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기/서울여행

독산역 2번 출구에 생긴 작은 도서관. 책 읽는 즐거움이 늘어나다

by 썬도그 2013. 10. 30.
반응형

제가 지역 도서관을 처음 다니기 시작한 것이 2004년 경으로 기억됩니다. 매번 책을 사다 보는 것도 돈이 많이 나가고 해서 1달에 3권까지 희망 도서를 신청할 수 있다는 소리에 회원 가입을 하고 매달 3권씩 읽고 싶은 도서를 신청하고 꾸준히 읽었습니다. 책이라는 것이 뜸이 오래 들여야 하는 밥 같아서 책 한 권 읽는다고 유레카! 를 외치면서 무슨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닙니다. 

1천 권 읽으세요. 그때부터 머리가 든든해 집니다. 닥치고! 1천 권 만화책도 좋습니다. 무조건 닥치는 대로 읽고 그 책의 권수가 1천 권 정도 넘으면 혼자 사고하는 법과 비판하는 시각과 다양한 생각의 융합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그전에는 책이 무슨 효용성이 있고 가치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계속 들 것입니다. 

정확하게 제가 2004년부터 읽은 책의 권수를 세어보지는 못했지만 그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매달 3권 씩을 의무적으로 읽다가 요즘은 한 달에 5권 이상 씩 읽을 때도 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책 못 읽는다는 것은 핑계입니다. 걸어 다니면서도 읽을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쓰잘데 없는 선정적인 뉴스 기사 읽는 시간에 읽으면 됩니다. 출근하면서 읽고 퇴근하면서 읽고 약속 장소에 미리 도착해서 책을 읽고 읽고 읽다 보면 한 달에 1권 이상은 읽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책 읽는 즐거움을 알게 해 준 것이 금천구립 도서관입니다. 출판사에게는 미안하지만 책을 대출해서 읽음으로써 더욱 더 많은 책을 읽게 되었고 구매도 책 잘 안 읽던 시절 보다 더 많이 구매를 합니다. 

금천구립도서관은 다 좋은데 집에서 너무 먼 곳에 있습니다. 산 기슭에 있다 보니 걸어서는 갈 수 없고 마을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이 마을버스가 20분에 한 대가 옵니다. 이러니 화딱지가 나죠. 그러다 2008년 경인가 가산디지털도서관이 개관해서 집에서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책을 대출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책도 읽고 잡지도 읽고 정말 좋은 곳이 가산디지털도서관이었습니다. 매년 서울시 최우수 혹은 우수도서관으로 선정되기도 하더군요 그러다 2009년 금천구청 신청사가 완공되면서 금나래 도서관이 생겼습니다. 집에서 걸어서 1km도 안 되는 곳에 도서관이 생기다니 정말 꿈만 같았습니다. 덕분에 책을 대출하고 반납하는 속도도 빨라졌고 저녁에 운동하러 나갔다가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돌아오기도 합니다. 금나래 도서관은 정말 꿀단지 같은 곳입니다. 가면 항상 기분이 좋아지고 무료로 신문, 잡지책이라는 정보 꿀단지에서 꿀을 마구마구 퍼 먹고 옵니다. 

작은 도서관

몇 달 전부터 1호선 독산역 2번 출구 앞에 큰 컨테이너 박스 같은 것이 생겼더군요. 뭐 하는 곳일까? 어떤 곳일까 항상 궁금해하면서 지나갔습니다. 한 2~3개월 전부터 공사를 하던데요. 뭘까 참으로 궁금했습니다. 

작은 도서관

독산역은 작은 간이역 같은 곳입니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1호선 가리봉역(현 가산디지털단지역)과 시흥역(현 금천구청역)은 역과 역 사이가 참으로 길어서 지루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90년대 중반 쯤에 중간에 독산역이 생깁니다. 독산역은 1번과 2번 출구 밖에 없는데 1번 출구는 독산 주민들이 주로 왕래하는 출구고 2번 출구는 가산디지털단지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출구입니다

일전에 가산디지털단지를 섬이라고 표현 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2012/02/20 - [여행기/니콘 D3100] - 거대한 섬과 같은 가산디지털단지의 빛과 어두움

