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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광복 70주년 기념, 국화로 만든 독립문의 오류

by 썬도그 2015.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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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함평군은 11월 15일까지 광복 70주년 기념 국화 전시회를 하고 있습니다. 지나가는 길에 잠시 들려봤습니다. 


서울시청 광장 앞이 화사한 국화 꽃으로 가득 찼네요


많은 시민들이 잠시 가는 길을 멈추고 국화로 만든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저도 카메라 테스트도 할겸 겸사 겸사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정말 국화 예쁘네요





이런 앙증 맞은 허수아비들도 있고요




그런데 가장 거대한 조형물이 지어지고 있네요. 옆에서 볼때는 이게 뭔지 몰랐습니다. 



앞에서 보니 서대문 형무소 앞에 있는 독립문이네요. 광복 70주년을 기념해서 실제 독립문의 1/2 크기로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그런데 위 사진에서 틀린 부분이 있습니다. 뭘까요?

예전의 저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서재필 박사가 주축이 된 독립협회에서 일제로부터의 독립을 외치기 위해서 프랑스의 개선문을 본뜬 독립문을 만들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아무런 설명이 없으면 독립문은 일제로부터의 독립을 생각하죠. 

그러나 독립문은 일제가 아닌 청나라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문입니다. 



아시겠지만 조선은 청나라의 속국이었습니다. 아무리 우리가 조선이 위대하다 조상님들이 위대하다 어쩐다 해도 역사적인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됩니다. 조선은 청나라의 속국이 맞습니다. 아무리 그걸 미화해봐야 속국은 속국일 뿐입니다. 그래서 세자 책봉도 청나라 황제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수많은 사극과 영화에서 청나라 눈치를 보는 장면을 보여주잖아요. 다만, 속국이라고 해서 일부러 폄하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살기 위해서 엎드리는 것이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니까요. 다만 그 사실을 가지고 너무 폄하하거나 조선은 위대했다는 식으로 왜곡 시키면 안되겠죠. 

조선은 19세기 말 청나라로부터의 독립을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았죠. 청나라 사신이 서대문에 있는 영은문을 지나서 경복궁에 도착하면 조선의 왕은 황제급 대우를 해줬습니다. 이 영은문은 청나라 사신을 접대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문입니다.

청나라 눈치를 보던 조선은 서구 열강과 일본 제국이 호시탐탐 조선을 집어 삼키기 위해서 조선에 진출하자 지정학적인 위치를 이용해서 줄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청나라의 간섭과 영향력이 예전보다 느슨해진 19세기 말인 1897년에 독립협회는 영은문을 허문 자리에 청나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서 독립문을 만듭니다. 

당시 한국에 와 있던 러시아 건축가인 '세레딘사바틴'의 설계로 만들었습니다. 이 사바틴은 이 건물 말고도 고종이 커피 마시던 국내 1호 카페인 덕수궁 정관헌과 중명전 등을 설계했습니다. 

만약 이런 역사적 사실을 알았다면 광복 70주년 기념물로 국화로 만든 독립문을 만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만든이의 의도와 달리 난 서대문구에 있는 독립문을 일제로부터의 독립이라고 생각하겠어!라고 하면 말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역사는 여러 시선을 가지고 보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명명백백한 사실은 왜곡해서는 안됩니다. 

따라서, 일제로부터의 광복 70주년을 청나라로부터의 독립을 기원하기 위해 만든 독립문으로 곡해해서 사용하는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닙니다. 저걸 만드는데 아무도 이런 사실을 몰랐다면 그것도 문제입니다. 다만, 저와 같이 저 독립문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 적어서 그냥 무던하게 넘어가긴 하겠지만 시에서 하는 일이니만큼 좀 더 세심하게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서울시 공무원 분들 똑똑한 분들 많잖아요. 다음에 이런 행사할 때는 좀 더 세심하게 했으면 하네요. 광복 70주년을 축하하는 행사가 많지만 어떻게 된게 이 나라는 친일파가 득세를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여당 대표는 자신의 아버지의 친일 행적마저 부정하고 있고 그 시대는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만 늘어 놓습니다. 이래놓고 무슨 광복 70주년을 기념합니까?

저승에 있는 독립투사들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일이 매일 일어나네요. 이러고도 무슨 광복을 기념합니까? 이제라도 친일파를 청산하고 난 후에 광복을 기념해도 늦지 않습니다. 비정상의 정상이 계속 되는 한 우리는 광복을 기념할 자격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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