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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문화정보

신명난 우리 문화를 체험한 '위대한 유산, 세계를 만나다' 공연

by 썬도그 2013.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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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올해도 예술의 전당 국악 공연을 무료로 관람 했습니다. 매년 문화재청과 문화쳬육관광부에서는 무료 공연을 하는데 이번에도 볼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그래도 공연장에서 보는 우리 문화가 다를것이라고 믿기에 신청을 했습니다.

2011년 예술의 전당 국립국악원 공연장에서 '왕조의 꿈 태평서곡'을 너무 재미있게 봤습니다. 

혜경궁 홍씨의 화려한 환갑잔치에 갔다 왔습니다.

사도세자의 아내인 혜경궁 홍씨의 환갑잔치를 그대로 재연한 공연인데요. 그 아름다운 한복에 취해버렸습니다. 평민들이야 하얀 옷을 주로 입었지만 조선의 왕과 왕족 궁궐 안은 오색빛깔 찬란한 옷을 입었고 행사 때 입는 옷은 무지개를 옷에 수놓은 듯한 모습 그 자체였습니다. 이러니 외국인들이 한복을 안 좋아할 수가 없죠. 한국의 오방색인 적청황흑백이 어우러진 한복과 정갈한 의식은 거대한 교향곡 같았습니다. 그 감흥을 기억하기에 이번에도 공연을 신청 했습니다. 


공연은 오후 7시 30분 부터 9시까지 진행 되었습니다. 공연은 3층에서 보는 것이 좋기에 3층으로 자리를 선택 했습니다. 공연을 내려다 보는 것이 전체의 크기를 볼 수 있어서 좋기 때문이죠. 하지만 공연자의 숨소리와 표정을 볼 수 없는 것이 단점입니다. 


위대한 유산, 세계를 만나다는 유네스코에 등재한 한국 공연 문화를 소개하는 공연입니다. 
7월 2일은 줄타기,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7월 3일은 동화 아리랑, 영산재 공연이 있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예술의 전당은 운치가 무척 좋네요. 바람만 안 불었으면 딱 좋은데 그건 좀 아쉽네요.



출처 http://korearts.or.kr/main.asp

공연은 사진 촬영이 허용되지 않아서 관련 이미지로 대신합니다.
공연 사회는 이용식 전남대학교 교수님이 맡았습니다. 먼저 이 위대한 유산, 세계를 만나다의 개요부터 설명해 주셨습니다.

문화재에는 도자기나 조각품 같은 유형 문화재가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전통 기술을 보유한 사람이나 춤이나 노래 같은 무형 문화재가 있습니다. 저는 몰랐는데 이 무형 문화재 제도는 한국이 60년대에 전통 문화가 사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만든 제도인데 이 제도를 유네스코가 아주 좋게 봐서 한국만이 아닌 전 세계의 인류의 무형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서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 제도를 만듭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나온 제도입니다.

현재 유네스코에 등재된 한국의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은  '종묘제례악', '판소리', '강강술래', '남사당','처용무', '가곡', '줄타기', '아리랑'이 있습니다. 이중에서 어제 공연에서는 강강술래, 남사당, 줄타기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관객을 쥐락펴락 했던 개콘 같았던 줄타기

줄타기 부터 공연은 시작 되었습니다. 줄타기느 중요무형문화 제 3호인 남사동놀이 이수자인 권원태씨가 공연을 했습니다. 영화 '왕의 남자'에서 줄타기 대역을 했던 분입니다. 줄타기는 남사당패 놀이의 일부이지만 워낙 그 재미가 출중해서 따로 뺐네요. 

서양에도 줄타기가 있습니다 긴 봉을 가지고 줄을 타고 건너는 형태이죠. 높이는 서양의 줄타기가 더 높습니다. 하지만 재미는 한국의 줄타기가 단언컨데 더 재미있습니다. 솔직히 저도 줄타기를 이미 많이 봤고 그 기술을 다 봤던 것이라서 조금은 시니컬하게 봤습니다. 그런데 방송으로 보는 것과 다르게 무슨 만담을 하십니다

줄을 타는 분과 줄 밑에서 아니리 같은 만담을 하는데 이 만담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고객님 당황하셨어요?" "마이 아파" 등등 유행어는 기본이고 즉석에서 관객과의 만담까지 하는 등 관객과의 호흡이 대단합니다. 고객만족을 위해서 뛴다는 광대라고 소개하는 권원태 줄타기 명인은 그렇게 줄을 타면서 수시로 관객과의 농을 주고 받습니다. 

너무 재미있어서 김병만이 줄 타는 줄 알았습니다. 줄타기는 원래 실외 공연인데 실내에서 공연하다보니 공연하기에는 좋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실내 공연이 딱 좋은 이유는 이렇게 관객과의 호흡이 아주 좋기 때문입니다. 판소리는 귀명창이라고 해서 관객이 추임새를 넣어주면 그 공연이 신명이 난다고 하잖아요. 이 줄타기 공연이 그랬습니다. 귀명창들이 가득 했고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가 가득해서  공연자인 권원태 명인이 흥이 났나 봅니다.

하이라이트라고 하는 줄에서 점프를 하는 높이가 엄청나게 높이 올라가더군요.
높이 점프를 할 수록 박수소리는 더 커져갔고 커지는 박수소리 만큼 높이는 높아졌습니다. 

