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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은 많은 갤러리들이 새로운 사진전과 미술전을 시작합니다. 그래서 매주 화요일은 오전만 전시를 하거나 하루 종이 새로운 작품 세팅으로 분주합니다. 그런데 화요일에 전시회를 시작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따지고보면 매주 화요일은 시간이 남아도 전시회를 보러가기 꺼려집니다. 특히 인사동은 화요일은 제대로 된 전시회 보기 힘들죠. 따라서 이런 관례를 잘 아는 분들은 화요일이 아닌 수요일에 인사동에 가서 새로운 사진전, 미술전을 봅니다. 


그런데 이 사진전은 화요일에 시작하네요. 마침 시간이 나서 찾아가 봤습니다. 처음 가는 사진 갤러리였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촬영장소로 자주 소개되는 소월길입니다. 인사동을 지나 삼청동 가는 길인데 뒷골목 같아서 한적하고 분위기도 좋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쳤습니다. 사진전 플랜카드는 봤지만 어디가 입구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처음에는 셔터가 내려가 있어서 잘못왔나 생각이 들었네요. 자세히 보니 차고네요. 입구는 유리문을 열고 지하로 내려가야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정면에서 보면 어디가 갤러리인지 알기 쉽지 않습니다. 사이아트 갤러리라는 표시가 건물 상단에 있지만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저 영문 표기가 잘 들어오지 않을 듯 하네요. 


이것도 모르고 다른 곳을 찾다가 다시 찾아왔네요. 고생을 해서 그런지 더 기억에 오래 남을 듯합니다. 사이아트는 사이아트 스페이스와 사이아트 도큐먼트가 있네요. 제가 볼 사진전은 사이아트 도큐먼트의 사진전입니다. 




작은 갤러리였습니다. 아무도 없더군요. 보통 전시회를 감시하기 위해서 상주 인원이 있는데 아무도 없었습니다. 또한, 사진들도 액자에 넣은 사진이 아닌 프린팅한 사진을 압정으로 고정 시켜 놓았네요. 최근에 사진전도 실용주의 또는 전시회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액자를 넣지 않고 프린팅 된 사진을 전시하는 모습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판매가 잘 되지 않는 사진들은 액자에 넣지 않는 사진들이 많네요. 저도 액자가 꼭 필요한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사진전 이름을 소개 안 했네요. 사진작가 장수선의 <지하박물관 - 내가 그를 기억하는 방식>입니다. 


아주 독특한 사진들이었습니다. 먼저 사진 안에 사진이 또 있습니다. 이는 지하 공간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을 촬영한 사진을 지하 건설 공간을 스크린 삼아서 빔프로젝트를 쏘았고 이를 다시 사진으로 촬영 했습니다. 

장소는 인천시 서구 기장동 재개발 현장이라고 하네요. 아주 독특한 아이디어입니다. 어두운 공간에서 노동을 하는 노동자를 촬영한 후 화이트큐브인 갤러리가 아닌 지하 공간에 촬영한 사진을 촬영을 합니다. 그리고 그걸 다시 사진으로 촬영해서 화이트큐브인 갤러리에서 전시를 하네요.



이 사진을 보면서 왜 사진은 갤러리나 미술관 같은 깔끔한 정장을 입은 듯한 공간에서만 전시를 할까요? 길거리나 지하공간에서 할 수 없을까요? 또한, 사진전을 꼭 프린팅된 사진으로만 해야 할까요? 빔프로젝트로 할 수 없을까요?

왜 사진은 정지 사진으로만 전시할까요? 요즘 유행하는 15초 동영상 또는 움짤(움직이는 짤방)으로 담을 수 없을까요?
왜 사진은 일방적으로 바라만 보게 할까요? 함께 참여하는 또는 관객 참여를 열어 놓고 진행하는 진행형 사진전은 없을까요? 우리는 너무나도 관습적으로 사진을 바라보고 소비합니다. 꼭 그럴 필요가 없을까요?

최근에 동네 골목의 벽에 사진전을 하는 모습이 있던데 이걸 좀 더 확대 하면 어떨까 합니다. 또한, 최근에 빔프로젝트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는데 이화동 골목길의 담벼락을 캔버스 삼아서 사진을 전시하는 것은 어떨까 하네요.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한데 이걸 실현하기 쉽지 않을 것이긴 하지만 실현하면 꽤 흥미로울 듯합니다. 


직접 이 현장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쉽네요. 사진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 공간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촬영했습니다. 세상 어두운 곳에서 각종 멸시의 시선을 받고 사는 외국인 노동자에 플래시를 터트렸네요



지하박물관 사진전은 다른 사진전과 달리 주례사 같은 전시회 서문 대신 작가 본인의 이야기가 담긴 전시회 서문이 보이네요. 
전시회 서문에 깜짝 놀랐습니다. 작가 개인사를 적은 내용이 초반에 나왔습니다. 어머니 이야기 할아버지 이야기를 담백하게 담았네요. 보통, 자기 개인 이야기를 풀어 놓지 않는데 이 사진작가분은 자기 이야기를 술술 풀어 냈습니다. 그런 모습이 너무 좋았습니다.

주례사 같은 칭찬 일색의 잘 쓰지도 않는 현학적 단어를 덕지 덕지 붙어서 사진에 대한 경계심만 심게 하는 전시회 서문만 보다 이런 전시회 서문을 보니 너무 반갑고 재미있네요. 작가의 말처럼 동굴에 빔프로젝트로 사진 벽화를 만든 작업이네요. 



한쪽 구석에는 장수전 사진작가의 사진집이 놓여 있었습니다. 가정동에서와 높은곳 카타콤이라는 사진집이네요. 두 사진집과 이번 지하박물관 사진들의 공통점은 세상의 빛이 비추지 않는 존재들입니다. 인천 가정동의 재개발 지역의 빈집에서 다양한 빈집의 흔적과 빈집의 천장만을 담은 사진들이 가득했습니다. 



꽤 흥미로운 사진전이었습니다. 사진전의 주제도 주제지만 그걸 표현하는 방식이 꽤 독특하네요. 갤러리를 벗어난 사진전이 늘었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사랑의 왕래가 많은 곳의 건물 벽면에 빔 프로젝트로 사진을 투사해서 슬라이드쇼로 보여주면 야외 사진전이 될 수 있잖아요. 

너무나 경직된 관행을 고수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사진이 좀 더 다채로운 방법으로 소비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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