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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스타워즈가 한국에서 인기 없는 이유는 키스씬이 없기 때문

by 썬도그 2015.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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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관객들이 영화가 시작되면 나오는 테마 곡을 함께 따라 부르는 진풍경을 연출하는 유일한 영화가 바로 스타워즈입니다.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설날인지 추석인지 명절 특집 영화로 스타워즈 에피소드4를 처음 보던 날은 감격 그 자체였습니다. 광선검을 휘두르는 모습이나 홀로그램, 귀여운 R2D2와 휴머노이드 C3PO의 뒤뚱거리는 모습, 광선총과 X윙이 나는 우주 전쟁과 다스베이더라는 강력한 악당이 등장할 때는 지릴 정도로 무시무시했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본 최고의 악당은 다스베이더이고 지금까지 내가 본 최고의 SF 영화는 단연코 '스타워즈'입니다. 
저만 이런 것이 아닌 많은 남자 분들은 스타워즈에 대한 로망이 큽니다. 그 70년대에 여자 분들이 캔디나 밍키가 롤 모델이었다면 남자들은 제다이가 롤 모델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다니엘 크레이그가 레이에게 정신이 조종 당하는 스톰트루퍼로 자청해서 출연합니다. 이외에도 얼굴도 안 나오는 역할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휴 잭맨이 수다 떠는 스톰트루퍼로 자청해서 출연합니다.  이는 스타워즈에 대한 존경이라고 할 수 있겠죠. 



지금 미국 영화 흥행 역사를 새롭게 쓰면서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가 진군하고 있습니다. 
영화 흥행 집계 사이트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는 개봉 4일 만에 무려 3,376억원을 벌어들였습니다. 오프닝 스코어가 기존 1위였던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인 509억원을 제치고 668억원 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스타워즈 열풍이 후끈합니다.

아마 기존 흥행 기록을 싹 갈아 버릴 것 같은 느낌이네요



지금 전 세계에서 스타워즈 열풍이 불고 있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흥행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타워즈 깨어난포스가 밀린 2개의 나라가 있는데 한 곳은 한국이고 또 한 곳은 베트남입니다. 베트남은 한국 영화 '수상한 그녀'를 리메이크한 한국 베트남 합작 영화인 '내가 니 할매다'라는 영화가 2주 연속 흥행 1위를 기록하고 있고 한국은 히말라야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산악 드라마 영화가 1위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례적인 모습에 해외 언론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왜 스타워즈가 2위라는 의문을 보였고 나름대로 분석의 글을 썼습니다. 

가장 정밀하게 분석한 글은  스타워즈', 한국서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라는 기사로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기사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스타워즈 에피소드4 - 새로운 희망은 1978년 개봉해서 준수한 흥행 성적을 거둡니다. 
그런데 후속작품인 스타워즈 에피소드5 - 제국의 역습은 개봉을 하지 못합니다.  제 기억으로도 제국의 역습은 영화관이 아닌 MBC 주말의 명화에서 스타워즈 에피소드6 - 제다이의 귀환 개봉 한 해 전에 방영을 합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6 -제다이의 귀환은 미국에서 1983년에 개봉한 영화인데 한국에서는 4년이나 늦은 1987년에 개봉을 합니다. 당시는 막 VCR이 보급되던 시절이라서 불법 카피본으로 이미 스타워즈 제다이의 귀환을 본 사람들이 많아서 뒤늦은 개봉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합니다. 저 조차도 영화관을 혼자 갈 나이가 되었지만 보고 싶은 생각이 안들더군요. 그렇게 꼴랑 18만 명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두고 스타워즈 클래식 3부작은 끝이 납니다.

이후, 조지 루카스 감독은 머리속에만 있던 스타워즈 9부작 중 프리퀄 3부작을 1999년부터 다시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 프리퀄 3부작도 전 한 편도 영화관에서 보지 않았습니다. 스타워즈 광팬인 제가 이걸 영화관에서 보지 않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4-새로운 희망의 그 포스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스타워즈의 특장점은 뛰어난 시각효과의 차별성이 사라지자 별 느낌 없는 그냥 그런 SF영화로 보여지더라고요. 

