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을 보러 산으로 산으로 올라갑니다. 산의 단풍이 보기 좋긴하죠. 그런데 꼭 산의 단풍만 예쁜 것은 아닙니다. 지표면에도 단풍이 들기 때문에 주변 공원에만 가도 가을을 흠뻑 느낄 수 있습니다. 4대 고궁이 가장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단풍 구경 코스입니다. 특히 창덕궁 후원은 절경이죠.
그런데 아이들이 있는 집은 그런 고궁 나들이 보다 더 좋은 곳이 있습니다. 바로 과천 서울동물원입니다. 아는 사람들은 압니다. 서울동물원이 꽤 경치가 좋다고요. 그래서 봄이나 가을에 가면 그 어떤 곳보다 볼 거리도 즐기고 쉴 거리가 많다는 것을요.
4호선 대공원역에서 내려서 코끼리 열차를 타고 가도 되고 리프트를 타고 가도 됩니다만 돈이 들죠. 좋은 팁 하나 알려드리면 대공원역 4번 출구에서 2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과천 현대미술관용 셔틀 버스를 타고 가도 됩니다. 현대미술관 관람객을 위한 셔틀 버스지만 현대미술관과 동물원인 서울동물원이 붙어 있어서 조금만 걸어가면 됩니다
그래서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이 나올 수 있었죠. 사실 서울동물원이 경치가 좋은 것을 잘 몰랐고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을 보고 알았어요. 영화 속에서 자전거 타고 가는 그 길이 서울동물원 길이라고 하더라고요. 하기야 에버랜드 보다 서울동물원이 좋은 점은 경치죠. 과천의 수려한 산새를 함껏 들이킬 수 있잖아요.
현대미술관 셔틀 버스에서 내린 후에 서울동물원 쪽으로 발길을 돌리다가 보니 단풍이 어마무시하게 펼쳐지고 있네요. 단풍 나무가 너무 근사하게 물들고 있어요
서울대공원은 좀 낡았죠. 80년대에 생겨서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어요. 80년대 당시나 동물원이 커서 좋았지 지금 기준으로는 솔직히 큰 변화가 없어서 잘 안 가게 되잖아요. 40대 이상 분들은 잘 아실거에요. 창경궁이 창경원이던 시절 동물 구경 하러 창경원에 갔었잖아요. 쇠창살에 동물을 가두어 놓았던 조막만한 동물원이 80년대에 현대미술관과 함께 서울동물원이 개장을 합니다.
그래서 아주 큰 동물원이 생겼어요. 이 서울동물원이 변신을 하고 있네요. 서울동물원에 들어선 후 깜짝 놀랐습니다. 서울동물원이 이렇게 예뻤나?
제가 서울동물원에 간 이유는 동물 구경이 아닌 동물들을 촬영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카메라 테스트 장소로는 최고의 장소가 서울동물원입니다. 선예도나 주밍 능력과 화질 등등 동물들의 섬섬옥수 같은 털 빛을 얼마나 재현하느냐를 통해서 카메라 성능을 테스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카메라 메이커들이 동물 특히 오색앵무새를 많이 이용하잖아요. 입구에는 여전히 문지기 역할을 하는 홍학이 있네요. 새다리는 언제나 얇고 기네요.
서울동물원을 주로 봄에 갔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고등학교 때도 봄에 갔고 그 이후에도 주로 봄이나 아니면 한 겨울에 갔었네요. 그래서 가을에 처음 온 듯 합니다. 그런데 아! 정말 경치가 좋네요. 가루수도 많고 먼 산의 단풍까지 볼 수 있네요. 연신 감탄 했습니다.
평일이라서 사람도 많지 않아서 더 그런 것도 있을 거예요.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뭔가 이상했습니다. 예전에는 저 조형물 없었거든요. 얼핏 들었는데 서울동물원이 그 간의 비판 그러니까 시설 개보수가 없어서 외면 받고 있다는 비판에 시달렸어요. 서울시가 운영하는 대공원인데 관에서 하다 보니 크게 신경 안 쓰나 봅니다. 그런데 최근에 예산을 탔는지 점점 개보수하고 있네요
'어린왕자'에 나왔던 사막여우는 자고 있네요. 정말 귀여운 동물이에요.
