이 된 자녀가 보면 기분이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아기 때 사진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사리판단이 가능한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아이들에게 이 사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분명하게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아이들의 의사를 묻고 올리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그러나 우리네 부모님들은 자녀들에게 자녀들을 촬영한 사진을 SNS에 올린다고 해도 거의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물어보지 않습니다. 그냥 자기 맘대로 올립니다. 이건 바람직한 행동이 아닙니다.  정작 부모님들 본인의 사진은 SNS에 잘 올리지 않으면서 자녀들 사진을 허락도 받지 올리는 것은 자녀를 하나의 인격체로 바라보지 않는 모습으로 비추어질 수 있습니다

프랑스의 저 결정은 한국 정서에서는 과도해 보입니다. 프랑스나 북유럽 국가들은 개개인의 인권을 무척 중요시 합니다. 그래서 부모가 자녀를 체벌하면 공권력이 개입해서 자녀와 부모 사이를 강제 분리 시키고 심하면 강제 입양을 시켜 버립니다. 친권보다 개인 인권을 더 중요시하는 사회죠.

반면, 한국은 자녀의 인권보다 부모의 친권을 더 중요시합니다. 그래서 자녀를 체벌하는 부모를 크게 말리지 않습니다. 최근에 부모의 가혹한 체벌에 사망한 초등학생 사건이 이슈가 되었습니다. 이 가혹한 가정 폭력의 근간에는 자녀를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부모의 소유물로 여기기 때문 아닐까요?

내 새끼 내가 팬다는데 니들이 뭔 상관이냐는 말에 아무 말도 못하던 사회가 한국이었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 옆집 친구가 친구 부모님에게 엄청나게 맞는 모습을 많이 지켜봤습니다. 집에서 큰 소리가 나고 친구의 울음소리가 나도 아버지도 어머니도 옆집에 가서 살펴보지도 않았습니다. 알아서 하겠지라는 생각이었죠.

이 생각의 근간은 내 새끼는 내 소유물이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래서 미래가 보이지 않으면 한국에서는 자녀와 함께 동반 자살하는 부모님들이 아주 많습니다. 자녀의 삶은 자녀의 삶이지만 한국에서는 내 삶이 어둡고 힘들면 자신들의 삶도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고 동반 자살을 합니다. 이는 부모와 자녀의 삶이 분리된 것이 아닌 하나로 강력하게 링크된 사회의 슬픈 단면이죠. 물론,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부모님들의 엄청난 희생정신이 이 정글 같은 세상에서 자녀들이 큰 고생없이 살게하는 힘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녀와 부모의 삶이 너무 강력하게 링크 되어서 발생하는 사회 문제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당장은 힘들지만 한국도 서서히 개인주의가 정착 되고 부모의 삶과 자식의 삶이 분리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한국 부모님들은 결혼하고 나서 자식을 낳으면 죽을 때까지 자식 이야기만 하다 죽습니다. 자식이 잘 풀리면 내 삶이 잘 풀리고 자식이 못 풀리면 죄인 같이 삽니다. 

반면, 자녀는 자신의 삶이 잘 풀리지 않으면 부모 욕 보이는 행동이라고 더 자학을 하죠. 부모를 위해서 사는 삶이 자녀의 삶이 한국적인 삶입니다. 


아이들의 사진을 올리는 행위의 밑바닥에는 자식은 내 소유물이라는 생각이 또아리 틀고 있지 않을까요? 다시 말하지만 자녀들을 촬영한 사진을 올리는 것 반대 안 합니다. 다만, 아이가 커서 의사 소통이 되고 사진과 SNS를 이해하는 나이가 되면 촬영을 한 후에 혹시나 SNS에 올리고 싶으면 니 사진 이렇게 나왔는데 세상에 공개 해도 될까? 라고 물어 본 후에 아이가 올리지 말라고 하면 올리지 않고 올리라고 하면 올리면 좋지 않을까요?

그게 아이를 존중하는 모습이고 그렇게 존중 받는 아이는 부모님을 존중하는 아이가 될 것입니다. 
부모가 바라는 아이의 삶과 실제 아이가 원하는 삶은 다릅니다. 그런 간극처럼 아이를 촬영한 사진도 아이가 싫어할 수도 있고 세상에 공개하는 것을 싫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이 사진 촬영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넘치도록 촬영하세요. 이왕이면 동영상으로 많이 촬영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그걸 가족 앨범에 넣는 것을 넘어서 세상 모든 사람이 볼 수 있게 할 때는 아이에게 물어보고 올리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프랑스 법에 공감하는 한국 부모님들이나 한국 분들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무심결에 SNS에 자녀 사진 올리기 전에 한 번 정도는 고심을 해 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자녀에게도 초상권이 분명 있거든요. 그 초상권은 부모에게 위탁 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강요를 할 수 없습니다. 한국 정서와 분명 다르니까요. 따라서 이전처럼 자녀 동의 없이 SNS에 자녀 사진 올리는 것 반대 안 합니다. 그러나 올리기 전에 잠시 고민 정도는 해보면 어떨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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