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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재래시장이 아닌 전통시장으로 불러주세요.

by 썬도그 2014.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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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박원순 서울시장님이 재래시장에 방문 했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재래시장이라는 단어는 2010년 정부에 의해 전통시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재래라는 단어가 주는 늬앙스가 낡고 허름하고 추레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단어가 주는 불쾌감을 없애거나 줄이기 위해서 시장 상인들과 정부는 전통시장이라고 불러 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왕이면 전통시장이라고 불러 달라고 부탁을 글을 박원순 시장님의 글에 댓글로 달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바로 답글이 달렸습니다. 박원순 시장님은 예전부터 페이스북을 직접 운영하는 것을 알고 있는데 댓글을 이렇게 꼼꼼하게 읽는 모습에 감동을 했습니다. 제 페이스북 글에 고위 공무원이 직접 댓글을 다는 것을 보다니. 솔직히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게 소통이죠. 시민 의견 청취 아닐까요?

박원순 서울시장님 말고도 많은 고위 공직자나 공인들과 방송인들이 여전히 재래시장이라고 합니다. 아나운서도 뉴스에서 재래시장이라고 하고 기자들도 재래시장이라고 합니다. 2010년부터 정부가 전통시장이라는 순화된 언어를 보급하지만 이게 정부가 밀어준다고 바로 정착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언어는 자연스럽게 조금씩 널리 퍼지기 때문입니다. 유행어라면 금방 확 퍼지겠지만 전통시장은 유행어가 되는 대체어이기 때문에 퍼지는 속도가 느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조금씩 인식하고 일부러 쓴다면 자연스럽게 퍼지지 않을까 하네요

재래시장이면 어떻고 전통시장이면 어떠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언어라는 것이 우리의 인식체계에서 아주 큰 역할을 합니다. 같은 사물이라도 그 부르는 단어가 달라지면서 그 사물 자체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마트를 선호합니다. 마트가 장점이 꽤 많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24시간 쇼핑을 할 수 있었던 적이 있었고 주차시설 넓고 추위나 더위 때문에 쇼핑하다가 짜증나지도 않습니다. 

이런 뛰어난 편의성 때문에 마트는 아주 인기가 많습니다. 



                     바가지 상술 하나가 전체 전통시장을 욕되게 한다


반면 전통시장은 덥거나 춥거나 하면 쇼핑하기 좀 곤혹스럽습니다. 그냥 노천에 있는 시장이다보니 날씨와 계절의 영향을 모두 받습니다. 게다가 양심저울이라는 저울이 있을 정도로 바가지 상술도 문제입니다. 특히 이 바가지 상술을 저도 경험하면서 전통시장의 이미지가 아주 좋은 것은 아닙니다.

남자 혼자 시장에 가고 뜨내기 같거나 좀 어리숙하면 남겨 먹으려는 시장 상인들이 분명 존재합니다. 반대로 처음 찾았지만 덤을 챙겨주는 좋은 시장 상인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이라는 동물은 좋은 경험보다는 나쁜 경험을 더 오래 기억하고 널리 퍼트립니다. 때문에 한 명의 바가지 상술을 하는 시장 상인이 덤을 챙겨주는 시장 상인 100명의 호의를 다 날려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전통시장에 가면 바가지 상술에 대한 경고문 같은 것이 있습니다. 
이렇게 서비스의 질이 균질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전통시장을 꺼려하는 경향도 분명 있습니다. 저 또한 두렵거든요. 가격을 잘 모르고 가면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해서 바가지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죠. 이런 인식을 없애줘야 하지만 이건 쉽게 없어질 것 같지 않습니다. 이건 시장 상인 모두가 합심을 해야 하는데 꼭 미꾸라지 같은 상인이 있으니까요. 

왜 용산 전자상가가 몰락 했을까요? 왜 우리가 용팔이라는 용산 전자상가를 폄하하는 단어까지 쓰면서 용산 전자상가 전체를 욕한 이유는 바로 바가지 상술 때문입니다. 전통시장의 문제점은 이 바가지 상술이 기본적으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정보나 물가 시세를 꼼꼼히 따지고 아는 분이 가면 바가지 당할 일은 없습니다. 가격을 알고 가기에 그게 비싼지 안 비싼지 아니까요. 우리가 제품을 살때 인터넷으로 가격 비교를 해보고 구매하는 것처럼 가격을 알고 가면 바가지 당하지 않습니다. 