위 기사는 한국에서 2위를 하는 이유가 스타워즈 클래식 3부작(에피소드4~6)의 졸렬한 개봉으로 인해 이 스타워즈 세계관에 충분히 젖은 팬들이 많지 않다는 점과 함께 제국의 역습을 TV로 시청한 관객들이 학습효과로 제다이의 귀환까지 TV로 시청하면서 TV 시리즈 물로 인식한 결과를 남겼다고 흥행 2위에 대한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스타워즈 흥행 2위의 이유는 러브 스토리나 감동 코드가 없기 때문

기사의 분석도 일리가 있지만 제가 느끼는 스타워즈가 한국에서 유독 흥행 성적이 좋지 않은 이유는 스타워즈 특유의 남성 취향적인 서사 구조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이 스타워즈 스토리의 근간은 우주 기사라고 하는 제다이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한 마디로 서부 영화의 건맨이나 기사가 주인공을 등장하는 남성 취향적인 이야기입니다. 비밀 병기이자  뽀대 작렬하는 광선검을 켜고 수 많은 악당을 물리치는 제다이 육성 과정은 남성들이 항상 꿈꾸는 성공 코드가 담겨 있죠.

처음은 초라했으나 끝은 위대했다는 흔한 성공담이죠. 여기에 시각 충격이라고 할 수 있는 뛰어난 특수 효과는 넋을 놓고 보게 만들었습니다. 지금 봐도 뛰어난 특수효과가 많이 사용된 스타워즈 클래식 3부작이었습니다.  여기에 레아 공주와의 살짝쿵 로맨스도 있어서 스타워즈 -새로운 희망은 여자 분들도 꽤 잘 봤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런데 제국의 역습에서 영화 사상 가장 유명한 대사인 "내가 니 애비다"라는 대사 이후에 공주 왕자가 나오는 동화가 아닌 성인물임을 드러내죠. 아버지가 아들의 팔을 짜르고 내가 니 애비라고 하니 막장 드라마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3편에서는 레아 공주와 루크 스카이 워커가 연인이 아닌 형제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 지쟈스라고 외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제 친구는 충격을 받고 짜증내 하더라고요. 저도 뭔가 좀 꺼름직하고요. 지금 생각하면 멋진 스토리지만 10대의 나이에 1편에서 두 사람의 로맨스를 응원했다가 입에 들어간 모래를  뱉어내듯 두 사람이 남매라는 사실이 짜증스러웠습니다. 

폄하하자면 우주 막장 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 이 스타워즈 서사 구조를 외면하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특히 여자 분들은 서사 구조 자체가 남자들을 위한 서사 구조이고 로맨스가 아닌 막장 코드가 많으니 외면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 보이더라고요.  남자분들은 아들내미 데리고 영화관에 갈 정도로 열광적이지만 우리네 엄마나 아가씨들은 이 영화에 딱히 매력을 못느끼는 것 같더라고요. 

키스 장면도 없고 남녀 주인공의 흔한 로맨스가 없고 그렇다고 액션 장면이 아주 빼어나거나 많은 것도 아닙니다.  스타워즈는 스타워즈  3부작 이상을 봐야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전 영화를 봐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진입장벽이 높은 것도 문제입니다. 

반면 히말라야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진입장벽도 낮고 스토리도 단순하고 한국 특유의 흥행 코드인 웃음 뒤 감동 한줄기라는 공식대로 만들어진 영화라서 인기가 많은 듯하네요. 



