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불협화음에서 화음을 찾아낸 '불협화음' 사진전

by 썬도그 2013. 2. 14.
반응형

지난 1월 30일 부터 2월 8일 까지 인사동 갤러리 룩스에서는 불협화음 사진전이 열렸습니다.
이 사진전은 상명대학교 사진영상미디어학과 비주얼아트전공 순수파트 사진전입니다. 요즘은 사진학과라고 해도 다양한 매체를 다룰줄 알아야 합니다. 단지 영상과 사진을 함께 배우면 더 좋겠죠. 분명 사진은 단점이 많은 매체이자 장점도 많은 매체이고 영상과 사진이 서로의 장단점을 보충해주고 있습니다. 


이 불협화음전은 사진가 각자가 자신이 주제를 골라서 사진을 찍은 후에 그걸 함께 전시를 하는 공동전시회입니다. 따라서 하나의 주제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하나의 주제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 이야기는 하단에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 한소영

위 사진은 갈대 숲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이 갈대 숲은 파주에서 촬영 한 것인데요. 파주 출판단지에 가면 하나의 작은 냇물이 있는데 거기에 갈대가 무척 풍성하게 자랍니다. 이 갈대를 카메라에 담았네요. 


▲ 김지현

김지현 사진가는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을 카메라 앞에 세워놓고 릴리즈를 쥐어줍니다. 스스로 촬영을 하게 하는 것이죠. 준비가 되면 손에쥔 릴리지를 꾹 누르면 됩니다.


▲ 김지현



▲ 김지현


▲ 김지현

요즘 사진들을 보면 증명사진 찍듯 일상성을 중요시하는 사진들이 참 많습니다. 사진의 증명성을 도드라지게 하는데요 무표정하고 정면을 바라보고 차렷자세를 취한 사진들은 그 인물에 대한 객관적인 시선을 유도합니다. 딴 이야기지만 요즘 정말 외국인 쉽게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어요.

어제는 동네 도서관에 갔다가 외국인을 봤는데 차림새가 몰몬교 같더군요. 말끔하게 차려입은 외국인들은 일단 몰몬교로 봐야 할 정도 입니다. 서울 구석진 동네에 까지 외국인을 쉽게 볼 수 있지는 않고 번화가 등지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 이정수


▲ 이정수 

이 작품은 바벨탑이라는 작품으로 기억되는데 바벨탑 처럼 올라가는 아파트 단지 개발 현장을 촬영 했습니다. 사실, 저 아파트 다 바벨탑이죠. 욕망의 바벨탑이요. 2천년도 후반 까지 아파트는 투기의 대상이었지만 2008년 이후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서 여전히 수도권에 미분양 아파트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특히 인천 이 쪽은 큰일 났더라고요. 

이런글 쓰면 악플 득시글 하게 달리니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워낙 한국 사람들이 자기 동네 안 좋게 (비록 그게 사실을 말했다고 하더라도) 쓰면 블로그 폭파시킬 기세로 달려들더라고요. 그런다고 떨어지는 아파트 값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 장미애

장미애 작가도 비슷한 시선으로 사진을 찍었네요. 송도 신도시를 촬영 했는데 아직 개발이 다 끝난 곳도 아니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짓기로 한 건물들이 2009년 이후로 멈춘 곳이 상당합니다. 그나마 포스코 같은 곳은 대기업 자금으로 개발이 계속 이루어지고 있지만 올라가다 멈춘 곳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동북아무역센터죠. 참 멋진 건물인데 건물 완공을 못하고 수년째 저러고 있네요

송도에 가면 묘한 느낌이 듭니다. 개발이 된 곳은 화려하지만 바로 옆에는 잡초들이 무성합니다. 따라서 블럭단위로 느낌이 확 바뀝니다. 


▲ 성희진




▲ 성희진

요즘 아이들은 뭐든 하나씩 뭔가를 배웁니다. 70,80년대는 태권도나 주산학원이라는 정형화된 트랜드가 있었지만 지금은 원하는 대로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런 어렸을 때 교육이 과연 큰 효과가 있을까? 하는 회의적인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저는 어렸을 때 주산학원을 다녔고 암산까지 배우다 그만뒀지만 그 주산학원 다닌 것이 인생에 큰 도움이 안 되더군요. 태권도 배웠다고 싸울때 나래차기를 잘 합니까? 피아노도 그래요. 피아노도 좀 배우다가 마는 학생이 대부분입니다. 저 아이들도 발레 좀 배우다 말고 뭐 하다 말고 하겠죠. 저는 저런 학원 다니게 하는 것 보다 마음껏 뛰어놀고 마음껏 경험하는 것을 부모님들이 옆에서 살짝 살짝 소화시킬 수 있게 거들어 주는 것은 산 경험이고 그런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어려서 심어주는 것이 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남들이 하니까 내 아이도 가르쳐야 한다는 이 강박관념이 아이들으 오히려 더 병들게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나마 배우면서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면 다행이지만 그것도 아니라면 당장 그만 두는 것이 좋습니다. 


▲ 곽유미


▲ 곽유미


▲ 곽유미

사진가 곽유미는 동물원이나 거대한 놀이동산 앞에 서 있는 거대한 동물 조형물들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박제된 듯한 이 조형물들을 볼때 마다 저는 인공미가 촬촬 흘려서 좋게 보이지는 않지만 아이들에게는 시각적인 충격일 듯 하네요. 사진가는 이 거대한 동물 조형물이 반짝이는 순간을 마주하면서 설레임을 느꼈다고 하네요

뭐 저는 설레임 보다는 키치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진짜가 될 수 없는 영원한 가짜. 그 가짜로 평생 살아야 하는 조형물들.
그 규모의 크기로 놀이동산의 크기도 갸늠할 수 있는 모습도 생각납니다. 

불협화음 사진전은 사진가 각자의 주제를 표현해서 담았습니다. 담아보니 전 이 여러 사진가의 사진 속에서 공통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쓸쓸함!  네 저는 쓸쓸함이 느껴지더군요.

사진은 순간의 예술이지만 그걸 순간적으로 소비하면 아무런 느낌이 없거나 와~~ 멋지다 혹은 화려함을 느끼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오래 진득하게 바라보고 왜? 라는 물음을 하다보면 그 이면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위 사진들은 그런 이면을 살짝씩 품고 있습니다. 개발 광풍의 이면, 거대한 동물 조형물의 이면, 갈대 숲의 이면, 외국인이 한국에 사는 이면 등등을 들쳐보면 쓸쓸하고 고독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연예인 처럼 무대에서는 화려해 보이지만 무대에서 내려간 광대의 어깨는 슬펴보이죠. 물론, 이 느낌은 제 주관적이고도 주관적인 느낌이고 제가 세상을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니 사진들도 그렇게 보이는 것이겠죠.  사진도 가까이가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인 듯 하네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