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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철학을 처음 접한 것은 군시절이었습니다. 흔한 군시절의 연인과의 헤어짐으로 인해 너무나 고통스러웠습니다. 술이라도 먹고 싶지만 군대에서 술을 마실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런 사실을 누구에게도 밝히기도 쉬운 것이 않습니다.

이 고통의 뿌리는 무엇일까? 궁금했고 그렇게 그 고통의 근원을 알기 위해서 철학 책을 읽기 시작 했습니다. 
고전 철학은 현재를 사는 나에게 현학적일 뿐 큰 도움이 되지 않았고 철학을 소설 형식으로 쉽게 풀어 쓴 '소피의 세계'를 통해서 철학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철학을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철학이야말로 인간 고통의 근원과 인간의 본질적인 자아찾기를 한 결과물이자 선조들의 삶의 지혜가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나브로 철학을 접하고 익히게 되면서 마음에 불던 태풍은 점점 고요한 바다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마음이 불편하고 힘이 들 때면 철학을 쉽게 풀어 쓴 책들을 읽습니다. 다만, 이런 일상의 언어 또는 현재를 사는 우리들이 쓰는 유행어와 같은 친근함으로 다가오는 이유식 같은 책은 깊이가 깊지는 않습니다. 또한, 가끔 나오는 철학 용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철학적 지식이 약간은 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모르는 단어나 사상들은 다른 책을 찾아봐야 했지만 요즘은 다릅니다. 요즘은 모르는 단어나 처음 듣는 철학자나 사상은 바로 검색을 통해 습득한 후 다시 전진을 할 수 있습니다. 


삶을 위한 철학 수업

삶을 위한 철학수업도 그런 현재를 사는 우리들을 위한 분란스럽고 복잡한 마음을 다스리는 책입니다. 
저자는 이진경입니다. 이름만 듣고 여자분인가 했는데 여자분은 아니고 남자분입니다.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80년대에 운동권 활동을 하면서 뜨거운 젊은 날을 보낸 분입니다. 이진경이라는 필명으로 다양한 철학 관련 책과 글을 쓴 분입니다. 

총 62권의 책을 쓸 정도로 책을 참 많이 쓰기도 했지만 강의도 참 많이 하는 분입니다. 
삶을 위한 철학수업은 복잡하고 심란하고 마음이 수시로 요동치는 스트레스의 바다위를  떠다니는 삶의 난민들을 위한 일상어로 풀어 쓴 철학책입니다.

책은 강의 형태로 1부 삶과 자유, 2부 만남과 자유, 3부 능력과 자유, 4부 자유와 욕망으로 총 20강으로 되어 있습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전체적인 내용은 삶의 주체와 자유찾기가 큰 주제입니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고 고통을 받는 이유는 자유롭지 못한 삶 때문이기도 합니다. 

1부 삶과 자유는 
사건, 긍정, 고통, 기쁨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 책은 철학자의 말과 함께 영화의 예를 자주 듭니다. 
그래서 읽기가 좀 편하긴 합니다. 다만, 1부와 2부는 좀 현학적인 모습이 많아서 좀 읽기가 뻑뻑한 것은 있네요.
1부에서는 인간의 웃음과 눈물이라는 감정이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주고 삶에 어떤 자양분이 되는지를 풀어주고 있습니다.

2부 만남과 자유는 
매혹, 사랑, 우정, 선물 그리고 돈이라는 일상에서 흔하게 느끼는 것들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사랑과 우정에 대한 정의를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른 책에서 볼 수 없는 사랑을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우정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점은 이 책이 다른 책과의 차별적인 모습입니다. 보통 사랑과 우정이 최고다라는 식이 아닌 그걸 아주 잘게 자르고 다르게 바라보는 작업을 하네요

2부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선물이었습니다.

"선물 받는 것을 받는 이가 자유로이 처분할 수 없다면, 그것은 아직 그에게 제대로 준 게 아니다. 선물한 자의 허락을 받아 처분할 수 있다면, 그것은 선물했어도 여전히 선물한 자의 손안에 있는 것이니까. 제대로 선물했다면, 받는 이가 그것을 남에게 주든 내버리든 더이상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

<<삶을 위한 철학 수업 126페이지 일부 발췌>>

인디언들은 선물을 할 때 소중한 것조차 정말 별거 아닌 것처럼 선물한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참 저에게 크게 새겨 들을 부분이었습니다. 내가 쓰지 않은 물건을 남에게 가끔 선물로 줄 때가 있는데 내가 준 선물을 선물을 받은 사람이 제대로 활용하지 않거나 방치하면 화가 납니다. 그래서 가끔 닥달을 하죠.

그러나 이 글을 읽어보니 참 부끄럽네요. 이미 내 손을 떠났지만 아직 소유는 나에게 있다고 착각을 했었네요. 
또한 이 책은 선물을 주고 받는 관계는 채무 관계라면서 이런 선물은 선물이 아니라고 질타를 합니다. 선물은 주고 받는 것이 아닌 받으면 받고 주면 주는 것으로 끝나는 비대칭적 선물이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하는데 참으로 공감이 가네요

또한, 선물이 물질적인 선물이 아닌 강의나 가르침 그리고 대화도 선물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데 2부에서 가장 빛나는 강의였습니다. 

