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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부모님의 사랑을 가득 느낄 수 있는 두근두근 내인생

by 썬도그 2014.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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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초반에는 진행 형식이나 소재가 안녕! 헤이즐과 비슷해서 한국판 안녕! 헤이즐인가 했습니다. 조로증에 걸린 시한부 인생을 사는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최루성 영화인 줄은 알았지만 그 눈물을 전달하는 방식이 안녕! 헤이즐과 여러모로 비슷합니다.
그래서 웃기는 장면에서도 시니컬한 태도로 시무룩하게 봤는데 이 영화 결국 후반에 예상치 못한 주제에 절 울게 만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전합니다. 


시종일관 웃기는 장면이 많은 최루성 영화 '두근두근 내인생'

불치병인 조로증에 걸린 아름이는 16살 나이의 소년입니다. 그러나 원인을 알 수 없는 일반인보다 늙는 속도가 10년이나 빠른 조로증에 걸려서 80살의 몸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상황이라면 부모는 얼굴에 그늘이 져 있고 아픈 아이는 긴 한숨을 달고 살아야 합니다. 주변 사람들은 측은지심으로 바라봐야 하고요. 

이런 전형적인 모습은 이제는 시한부 인생을 그린 최루성 영화 트랜드와 맞지 않습니다. 80년대나 통하는 방식이죠. 
그래서 그런지 안녕! 헤이즐은 불치병에 걸린 두 주인공을 담고 있지만 시종일관 유쾌한 유머가 가득 했습니다. 심지어 자신들의 병을 가지고 농담을 할 정도로 병으로 인한 그늘을 크게 느낄 수 없었습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을 읽지 않은 영화입니다. 영화가 시작 되면 아름이가 소개하는 엄마 아빠 소개가 시작 됩니다. 아름이의 꿈은 작가라서 글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름이는 엄마 아빠의 청춘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17살 어린 나이에 숲 속에서 눈이 맞아서 아름이를 임신하게 됩니다. 너무나도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고 함께 살면서 낳은 아름이. 그러나 아름이는 불치병인 조로병에 걸려서 이 가정에 큰 어두움을 드리웁니다. 그러나 이 영화 대사와 행동 그리고 영화 전체적인 미쟝센을 블링블링하게 꾸몄습니다. 과한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화면 곳곳에 설탕가루를 뿌려서 반짝이게 합니다. 이게 작위적인 모습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감독이 이 영화를 바라보는 태도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지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안녕! 헤이즐을 먼저 봐서 그런지 불치병이라는 소재가 주는 무거움을 오히려 유머 코드로 덫 씌우는 모습은 좀 식상했습니다. 물론, 안녕! 헤이즐을 보지 않았던 분들이나 봤어도 저 같이 비슷한 이야기를 두 번 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분이 아니라면 오히려 이 점은 이 영화가 다른 불치병을 다룬 영화와 다른 영화와의 차별성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영화 곳곳에서 웃음을 줍니다. 특히 웃음과 눈물을 한 시퀀스에서 전하는 모습은 이 영화가 주는 아주 독특한 매력입니다. 아름이와 편지를 주고 받던 여자 아이로부터 답장이 왔다면서 아름이에게 편지를 읽어주는 아빠 대수(강동원 분)의 장면은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전해줍니다.

이런 웃음이 많이 피는 분위기는 슬픔을 덮기 위함 보다는 상업 영화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보통 시한부 인생을 사는 아이를 둔 가족의 이야기라면 아이가 피를 토하고 절망하고 절규하고 화를 내고 하는 장면이 많이 있으면 오히려 관객에게 힘듬을 넘어 짜증을 유발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는 들어가야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 됩니다. 하지만 현실적이긴 하지만 일부러 그런 것인지 생각보다 어린 아름이의 분노와 절망과 고통은 이 영화에서 많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영화 후반에 밝혀집니다. 


아름이의 아픈 이야기가 아닌, 아름이를 통해 본 부모님의 거룩함을 담은 영화

영화 초반에는 좀 시니컬 하게 봤습니다. 이 두근두근 내 인생은 시종일관 작고 큰 웃음을 주긴 하지만 어차피 슬픈 결말로 가는 과정이라서 좀 시니컬하고 무뚝뚝하게 봤습니다. 또한, 영화가 아름답게 포장하는 모습을 너무 긴 호흡으로 가는 것도 있고 이렇다할 사건 사고가 없는 이야기의 굴곡이 크지 않아서 살짝 지루하기도 합니다.

오히려 아름이 이야기 보다는 아름이가 전해주는 엄마 아빠의 이팔청춘 모습이 더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그렇게 무뚝뚝하게 1시간을 지켜보다가 후반부터 이 영화가 아름이의 아픈 이야기를 담은 것이 아님을 영화는 보여주기 시작 합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아름이가 바라본 엄마 아빠의 거룩함은 담은 영화입니다. 어린 나이에 결혼 해서 자기 때문에 마음 고생을 하고 힘들어 하는 엄마 아빠의 모습을 너무 착해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아픈 아름이의 눈으로 보여주면서 큰 감동을 줍니다.

