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에 일본인이 쓴 <아침형 인간>이라는 책은 한국을 강타 했습니다. 여기 저기서 나는 아침형 인간이 되겠다면서 술자리도 일찍 끝나고 가는 사람이 많았을 정도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조깅 같은 운동도 하고 신문도 여유롭게 읽는다면서 아침형 인간 자랑이 한창이던 사람이 많았습니다.
책을 읽어보지 못해서 책이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아 먹는다면서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라고 강요하는 책 같습니다. 그런데 아침형 인간과 반대 되는 올빼미형 인간 즉 저녁형 인간도 있습니다. 저녁형 인간은 새벽까지 자지 않고 깨어 있는 사람들인데 사람들은 이런 올빼미형 인간을 게으르다고 손가락질 합니다.
그러나 예술가들을 보면 주로 새벽에 활동하고 낮에 잡니다. 그런 예술가들이 게으른 것일까요? 자신의 생활 패턴과 다르다고 손가락질 할 필요 없습니다. 사람은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형 기질로 나눠지는 것이지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것도 모르고 우리는 모두 자신의 성향이나 기질은 무시하고 무조건 아침형 인간이 되자고 했으니 참으로 천박한 행동들이었습니다.
유튜브에 아침형 인간(early bird)와 저녁형 인간(night owls)에 대한 비교 영상이 올라왔는데 내용이 아주 좋네요
이 영상의 내용을 소개하자면 선사 시대 때는 인간이 집단 생활을 하면서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 2종류의 인간이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이 되기 전까지 아침형 인간이 동료들을 지키고 저녁에는 저녁형 인간이 일어나서 다음 날 아침 해가 뜨기 전까지 동료와 가족을 지켰습니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보초를 설 필요가 없습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근무를 하는 회사원들이 대부분이죠. 그런데 이런 근무 환경은 저녁형 인간에게는 힘든 시간입니다.
소셜 시차라는 것이 있습니다.
저녁형 인간으로 태어난 사람들은 현대인의 생활 리듬 즉 아침형 인간에 적응하지 못해서 평생 동안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 해서 비만 또는 낮 시간 동안 두뇌 활동이 떨어지거나 우울증을 일으키는 것을 소셜 시차라고 합니다
뮌헨 대학의 시간 생물학 교수는 뉴욕 타임즈에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3개의 시간 유형의 사람들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얼리버드, 중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형 인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얼리버드(아침형 인간)은 현대 생활에 큰 문제가 없으니 중간이나 올빼미형 인간, 특히 올빼미형 인간은 소셜 시차에 시달리게 됩니다.
이 올빼미 형 인간 즉 저녁형 인간은 낮 시간에 두뇌 활동이 떨어지고 우울증에 걸리기 쉬워서 여러모로 문제가 많지만 낮 시간 동안 태양 빛을 많이 쬐면 밤에 좀 더 일찍 잘 수 있습니다. 여름은 해가 길기 때문에 모든 형태의 인간이 수면 장애를 겪지만 겨울에는 모든 인간형이 푹 잘 수 있습니다. 밤이 일찍 시작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녁형 인간은 겨울이 좋습니다
저녁형 인간은 아침형 인간의 뇌에 비해 뇌의 논리력을 관장하는 신경 세포체가 적고 감정을 안정화 시키고 기분을 좋게하는 세로토닌과 도파민 등의 호르몬이 통과하는 신경 경로가 적습니다. 그래서 우울증에 아침형 인간보다 더 많이 걸립니다.
그러나 저녁형 인간도 좋은 점이 있습니다. 저녁형 인간은 창의력과 인지 능력이 아침형 인간보다 높습니다. 또한 스트레스 저항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 수준이 높아서 스트레스를 견디는 힘이 좋습니다. 그래서 위험하고 위기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잘 견디면서 일을 해쳐나갑니다. 아무래도 뮤지션이나 화가, 음악가, 소설가 등이 새벽에 일을 하는 이유가 다 있었군요. 저도 새벽에 글을 쓰면 낮에 쓰는 것보다 더 잘써집니다. 집중도 잘 되고요. 저는 저녁형 인간인가 봅니다.
아침형 인간은 즉각적으로 행동할 수 있지만 저녁형 인간에 비해 빨리 지칩니다. 1시간 후의 반사 속도는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이 동일하지만 10시간 후에는 저녁형 인간이 더 높습니다. 지구력은 저녁형 인간이 더 좋네요
유전자 연구에 따르면 체내 시계는 DNA에서 만들어지는데 유전자 코드의 차이가 아침형 인간, 저녁형 인간을 만들어 냅니다.
흥미로운 것은 아침형 인간은 오전 11시 전후부터 저녁 6시 이전에 죽을 확률이 높습니다. 수많은 학생들이 저녁형 인간이 됩니다. 과제하다고 밤을 꼴닥 세우고 논다고 밤을 지새우고 시험공부 한다고 밤을 새는 학생들. 이는 사춘기에 호르몬 균형에 변화가 생겨서 발생하는 것인데 이건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래서 사춘기 학생들이 새벽까지 잠도 안자고 친구와 카톡을 하나 봅니다.
하지만, 세상은 아침형 인간에 맞춰서 돌아가니 아침형 인간으로 억지로라도 살아야 합니다.
저는 저녁형 인간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형태의 인간인가요? 저녁형 인간인데 예술가 같은 자유롭게 잘 수 있는 분이 아니라면 회사 생활하기 좀 괴로울 것입니다. 하지만 햇빛을 많이 쬐서 수면 시계를 앞 당기는 것도 하나의 요령입니다.
이렇게 사람마다 기질이 다른데 그걸 무시하고 모두 아침형 인간이 되겠다는 소리는 비과학적인 소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