단풍 구경하러 딴데 갈 필요가 없네요. 이렇게 예쁘게 물든 산을 배경으로 서울동물원 전체가 가을이 가득하네요
서울동물원 바깥에 있던 유인원과 원숭이들이 안으로 들어왔네요. 예전에는 원숭이들이 서울동물원 바깥에 있었는데요. 지금은 안으로 들어왔네요. 그러나 아직 개장 전이라서 원숭이는 없었어요. 12월 초에 공사 완료 후에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조형물도 새로 생겼고요. 약간은 에버랜드 삘이 나네요
미어캣은 까불치고 있네요. 눈빛이 어이! 자네 왔는가 포즈네요. 이놈들 관람객을 구경하는 눈빛이네요. 자기들이 상전이라 이거죠.
부분적으로 아이들이 놀 수 있게 미끄럼틀이 많네요. 아이들 아니 유아들을 위한 배려가 많이 보였습니다. 사실 이 서울동물원의 주고객은 아이를 가진 30,40대 가족과 20대 청춘 남녀들이 데이트 코스로 많이 활용하잖아요
카메라 테스트 하러 왔다가 이런 풍경 사진만 찍네요. 안 찍을 수 없어요. 이렇게 고운데요
또 하나 변한 것은 편의 시설이 더 많이 늘어 난 듯해요. 이런 야외 정원도 있고요. 지붕 있는 테이블이 좀 더 많아졌으면 해요. 비오는 날, 눈 오는 날도 비나 눈을 피할 수 있게요. 아! 눈 오는날 동물원 가봐야겠네요. 근사할 것 같아요
겨울에는 다 실내에만 있어서 천상 동물 구경하긴 힘들겠네요
변화는 또 있었습니다. 편의점 CU가 들어왔고(이전에도 있었나?) 롯데리아도 있습니다. 푸드코트도 재단장했고요. 이전에는 정말 볼품 없었는데요. 그러나 길거리 편의점과 다르게 먹거리 위주로만 세팅을 해 놓았어요. 과자, 음료수 식사 대용품이 있는데 종류는 많지 않네요.
많은 분들이 곤충관을 건너 뛰는데 곤충관 가보세요. 볼 게 많아요. 특히 온실은 사진 찍기도 좋고 개구리도 많아서 구경할 게 많아요.
곤충관 길을 따라서 쭉 올라갔습니다. 여기도 은행나무가 큰 게 많네요
참. 오후 2시에 들어갔는데 오후 6시 폐장 시간에 나올 정도로 서울동물원을 다 보려면 오전에 와야해요. 그렇다고 하루 종일 걸어 다니면 피곤하죠. 그래서 전체 다 보려면 2번 정도 와야해요. 아이가 있으면 더 칭얼거리기에 부분 선택을 해야죠. 그래서 계획을 짜고 들어가는 것이 좋아요. 보고 싶은 동물만 쏙쏙 골라 보면 되니까요. 저 같은 경우는 부엉이길을 추천해요
이 부엉이길은 곤충관, 열대조류관, 큰 물새장을 지나가요. 큰물새장을 지나서 물개들을 보고 다시 올라가면 좋아요.
제가 이 길을 권하는 이유는 계곡을 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새들이 육상 동물보다 더 가까이서 보고 볼게 많아요.
제가 사진 테스트 할 동물은 열대 조류였어요. 이 녀석들 보호색인지 위협색인지 색이 엄청나게 화려해요. 지난 번에 갔을 때는 열대조류관이 공사중이었어요. 그런데 멋지게 리모델링을 한 후 개장했네요. 열대조류관에 들어선 후 여러 동물을 봤다가 한 곳을 쑥 들어가니 새들이 달겨드네요. 순간 움찔 했습니다. 새를 그냥 풀어 놓았더라고요.
오색앵무를 바로 앞에서 촬영할 수 있어요. 잉꼬 같이 생겼는데 사진 찍는데 귀 근처를 후두둑 지나가는 바람에 약간 놀랬어요. 이 녀석들 관람객을 깔 보고 있어요 ㅋㅋㅋ 덕분에 사람을 전혀 안 무서워하더라고요. 멋진 포즈도 취해주고요.
좀 더 큰 앵무도 많았습니다. 유황앵무에요. 색 보세요. 이거 때문에 카메라 테스트 하러 여기 온다니까요. 색재현, 선예도 등등 카메라 테스트하기 위해 태어난 동물 같아요. 뭐 OLED TV 모델로도 자주 나오죠. 예전엔 프린터 광고에도 많이 나왔죠
열대조류관을 나오니 근사한 풍경이 다가오네요. 가뭄이라서 계곡물이 많이 흐르지 않고 물도 탁하지만 계곡을 끼고 걷는 부엉이길이 아주 좋네요
열대조류관 건너편에는 큰물새장이 있어요.