아!!!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이게 줄타기구나. 내가 방송에서 본 줄타기는 얌전한 줄타기? 혹은 줄타기의 스킬만 본 것이구나. 이런 관객과의 호흡이 좋은 것이 줄타기구나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서양은 정적이라면 우리의 줄타기는 관객과 농을 주고 받으면서 진행하는 모습이 너무 흥겹습니다. 



고운 한복의 단아함과 개구장이 같았던 강강술래

강강술래 모르는 한국 사람은 없습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있고 한국인이라면 강강술래를 모를리가 없죠
간첩도 강강술래는 압니다. 왜냐하면 한민족의 전통공연이기 때문입니다. 강강술래는 남부지방에서 풍작과 다신을 기원하는 공연입니다. 저는 이 강강술래가 88올림픽 폐회식에서 선보였는데 이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강강술래를 잘 알지만 진득하게 다 본 적도 그냥 손에 손잡고 빙빙도는 것이 강강술래의 전부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제 그 강강술래의 전부라고는 할 수 없지만 긴 시간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3명의 소리꾼이 강강술래 노래를 부르면 손에 손을 잡은 파란 한복을 입은 공연자들이 손에 손을 잡고 빙빙돕니다. 
이게 처음에는 흥겹지만 길면 지루해지죠. 그래서 강강술래에 큰 관심도 기대도 없었습니다. 남사당패 공연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강강술래는 중반 이후 부터 변주가 시작됩니다. 

양손을 문 형태로 만들면 거기에 손을 잡은 공연자들이 지나가는 모습이나 실을 바늘귀에 꽂는 듯한 모습과 개구장이 같이 물장구는 치는 모습또는 빨래터에서 빨래하는 듯한 모습들 다양한 변주가 있습니다. 

강강술래는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왜군들에게 우리 병사의 숫자가 많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서 마을 부녀자들을 모아서 남장을 하게 한 후에 원을 그리며 산을 돌게 했고 이게 강강술래의 유래가 됩니다. 그래서 어떤 형태가 있는 것은 아닌 그냥 빙빙 도는 것이 전부입니다. 이게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장점이라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이 강강술래입니다.
그러나 지루한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인데 실제로 본 강강술래는 아주 다이나믹했습니다. 

앞소리가 나가고 뒷소리를 관객이 함께 호응을 하고 박수로 화답하면서 강강술래는 점점 보듬달처럼 만개를 해갔고 순간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공연의 다이나믹함과 관객석에서 터저나오는 박수소리와 호응, 이 대단한 호응은 공연자들을 흥분시킬 정도였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던 편견, 강강술래는 쉽지만 지루하다라는 편견은 사라졌습니다. 
강강술래 꼭 한번 제대로 보세요. 정말 재미있는 공연입니다.


 

풍물놀이의 대명사 남사당놀이

남사당놀이는 프로 풍물패인 남사당패의 공연을 말합니다. 
꼭두쇠를 비롯한 약 40명의 공연단이 전국을 유랑하면서 농,어촌에서 서민을 대상으로 공연을 합니다. 조선 후기에 생긴 이 남사당패는 양반사회를 조롱하고 그들의 부도덕성을 비판하는 민중의식을 심기도 했습니다.

힘 없는 자들이 힘 있는 권력자들을 대항하는 유쾌한 방법은 바로 가진 것들에 대한 해학이 담긴 풍자입니다. 조선시대가 이랬는데 지금의 한국은 권력자에 대한 풍자가 있나요? 개콘에서 현실비판, 사회비판을 하면 논란이라고 삿대질을 하는 꼰대가 참 많이 늘었습니다.  6공 때도 대통령 흉내내고 비판해도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자기검열이 아주 심합니다. 조금이라도 정치적 사안이면 위험하다는 경고장이나 날리는 세상, 세상 참 부끄럽습니다. 이런 시대에 제가 살고 여러분들이 살고 있습니다. 

남사당 놀이도 줄타기처럼 이미 수번은 봤던 공연입니다. 물론 그것도 TV에서 봤죠. 따라서 레파토리를 다 압니다.
그래서 솔직히 앞 부분은 지루했습니다. 공연은 30분이었는데 초반 10분은 좀 지루했습니다. 그러나 10분이 지나고 드디어 남사당놀이의 비밀무기를 하나씩 꺼내듭니다.

먼저 버나라고 하는 큰 판을 돌리는 묘기를 보여줍니다. 대접이나 버나를 돌리는데 이 버나를 서로 주고 받는 묘기에 박수 갈채가 쏟아집니다.  또한 거대한 상모 돌리기도 선보였습니다. 어린시절에 이 거대한 상모 돌리기를 보면서 너무 예쁘고 멋져서 한 참을 쳐다 봤는데 역시 거대한 상모 돌리기는 큰 박수가 나옵니다. 

남사당놀이의 흥겨움이 다 가시지 않았는데 1시간 30분 짜리 공연은 끝이 났습니다. 평생 잊지 못할 공연입니다.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한국의 전통공연들, 역시 TV라는 필터를 끼고 보는 것과 달리 맨눈으로 보는 공연은 형언 할 수 없는 즐거움을 주네요. 

추적추적 내리는 장마빗가 공연에서 넘실거렸던 관객들의 환호성과 박수소리 같습니다.
정말 멋진 공연, 정말 너무나도 잘 봤습니다. 이런 멋진 공연을 우리가 오히려 더 모르죠. 한국 전통공연이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이유가 다이나믹하고 예쁜 의상때문이라고 하던데요. 반하지 않을 수 없는 공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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