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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천박한 한국사회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 Bro의 그런 남자 열풍

by 썬도그 2014.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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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며칠 전에 한 노래가 공유가 되었습니다. 신인 가수 Bro의 그런 남자라는 노래인데 카카오톡을 이용한 뮤직비디오와 가사 내용이 흥미롭더군요. 반전 가사가 좀 깹니다. 


가사 내용은 여성을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물질 만능주의에 쩐 허영심이 강한 여자들의 모습을 아주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이 노래 가사 내용만 보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합당한 지적이고 많은 남자들이 공감하고 있고 저도 공감합니다.

그러나 모든 여자가 저러는 것은 아니고 그런다고 쳐도 남자들의 문제점도 참 많죠. 저도 남자지만 구역질 나는 남자들 꽤 많습니다. 남자냐 여자냐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사람을 비판해야지 남자다 여자다로 비판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일베충 Bro라는 정체성은 용납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이 Bro라는 신인가수가 자신이 일베충이라는 것을 커밍아웃 했습니다. 제가 일베충이라고 한 이유는 
일베라는 인종혐오주의자와 여성비하와 극우주의자들이 모인 사이트의 회원임을 자랑스럽게 밝혔습니다. 어떻게 보면 소신이면 소신일 수 있죠. 이런 일베충 커밍아웃은 자신이 극우주의자이자 여성비하를 일삼고 인종혐오주의자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그러더군요. Bro가 일베충이는 것은 자신도 알고 일베는 무조건 싫지만 노래는 괜찮지 않냐? 너무 심한 비판이라고 합니다.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권총으로 사살한 안중근은 그 장면만 뚝 뜯어서 보면 살인마이거나 테러리스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안중근을 살인마라거나 테러리스트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안중근은 그냥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닌 우리의 원수를 죽였기 때문입니다.  이게 바로 맥락의 중요성입니다.

어떤 사건을 결과로만 보고 판단하면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가 일어난 이유와 전후 사전과 멀리 봐야 어떤 사건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Bro의 그런 남자는 그 자체로는 문제가 없습니다만 노래를 부른 가수가 인종혐오주의자 또는 여성비하를 일삼는 사람이라면 우리는 그 사람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노래만 오롯하게 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에는 그 사람의 인성이 아주 좋지 못하네요. 더 중요한 것은 인기를 얻으면 사회적인 상식에 준거하기 위해서 철없던 시절의 개인적 일탈(?)이었다고 하는 것이 보통인데 Bro는 오히려 자신이 일베충임을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고 오늘은 감사의 자필 편지도 일베에 올려서 인증 했습니다. 

이런 가수를 보듬어줘야 할까요? 



악명과 유명을 구분 못하는 선관심 후판단 시대로 접어든 한국

영화 '내츄럴 본 킬러'는 미디어 산업이 발달한 미국의 몰상식한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 둘은 마구잡이로 사람을 죽이는 살인마인데 이 모습이 대대적으로 미디어를 통해서 확대 재생산 되면서 악명이 유명으로 변질이 됩니다.

영화는 미디어의 천박한 속성을 조롱하면서 끝이 납니다. 
전 국회의원 강용석은 박원순 서울 시장 아들의 군대 신체검사에 대한 문제가 있다면서 자신의 국회의원직을 걸고 문제를 삼았습니다. 그러나 병무청은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강용석 전 의원은 이로 인해서 악명이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보세요. 이분 지금 종편에서 대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애먼 사람에게 심한 고통을 준 사람이 입 싹 닦고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이게 상식입니까? 사람들은 오히려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통해서 이 강용석이라는 이름을 알게 되었고 이게 악명인지 유명인지 구분도 안하고 

어! 그 사람 알어. 이름 많이 들어봤어. 라고만 판단합니다. 왜 유명한지 무엇 때문에 유명한지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위에서 말한 맥락을 집지 못하는 사회이고 맥락까지 생각하면서 생각하는 시대가 무너졌습니다. 단편적인 지식이 난무하고 단편적인 이미지가만 섭취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관찰력은 개나 줘버리는 시대가 되다 보니 우리는 어떤 사안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지 않고 단편적인 이미지만 소비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어떤 사안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고 좌고우면하거나 판단 자체를 아예 하지 않고 그냥 소비만 합니다. 수 많은 연예인들이 노이즈 마케팅을 자연스럽게 하고 악명도 인기라고 생각하는 이유도 최근의 이런 대중의 모습 때뭉니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은 미디어 산업이 발달한 유럽이나 미국이 더 만연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가 더 위험한 것은 한국이라는 나라는 대화가 없고 토론이 없는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관심(어그로)만 끌면 된다고 생각해서 노이즈마케팅이던 연출이던 논란이던 일단  폭탄을 터트리고 사람들이 주목할 때 자신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행동에 대해서 판단을 하지 않고 가볍게 에이! 낚였네 하고 지나가니 또 다시 관심 폭탄이 뻥뻥 터지고 있습니다. 

