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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동창생, 80년대 액션에 튀는 억지 스토리와 무표정한 연기가 만든 졸작

by 썬도그 2013.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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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전부터 느낌이 좋지 않았습니다. 나름 영화 선택의 촉이 좋아서 본 영화의 80% 이상은 만족하고 봅니다. 
그 촉이 영화를 보기 6시간 전 오더군요. 뭔가 분위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이거 보고 싶지 않은데 안 보고 싶은데~~ 라는 생각이 간절 했지만 영화를 봐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제 슬픈 예감은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을까요?

영화를 보는 내내 시계를 연신 들여다보고 지루하고 졸립다 못해 나중에는 화가 나더군요. 이런 수준 이하의 영화를 500개관 이상 동시 개봉한 파워는 뭘까?  최승현이라는 아이돌 스타 때문인가? 별 짜증나는 잡음 같은 생각이 들기 시작 했고 허무함 속에서 영화관 문을 열고 나왔습니다. 관객 모두 재미없다고 합창을 했습니다. 동창생은 올해 본 영화 중에 가장 최악였습니다. 



지긋지긋한 북한 공작원 이야기. 그러나 아저씨를 예상 했지만 현실은 80년대 액션

이미 영화가 어떤 뻔한 이야기를 할 지 예상을 했습니다. 북한의 남파 간첩 이야기는 허리우드의 좀비물처럼 이제는 흔한 한국 영화의 소재가 되었습니다. 2천년대 초반 조폭 영화 광풍이 불던 것이 이제는 남한 내 고정 간첩물이 하나의 장르가 된 듯합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대박은 이런 고정간첩물에 대한 자신감을 불러오기 충분 했습니다. 그러나 비슷한 소재의 비슷한 이야기를 담는 영화라면 '동창생'은 태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는 이 동창생이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웃음끼를 뺀 액션물인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액션 영화가 절대 아닙니다. 동창생은 액션이 좀 가미된 드라마이지 액션영화라고 하기 힘듭니다.

그 이유는 이 영화에서 나오는 액션은 80년대 수준 이하의 액션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저씨의 특공무술은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새로운 액션이나 액션 앵글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 영화는 그런 것이 전혀 없습니다. 액션은 밤이나 낮이나 무슨 행동을 하는지 잘 보여지지 않게 쓰잘덱없은 핸드헬드 촬영으로 뭔 액션을 하는지 시종일관 흔들리기만 합니다. 

여기에 주인공의 영민한 액션도 없습니다. 그냥 힘으로 밀어부칠 뿐이죠. 오로지 액션, 새로운 액션을 기대했는데 새로운 액션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냥 대규모 폭발씬이 2번 있는데 80년대 허리우드나 홍콩영화의 의례적으로 뻥 터트리는 후반 불꽃놀이 밖에 되지 않습니다. 액션은 진부하고 무슨 액션을 하는지도 잘 보여지지 않는 모습. 액션만을 기대하고 본 영화가 액션이 저리 졸렬하고 진부하니 실망감은 더 큽니다. 북한에서 남파 된 살인 기술자끼리의 승부도 초반에 갈려서 긴장감 마져도 초반에 사라집니다. 

이대호 보려고 롯데 자이언츠 야구 보는데 이대호가 4연속 삼진을 당한 모습입니다. 



영화 제목이 동창생인 슬픈이유

영화 제목이 참 특이합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TOP과 김유정이 나오고 수많은 인터뷰나 가십란에도 리혜인역을 한 김유정과 리명훈 역을 한 TOP만 나옵니다. 그런데 왜 영화 제목은 뜬금없는 동창생입니다.

영화를 보시면 이 영화가 동창생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김유정은 그냥 하나의 미끼였을 뿐이라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인지도는 김유정 TOP이 좋습니다. 그래서 동생을 지키기 위한 오빠의 분노에너지가 가득한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예고편 보세요. 동생인 김유정만 나오지 동창생은 나오지 않습니다. 


이 영화가 동창생인 이유는 이 동창생의 2명의 주인공은 TOP과 한예리 2명이기 때문입니다.  동생을 살리기 위해서 북한 고위세력의 지시대로 북한에서 내려온 남파 간첩 리명훈은 탈북자로 신분세탁을 하고 한 고등학교에 등교하게 됩니다. 이 학교에는 동생의 이름과 똑같은 이혜인이라는 짝궁을 만나게 됩니다. 이혜인(한예리 분)은 이 학교의 왕따로 수시로 삥을 뜯기고 치욕스러운 수치심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죠. 

