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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을 처음 찾아간 게 90년대 후반이었습니다. 군 동기 녀석이 인사동 경인미술관이 자기 아지트라면서 인사동 예찬을 엄청나게 하더군요. 그렇게 찾아간 인사동은 전통의 거리, 문화의 거리였습니다. 

수 많은 진귀하고 정감 있는 한글 문장으로 된 간판을 단 전통찻집이 참 많았습니다. 모깃불에 달끄스릴라. 새. 오! 자네 왔는가 등 정말 다양한 색을 가진 찻집 음식점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인사동이 뜨면서 변했습니다. 인기 연예인이 그렇듯 관심이 많아지고 사람들이 많이 찾게 되면 돈이 함께 몰려 옵니다. 이 돈이 몰려오자 인사동은 민낯의 수수함을 버리고 꽃단장을 하기 시작합니다. 

소녀의 불그스런 볼과 같던 인사동은 교포 화장을 한 20대 여자의 얼굴로 변했고 그 변해버린 모습에 인상을 쓰게 되더군요. 그럼에도 인사동을 대체할 공간이 많지 않기에 꾸준하게 찾고 있습니다. 전통의 거리라는 말은 이제 인사동과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전통찻집도 많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전 세계에서 몰려온 여러 문화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 인사동을 전통의 거리가 아닌 문화의 거리라고 칭하고 싶습니다.
많은 변화가 있고 너무 북적거려서 오히려 짜증이 나는 인사동이지만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바로 수 많은 갤러리들입니다. 하루에도 수 많은 미술전, 사진전을 볼 수 있는 곳이 인사동입니다. 갤러리가 몰려 있다는 것은 발품을 많이 팔지 않으면서 많은 사진들을 볼 수 있어서 너무 너무 좋습니다. 


하지만 적당히 복잡했던 인사동인 점점 시장과 같이 엄청난 인파가 몰려 들어서 가끔 짜증이 납니다. 사람 구경하는 재미가 있긴 하지만 너무 복잡해서 두통이 일어날 지경입니다. 특히, 주말에는 인사동을 피하고 싶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 영화 시사회를 보고 인사동을 지나가는데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인사동을 발견 했습니다. 너무나도 조용한 모습에 마치 새벽 거리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시계를 들여다 보니 오후 10시도 안 된 시간입니다. 

그러거보니 예전부터 인사동은 다른 번화가와 달리 오후 9시가 되면 대부분의 상점들이 문을 닫더군요. 먼저 수 많은 갤러리들이 오후 6시~7시에 문을 닫습니다. 그리고 문방사우를 파는 곳과 가게들이 오후 9시에 문을 닫습니다. 아마 일부 찻집도 비슷한 시간에 문을 닫을 것입니다. 

이렇게 비슷한 시간에 문을 닫을 수 있는 이유는 이 인사동은 찻집과 음식점이 많지 술집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고보면 한국의 번화가가 새벽까지 화려한 이유는 술 먹는 문화 때문이기도 하네요. 아랍권처럼 음주를 할 수 없다면 한국의 전국이 지금의 사진처럼 조용하고 한적하고 새벽 기운이 가득한 밤이 되었을 듯 합니다. 



등화 관제를 한 듯한 인사동 거리는 한 장의 아름다운 여름 야경을 담은 풍경화였습니다. 


불이 꺼진 인사동에 반딧불이처럼 거리의 악사들이 등장 했습니다. 10미터 마다 한 명씩 노래를 부르는 거리의 악사들에 취해서 많은 시민들이 이 흥겨운 여름 밤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영업을 하는 곳도 있긴 합니다. 저는 인사동이 더 아름다워지려면 오후 9시에 영업을 다 끝내고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거리 공연의 장소로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 하네요. 술집이 많지 않아서 다른 곳 보다 좀 더 어두운데 이게 더 운치가 있습니다.


시민들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조용한 공간, 좀 더 어둡고 운치 있는 공간만 마련해주면 악사들이 찾아들고 자연스럽게 거리공연이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그게 또 다른 인사동의 매력이 될 것 같습니다. 

8월 29일~30일에 서울광장과 청계광장에서 서울문화의밤 행사가 진행됩니다. 딱히 날을 정해서 문화의 밤을 할 필요 없이 그냥 인사동 공간을 잘만 활용하면 매일 매일이 문화의 밤이 될 것입니다. 

썬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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