이런 선관심 후판단 시대를 증폭 시킨 것은 네이버와 다음이라는 포털입니다. 요즘 기레기(기자 + 쓰레기)라고 하는 인터넷 기자들이 욕을 많이 먹고 있습니다. 시간차 공격이라고 해서 같은 기사를 몇 분 단위로 새로고침해서 새로운 기사라고 전송합니다. 포털이 이런 기사 어뷰징을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힘 없는 언론사에게는 이런 기사 재송고 어뷰징에 경고를 내리면서 조선일보 같은 곳에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습니다. 포털이 이런 쓰레기 언론사에 강력하게 제지를 한다면 이런 천박한 관심종자들은 많이 사라질 것입니다. 


김치녀라는 여성 비하 발언은 당신 아내와 여동생 엄마에게 해라


Bro의 그런 남자 가사는 여성 비하가 아닌 비판이라고 보여집니다. 그래서 이 가사 내용 자체는 크게 문제 삼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 자체는 저도 공감합니다. 


김치녀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김치녀라는 말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허영심이 심한 여자들을 지칭하는 비하 목적의 단어입니다. 김치녀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남자에게 의탁하는 여자들의 습속을 비판한 단어입니다. 

예를 들어 데이트 비용은 당연히 남자가 내고 집은 남자가 무조건 제공해야 하며 명품백 선물을 남자친구가 당연히 사줘야 한다는 졸렬한 여성들을 비판하는 단어입니다. 저도 이런 여자들이 아주 싫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류의 여자는 아예 주변에 두지 지 않으려고 합니다.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나를 대변하니까요. 

하지만 이런 비판이 올곧게 들리려면 이 비판에서 더 나아가면 안 됩니다. 마치, 모든 여자들이 그런다는 듯 여성=김치녀라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또 따지고 들면 한국 여자들만 허영심이 강한 것도 아닙니다. 여자들이 명품백에 목숨을 걸듯 남자들은 고급차와 술집에서 수십만 원을 하룻밤에 날리잖아요. 

따라서 이런 허영심은 여성 종족 특성이 아닌 허영심이 강한 쭉정이 같은 사람들을 모두 비판해야 합니다.
그런데 김치녀라는 단어는 마치 여자만 허영심이 강하다는 듯이 말합니다. 

전 가장 유아기적인 싸움이 이성간의 싸움이라고 봅니다.
우리 어렸을 때 여자들과 이렇게 싸웠죠

"남자는 군대가! 니들은 그런 고통도 없잖아
여자는 애기 낳아. 애 낳는 고통을 니들이 알어"

지금 생각하면 참 유치한 싸움입니다. 그런데 이런 싸움을 다 큰 어른들이 하고 있습니다. 20,30,40대 어른들이 이런 이성과의 광끼어린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전 이런 사람들을 보면 한심스럽습니다. 평생 결혼 안하고 여성을 비하하고 멸시한다면 인정해 줍니다만 대부분이 여자와 결혼하고 결혼한 사람들이 이러고 놉니다. 

저는 그런 여성에 대한 비난이던 비하던 자신의 아내나 누나 여동생 혹은 엄마에게 하길 권합니다. 불특정 다수의 여자들을 향한 온라인에서의 비난 보다는 오프라인의 현실 속 여자들인 가족이나 회사 동료에게 해보세요. 대부분은 여자들 앞에서는 이런말 한 마디도 못할걸요.  그 자체가 찌질하다는 것입니다.

직접 앞에서는 말 한마디 못하면서 온라인 뒷골목에서난 짖고 있습니다. 온라인 똥개라고 감히 말하고 싶네요. 물론, 비판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판이 건설적인 비판으로 흐르려면 직접 대화를 해야 합니다. 

저는 한국 사회가 대화가 참 부족한 사회라고 봅니다.
이성 간의 대화도 부족하니 이렇게 온라인에서 이성과의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직접 말로 풀어보면 쉽게 풀릴 수 있는 것도 온라인에서 자기 주장만 실컷하고 그 모습에 자위하는 모습이 천박스럽네요. 


이성에 대한 비판을 넘어 비난이 난무하고 악명과 유명을 구분 못하는 한국사회가 참 천박스러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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