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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대한 단소리

이화 벽화마을에서 만난 푸짐한 양이 구수한 하늘분식

by 썬도그 2014.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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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 벽화마을은 외부인들을 위한 공간이었습니다. 이화 벽화마을에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밤 낮으로 수 많은 관광객이 오지만 정작 그 마을에 사는 사람들에게 돌아오는 혜택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쓰레기와 소음으로 인해 사는데 불편할 뿐입니다.

그래서 삼청동의 북촌 한옥마을에는 곳곳에 주민들이 살고 있으니 조용히 다니라고 안내판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슈퍼를 운영하는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눴더니 사람들이 북적여서 좋은 점도 있지만 제가 지적한 대로 시끄러운 것도 있긴 하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사람이 많이 오면 슈퍼가 잘 되기에 좋다고 하시네요.

그러나 슈퍼마켓을 운영하지 않고 쉬고 자는 공간이라면 관광객들의 몰림이 썩 좋아 보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최근에는 서울시가 좀 더 적극적으로 개발해서 관광 상품화 해서 좀 더 화사해지고 주민들과의 조화도 어느 정도 잘 이루어지는 것 같아 좋아 보이기는 합니다.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려면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가게나 음식점이 좀 더 많아져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주택가에 갑자기 음식점이나 카페가 많아지면 오히려 이화동 벽화마을의 정체성이 흐려지고 또 하나의 삼청동 골목이 되기에 이것도 문제입니다. 


중요한 것은 주민과 시와 자본이 서로 협의를 하면서 서서히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것입니다. 삼청동은 자본이 전격전을 하면서 많이 망가졌습니다. 조용한 것이 매력이었던 삼청동에 온갖 프렌차이즈 커피숍들이 들어서면서 옛 정취는 다 사라지고 강남의 가로수 길이 되었습니다. 

이화 벽화 마을도 그렇게 변해가는 것 같지만 아직까지는 자본의 큰 물결에 휩쓸리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화 벽화마을에는 날개 그림이 있는데 날개 그림이 있는 곳에서 살짝 옆으로 이동하면 하늘 분식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은 이전에는 중앙 공조 ENG라는 간판이 있었던 곳으로 작은 공장 같은 곳이였습니다. 그런데 이곳이 분식점이 생겼네요. 이화 벽화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면 좀 쉬면서 음료수나 팥빙수나 시원한 냉면이나 국수를 한 사발 먹고 싶었는데 여기에 '하늘 분식'이 생겼네요. 



테이블은 3,4개 정도라서 크지 않습니다. 장소는 크지 않지만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 놓았네요.



가격이 무척 쌉니다. 물냉, 비냉이 5천원, 국수는 3천원 정도입니다. 대학로보다 훨씬 싸네요. 



더운 날씨에 지켜서 좋아하는 물 냉면을 시켰습니다. 



비냉도 시켰는데 양이 아주 푸짐합니다. 





아주 맛 있지는 않지만 맛이 없지도 않습니다. 그냥 흔한 분식점 냉면 맛입니다. 약간 모자른 맛은 양으로 덮고 있네요. 양이 아주 많이 나오거든요. 배고팠던 차에 만난 냉면을 한 숨이 마시듯 먹었습니다. 


다양한 분식을 팔고 있는데 가격이 저렴한 것이 아주 좋네요. 학교 앞 분식집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이곳 토박이 주민이 운영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지역 주민에게 도움이 되고자 들어간 하늘 분식, 들어가서는 또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푸짐한 양의 음식을 제공하네요. 다음에는 잔치국수를 먹어봐야겠습니다. 


한켠에는 오래된 라디오가 있는데 저게 미제라던가? 아무튼 외국 라디오인데 북한 방송까지 잡힌다고 하네요.  


이화 벽화마을은 계단이 많아서 조금만 움직이면 금방 지칩니다. 그때 이 하늘분식에서 허기를 달래 보세요. 인테리어도 소박하고 깔끔해서 좋고 싸고 양 많은 분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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