지금도 섬과 같은 곳인데 그 이유는 교통편이 좋지 않습니다. 옛 구로 1,2,3 공단 자리는 경인 고속도로를 타기는 쉬워도 들어가고 나오는 진입로가 협소해서 항상 막힙니다. 이러다보니 항상 교통체증이 심합니다. 공단에 있던 공장이 나가고 지금은 아파트형 공장(현 지식산업센터)이 죽순처럼 엄청나게 지어지면서 그 건물에 수많은 근로자들이 출퇴근을 하다 보니 신도림과 버금가는 출퇴근의 지옥을 경험하게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가산디지털단지 직장인들이 외지인이다 보니 인천으로 수원으로 서울로 이동을 합니다. 이렇게 2번 출구는 대부분의 외지인들인 직장인들이 나가는 곳이고 1번 출구는 지역주민이 이용하는 곳입니다. 금천구는 이 가산디지털단지에 대한 공을 많이 들이고 있습니다. 패션 아울렛과 수많은 기업들이 있는 곳과 주민들이 사는 지역을 자연스럽게 묶게 하기 위해서 마을버스 노선도 새로 만들고 있고 여러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게 잘 먹혀 들어가는 것 같지는 않네요. 원래 이런 직장인들이 많은 곳에는 유흥가가 하나 정도는 있어야 좋은데 유흥가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곳이 조금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여름철만 되면 편의점에서 캔맥주 사다가 편의점 파라솔 밑에서 회사 넋두리를 그렇게 하염없이 들 합니다.  최근에 가산하이힐 롯데시네마가 생겨서 문화 소비창구가 트였지 문화 소비 장소도 없습니다. 그냥 구로공단이 가산디지털단지로 바뀌고 건물만 높아졌을 뿐 노동자들의 삶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모습을 금천구가 인지하고 있었는지 이곳에 작은 도서관을 만들었습니다. 

 

작은 도서관

독산역 2번 출구 다리 밑에 생긴 것은 작은 도서관이었습니다. 
냉큼 들어가서 이리저리 둘러 봤습니다.

작은 도서관

컨테이너 박스 2,3개 정도를 붙여 놓은 공간이라서 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읽을 만한 최신 서적들이 꽤 있습니다.

 

작은 도서관

책을 둘러보고 있는데 회원 가입을 하라고 하시네요. 회원가입?? 운영 주체가 어딘인지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금천구립도서관 회원증이 있으면 회원 가입 안 해도 된다고 하네요. 

아! 금천구에서 운영하는 것이네요. 금천구립도서관 회원증이 있으면 다른 구립도서관처럼 이용하면 되고 회원증이 없으면 가입하면 됩니다. 책은 최대 3권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대출기간은 2주일입니다. 연장을 하면 최대 3주까지 대출을 할 수 있습니다. 다른 금천구립도서관과 연계가 되기 때문에 여기서 책을 빌리고 금나래 도서관이나 금천구 다른 도서관에 반납해도 됩니다. 아직 개장은 하지 않았고 11월 1일부터 대출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운영시간은 평일만 운영하며 오전 11시에서 오후 8시까지만 운영합니다. 

작은 도서관

딱 보니 이 가산디지털단지 회사원을 위한 작은 도서관이네요. 금천구뿐 아니라 서울의 다른 구들 모두 이런 작은 도서관을 운영합니다. 마을문고 같은 작은 도서관들이 계속 확장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돈 없어서 책 못 읽는다는 소리를 할 수가 없습니다. 조금만 걸어가면 도서관이 있으니까요. 지역 도서관에 보고 싶은 책이 없으면 다른 지역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대출받아서 읽을 수 있습니다.  상호대차대출이라고 하는데 관악구에 있는 책을 금천구민이 신청하면 읽을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책바다 국가상호대차서비스 페이지를 참고해 보세요. 제가 알기로는 상호대차 서비스는 운송비를 내야 하더라고요. 이런 모습은 프랑스와 비슷한데요. 점점 이 도서관 환경은 날로 좋아지네요. 하지만 이럴수록 출판사들은 울상인데요. 도서관들이 책 구매할 때 싸게 구매하지 말고 정가로 구입했으면 합니다. 출판사도 먹고살아야죠. 뭐 전국에 도서관이 많아져서 책 1쇄 정도는 전국 도서관에서 소비할 정도면 출판사도 좋아할 것 같기도 하네요

작은 도서관

책의 권수는 모르겠지만 약 1천 권이 살짝 넘는 것 같습니다.  테이블은 없는 긴 의자가 있고 

 

작은 도서관

창가에 긴 테이블이 있는 좌석이 있습니다. 가산디지털단지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에게는 꿀단지가 될 듯합니다. 지역 주민인 저에게도 좋은 장소가 될 듯하고요. 이제는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해야 할 정도로 집 주변에 도서관들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평일만 운영하는 것이 아쉽지만 이런 작은 도서관이 전국에 많이 피어났으면 합니다. 
사람이 만든 책 보다 책이 만든 사람이 더 많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