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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시스턴스가 만든 그림과 사진이 과연 그 작가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까?

썬도그 2015. 5. 11. 14:40

같은 것을 찍은 사진도 더 큰 이목을 끌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가장 간단한 것은 그 사진을 크게 인화해서 전시를 하는 것이죠. 크면 일단 사람들이 보게 됩니다. 최근에 대형 미술품들이 늘고 있는 이유도 크기가 크면 이목을 끌기 쉽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그 미술품이 우리에게 익숙한 일상용품이나 일상재를 확대해서 표현한 것이라면 친근감까지 있겠죠


세계적인 악동 아티스트이자 아티스트 중에 갑부 중에 갑부라고 하는 '제프 쿤스'는 풍선으로 만든 거대한 강아지 퍼피로 아주 유명한 세계적인 예술가입니다. 그렇다고 이 퍼피가 실제로 풍선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고 동으로 만들었고  그 위에 풍선 느낌이 드는 마무리를 한 것입니다. 

이 퍼피라는 작품은 큽니다. 아주 크기 때문에 딱 봐도 혼자 제작할 수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대형 미술품들은 많은 어시스턴트가 붙습니다. 제프 쿤스 같이 세계적으로 알려진 아티스트 같은 경우 많게는 50명에서 100명 까지의 어시스턴스가 붙습니다. 왜 이렇게 많은 어시스턴트가 붙을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작품이 잘 팔리기 때문입니다. 

1년에 약 20여 개의 작품을 꾸준하게 세상에 내놓을려면 제프 쿤스 혼자 하기 힘듭니다. 때문에 제프 쿤스는 많은 어시스턴트를 고용해서 자신의 작품을 그들에게 제작을 맡깁니다. 그럼 제프 쿤스 작품은 제프 쿤스가 땀 한방울 흘리지 않고 제작하고 세상에 선보이게 되는데 이게 과연 제프 쿤스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서울시립미술관 지하에서 매주 목요일에 펼쳐지는 미술평론가 반이정의 서양현대미술사의 첫 강의는 이 주제를 가지고 강연을 했습니다.  1강 제목은 <현대미술의 한 유형 - 공장형 작품 제작의 역설>입니다. 이 강의 내용과 제 생각을 추가해서 소개합니다. 



강의 초반에는 세계적인 유명 미술인들을 소개하면서 그들의 스타성을 부각시킵니다. 그리고 그들이 브랜드화 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한국에서는 자기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화를 가장 잘하는 미술가가 '낸시 랭'이 아닐까 하네요. 이렇게 자신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든 제프쿤스와 무라카미 다카시 그리고 데미안 허스트에 대한 소개를 합니다.

그리고 다른 기업 브랜드와 콜라보를 하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위 사진은 제프쿤스가 유명 와인브랜드와 콜라보를 한 전시회 사진인데 콜라보 인증을 하기 위해서 자신의 퍼피를 잡고 유명 와인 옆에서 같이 사진을 찍었네요. 어떻게 보면 노골적인 상품 홍보 전략이고 아티스트가 해서는 안 되는 행동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예술의 순수성 만을 따졌다면 제프 쿤스는 결코 인기 스타가 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제프 쿤스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것 아닐까 하네요. 



제프 쿤스나 무라카미 다카시와 같은 팝아트 계열의 작가들은 친근한 이미지를 적극 차용해서 자신을 브랜드화 작가들입니다. 이들은 작품을 많이 찍어내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A부터 Z까지 작가 혼자 헀다면 그렇게 많은 작품을 제작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어시스턴트가 붙어서 작품을 생산합니다.

이는 마치 공장에서 공산품을 제작하는 모습 같기도 합니다. 어시스턴트라는 노동자들이 미술품을 조립 제작하고 마지막에 브랜드 로고 찍으면 그 브랜드 제품이 됩니다. 제프 쿤스와 무라카미 다카시는 모든 것을 어시스턴트에게 맡깁니다. 반이정 강사에 따르면 미술계의 공공연한 비밀은 원로작가들의 미술 작품들이 대부분 어시스턴트가 제작을 하고 있고 제프 쿤스 같은 경우는 작품 제작에 아무런 관여도 하지 않는 다는 소리를 하더군요. 

좀 놀랬습니다. 저는 어시스턴트의 존재 이유를 이해합니다. 음식을 만들 때도 모든 음식을 요리 장인이 A부터 Z까지 다 만들지 않습니다. 요리 장인이 모든 음식 재료를 직접 만들지 않고 챙기지도 않습니다. 심지어 요리도 직접 하지 않습니다. 다만 음식 레시피 정도는 자신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과 함께 음식 제조의 마무리 과정에서 음식 감수를 하는 역할 정도는 할 줄 알았습니다만 기획, 홍보, 아이디어, 제작까지 모두 어시스턴트들이 한다는 말에 좀 놀랬습니다. 