전통시장에 자주 가는 사람은 바가지 안 당합니다. 1년에 단자리 수로 가는 분들이 당할 확률이 높죠. 이 차이는 가격 시세를알고 모르고의 차이인데요. 공산품과 달리 전통시장에서 주로 파는 것들이 신선식품들이 많기 때문에 포털에서 가격 검색이 되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시장 상인들이 바가지 상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 찾아도 자주 찾아도 똑같이 싼 가격에 덤을 주는 시장 상인들이 많습니다. 대부분은 좋은 상인들인데 가끔 정말 가끔 미꾸라지 같은 상인들이 있습니다. 



전통시장만이 가진 매력

전통시장 홍보대사는 아닙니다. 마트를 무조건 미워하는 것도 아닙니다. 
감정적인 소비를 하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전통시장을 가는 것이 선하고 착한 행동이라고 말합니다. 
한 마디로 감정적으로 소비하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 감정적인 소비는 지속성이 떨어집니다. 순간적으로 감정을 가지고 소비를 하지만 감정이라는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희석되기 때문에 지속성이 떨어집니다
.

전 힘들더라도 전통시장을 5번 정도 가보고 난 후 마트의 좋은점과 전통시장의 좋은점을 깨달아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일단 가보면 압니다. 전통시장이 뭐가 문제이고 아쉽고 문제이고 뭐가 좋은 지를 가보면 압니다. 우리가 전통시장을 거의 가지 않기 때문에 예전 재래시장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계속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안가는 것은 아닐까요?

전통시장 많이 변했고 변하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이걸 느껴봐야 합니다. 


제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신선식품은 전통시장이 싸고 양도 많고 좋습니다. 반면 공산품 같은 경우는 마트가 좋고요. 
뭐 따지고들면 신선식품 중에서도 마트가 더 싼 것도 있고 반대로 아주 비싼 것도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화는 힘들겠지만 그럼에도 전통시장이 좋은 점이 꽤 있습니다.

전통시장에 가보면 신선식품 가게가 많은 이유도 마트보다 경쟁력이 높기 때문에 여전히 장사를 하는 것 아닐까요?
특히 반찬이나 군것질은 시장이 아주 최고입니다. 다양한 먹거리도 좋고요. 


전국 대부분의 전통시장이 캐노피가 있습니다. 그래서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쇼핑을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캐노피가 있어도 개방이 되어 있기에 춥고 더운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환기 문제 때문에 이렇게 슬라이드 방식으로 개폐가 가능한 캐노피도 있는 등 많은 환경 개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주차장이 미비한 것은 아주 큰 단점입니다. 그래서 쇼핑을 한 후 배달 센터에 맡기면 3시간 안에 집으로 배달해주는 시스템이 있으면 굳이 차 몰고 시장 안 가도 될 듯한데 이게 영세한 전통시장은 갖추기 힘든 시스템이기도 합니다. 

어떤 분은 사양 산업들이 있는데 일부러 전통시장 살려야 할 필요가 있느냐고 합니다. 공감이 가기도 하지만 전 그것보다 마트에서 물건을 사면 그 돈이 대기업의 주머니로 빨려 들어가지만 시장 상인들에게 가면 그 돈이 다시 그 지역 경제로 나오기 때문에 지역 경제에 좋기 때문에 조금 불편하고 경쟁력이 떨어져도 전통시장은 계속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통시장의 장점이자 단점은 가격의 균질성이 떨어진다는 것인데요.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냥 팔다가 아는 사람이나 단골에게는 아주 싸게 팔거나 덤을 줍니다. 이 덤문화는 전통시장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마트에서 하는 1+1은 악성 재고 물건을 싸게 땡처리하는 것이지 그게 덤은 아닙니다. 반면 시장은 아는 사람에게 더 많이 주는 덤 문화가 있습니다. 모르는 사람에게도 덤을 주긴 하지만 주로 단골에게 많이주죠. 이렇게 단골 문화가 또 하나의 전통시장의 장점입니다. 마트도 포인트로 관리 하지만 모든 것을 정량화 하고 수치화해서 계산적으로 주는 단골 관리 제도는 왠지 모륵 정이 안갑니다. 

물론, 그 인맥 관리하는 모습이 어떻게 보면 또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전통시장 5번만 가보시면 마트의 장점과 전통시장의 장점을 알게 되고 보다 현명한 소비를 하는 소비자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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