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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관계의 부조리를 담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

by 썬도그 2013.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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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눈을 뜨면 밤새 올라온 페이스북의 글을 읽고 붉은색으로 된  알림의 숫자를 확인한 후 알림을 쭉 훑어봅니다.
페이스북 중독 증상이 생겼고 이 증상은 2012년 부터 생겼습니다. 지금은 제가 유일하게 사용하는 SNS이고 이 블로그에서 하지 못한 좀 더 사적이고 간단한 이야기를 페이스북에 주로 합니다. 

페이스북은 세계적인 SNS로 미국판 싸이월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페이스북이 탄생하고 5억명의 가입자를 가지게 되는 페이스북 일대기를 다룬 영화가 바로 '소셜 네트워크'입니다. 


영화가 시작하면 모범생 외모를 지닌 '마크 주커버그'가 여자친구와 클럽에서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말을 엄청나게 빨리 하는 주커버그는 쉴새없이 떠들고 있고 뭐든지 효율을 중시하는 말을 합니다. 그러다 여자친구의 자존심까지 건드리고 말죠.

그렇게 여자친구와 헤어집니다. 제가 여자라도 주커버그 같은 찌질이 같은 스타일은 질색이죠. 아무리 머리가 똑똑하면 뭐합니까? 상대방의 기분이나 감정 등을 전혀 이해 못하는 컴퓨터 프로그램 같은 인간은 밥맛입니다. 그렇게 여자친구와 헤어진 주커버그는 그 일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립니다. 그러나 그냥 올리는 것이 아닌 여자친구의 신체 비하를 하는 등의 욕설을 올린 것이죠. 

정말로 대책없는 찌질이 공대생입니다. 그날 밤 주커버그는 학교 웹사이트 등을 해킹해서 여학생들의 프로필 사진을 긁어놓고 프로그래밍을 해서 '페이스 매치'를 자신의 기숙사에서 친구들과 함께 만듭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2장의 하버드 여학생 사진을 올려놓고 둘 중 한 여학생을 선택하면 다음 라운드로 올라가는 '이상형 월드컵'같은 프로그램입니다.

이 '페이스 매치'는 토요일 밤 큰 인기를 끌었고 하버드 대학 네트워크를 마비시킬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 일은 걸려서 주커버그가 근신처분을 받게 됩니다. 

 

소셜 네트워크는 법정영화 형식을 빌린 영화

이 영화 '소셜 네트워크'의 주인공은 '마크 주커버그'입니다. 그의 일생을 담은 영화는 아니고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홧김에 페이스 매치라는 프로그램을 만든 후 징계 처분을 받고 오히려 그 일 때문에 선배들과 함께 SNS서비스를 만들다가 뛰쳐나가서 페이스북을 만든 후 성공을 하기 까지의 과정을 담은 영화입니다

어찌보면 주커버그가 주인공이 아닌 '페이스북'이 주인공이라고 해도 크게 무리는 없습니다. 페이스북의 탄생과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죠.

영화는 주커버그와 그의 단 하나의 친구인 '왈도 세브린'과 조정팀 선수이자 선배인 '윈클보스 형제'와의 민사소송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주커버그와 절친이자 사업 파트너인 왈도 세브린과의 갈등과 헤어짐 그리고 윈클보스 형제의 분노를 법정 증언 형식을 이용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법정은 아닌 양측 변호사가 만나서 합의하는 과정을 담고 있죠. 따라서 법정 영화 처럼 넌 유죄! 넌 무죄! 라는 말을 하기 위함이 아닌 왜 친구와 선배에게 고소를 당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선배의 아이디어를 훔치고 친구를 배신한 주커버그를 가감 없이 담다

공대생인 주커버그는 조정팀 소속인 선배 윈클보스가 다가옵니다.  마이 스페이스와는 다른 SNS를 개발할 예정인데 함께 하자고 손을 내밀죠. 주커버그는 그 새로운 SNS가 마이스페이스와 다르게 배타적인 서비스임을 알아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학교를 기반으로 한 동창회 사이트 같은 '아이 러브 스쿨'과 싸이월드의 혼합적인 서비스임을 간파하고 선배들을 배신하고 자신이 직접 '더페이스북'을 만듭니다.

한국은 다르지만 페이스북의 성공 이유는 학교를 기반으로 한 배타적인 성격과 학연이라는 서양에서도 유통되고 있는 강력한 인적 네트워크를 제대로 활용한 서비스로 성공했습니다. 주커버그는 룸 메이트이자 경영학을 전공한 왈도 세브린이라는 절친을 CFO로 임명한 후 지분 30% 정도를 주고 함께 더페이스북을 창업합니다.

왈도는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동분서주하죠. 그렇게 둘은 점점 찬란한 미래로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더페이스북의 성공에는 어두운 이면이 있습니다. 


먼저 윈클보스 형제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는 것입니다. 주커버그는 자신은 참고만 했지 자신의 것이 더 좋다고 말을 합니다.
이 부분은 참 모호하죠. 현재 삼성과 애플의 너! 고소전은 보면 애플 자체도 다른 회사의 제품에서 영감을 얻은 것 같은데 애플은 삼성을 고소합니다. 반대인 경우도 많습니다. 

음악시장은 더 하죠. 4소절 이상 똑같으면 남의 창작물을 훔친 죄가 성립이 되는데요. 솔직히 이 세상의 어떤 음악과 미술과 기술이 다른 기술의 영감을 받지 않고 진화할 수 있을까요? 고흐가 무슨 하늘에서 뚝 떨어진 재능으로 그림을 그렸습니까?