물론, 모든 예술가들이 그런 제작 방식을 택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유명 팝아티스트들이 그런 제작 방식을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전혀 관여를 하지 않는 작가가 있는가 하면 아이디어나 기획 홍보는 작가가 관여하는 경우도 있고 모든 것을 어시스턴트에게 맡기지만 자기 이름이 찍힌 작품을 세상에 선보이기 위해서 낙관이라는 감수 정도는 하는 작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럼 어디까지 관여해야 그 작가의 작품이라고 인정할 수 있을까요?


<사진작가 김미루>

강의 내용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생각할 꺼리를 사진계로 확장해 보겠습니다. 먼저 사진은 미술품과 달리 여러 명이 달라 붙어서 찍지 않고 대부분은 사진작가 본인이 직접 찍습니다. 그러나 요즘 사진계도 대작화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미술관들의 규모가 커지니까 그 미술관 벽면을 꽉 채울 수 있는 대형 사진들 또는 제작비가 꽤 들어가는 연출 사진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런 대규모 연출 사진들은 어시스턴트들이 붙어야 합니다. 혼자 못 찍죠. 

그럼에도 셔터를 작가가 직접 누르지 않더라도 그 사진은 사진작가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진에 작가 본인이 직접 등장하는 사진은 어떤가요? 몇년 전에 제 블로그에 한 분이 김미루 사진작가처럼 사진을 직접 셔터를 누르지 않고 사진에 작가 본인이 등장하는 사진은 작가의 사진이라고 할 수 있냐는 질문이 올라왔습니다. 저는 비록 어시스턴트나 셔터를 눌렀다고 해도 그 작품의 아이디어는 작가 본인에게 나왔다면 그 작가의 사진이 맞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사진작가 신디 셔먼>

사진작가 신디 셔먼도 자신이 직접 프레임 속으로 들어가서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로 유명하죠. 신디 셔먼은 자신을 하나의 피사체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셔터를 직접 누르지 않지만 아이디어는 신디 셔먼 본인 것이기에 우리는 그녀의 사진을 신디 셔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예술품을 공산품이라고 생각한 '앤디 워홀'의 발칙한 생각이 등장한 후 과연 예술품은 작가 자신이 만들지 않아도 그 작가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앤디 워홀'은 팩토리라는 공간에서 수많은 아티스트들과 함께 다양한 작품을 만듭니다. 본인이 직접 만든 것도 있고 다른 작가나 어시스턴트의 작품을 자신의 작품으로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무려 18명의 어시스턴트 두고 작품을 대량 생산하는 모습은 마치 말 그대로 공장 같기도 합니다. 
제프 쿤스 같은 경우는 1년에 회화 10점, 조각 10점을 생산하는데 어시스턴트가 무려 150명이나 됩니다. 제프 쿤스 공장일까요? 


그럼 예술품과 공산품의 차이는 뭘까요?
상품, 사물, 미술은 모두 시각이 주체가 됩니다. 따라서 크게 보면 형태로 승부하는 것은 비슷하죠. 그러나 차이점이 있다면 실용적인 목적이 있는 것은 공산품이고 실용성이 없는 사치재는 예술품입니다. 그러나 이 경계도 요즘 허물어지고 있죠. 상품의 외형을 담당하는 디자인이 점점 예술로 취급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차이점이자 큰 차이점은 개수가 아닐까요?
예를 들어 아이폰은 아이폰을 살 돈이 있으면 누구나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 만큼 세상에 많이 생산된 제품입니다. 반면, 예술품은 개수가 많지 않습니다. 제프 쿤스라고 해도 1년에 생산하는 개수가 정해져 있습니다. 돈이 있다고 모두 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아주 많은 돈을 준다면 경매를 통해서는 직접 구매할 수는 있겠지만 그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일반인이 아닌 콜렉터들이 수집을 하듯 삽니다. 

수많은 어시스턴트가 달라 붙는 것은 대량 생산을 하기 위함이 아닌 거대한 작품 1개를 만들기 위해 달라 붙기 때문입니다. 즉 개수가 적고 그래서 희소가치가 있습니다. 만약 제프 쿤스 공장이 있어서 저 거대한 풍선 인형 같은 퍼피를 1년에 수천개 씩 찍어서 전 세계 도시에서 구매한다면 그게 큰 가치가 있을까요?

그래서 사진은 무한 복제가 가능한 매체이지만 사진을 소장하는 가치를 키우기 위해서 사진 인화 매수를 판매할 때 정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이 사진 작품은 평생 총 30장만 인화할 예정인데 그중 7번 째 인화한 작품을 판다는 것입니다. 사진 개수를 인위적으로 조절해서 희소가치를 늘리기도 합니다. 

이런 예술 공장들은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이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딸리기 때문도 있고 점점 작품 크기가 커지는 경향도 한 몫합니다. 여기에 HD세상이 되면서 시각적 만족도가 급속하게 높아지면서 뛰어난 시각적 결과물을 위해서 많은 물리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도 점점 어시스턴트 제도가 보편화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노화가 같은 경우 어시스턴트가 그려주는 그림을 자신의 그림이라고 전시하기도 합니다.  

