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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쉽게 재미있는 만화로 보는 영화의 역사 '만화로 보는 영화의 역사'

by 썬도그 2013.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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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유명한 사람이 그랬는데 3년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바꾸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매년 주제를 바꾼다 바꾼다 했는데 그냥 그렇게 넋 놓고 지나갑니다. 그래서 하나의 주제를 잡아보자고 목표를 세운 것이 영화입니다.

이미 제 관심 분야라서 더 파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서점에 가서 책을 뒤져보니 제가 생각보다 영화 관련 책을 잘 모르고 집에도 영화 관련책이 거의 없습니다. 영화 광이면서도 영화잡지 하나 구독하지 않고 영화 관련 책도 없다는 사실에 좀 놀랬습니다. 그래서 영화 관련 책을 좀 사 모으고 있습니다. 영화 리뷰 쓸때가 가장 행복한데요. 이 리뷰를 좀 더 멋진 표현으로 담아보고자 영화 상식과 용어와 그 시스템을 좀 더 깊게 이해하는 글을 쓰고자 여러 책을 사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번에 중고서점에 가서 '영화의 이해'라는 책을 사 왔습니다. 이 책 부터 시작하라고 심영섭 영화 평론가의 권유에 냉큼 샀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전자책 서점인 오도독(http://www.ododoc.com/)에서 '영화의 이해'보다 더 쉽고 재미있는 책을 한 권 찾았습니다. 바로. 만화로 보는 영화의 역사입니다. 


쉬운 만화로 익히는 영화의 역사

수 많은 예술 매체가 있지만 그 시작점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영화는 가장 예술의 막둥이입니다. 나온지 100년이 살짝 넘은 매체이죠. 사진도 과학의 산물이지만 사진이 나온 후에 사진을 연속 촬영한 것이 영화잖아요. 

이런 영화의 역사는 짧지만, 그럼에도 가장 밀접한 예술이자 대중문화 그리고 오락물이 되었습니다. 추석에도 수 많은 영화들이 TV와 영화관에서 상영을 했습니다. 이렇게 친숙한 영화, 이 영화를 좀 더 재미있게 보는 방법은 많이 알고 보는 것이 좋습니다. 

영화에 대한 관심이 있고 입문을 하시려면 이 책 '만화로 보는 영화의 역사'를 추천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황희연과 남무성입니다. 황희연은 영화 잡지인 스크린에서 기자 생활을 했고 현재는 영화 컬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분입니다. 이 분의 글을 각색하고 만화고 그린 분이 남무성입니다. 

제가 이 채글 고른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이 만화를 그린 남무성 때문입니다. 
남무성은 아주 화려한 이력이 있는 분입니다. 이분 전업 만화가가 아닙니다. 원래 직업은 음악 평론가인데 주로 재즈에 관한 글을 아주 잘쓰는 재즈 평론가입니다. 그런데 이분, 만화도 잘 그립니다. 

스테디 셀러인 JAZZ IT UP이라는 만화로 그린 재즈사를 담은 책도 냈고 PAINT IT ROCK이라는 만화책은 락의 역사를 만화로 그렸던 분입니다. 제가 읽은 책은 PAINT IT ROCK인데 락을 알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을 적극 권해드립니다. 정말 이 만화책만 읽으면 락의 시작과 발단 전개를 들쳐 볼 수 있습니다. 만화도 잘 그리지만 유머 감각도 뛰어납니다. 

2편이 안 나와서 언제 나오나 기다리고 있는데 그 전에 '만화로 보는 영화의 역사'가 나왔네요. 
올해 2월 출간한 '만화로 보는 영화의 역사'는 제 기대치에 빗나가지 않게 참으로 재미있으면서도 정리를 잘 해 놓은 책입니다. 그렇다고 남무성 만화가(?)가 영화에 대한 문외한은 아닙니다. 잘 모르시겠지만 이분, 2011년도인가? 재즈에 관한 영화 '브라보! 재즈 라이프'를 감독한 분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짧은 역사를 가진 영화지만 만화책 1권으로 담기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두 저자는 라이벌 구도로 영화의 역사를 소개 합니다. 

코메디의 왕인 찰리 채플린과 버스터 키튼, 거장인 앨프레드 히치콕과 오손 웰스,  갱스터와 서부극의 대가인 코폴라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 그리고 SF의 두 거장인 조지 루카스와 스티븐 스필버그 등의 다양한 라이벌들을 소개하면서 동시에 영화의 흐름과 시대적 변화상을 연대기 순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는 내용도 참 많았지만 몰랐던 이야기도 꽤 많이 있네요.
찰리 채플린이 어떻게 해서 공산주의자로 몰려서 영국으로 추방 당하듯 갔는지와 저주 받은 걸작인 '시민 케인'을 마는 오손 웰즈의 안타까운 불행, 그리고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가 대부를 촬영하면서 얼마나 많은 구박을 받으면서 촬영 했는지와 코폴라가 조지 루카스의 데뷰작인 THX 1138 제작을 했다가 쫄딱 망해서 힘들었던 이야기 등 영화사 뒷 이야기가 꽤 재미진 만화로 잘 소개 되어 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영화를 처음 만든 '뤼미에르 형제 vs 조르주 멜리에스'부분입니다
뤼미에르 형제는 기차의 도착을 사람들에게 선보여서 영화의 아버지라고 불리우죠. 그러나 실제로 영화를 가장 먼저 발명한 사람은 '에디슨'입니다. 문제는 에디슨은 혼자만 보는 영사기를 만들었지만 소프트웨어인 영화를 제대로 만들지 못해서 아버지라는 명칭은 뤼미에르 형제에게 돌아갑니다. 영화란 스크린에 투영된 영화를 여러 사람이 동시에 봐야 했는데 에디슨이 만든 
'키네토스코프'는 혼자만 볼 수 있었습니다. 


