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IT월드

삼성전자의 불쏘시개가 되어버린 삼성카메라가 사라진다

by 썬도그 2015. 10. 23.
반응형

삼성의 다른 제품은 딱히 매력을 느끼는 제품은 없습니다. 노트북은 예쁘지만 가격이 비싸고 스마트폰도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삼성전자 제품은 가격이 비쌉니다. 대신 A/S는 좋죠. 그러나 가전제품이 생각보다 고장이 잘 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전 가성비를 제품 선택의 최우선으로 합니다. 브랜드 파워는 좀 떨어져도 성능 좋고 가격도 싼 제품들을 선호합니다. 

그러나 삼성전자 제품들은 대체적으로 가격이 비쌉니다. 가성비와는 거리가 먼 브랜드이죠. 특히 한국에서는요
그럼에도 딱 하나 괜찮은 삼성 카테고리가 있는데 그건 바로 삼성 카메라입니다. 


삼성 카메라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삼성 미놀타 시절이 나옵니다. 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해준 이야기가 생각나네요. 고등학교 선생님은 한국에서 카메라 만드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데 그 이유는 인구 1억 명이 넘지 않으면 카메라 같은 사업을 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내수 시장이 받쳐줘야 하는데 한국 인구는 1억 명이 되지 않아서 내수 시장에서 폭발적으로 팔리지 않으면 카메라 제조 사업을 하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삼성은 일본 미놀타와 제휴해서 카메라 기술을 차곡차곡 배웁니다. 초창기는 삼성미놀타로 활동하다가 90년대 중반부터인가 삼성 단독 브랜드로 카메라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삼성 브랜드가 찍힌 카메라는 SLR은 아니고 주로 자동 카메라였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삼성 카메라는 삼성 항공이 만들었습니다. 이후 2000년대 중 후반 디지털 카메라 시장이 활짝 열리자 삼성 카메라는 삼성 테크윈에서 생산했습니다. 


삼성테크윈에서 생산하는 삼성 디지털 카메라는 삼탁스라고 해서 팬탁스와 기술 제휴를 통해서 DSLR라인을 구축하고 디지털 콤팩트 카메라에 많은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삼성전자는 전자 기술은 좋았지만 광학 기술이 뛰어나지 못해서 렌즈는 슈나이더 렌즈를 사용하다가 롤라이를 인수해서 카메라 기술을 흡수합니다. 여기에 CMOS 이미지 센서도 자체 생산하면서 니콘과 반대로 광학 기술은 높지 않지만 이미지 센서를 직접 만드는 몇 안되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콤팩트 카메라 시장에서 큰 활약을 했던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DSLR 시장에서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워낙 니콘과 캐논이라는 산이 너무 커서요. 
그래서 미러리스 시장이 열리기 전에는 자동 카메라 잘 만들던 그 기술력으로 콤택트 카메라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듭니다.  삼성전자 콤팩트 카메라는 국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해외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보였습니다.

올림푸스 뮤 시리즈와 캐논과 함께 콤팩트 카메라의 3대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제가 봐도 삼성 카메라는 콤팩트 카메라들이 매력적인 제품들이 많았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셀카 찍기 좋은 180도 틸트 액정도 삼성전자가 최초로 선보였던 기능입니다. 



가성비 좋은 제품을 선보였던 삼성 미러리스 카메라

삼성전자는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이 열어 놓은 미러리스 시장에 뒤 늦게 뛰어듭니다. 그리고 나름대로의 자신의 개성을 찾습니다. 삼성전자가 찾은 개성은 가성비입니다. 원래 이 삼성이라는 브랜드는 가성비와는 멉니다. 그러나 카메라 시장은 워낙 강자들이 많고 삼성 브랜드가 큰 인기를 끄는 브랜드도 아니라서 삼성 브랜드 파워를 내세울 수 없습니다.