이 이혜인과 리명훈의 우정이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입니다. 즉 같은 나이지만 남한과 북한의 또래 아이들과 다른 삶을 사는 리명훈과 이혜인의 모습을 영화는 건조하게 담고 있습니다. 고등학생 나이에 남한에서 사람을 죽이는 리명훈과 부모님 없이 혼자 살지만 그런 혹독함에 소금 뿌리고 침 뱉는 학교라는 시스템에서 고통 받고 있는 이혜인이라는 두 명의 괴물의 삶을 사는 고등학생 둘이 갖는 동질성을 보여주는 것이 이 영화이 주된 이야기의 흐름이고 주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제목이 동창생입니다. 고등학생의 순수함과 우정과 남과 북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경계인의 고통을 그리고 있죠.

그러나 한예리라는 배우에게는 죄송하지만 한예리라는 배우의 스타파워가 딸리다보니 포스터에서도 예능에서도 정작 주인공인 한예리의 모습은 안 보이고 조연도 아니고 까메오 같은 김유정이 나옵니다. 김유정은 초반 2~3분 후반 10여분도 나오지 않습니다. 대사도 많이 없습니다. 그러니 김유정 보겠다고 하는 분들은 이 영화에 낚이시게 될 것입니다. 차라리 영화를 오라버니라고 하고 여동생을 지키는 용맹한 오빠의 활약상을 그리던지요.  홍보는 온통 예쁜 동생 지키는 오빠의 모습을 그리면서 정작 영화 내용이나 제목은 동창생이 뭡니까?  홍보하는 사람들도 알았겠죠. 동창생 코드로 가면 홍보하기 힘들다는 것을요., 



진부한 스토리를 넘어 뚝뚝 끊어지는 스토리. 이게 뭐가 어케 되가는 겁니까?

리명훈은 동생 리혜인을 지키기 위해서 2년간의 혹독한 훈련을 받고 남한에 탈북자 신분으로 침투하게 됩니다. 남한에서는 2개의 북한 간첩 파벌이 있습니다.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넘어가는 정권교체기라서 2개의 권력세력 간의 소리없는 전쟁은 북한과 함께 남한 내 고정 간첩 사이에서도 일어납니다. 

리명훈은 살인 기술자입니다. 북에서 지령이 내려오면 상대 간첩 세력을 제거하는 일이 임무입니다. 남한은 그들의 놀이터가 되었고 길에서 집에서 총격전과 육박전이 일어납니다. 초반의 이런 기세는 아주 좋았습니다. 액션도 꽤 있고요. 물론, 진부한 액션으로 짜증니 났지만 초반까지는 맹렬 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액션 영화가 아니라는 듯 중반부터는 동창생 코드가 들어갑니다. 왕따 학생인 짝궁 이혜인을 리명훈이 도와줍니다. 자신의 신분이 노출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용히 있어야 했지만 주머니속의 송곳마냥 자신의 살인 기술자 기술로 짝궁인 이혜인을 구합니다.

이혜인은 댄서가 되는 것이 꿈이었고 그렇게 학교를 자퇴하게 됩니다. 
자신의 동생 이름도 혜인이라고 수줍게 말하는 리명훈, 그렇게 둘은 외로운 존재에서 나오는 동질성을 느끼며 가까워지게 됩니다. 그러나 이명훈은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 더 이상 가까워질 수 없습니다. 북한에서 오는 지령대로 다 따르던 이명훈은 다시 북으로 돌아가 동생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꿈입니다. 다시 고등학생의 삶을 동생과 함께 하는 것이 꿈입니다.

그러나 이 꿈이 산산조각이 나게 됩니다. 배신의 연속 속에서 이 몸은 살인 기계지만 영혼은 순수한 리명훈은 세상으로부터 버림을 받게 됩니다.  

이게 주된 줄거리입니다. 남한에서 만난 여동창생과의 우정과 북에 두고 온 동생에 대한 애정이 교차하면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서럽게 흐느끼는 흔한 경계인 코드의 감성 드라마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 스토리가 아주 저질입니다.  