<에디슨이 만든 키네토스코프>

아주 짧은 네러티브도 없는 5분도 안 되는 영사물을 봐야 했는데 이건 영화 시스템이라고 인정 할 수 없어서 '뤼미에르 형제'가 최초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조르즈 멜리에스의 달나라 여행>

하지만, 저나 많은 영화인들은 영화라는 판타지를 만든 조르즈 멜리에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뤼미에르 형제 영화는 영화적 재미가 없었지만 조르즈 멜리에스는 마술사의 기질을 적극 활용해서 디졸브나 영화적 트릭과 특수효과를 직접 만들어 내서 영화라는 인류의 합법적이고 건전한 환각제를 만듭니다. 

영화 '휴고'도 뤼미에르가 아닌 후배 감독인 스콜세지가 조르즈 멜리에스 감독에 대한 존경심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뤼미에르 형제의 영화를 본 후 멜리에스 감독은 영사기를 자기에게 팔라고 하지만 뤼미에르 형제는 일언지하에 거절을 했고 전전긍긍하던 멜리에스는 직접 영사기를 제조해서 영화를 만듭니다. 정말 지금 봐도 주옥 같은 영화들이 참 많았습니다. 

이런 영화의 시작부터 흥미로운 이야기를 쏟아내는 이 책은 영화의 패권이 어떻게 유럽에서 허리우드로 넘어갔는지와 함께 허리우드 영화 제작 시스템의 시작과 알력싸움 등과 현재 우리에게도 익숙한 영화사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한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술술 풀어냅니다. 


만화다보니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없는 한계는 위와 같이 텍스트로 보충 설명을 합니다. 
물론, 세세한 맛은 없습니다. 매체가 만화이다 보니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핵심 요소를 잘 집고 있고 영화사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잘 담고 있습니다. 

특히 후반에는 전세계에서 유명한 영화 감독들을 소개하면서 찾아볼만한 영화 감독의 이력과 작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루만에 다 읽어 버릴 정도로 흡입력도 좋습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영화에 대한 역사나 뒷 이야기, 이 영화사에 대한 궁금한 점을 다 만족하지는 못하겠지만 이 책이 하나의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 


역시 만화책은 아이패드로 보는 것이 가장 좋네요

재미있는 내용 한 개만 더 소개할께요. 이 책에 있는 내용인데요
가장 러닝 타임이 긴 영화는 '불면증 치료'라는 1987년에 제작된 영화로 러닝 타임이 무려 5,220분입니다. 약 87시간짜리 영화인데요. 이 영화는 의도적으로 지루하게 만들어서 잠이 안 오는 환자를 졸게 만드는 것이 목적입니다. 영화 내용은 한 시인이 4천 페이지나 되는 시를 읽는데 책만 봐도 졸린데 그걸 스크린으로 보니 더 졸립겠죠. 잠 들게 하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 주 목적인 영화도 있네요. 

이외에도 '가장 많이 재촬영한 영화'는 채플린이 1952년 만든 라임라이트로 마지막 장면을 무려 342회나 재촬영 했습니다. 


제가 인정하는 최고의 감독이자 배우는 '찰리 채플린'입니다. 사람들을 웃기고 울린 희대의 배우이자 감독인 채플린, 50년대에 미국에서 빨갱이 색출운동인 '매카시 열풍'때 허리우드에서 채플린을 빨갱이라고 고발한 자가 있었는데 '앨리아 카잔' 감독과 '게리 쿠퍼' 그리고 미국 대통령이 된 '로널드 레이건'이 내부 고발자였습니다. 

게리 쿠퍼는 참 웃기는 배우네요. 아니! 사회주의 작가인 '헤밍웨이'의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서 사회주의 미국 교수로 나와서 파시즘에 대항하는 지식인으로 나와 놓고 사회주의 성향인 채플린을 밀고 하는데 앞장 섰네요. 물론, 배우의 배역과 그 배우의 인간성은 별개라고 하지만 이런 것도 아이너리컬 하네요.

'만화로 보는 영화의 역사' 참 재미있는 영화에 관한 만화책입니다. 


<이 글은 오도독의 지원을 받아 작성 된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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