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 여행을 소개하면서 방화수류정을 집중적으로 소개했습니다. 이 방화수류정은 북수문이라고 하는 7개의 아치형 수문이 있는 화홍문도 있어서 여름 풍경을 즐기기 좋습니다.
이 방화수류정과 화홍문 바로 옆에는 행궁동 벽화 마을이 있습니다.
이 방화수류정과 화홍문이 있는 곳은 수원 행궁동입니다. 이 행궁동에는 벽화 마을이 있습니다. 사진 찍기 참 좋은 동네죠.
전국에 벽화 마을이 많이 늘어서 좀 식상한 느낌은 들긴 합니다만 없는 것 보다 나아 보이네요. 특히나 골목이 사라져서 골목이라는 골목은 다 뜨고 있는 요즘에 골목과 벽화는 묘하게 어울립니다.
다만, 관리가 안되는 벽화는 안 한 만 못하죠. 행궁동 벽화는 그런대로 관리도 잘 되고 새로 생긴 벽화도 있는 등 생물처럼 펄떡입니다.
이 행궁동 벽화마을 한 가운데 <대안공간 눈>이 있습니다 .
요즘 대안공간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대안공간은 화이트 큐브라고 하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이라는 권위주의와 갤러리라는 상업주의에서 밀려난 예술품을 적극적으로 끌어안는 공간입니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어느 정도 인지도나 인기나 명성이나 그들이 만든 기준을 통과해야 합니다. 예술계는 다를 것 같지만 예술계가 오히려 가장 정치적이고 당파적인 곳이 아닐까 할 정도로 밀고 당기기와 줄서기가 많습니다. 따라서 줄을 서고 자기 포장력이 강한 예술가들의 작품이 미술관이나 갤러리 잘 걸립니다.
그런 제도권이나 상업성을 인정 받지 못한 작품들을 품어주는 공간이 대안공간입니다.
이 대안공간은 70년대 미술의 다원주의에서 나온 공간이기도 합니다. 세상은 아직도 특히나 한국 같이 흑백논리가 주요 논리로 지배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권위주의자의 시선과 말 한마디가 슈퍼 파월~~~이 됩니다. 이는 권위주의자의 시선이 옳다고 하는 흐름이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세상은 수억 명의 사람이 있고 그 사람마다 각자의 시선이 있습니다.
권위자가 A라고 해도 난 B같아 보이는데요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시대이고 이는 뭐가 맞다고 할 수 없죠.
그런 다원주의적인 시선으로 보면 미술관의 시선과 갤러리의 시선이 옳다고 할 수 없습니다만 갤러리 관장이나 미술관 운영 주체자들의 시선에 들어온 작품들만 에어콘 빵빵 나오는 곳에서 전시하는 모습 자체도 비판해야 합니다.
미술관이나 갤러리 같은 화이트 큐브에 대한 비판적 시선으로 나온 곳이 대안공간입니다.
한국에는 대표적인 대안공간이 몇 곳이 있는데 그 중 한 곳이 이 <대안공간 눈>입니다.
대안공간들은 허름안 창고를 개조하거나 폐교 또는 도심에서 버려진 공간을 잠시 빌려서 전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 공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대안공간 눈>은 몇 번 지나쳤지만 들어가 보기는 처음이네요. <대안공간 눈>은 갤러리 전시 공간과 카페가 섞여 있습니다.
복숭아 아이스티는 4,000원이고 아이스 아메리칸노는 5천원으로 다른 곳과 비슷한 가격이네요.
마당에 들어서면 큰 아이스크림이 녹고 있네요. 아이스크림 조형물인데 달콤한 이미지로 다가오네요
2층 공간은 운영하는 분들의 사무실 같네요.
파란 마당 한 쪽에 꽃이 있는데 조화를 심어 놓았네요. 생화가 더 싸고 보기 좋을텐데 조화가 있어서 살짝 놀랬어요
대안공간 눈의 갤러리입니다.
7월 2일까지 안호성 작가의 우산지목이라는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석가래가 그대로 노출 된 모습이 한옥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고 있네요. 요즘 이런 식의 갤러리가 꽤 많더라고요
우산지목 전시회 작품들은 멀리서 보면 추상화 같이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참새들의 합창이 들립니다. 참새의 다양한 포즈가 점처럼 가득 박혀 있습니다.
우산지목은 소의 등처럼 맨들맨들한 산을 뜻하는 말로 맹자의 성선설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입니다.
선하게 태어나서 악해진다는 성선설을 저도 많이 공감합니다. 어렸을 때 착하고 선했던 아이들이 나이들수록 세상에 물들어서 악행을 일상의 일처럼 행합니다. 이는 최근에 나이든 사람들이 공중도덕이나 법을 지키지 않고 오히려 삿대질을 하면서 어린 놈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성선설이 맞다는 생각마저 드네요
공중도덕을 20대들이 더 잘 지키고 중노년들이 더 안 지키는 것 같습니다. 가만히 유심히 보세요. 길거리에서 공중도덕 안 지키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이 많은 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곱게 늙자라고 다짐하곤 합니다.
사람은 본래 선한 마음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성선설을 담고 있는 이야기이다. 나는 이러한 성선설을 근래의 우리들은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지에 대해 생각해 봤다. 내가 바라보기에 현재의 우리는 모두 자기 자신부터 주변 사람들, 사회 전체에 대한 실망과 무력감에 함몰되어 있다. 사람이라는 존재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도리들이 쉽게 무너지는 현상들을 바라보며 우리는 우리 존재에 대한 회의에 잠겨간다. 우리는 끝도 없이 빠져드는 회의라는 늪에서 헤어나오기 위해 발버둥 쳐보지만 의지할 것 없는 허공 속을 휘저을 뿐이다. 언제 숨이 막힐 지 모르는 끝없는 불안은 우리를 날 짐승과 같은 모습으로 변모시킨다. 이런 상황에서 몇이나 되는 사람들이 티끌 없는 마음으로 ‘사람은 본래 선하다’라는 문장에 호응할 수 있을까.
본래 산이 갖고 있어야 할 역할을 하지 못하는 민둥산. 그곳을 떠나간 많은 것들을 생각하며 전시를 준비했다.
안호성 작가의 작가노트 중에서 (http://www.spacenoon.co.kr/noon/frame01.htm)
갤러리는 크지 않지만 이런 큰 창문도 있어서 운치도 있습니다.
ㄱ자로 꺾인 갤러리 한쪽에는 다른 작가분의 전시도 함께 하고 있네요. 여기가 2갤러리인가 봅니다
전은진 작가의 You are not alone 전시회입니다.
문을 나서는데 앞에 아이스크림이 크게 담기네요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그냥 나왔습니다. 입구에 아이스께끼도 팔고 있네요.
대안공간 눈 바로 옆에는 예술공간 봄도 있습니다. 예술공간 봄은 전시실도 있고 카페와 아트샵도 있습니다. 2개의 건물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속에 들어가 보지 못했지만 다음에 찾아갈 때는 카페에 들려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