그럼 이 글의 제목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죠.



어시스턴스가 만든 그림과 사진이 과연 그 작가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강연에서 이런 질문이 나왔습니다. 
어시스턴트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고 허영만 만화가도 문하생들이 배경 그림을 넘어 직접 캐릭터까지 그리기도 하는데 그 작품을 허영만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스토리나 어느 정도는 작품 제작에 참여하기 때문에 허영만 만화라고 인정한다는 소리가 있었습니다. 만약 제프 쿤스처럼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자신은 사기 당한 느낌이 든다고 질문자는 말했습니다. 이는 저도 공감합니다. 강연자인 반이정 강사는 일반인들이 이런 사실 즉 어시스턴트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하거나 문하생 같은 어시스턴트가 작품 제작에 대부분을 하고 있는 실상활을 알면 어떤 반응을 할지와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이런 것을 잘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저도 실상은 강의를 듣고 제대로 알았네요

또 다른 질문자는 요리도 모든 것을 유명 요리사가 다 할 수 없는 현실 때문에 어시스턴트가 요리를 하지만 그걸 그 유명 요리사 요리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최종 결과물에 대한 감수 정도는 하기 때문에 그 요리사 요리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합니다. 

저도 이 주장에  동의합니다. 제프 쿤스나 앤디 워홀이 직접 만들지는 않지만 최종 감수 정도는 하기에 그들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그들은 손하나 까닥 하지 않고도 낙관이라는 브랜드로 먹고 살기 때문에 최종 결과물에 자신의 이름을 쓰는 것 까지는 저도 이해하고 인정을 합니다.

그런데 작품 제작에 하나도 참여하지 않고 오로지 하는 것은 전시회에 와서 기자들 앞에서 사진 찍는 행위만 한다면 그게 그 유명 작가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강의장은 이 문제에 대해서 찬반 양론으로 열띤 토론을 했습니다. 결과가 나오는 것도 나올 수도 없지만 전 작가가 직접 만들고 아이디어도 내지 않아도 낙관이라도 찍는다면 그 작가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우리는 그 작품에 황홀경을 느끼기 보다는 이미 플라시보 효과(위약 효과)로 그 브랜드에 굴복하고 보기 때문입니다.


<어느 인민병사의 죽음 / 로버트 카파 사진>

솔직히 유명 사진작가 사진전가서 감동 받았다는 분들 중 대부분은 그 작품을 처음 본 것이 아닐 것입니다. 이미 인터넷이나 적어도 사진전 포스터에서 이미 본 사진입니다. 그렇다면 처음 봤을 때 충격을 받았다면 몰라도 처음에도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면 전시장에서도 아무런 느낌이 없습니다. 

위 사진처럼 보자마자 충격을 받고 사진가 이름을 찾는 사진도 있지만 로버트 카파 사진도 대부분은 아무런 느낌이 없습니다.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이미 그들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사진작가이기 때문에 감동을 받을 준비를 충분히 하고 사진전에 가서 감동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설득을 당한 상태에서 가서 보니 쉽게 감동을 할 수 있습니다.  

설득을 당한 이유는 바로 유명세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 작가가 왜 유명한지 이해하고 그 작가를 이해하나요? 아닙니다. 대부분은 유명하니까 이해하는 것이죠. 왜 유명한지에 대한 질문도 친구나 글을 통해서 학습하기 때문에 자기가 오롯하게 느끼기 보다는 학습으로 유명함을 이해합니다.  마찬가지로 제프 쿤스 작품도 무라카마 다카시 작품도 친근한 이미지 때문에 익숙하고 쉽게 친해집니다. 여기에 나도 이런 작가 작품은 안다는 허세도 가미 되면 우리는 유명 예술가를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하게 됩니다.

브랜드는 하나의 기호입니다. 그리고 그 기호를 착용함으로 자신도 브랜드의 일부가 되는 푸근함과 자기 허세에 대한 만족을 느낍니다. 따라서 제프 쿤스나 앤디 워홀이 손하나 까닥 하지 않고 어시스턴트가 아이디어부터 제작까지 만든 작품을 앤드 워홀의 자신의 작품을 선보여도 거부감이 안 들 것입니다.  

다만 최종 감사마저도 하지 않고 작품 셀렉팅도 하지 않고 전시회에서 인증샷만 찍는 예술가들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뭐 이런 생각도 근 미래에는 오류가 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어시스턴트의 존재를 거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해도 예술가가 어느 정도까지는 참여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전시장에서 사진 찍기 또는 언론 앞에서 V질하고 사진 찍는 역할만 하는 것도 그 사람의 전시회이자 작품이 맞다고 생각하시나요?

지금은 미술계쪽이 이런 식인데 근 미래에 사진도 이런 식으로 변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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