단순히 아픈 아름이의 이야기만 담았다면 전 눈물을 흘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름이의 눈을 통해 본 부모라는 이름의 위대함과 성스러움을 들을 때 제 눈에는 눈물이 뚝뚝 떨어지더군요. 이는 부모의 마음을 아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동이자 눈물입니다. 


철 없던 시절 부모 속을 새까맣게 태운 대수와 미라가 아름이를 낳고 점점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대수가 나이 어린 아빠가 아닌 어른이 된 아빠로 되는 과정도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그래서 그러잖아요. 엄마 마음 엄마가 되어보지 않고선 모르고 아빠 마음 아빠가 되어봐야 안다고요. 우리는 엄마 아빠를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절대로 절대로 모릅니다. 내가 엄마 아빠가 되지 않고서는 절대로 그 부모님의 마음을 알 수 없습니다. 

영화는 이 부분을 주제로 담습니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아름이는 조연이고 엄마 아빠가 주연 같다고 느껴질 정도로 저는 아름이 보다는 아름이라는 메신저를 통해서 엄마 아빠의 위대함과 헌신적인 사랑을 맑게 담은 영화 같다고 느껴지네요.

따라서 이 두근두근 내 인생은 청춘 남녀가 손잡고 봐도 좋긴 하지만 이제 막 엄마 아빠가 된 분들이 부모님을 모시고 봤으면 하는 가족영화입니다. 따라서 이번 추석에 볼만한 영화 추천작이자  가족 영화 추천작입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큰 굴곡이 있지 않아서 다이나믹함은 좀 많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변화구 없이 돌직구로만 끝까지 승부합니다. 초반의 지루함은 후반의 눈물 샘을 자극하기 위한 포석이라고도 보여집니다. 애둘러 가지 않고 미사여구로 포장하거나 어렵게 설명하지 않고 그냥 우리의 일상에서 발견한 반짝이는 아름다움을 그대로 담은 영화입니다. 

영화에서 대수의 아버지로 나오는 김갑수는 약 5분 나오는데 그 5분이 이 영화 전체를 흔들어 놓을 정도로 강렬했습니다. 
부모의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어떤 것이 부모이고 참 된 부모이며 부모의 부성애와 모성애가 얼마나 강하고 거룩한 지를 이 영화는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아름이를 소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좀 들긴 하네요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좋았던 두근두근 내 인생

전체적인 서사는 좀 밋밋합니다. 큰 사건 사고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좀 밋밋하지만 이런 밋밋함을 배우들이 매꿉니다. 먼저 분장을 하고 연기를 한 아름이 역의 조성목 군의 연기는 잘 했기도 했지만 연기 하기 힘든 과정을 생각하니 박수를 보내주고 싶네요. 아무래도 특수 분장을 해도 실제 조로증 환자를 재현하기는 쉽지 않은데 이걸 매끄럽게 소화해 냅니다.

그리고 팬이 되어버린 배우가 있는데 바로 강동원입니다. 전 초능력자나 형사, 군도에서 같이 카리스마 있는 악역을 하거나 강렬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강동원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눈을 보면 장난끼가 가득하고 억울한 표정을 잘 지을 듯한데 너무 강한 캐릭터만 하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전 '그녀를 믿지 마세요'의 강동원이 가장 좋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그 강동원을 다시 만났습니다. 30대 초반에 16살의 아이를 가진 철 없는 아빠의 모습을 연기하는 모습은 강동원 그 자체 같더군요. 실제로 강동원은 자신의 평상시 모습과 대수가 비슷하다고 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영화나 로코물에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그리고 김갑수를 칭찬 안 할 수가 없습니다. 
단 5분 나오는데 이 영화 전체를 지배할 정도로 강렬한 인상과 연기를 보여줍니다. 몇 마디 하지 않았는데 이빨 다 빠진 호랑이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자식을 생각하는 강한 부성애를 단 5분에 쏟아냅니다. 


엄마 아빠의 고마움을 알게 해주는 영화입니다. 나 때문에 청춘을 저당 잡히고 먹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곳, 가고 싶은 곳 가지 않고 고생을 한 부모님의 성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언젠가 아버지와 술 마시면서 이렇게 물은 적이 있습니다. 

"아빠는 살면서 언제 가장 행복했어"
"너 낳을 때"

내 부모님의 젊은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영화입니다. 온 가족이 함께 봤으면 하는 영화입니다. 성긴 면이 좀 있긴 하지만 가족의 소중함 그리고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나저나 아름이는 천사가 아닐까 합니다. 너무 맑고 맑은 아름이의 심성에도 감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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