영화 초반의 이야기는 흔하디 흔한 스토리입니다. 뻔하디 뻔한 스토리에 5분후에 일어날 일들을 다 예상 가능합니다. 그나마 이런 진부한 스토리는 그나마 볼만 합니다. 후반에는 자신에게 지령을 내리던 북한 고위간부가 리명훈의 동생을 직접 데리고 남한으로 내려옵니다. 아니 남한은 무슨 자동문입니까?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쉽게 넘어오는 나라인가요? 

여기서 가장 웃겼던 존재들은 국정원입니다. 여기는 대선 댓글질이 주임무라서 그런지 북한에서 내려오는 간첩을 막지도 못하고 탈북자로 신분을 세탁해도 가려니지 못합니다. 더 어처구니 없는 내용은 북경에서 북한군 고위층과 만나서 한쪽 세력을 제거 하겠다면서 던져준 남한에서 거주하고 있는 반대파 세력 리스트를 덥석 받아들고 간첩을 검거합니다. 이 영화에서 국정원은 아주 멍청하고 줏대없고 북한과 쉽게 거래를 하는 무능 무뇌스러운 존재로 그려집니다. 그게 현실적일 수도 있지만 보는 내가 답답해서 미치겠더군요.

국정원은 남파 간첩들의 병품입니까? 그나마 이런 스토리도 뚝뚝 끊깁니다. 


동창생인 이혜인과의 감정 교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그렇다고 동생을 왜 그렇게 구해야하는지에 대한 관객의 감정이입도 차단합니다. 전체적으로 영화가 투박스럽습니다. 좋게 말하면 기교 없는 돌직구 스타일인데 이는 자신의 날카로움을 숨기고 고 던지는 돌직구가 아닌 직구 밖에 던지지 못하는 감독의 한계로 밖에 보여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각 캐릭터에 대한 감정이입이 서툴고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리명훈을 뺀 나머지 캐릭터들은 그냥 헛깨비나 병풍처럼 담깁니다.  그나마 이 영화의 미덕이라면 리명훈을 연기한 TOP의 눈빛 밖에 없습니다. 그거 말고는 이 영화 볼 가치가 전혀 없습니다. 


주변 인물들이 잘 살아줘야 덩달아서 주인공이 더 빛나는데 다른 인물들은 너무 평면적입니다. 


웃기게도 가장 관객들의 큰 반응을 일으킨 배우들은 이 고등학교 일진 놈들입니다. 또한, 유일하게 웃게 한 장면이기도 하고요.
영화 중간에 리명훈이 전화에 대고 이런 말을 합니다. "이게 어케 되가는 겁니까?" 라는 대사는 제가 감독에게 해주고 싶은 말입니다. 



TOP(최승현)의 눈빛만 영화 같았던 영화 '동창생', 오랜만에 만나는 졸작

TOP 최승현의 연기도 썩 좋지는 못했습니다. 
눈에 힘 줬다가 고등학생의 순수하고 맑은 눈빛을 보였다고 하염없이 웁니다. 감정의 스펙트럼이 넓지 않습니다. 기쁨에서 슬픔까지의 스펙트럼이 아닌 항상 우울해 있다가 분노, 슬픔만 보여줍니다. 아이돌 출신 배우 중에서는 가장 낫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연기력은 별로입니다.  다만, 이 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것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최승현의 눈빛입니다


야수의 분노와


슬픔, 분노, 처량함 등 그의 눈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 배우의 미래가 참 밝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최승현은 시간이 갈수록 배우 포스가 나고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깊은 눈빛에서 나오는 눈빛 연기는 아주 좋네요. 특히 남으로도 북으로도 갈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통한 눈으로 스스로를 들여다볼 때 가슴이 살짝 울컥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 전체는 액션, 연기, 스토리, 연출 모두 낙제점 이하이고 올해 본 영화 중에 최하점을 주고 싶습니다. 남북한 학생들의 처지와 동질감과 이질감을 담고 싶었나 본 데 아무것도 느껴지지가 않네요. 감정이입이 될만한 스토리의 짜임새도 없고 어느 정도 설명을 해주고 가야 납득이 갈만한데도 설명은 다 건너뛰기를 합니다. 

이런 영화가 예매율 1위이고 500개관 이상의 개봉관에서 개봉한다는 것이 새삼 놀랍습니다. 
절대 보지 말라고 강권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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