이에 삼성 카메라는 가성비 좋은 제품을 계속 선보입니다. 특히, 렌즈가 꽤 많이 출시 되었고 가성비 좋은 렌즈가 많이 출시 되었습니다. 성능은 같으면서도 경쟁 브랜드나 경쟁 제품보다 싼 삼성 미러리스는 국내 미러리스 시장에서 잠시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잘 쓰지 않는 초점링을 아이펑션을 누르면 조리개, 셔터스피드와 ISO를 조절할 수 있는 다이얼로 활용할 수 있는 빼어난 아이디어도 자주 선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빼어난 아이디어는 가끔 어쩌다 선보이는 기능이고 삼성 미러리스 카메라는 다른 브랜드가 먼저 선보인 기술을 아주 빠르게 흡수해서 6개월 또는 1년 만에 선보였습니다.

이는 다른 카메라 브랜드들도 마찬가지지만 삼성 카메라는 삼성 특유의 계승 발전(?)의 DNA에 최적화 시켜서 다른 브랜드에서 먼저 선보인 기능을 계승 발전 시킵니다. 이렇게 가성비가 좋은, 특장점은 거의 없지만 단점도 거의 없는 미러리스 제품을 삼성은 만들고 어느 정도 시장에서도 인기를 끕니다. 



삼성전자에 인수된 삼성카메라 괴상한 제품을 만들다

삼성 항공에서 삼성 테크윈으로 그리고 삼성카메라는 2010년 삼성전자로 이동합니다. 삼성전자라는 전자업체와 디지털 카메라의 전자 기술이 만나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함입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히 가야할 곳으로 간 것으로 생각됩니다. 문제는 삼성전자로 옮긴 삼성카메라는 이상한 제품들을 만듭니다. 



삼성전자에 인수된 후 삼성전자는 콤팩트 카메라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넣은 제품을 세계 최초로 선보입니다. 이는 괜찮은 시도입니다. 사람들이 화질이나 해상도가 낮아도 스마트폰을 쓰는 이유가 촬영한 사진을 바로바로 SNS에 올릴 수 있기 때문이죠. 

반면, 콤팩트 카메라는 촬영한 사진을 바로 SNS에 올릴 수 없습니다. 이에 삼성전자는 앱을 마음대로 추가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한 콤택트 카메라를 선보입니다. 이때만 해도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긴 것이 좋아보였습니다. 그런데 괴상한 제품 하나가 투어 나옵니다. 그 제품은 바로 갤럭시NX입니다. 

이 갤럭시NX는 갤럭시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한 미러리스 카메라입니다. 보통 있어야 하는 버튼들이 싹 사라지고 대부분의 설정을 터치로 해야 하는 방식입니다. 즉 스마트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터치식 메뉴 설정이 신박할 것 같죠? 아닙니다. 터치식으로 하면 반응 속도고 늦고 잘못 터치하면 엄청나게 빡칩니다.

바로 앞에 기가 막힌 풍경이나 드라마가 나오고 있는데 잘못 터치해서 그 순간을 포착하지 못해봐요. 얼마나 빡치는데요. 그래서 AF가 느린 제품은 정말 짜증납니다. 셀럽이 바로 앞에 있는데 초점을 맞추지 못해서 헤롱헤롱 거려봐요. 얼마나 짜증나는데요. 


그런데 이런 식으로 모든 것을 터치식으로? 스마트폰이면 모를까 카메라가 터치식으로 하는 것은 배터리 낭비도 있고 조작성도 빠른 설정 변경도 할 수 없습니다. 특히나 겨울에는 장갑 벗고 일일이 터치해야 하잖아요. 



결정적으로 이 제품은 부팅 시간이 30초가 넘습니다. 아니 어느 카메라가 부팅 시간이 이렇게 길어요. 주머니에서 꺼내서 파박 찍어야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는데 30초라는 부팅 시간은 카메라이길 포기한 제품입니다. 차라리 듀얼 부팅을 지원해서 퀵 모드를 탑재 하던지요. 이런 괴이한 제품을 내놓게 한 사람은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입니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은 2015년까지 미러리스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2015년 현재 삼성전자 미러리스 제품은 존재감이 거의 다 사라졌습니다. 신제품도 안 나오고 사진영상기자재전에도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저런 괴이한 제품 대신에 미러리스 제품 시장에 좀 더 집중하고 현재처럼 다른 브랜드가 만든 것 그대로 따라하는 식이 아닌 자신만의 개성을 찾아야 하는데 개성 찾기도 안 하고 이상한 제품이나 만드는 등 헛발질을 연속하다가 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몰립니다. 


