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사진이 세상을 변화 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런 변화를 지켜 봤습니다
1987년 6.10 민주 항쟁이 있었던 그 해에 시위의 큰 촉매제 역활을 했던 것이 이 사진입니다. 로이터 사진기자였던 정태원 기자가 촬영한 이 사진은 각존 언론사 1면에 실렸고 이 사진을 보고 분노한 20,30.40대 넥타이 부대들이 같이 동참하면서 결국은 전두환이라는 독재자가 대통령 직선제를 선언하게 합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전두환은 체육관에서 선거를 치루고 대통령이 된 사람입니다.
이렇게 한국 민주주의에 큰 도움을 준것이 바로 이 사진입니다. 전 이 사진 때문에 제 블로그명을 '사진은 권력이다'라고 한 것이고 사진의 힘을 1형식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런데 마크 리브는 세상을 변화 시킬 수는 없고 변화하는 때를 보여준다고 말을 하네요!
그럼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인가? 아니 잘못된 생각이 아니라 좀 더 심도있게 생각하지 못한 것인가? 분명, 저 사진 때문에 기성세대들이 들고 일어섰고 단순 학생 시위에서 국민적 저항을 불러일으컸습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당시 택시기사들은 서울 시청 앞에서 경적시위까지 했습니다. 그런 택시기사들이 쿠테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의 딸에게 투표를 하다니 더 놀라운 것은 두 전라도 외삼촌이 선것날 전화를 해서는 박근혜 찍으라는 소리에 충격을 먹었습니다. 세상은 참 요지경입니다. 저도 50대가 되고 60대가 되면 변할까요?
아무튼, 전 분명히 사진이 세상을 변화시킨다고 생각했는데 마크 리브의 저 말에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흐름에는 티핑 포인트가 있습니다. 작은 물결이 큰 물결이 될때의 변화으 순간을 티핑 포인트라고 하는데 좋은 사진기자나 작가는 이 티핑 포인트를 잘 잡아냅니다.
세상을 변화 시키는 것은 사진이 아닌 사람입니다. 저 여고생이 꽃을 들고 반전과 희망을 노래하는 것을 사진기자나 작가는 카메라로 찍고 사진으로 담아서 세상에 퍼트립니다.
변화하는 떄를 잡아낼 줄 아는 좋은 사진작가의 사진은 그래서 시대가 흘러도 사랑 받습니다.
마크 리브의 말에 수긍이 갔습니다. 변화 시킨 것은 이한열이지 이한열을 찍은 사진기자가 아니라는 것을요. 그렇다고 사진기자 분의 노고나 고마움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연이 아닌 조연이라고 해야겠지요.
이런 생각을 한 후에 다시 사진 관람을 하기 시작 했습니다.
현실이 너무나 암울해서 이제는 소리 지르그도 싶지 않습니다. 상식이 붕괴 된 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믿었던 세상, 탁해도 선함이 탁함을 물리칠 줄 알았지만 네가 너무 세상을 순진하게 봤던 것 같습니다. 몰상식이 상식을 지배한 세상, 오늘도 자기들이 만든 인사청문회를 거부하고 비공개로 하자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는 몰염치의 당선인을 보면서 세상에 대한 조그마한 기대도 져버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몰상식이 상식의 옷을 입고 춤을 추는 이 세상을 카메라를 들고 목격자가 되어야 할까요?
찍으면 뭐 합니까?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사는 확증 편향증 유권자가 대부분인데요. 시대의 목격자가 되기 위해서 용기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제 한국은 변화의 때를 놓친 것 같기도 합니다. 블로깅 하는 것도 점점 힘에 부치네요. 만성 우울증에 걸린 듯 합니다. 어서 훌훌 털어버려야 하는데 쉽게 되질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