인터스텔라의 흥행 성공 이유는 가족 드라마였기 때문

반대로 같은 SF 계열의 영화였지만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인터스텔라로 무려 1천만 명이나 봤습니다.  이런 호성적에 미국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한국인들이 과학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고 하는데 제가 생각하기엔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SF영화나 과학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적이 별로 없습니다. 영화 평론가들이 극찬한 그래피티도 3백만 명 밖에 들지 못했고 마션 같은 경우도 당시 마션을 대적할 만한 영화가 없다는 좋은 포지션과 함께 하나의 트랜드가 되면서 중박을 낸 5백만을 냈지 대박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인터스텔라는 무려 1천만이 봤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과학 열풍이 불어서? 여러가지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전 기본적으로 인터스텔라의 서사에는 가족애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을 모든 사람이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재미있게 본 이유는 머피라는 딸과 지구를 구하기 위해 떠난 아버지 사이의 부성애가 중력보다 강력하게 작동했기 때문입니다.

크게 보면 인터스텔라는 과학 영화의 외껍질을 쓰고 있지만 그 속을 보면 가족 드라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반면 스타워즈는 과학 영화는 아닙니다. 그래비티나 마션, 인터스텔라로 어느 정도 과학적 기반을 둔 과학 영화가 아닌 공상이 더 큰  영화입니다. 그냥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를 만든 영화죠.  따라서 특수 효과와 서사와 액션이 빚어낸 영화입니다.

여기서 액션은 화려합니다. 레이저 빔 같은 광선 총과 우주선끼리의 전투와 광선검의 검술 액션까지 중세시대의 검술과 현대의 총까지 한 영화에서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비쥬얼 쇼크까지 주니 무척 화려한 외형을 가진 영화입니다.  다만, 이번에 개봉한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는 워낙 CG력이 좋은 영화들이 많이 나와서 그런지 BB-8의 귀여움과 밀레니엄 팰콘의 사막 비행 장면 말고는 스타워즈 만의 시각적 충격은 거의 없네요

문제는 스토리입니다. 스타워즈 시리즈를 안 본 사람들은 달리는 버스에 쉽게 올라타기 힘들 듯 쉽게 이 영화를 선택하는데 주저함이 있습니다. 여기에 흔한 로맨스도 없고 감동 코드도 없습니다. 스타워즈 보면서 감동을 느낀 적이 있나요? 이 영화는 스토리를 따라가는 영화지 무슨 감동을 주는 영화는 아닙니다. 오히려 쟤가 아빠였어? 쟤가 누나였어?라는 충격적인 스토리가 더 많죠.

한국에서 크게 성공하려면 아주 웃기거나  감동을 주거나 로맨스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스타워즈는 이 3개가 딱히 크지 않습니다. 
스토리 자체가 한국에서 크게 성공하기 힘들기 때문에 앞으로 스타워즈8이 나와도 큰 인기를 끌지 못할 듯 하네요. 

여기에 자막 있는  외국 영화를 싫어하는 관객이 많아진 것도 한 몫 하겠죠. 저도 점점 자막 읽는 것도 귀찮을 때가 많더라고요
요즘 한국 영화들은 그냥 제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철저하게 시장을 분석하고 영화 관람자들의 취향을 연구하고 그에 맞춘 영화들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즉 기획영화들이 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 관객의 습성을 아주 잘 알 고 있습니다. 그런 취향 분석을 하는 것도 한국 영화가 저는 딱히 재미있는 영화가 없다고 느껴지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은 한국 영화를 좋아하는 것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 영화들이 한국에서는 큰 인기를 못 끄는 경우가 많네요. 요즘은 한국에는 딱 2명의 감독만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분은 씨제이 감독이 고 또 한 분은 롯데라는 감독입니다. 씨제이와 롯데 두 감독이 모든 영화를 만드는 느낌이 강하네요.

여러모로 한국 시장에서 외국 영화가 크게 성공하기 힘든 구조고 스타워즈는 인기 있는 서사가 아닌 점이 2위를 만든 것 아닐까 하네요
그럼에도 스타워즈 시리즈 중에 최고의 흥행 성적이고 이 정도면 나쁜 흥행 성적은 아닙니다.  다음 편이 벌써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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