여긴 망원 렌즈 테스트하기 좋은 곳이죠. 굳이 시골에 가서 새 촬영할 필요 없어요. 여기서 찍으면 되죠. ㅋㅋㅋ 물론 좀 편법이고 여기서 찍은 사진은 인정도 안 해주지만요. 그러나 망원렌즈 테스트하기에는 최고입니다.
3년 전에 왔을 때는 블랙 스완이 있었는데 안 보이네요. 검은 백조 보고 얼마나 놀랬는데요. 녀석이 저를 보고 다가오더니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눈동자가 뻘건게 무시무시했어요.
야외 테이블은 더 늘어난 것 같기도 하고요. 이런 테이블이 곳곳에 있어서 도시락 싸가지고 와서 먹기 좋아요.
또 추천하는 곳이 공작과 금계들만 사는 공작마을이에요. 여기도 사파리 형식으로 개방 되어 있어요
안에 들어가면 공작과 금계들이 뛰어 놀고 있어요.
계곡에는 원앙들이 목욕하고 있고요. 한 편의 달력이네요
곱게 빗어 넘긴 올빽머리 금계 보세요. 얼마나 도도한데요. 도도라는 단어 생각하니 눈쌀이 찌푸려지네요. 요즘 핫한 도도X
조류들이 있는 곳은 개방되어 있는 사파리 형식이라서 사진 찍기 너무 좋아요. 보기도 물론 좋죠. 공작마을 옆에 남미관 옆에 <미술관옆 동물원>촬영지가 있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가봤어요. 시간만 넉넉하면 가봤을텐데요
가장 큰 변화는 맹수류가 있는 호랑이관이였어요. 이전에는 쇠창살이 촘촘하게 쳐져 있어서 사진 찍기에도 보기에도 동물들도 좋지 못했어요.
그런데 좀 더 활동하기 편하게 리모델링을 했네요.
호랑이가 퍼질 정도로 좋은 시설로 바뀌었네요
관람하기 편하게 투명 유리로 바꾸었어요
사자관은 라이언 카페도 있는데 음료 마시면서 바로 옆에서 사자를 볼 수 있네요
동물들 안 보고 가을 경치만 즐겨도 입장료 3,000원 가치는 충분합니다.
지금 막 재규어나 치타, 표범 우리를 호랑이 우리처럼 자연 친화적, 관람객 친화적으로 변신하고 있네요. 진즉에 좀 하지 그랬어요.
이런 변화는 좀 일찍 했어야 했어요. 제가 서울동물원을 좋아하지 않았던 것은 동물들이 괴로워하는 표정이 역력하니 보고 싶지 않더군요. 동물들이 좁은 공간에 평생을 사는 것은 스트레스의 연속이에요. 그렇지 않아도 아직 예전 형태의 쇠창살 우리에서 사는 고등 동물들은 이상 행동을 보이는 동물이 꽤 보였어요
몇년 전에 탈출했던 말레이 곰을 보는데 말레이 곰이 10미터 거리를 왔다갔다 왕복 운동만 하더군요. 그 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런 행동은 동물의 자페적인 행동이라고 하더라고요. 다 스트레스 받아서 하는 행동인데 이런 행동은 늑대 우리에서도 볼 수 있었어요.
이 슬픈 눈빛을 돈 내고 보는 것이 기분 좋을리가 없어요. 그래서 전 동물원은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것도 좋은 생각은 아니니 최대한 사파리 형태로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크게 만들었으면 해요. 호랑이 우리처럼 크게 크게요.
서울동물원은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우리를 넓히는 것은 의지와 돈만 있으면 가능해요. 동물이 즐거워야 관람객도 즐겁죠.
그게 힘들면 동물 개체수를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동물 우리를 좀 더 키웠으면 해요
밤에 동물원의 동물들은 어떻게 지낼까 했는데 저렇게 붉은 등 아래에 있네요. 붉은 등의 정체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아마도 열선이 깔린 전열기 같네요. 밤에 춥잖아요. 특히 열대 동물들은 더 추위를 타고요. 야생 동물 우리에 야생화 된 고양이가 슬금슬금 지나갑니다.
겨울이 다가오네요. 겨울은 사람이나 동물에게 고통의 시간입니다. 특히 밤의 추위는 견디기 힘들죠. 쓰레기통 주변을 맴도는 길냥이가 눈에 밟히네요.
서울동물원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꼭 들려보세요. 성인 입장료 3,000원으로 무척 저렴합니다. 1만원이면 한나절 또는 반나절 데이트로 최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