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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2015 서울사진축제에 대한 쓴소리

by 썬도그 2015.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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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명 사진작가의 유료 사진전은 엄청나게 몰려서 보지만 정작 한국 사진작가의 무료 사진전은 찾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제가 좀 비약적으로 한국의 사진문화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처럼 카메라가 아닌 사진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 블로그가 거의 없습니다. 최근에 한 곳을 발견 했는데 꾸준하게 글을 쓰지 않더라고요. 

엄청난 숫자의 블로그가 있지만 어떻게 사진작가 소개를 꾸준하게 하는 블로그가 거의 없을까요? 이 자체만 봐도 한국은 사진 촬영과 카메라에 대한 열정만 가득한 나라지 사진을 보고 즐기고 토론하는 문화는 많지 않네요. 


초반부터 잔소리를 한 이유는 이 사진전 때문입니다. 현재  2015년 11월 25일부터 12월 25일까지 1달 간 서울시청과 북서울미술관에서 2015 서울사진축제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참여가 많지 않네요. 

뭐 솔직히 이번 2015 서울사진축제 기획의 미흡함도 있고 아쉬움도 분명 있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많은 사진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사진전이 큰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은 아쉽네요. 


1. 접근성이 떨어지는 북서울미술관 

사진 심포지엄도 있는데 영양가 높은 사진 강연도 있습니다. 지난 주에 인기를 끌었던 글 3개 모두가 구본창 사진작가의 강연이었습니다. 그러나 강연을 듣는 분들이 거의 없네요. 한 50명 정도? 위 사진은 한 국영채널에서 행사 풍경 카메라에 담는다고 몇 안 되는 사람들을 가운데에 몰아서 촬영을 하네요. 

한 마디로 그림 나오게 하려는 행동이었습니다.


그림을 만들기 위해서 가운데 모이라는 모습을 비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만큼 사람이 없습니다. 제가 이 서울사진축제를 매년 참여하고 듣고 있지만 올해가 가장 인기가 없습니다. 지난 주는 못갔지만 첫 심포지엄 풍경이 이러니 지난 주도 비슷했을 것입니다. 

50명도 채우지 못하는 사진강연 또는 심포지엄을 보면서 한 숨이 나오더군요. 더구나 구본창 사진작가는 국내외에서 알아주는 사진작가이고 탑 클래스 사진작가인데도 50명 남짓의 강의장에 앉아 있는 모습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것도 평일도 아닌 일요일인데 이렇게 사람이 없는 모습은 주최측의 문제가 크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유가 10개도 넘겠지만 북서울미술관을 서울사진축제 메인기지로 삼은 게 문제입니다. 북서울미술관은 노원구에 있습니다. 서울 끝이죠. 제가 사는 지역에서는 무려 1시간 30분 이상이 걸립니다. 물론, 노원구 근처에 사는 분들에게는 좋겠지만 접근성을 위해서라도 종로구나 중구에서 해야 합니다. 그래서  모임 가질때 종로나 중구가 싫어도 모두 공평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어서 종로에서 자주 만나죠

그래서 억지를 부려서더라도 서울 중심인 종로나 중구에서 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곳이 서울시립미술관이죠. 그런데 올해는 스탠리 큐브릭전 때문인지 서울 끝에서 하네요. 이렇게 접근성이 떨어지니 누가 쉽게 가지겠습니까.

그럼에도 사진작가가 좋으면 멀리서도 옵니다. 구본창 사진작가 강의때는 인천에서 온 분도 있더라고요. 
사진문화가 없는 현실과 무신경한 듯한 장소는 썰렁한 강의실을 만들어 놓았네요. 여기에 홍보부족도 아주 크네요. 



이는 위대한 여정이라는 사진전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오후 5시가 넘어가니 전시장은 썰물처럼 사람이 싹 빠져 나가서 황량하기만 했습니다. 서울사진축제의 흥행 실패는 장소 설정부터 잘못 되었고 이런 식으로 했다가는 2016년 서울사진축제는 사라질지 모른다는 생각도 드네요



2. 사진으로 되새기는 광복70주년? 주제가 명확하지 않는 사진전

작년까지 서울사진축제는 3년 동안 서울의 장소와 사람을 주제로 촘촘하게 서울이라는 이미지를 잘 길어 올렸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사진으로 되새기는 광복 70주년'이라는 슬로건으로 '위대한 여정'이라는 사진전을 기획했습니다. 


총 120여점의 사진을 통해서 광복 이후의 한국을 조명하는 줄 알았습니다. 1부는 무거운 흙을 들추고 2부는 넘치는 물을 따라서였습니다. 그러나 이 사진전은 광복과는 큰 관계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사진들이 그냥 현대 사진이고 기록사진이자 연출 사진이었습니다. 참여 작가들의 사진 성향을 보더라도 공통점들이 크게 있지도 않습니다. 


좀 심하게 말하면 그냥 여러 사진작가들의 사진들을 그러 모아서 전시하는 형태였습니다. 사진작가들의 사진들에 흐르는 공통된 주제의식은 없었고 그냥 그 사진작가의 최신작품을 전시하는 수준이었습니다.

따라서 80%는 이미 제가 봤던 사진들이었습니다. 제가 본 사진을 전시한다고 이런 지적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왜! 광복이라는 주제를 꺼내 들었냐 이겁니다. 차라리 요즘 잘 나가는 사진작가 눈여겨봐야할 현대 사진작가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요?


오히려 일본군 '위안부' 그 역사의 흔적이라는 전시회가 광복과 더 어울리네요. 그러나 정작 이 전시회는 서울사진축제 홈페이지에 소개도 되어 있지 않네요



물론 잘한 점도 있습니다. 서울도서관 1층에 사진책 전시회는 볼만 했습니다. 사진작가들이 추천하고 소장한 사진집을 소개하는 기획은 아주 좋았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이게 사진축제가 아닌 그냥 흔한 인기 없은 사진전 같다는 느낌입니다.

사진 문화를 공유하고 확산하고 즐기는 전시가 되었으면 하는데 너무 엇나간 듯하네요. 또한, 사진강의도 너무 사진작가들의 강연만 집중시켰는데 정작 사진을 취미로 하고 좋아하는 분들은 그런 인문학 강의 보다는  사진 쨍하게 찍는법, 야경 촬영법 같은 사진 테크닉 강연을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2012년의 심은식 사진가의 강연은 자리가 없어서 서서 보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것도 평일에 말이죠. 
사진 테크닉 강연과 사진 인문학 강의를 섞어 놓아야지 사진작가들의 인문학 강의만 넣으면 사람들이 잘 찾지 않습니다.
여러모로 올해 2015 서울사진축제는 썰렁함을 면치 못하네요. 내년에는 좀 더 대중적인 강연과 좀 더 대중이 즐길 수 있는 사진 코너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흩어져서 하지 말고 한 곳에서 하는 것이 선택과 집중면에서 더 좋습니다.

내년에는 좀 더 한 주제에 집중하고 좀 더 대중적이거나 호응도가 높은 사진축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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