3부는 능력과 자유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데 감각, 감정, 지성, 탈지성, 기억의 자유를 말하고 있습니다. 
3부에서 가장 뛰어난 글은 랭보의 말에서 나옵니다. 랭보는 뭘 하려는 건지 알 수 없는 예술작품이나 무슨 솔를 하려는 건지 알기 어려운 책들은, 그것을 피하고 외면하지만 않는다면, 우리의 감각능력이나 사고능력을 확장해준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참 공감이 가는 것이 제가 그렇게 영화 보는 법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일부러 어려운 영화를 찾아보려고 했지만 5년 전만 해도 저도 예술 영화는 어렵고 보기 힘든 영화라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지 모르는 것도 꾸준하게 보고 익숙하게 되고 그 모름을 해결하기 위해서 비슷한 영화들을 꾸준하게 찾아보면서 향상심을 느끼게 되고 그렇게 노력을 하다보니 어느날 그냥 저절로 알게 되더군요

왜 그런 것 있잖아요. 어렸을 때는 순대국도 선지국도 징그럽다면서 먹기 힘들어하고 박하사탕도 이상하다면서 바로 뱉어 버렸는데 나이들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것들이죠. 이렇게 저절로 알게 되는 것들은 시간의 투자가 있었습니다. 예술영화를 강권하지는 않지만 예술영화를 즐겨보게 되면 감각의 확장과 감상의 깊이가 깊어집니다. 남들은 16색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릴 때 64개 색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됩니다. 


가장 빛나는 강의는 4부에 몰려 있습니다. 
4부 자유와 욕망은 욕망, 인정욕망, 속도, 공부, 무아와 자유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욕망과 자유, 인정욕망과 자유부분은 한국인이라면 모두 공감하는 내용이 가득합니다.

정말 많은 한국인들이 읽어봤으면 하는 강의네요. 
먼저 욕망과 자유부분에서는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나이 들어서도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지 모른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엄마의 욕망에 이끌려서 대학까지 가고 엄마의 욕망으로 결혼을 하는 모습. 이런 모습을 나타낸 단어가 '엄친아'죠

엄마 친구 아들이라는 다른 이들의 시선에 이끌린 엄마가 남들 시선을 의식해서 자식들에게 공부하라고 하고 명문대를 가라고 강요합니다. 내가 아닌 엄마 아빠 그리고 사회의 시선에 이끌려서 내 욕망이 뭔지 내가 잘하는 것이 뭔지도 모른 채 살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걸 해결하려면 뭐든 직접 해봐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삶이 아닌 내 삶을 살라고 저자는 따스한 시선으로 충고합니다.
이런 지적은 인정욕망에 대한 강의로 이어집니다. 

자존심은 약한 자들이 자신의 약함을 가리기 위한 방어기제고, 자긍심은 강한 자들이 스스로 갖고 있는 힘에 대한 긍정이다.전자는 남을 향한 것이라면 후자는 자기를 향한 것이다. 그렇기에 자존심은 남 얘기에 쫑긋 세우지만, 남의 비판에는 귀가 닫혀 있고, 자긍심은 남 얘기에 귀를 세우지 않지만 남의 비판에는 열려 있다. 

<<삶을 위한 철학수업 232페이지 일부 발췌>>

한국인들은 인정욕망이 너무나도 강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뒷동산에 올라가면서 히말라야 등산대원이나 입는 고가의 등산복을 입고 비싼 카메라와 비싼 제품을 사서 주변 인들에게 부러움을 유발하면서 부러운 시선으로 보면 우쭐됩니다.

명품을 사는 것은 문제가 없습니다. 부자가 명품을 살 수 있죠. 그러나 명품을 살 능력이 안 되면서 무리하게 명품으로 치장하려는 모습은 분명 인정욕망의 노예가 된 것입니다. 이는 부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싼 제품을 사고 굴리면서 인정을 받으려는 목적성이 있다면 그 사람은 졸부 근성이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자존심이 쎈 사람들은 이런 비판에 대해서 내가 내 돈으로 비싼 제품 산다는 데 뭔 말이 많어?라고 합니다
그러나 자긍심이 있다면 그런 비판을 달게 들을 것입니다. 

'삶을 위한 철학수업'은 전체적으로 우리가 살면서 궁금해 하고 고민을 하는 것들을 철학자, 만화, 영화 등을 인용하면서 색다른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모든 강의가 공감이 가고 재미있는 것은 아닙니다. 졸리운 부분도 있고 몇몇 강의는 현학적인 부분은 좀 아쉽기는 하지만 좋은 강의도 꽤 많네요. 

이런 책은 즐거울 때 보다는 힘들고 어려울 때 읽으면 좋습니다. 그래야 더 쏙쏙 들어올 것입니다. 또한, 한번으로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여러번 읽으면 활자들이 더 선명하게 보일 것입니다. 삶에 대한 고민이 많은 분들에게 괜찮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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