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서울사진축제 심포지엄에서 강홍구 사진작가는 강연 말미에 아주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건 바로 사진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사진이 있지만 이렇게 사진들이 다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라는 말을 통해서 현재 한국 사진들의 문제점과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에 대한 이야기도 했습니다. 


절대 공감이 가는 말입니다. 뭐 사진 잘 찍지 않은 입장에서 이런 말 하는 것이 쑥스럽긴 하지만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이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을 하루에 한 1천 장 이상을 소비하고 있습니다. 1천장이 뭡니까? 하루 종일 인스타그램 하는 분들은 하루에 1만 장의 사진도 볼 걸요. 

그런데 솔직하게 말하자면 눈에 확 띄는 사진은 한 장도 없습니다. 다 사진들이 거기서 거기에요. 흔한 먹스타그램, 흔한 셀카, 흔한 풍경사진, 흔하디 흔한 일상 사진이죠. 그 사진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일상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서 SNS 사진들을 보는데 거기도 똑같이 지루한 사진들의 연속입니다. 

물론, 달달하고 탐미적인 사진을 보면 감탄사가 나오기도 하지만 잠시 뿐입니다. 그냥 스크롤과 함께 기억속에서도 사라지죠. 


유명 출사지에서 촬영하는 사진들의 비슷비슷함

강홍구 사진작가는 요즘은 정보 교환이 빨라서 트랜드가 형성이 빨리 되고 그 트랜드가 빨리 소비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유명 출사지에서 촬영한 비슷비슷한 사진이 나온다고 말하더군요. 공감이 갑니다. 그래서 유명 출사지에 가면 정말 줄서서 사진을 찍는 풍경을 자주 보죠. 

이제는 워낙 서울과 전국의 유명 사진 출사지 정보가 널리 멀리 퍼져서 사람들이 몰려서 사진 촬영하는 모습이 많습니다. 단언컨데 그렇게 몰려서 사진을 찍으면 사진의 질을 떠나서 변별력 자체가 없습니다. 사진 동호회에서 유명 출사지에서 촬영한 사진들을 프린팅 한 후에 막 섞어 놓고 자기 사진 찾아보라고 해보세요. 찾기 쉽지 않을걸요. 

다만, 사진에 막 재미를 배우는 아장아장 걸음마 단계의 취미 사진가들은 유명 출사지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사진 찍는 재미를 익히는 것은 추천합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사진 레벨이 오르면 그런 흔한 출사 장소 말고  나만의 출사지를 찾던지 나만의 시선으로 담아야죠. 



이슈를 쫓는 다큐 사진의 휘발성

강홍구 사진작가는 심각한 어조가 아닌 가볍게 지나가는 말로 다큐 사진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가볍게 그리고 하나의 제안을 하는 글이니 너무 심각하게 읽지 마시고 조언 정도로 읽었으면 합니다. 

강홍구 사진작가는  다큐 사진작가들이 시위 현장이나 사회 이슈가 되는 장소에 가서 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을 거론하면서 그런 사진들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고 너무 이슈화된 피사체는 휘발성이 너무 강해서 많이 소비되지만 바로 잊여지는 짧은 생명력을 가진 사진이라고 지적합니다.

너무 핫한 소재는 휘발성이 강하다면서 남들이 찍지 않는 피사체를 꾸준하게 촬영하는 것이 오히려 다큐 사진의 정체성을 쌓아 올리는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조언을 했습니다. 물론, 이런 생각을 전 공감도 하면서 비판도 생각나네요.

먼저 핫한 소재, 예를 들어 연예인이나 이슈, 사건 사고의 현장의 사진은 분명 휘발성이 큽니다. 특히 연예인 사진이나 화재 현장, 사고 현장 사진은 흔하게 일어나는 일을 기록한 사진이라서 내가 촬영하지 않아도 다른 사진기자와 사진가가 숱하게 촬영을 합니다. 또한, 누가 찍어도 상관 없는 사진들이죠. 거기에 기록성도 없습니다. 흔하게 일어나는 사건 사고를 기록해봐야 뭔 의미가 있겠습니까? 소방대원들이 촬영하는 영상과 사진이면 됐죠.

그러나 광우병 시위 같이 서울 한복판이고 여러 사진가가 촬영하는 장소에 대한 비판은 공감을 해도 강정 마을이나  밀양 송전탑 시위 사진들은 의미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도 기록하지 않거든요. 따라서 강홍구 사진작가의 지적은 일면 맞지만 그 지역에 대한 특수성을 이해 못하는 말이라서 전체가 공감이 가지 않네요. 물론, 그곳에 수많은 사진가와 사진작가와 사진기자가 촬영을 합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의 숫자가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슈가 되는 사건 사고를 담는 사진은 길게 소비되지 못하는 것은 공감이 갑니다. 

강홍구 사진작가는 남들이 덜 관심을 가지거나 아예 관심도 없는 소재를 발굴해서 촬영하라고 권유하고 있네요. 
그래서 제가 내년에는 저만의 주제, 남들이 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소재를 가지고 하나의 주제를 담는 사진 시리즈를 만들 생각입니다. 뭐 사진 후보정도 제대로 못하는 생활 사진가지만 뭔가 만들어 보는 한 해가 될 듯하네요



한 발 떨어져서 촬영해라

강홍구 사진작가는 사건이나 이슈에 직접 들어가지 말고 한 발 떨어져서 관조적으로 사진을 찍는 것이 어떨까? 하는 제안도 하던데요. 이 말도 사람에 따라서 공감이 갈 수 있고 공감이 안 갈 수 있습니다. 

그건 개개인의 사진 촬영 스타일이고 세상을 보는 시선이니까요. 
세상을 목격자의 시선으로 보고 싶은 사진작가들이 있는데 이런 분들은 사진기자의 시선 또는 시대의 목격자가 되고 싶은 시선이겠죠. 그런데 아무리 멀리 떨어져서 관조적이고 객관적으로 본다고 해도 그게 절대 객관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다만, 그런 객관적 사진은 공감대 형성이 쉽기는 할 것입니다. 

사진작가의 주장을 모두 정답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섭취할 것은 섭취하고 내 생각과 다르면 비판을 하고 참고만 하면 되니까요. 그런면에서 강홍구 사진작가의 말은 버릴 것과 받아 들일 것으로 골라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제 생각에 반대하는 분들도 있고 저와 다르게 버리고 받아들이기도 할 것 같네요. 그게 좋은 시선이죠
제가 받아 들이는 부분은 "이렇게 다양한 사진이 있지만 이렇게 사진들이 다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즉 사진이 하나의 패션이 되어버리고 비슷비슷한 사진만 양산하는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많은 예술가들이 자신만의 시선, 소재, 장소, 색감, 구도, 편집, 스토리텔링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 아닐까요?
변별력. 이게 어쩌면 예술을 넘어 세상을 좀 더 풍요롭게 살아가는 원동력이 아닐까 하네요. 반골 기질, 삐딱하게 보기가 사진 잘하는 지름길이 아닐까요?


썬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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