삼성전자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의 카메라 성능이 좋아지면서 사라진 콤팩트 시장





같은 회사 제품이 같은 회사 제품을 먹어 삼키는 카니발리즘 현상이 삼성전자 안에서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삼성전자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의 카메라 성능이 크게 좋아지자 사람들이 컴팩트 카메라를 구마하지 않기 시작합니다. 제가 봐도 이제는 스마트폰 사진 품질이 워낙 좋아져서 블로그 포스팅도 스마트폰 카메라 사진을 이용해서 해도 될 정도더라고요. 

이렇게 스마트폰 카메라와 콤팩트 카메라 시장이 겹치면서 콤팩트 카메라 시장은 붕괴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카메라 수익은 콤팩트 카메라에서 많이 나왔는데 이 시장이 축소되기 시작하니 삼성카메라 수익성은 크게 휘청입니다. 

이런 변화는 누구나 예상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콤팩트 카메라 시장에 신경을 끄고 미러리스 쪽만 바라봅니다. 반면 니콘은 65배 광학줌이 되는 콤팩트 카메라를 선보이면서 스마트폰의 최대 약점은 광학줌이 안되는 것을 역이용한 제품을 선보입니다. 이 제품은 이번 슈퍼문이 뜨기 전에 불티나게 팔렸다고 하죠.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미러리스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냐? 그것도 아닙니다. 워낙 미러리스 시장이 소니로 확 기울면서 다른 브랜드들도 울상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미러리스 시장에서 이렇다 할 눈길을 주는 제품을 만들지 못합니다. 

그리고 어제 삼성 카메라 인력을 다른 부서로 재배치 중이라는 소리가 들리네요. 아마도 삼성 카메라는 사업을 축소를 넘어 철수할 듯 합니다. 1978년부터 시작된 삼성 카메라는 2015년 운명을 다할 듯합니다. 지금까지 국내 유일의 카메라 제조업체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그 자부심도 뚫지 못하네요. 2015년 세계 1위 미러리스 제품을 만들겠다는 주장은 헛방이 되어버리고 오히려 사업을 철수 해버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삼성 카메라의 철수는 삼성전자 경영진의 오판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 갤럭시NX 같은 제품도 솔직히 이건희 회장의 지시로 만들어졌다는 소리가 많죠. 오너리스크가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그렇게 오너의 지시로 만들어진 제품이 얼마나 시장과 부합할까요?

문제는 삼성전자 제품은 앞으로 삼성 카메라 뒤를 따른 제품들이 꽤 많다는 것입니다. 이미 삼성 노트북은 유럽에서 철수 했습니다. 삼성 노트북도 솔직히 경쟁력 없죠. 국내에서나 삼성팬이 많아서 사지만 해외에서는 큰 매력이 없습니다. 이런 제품들이 계속 나올 것입니다. 삼성전자 제품 중에 창의적이고 매력적인 제품은 많지 않습니다. TV나 스마트과 세탁기 냉장고 쪽을 빼면 으뜸을 달리는 가전 제품이 몇개나 있을까요? 

이는 소니와 비슷합니다 아마도 삼성의 미래는 지금의 소니를 보면 될 것입니다. 완성품 보다는 부품 회사로 전락할 듯하네요. 오늘 기사를 보니 자동차 시장에 뛰어드는 듯한데. 차라리 그쪽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삼성 왕국은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장치 산업인 반도체라는 뿌리 깊은 캐시카우가 죽지 않게 계속 심폐소생술을 해주니까요. 그러나 다른 사업 분야는 점점 무너져 가는 느낌입니다. 

앞으로 샤오미처럼 타이젠으로 IoT쪽을 기웃거릴 듯한데 빠르고 전사적으로 하지 않으면 삼성전자의 미래는 어둡기만 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