그도 선배 화가들의 그림을 모사하면서 그림 실력을 키웠죠. 문제는 내가 너에게 영감을 받았다! 라고 고백하면 됩니다
문제는 영감과 표절의 경계가 모호합니다. 음악이야 4소절 이라고 명시하고 있지만 웹 서비스나 게임 또는 가전제품과 IT기기는 어떻게 구분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법정에서 판결하나보죠? 웃긴 것은 나라마다 판결이 또 다 달라요 

진실은 있습니다. 베꼈는지 아니 단지 참조만 했는지는 개발자 스스로가 압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양심고백을 하겠습니까?
솔직히, 살면서 양심적인 행동을 하고 싶어도 처자식들 때문에 꾹 참고 사는 사람들이 우리 아닙니까? 그게 소시민이고 평균적인 삶일 것입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이 영화가 아주 독특하기 때문입니다.

주커버그는 선배의 서비스에에서 아이디어를 훔쳐서 고소를 당하고 절친인 '왈도'로 부터도 고소를 받습니다.
그 이유는 왈도 대신에  MP3 무료공유사이트인 넵스터를 만든 숀 파커를 영입했기 때문입니다.


숀 파커의 서비스인 넵스터는 성공하지 못한 서비스라고 해도 세상을 흔든 서비스였습니다. 숀 파커는 돈은 없지만 거물이었고 그의 노하우에 주커버그는 홀딱 빠집니다. 숀 파커의 개인적인 복수까지 적극 참여하는 등의 일을 하면서 왈도를 내칩니다. 


숀 파커의 뛰어난 수완에 푹 빠진 주커버그는 왈도의 지분을  물타기 해서 내쫓아 버립니다.


왈도는 이에 주커버그에게 큰 화를 냅니다. 영화의 크라이막스에서는 이런 감정이 듭니다

마크 주커버그 아주 X새끼네!!!

아무리 능력이 없다고 해도 친구를 저런식으로 내쫒아내다니 좋게 마무리 할 수도 있고 설득을 할 수도 있고 여러가지 방법을 나두고 니가 실수한 것이잖아 하고 넘겨버립니다. 이 영화 소셜 네트워크의 내용은 거의다가 실화입니다. 다만 왈도가 주커버그의 노트북을 내리친 행동은 없고 좋게 마무리하고 퇴사를 했다고 하고 영화에서는 30%의 지분이 0.03%가 아닌 실제로는 4%로 쪼그라들었다고 하죠. 4%라고 해도 수천억 가까이 됩니다.


뭔 영화가 주인공을 악인으로 묘사하나? 그래서 신선했던 '소셜 네트워크'

소셜 네트워크라는 영화는 참으로 독특합니다. 
영화 속 주인공을 미화하거나 아름답게 묘사하지 않고 오히려 악인으로 묘사합니다. 

성공을 위해서 선배의 아이디어를 훔치고 친구를 배신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추악한 인간이라고 손가락질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현실을 그대로 가감없이 담았고 많은 기업들이 이 정도의 배신은 다 가지고 있습니다. 구글의 모토가 악해지지 말자라고 하지만 구글의 애드센스라는 그 아이디어도 야후 자회사인 오버츄어의 문맥광고에서 힌트를 얻은 서비스입니다. 다만 돈을 많이 내는 최고입찰가가 아닌 차점자가 낸 금액으로 광고비를 받는 작은 기업이나 자영업자도 쉽게 광고할 수 있게 한 서비스인 것이 다르고 그런 이유로 성공했지만 처음 시작은 오바츄어입니다.

또한, 구글은 저작권자의 허락도 받지 않고 책을 마구마구 스캔해서 공개하려다가 미국 문인들의 항의를 받았죠.
물론 창업자간의 갈등은 없긴 합니다만 알게 모르게 큰 기업들은 이런 배신과 배반이 어느 정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쳐도 마크 주커버그의 행동을 좋게 볼 수 없습니다. 이 영화는 그래서 독특합니다. 다스베이더 같은 악인으로 주인공을 어느 정도 묘사하는데요. 그 자체가 참으로 신선합니다. 영화 마지막에 여성 변호사가 자신이 악인인지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에 당신은 악인이 아니라고 하는 말에 위안을 받는 주커버그의 모습 속에서 성공은 했지만 내면은 유약한 주커버그의 모습을 살짝 담으면서 관객들에게 안정감을 살짝 주긴 합니다만 주인공을 아름답게 혹은 영웅이나 잡스 같이 신으로 묘사하지는 않습니다.

또 하나 놀라운것은 이런식의 이야기면 보통 주커버그가 영화 만들지 마세요! 라고 했을텐데 영화가 만들어졌고 그 자체를 보면 주커버그의 본성은 악인이라기 보다는 사업을 위해서 성공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라는 생각에 힘을 실어주기도 합니다.

이 영화의 주제는 명징하지 않습니다., 
페이스북의 성공과정을 담백하게 담았을 뿐이죠. 하지만 영화 포스터의 문구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5억명의 친구를 거느린 주커버그지만 단 한명의 절친과 헤어진 이 아이러니함을 영화는 잘 담고 있습니다. 5억명의 가입자를 거느렸지만 정작 친한 친구와 민사소송을 하는 모습. 어쩌면 이 영화 '소셜 네트워크'는 관계의 부조리를 담고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자신이 만든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새로고침를 계속 누르는 주커버그의 모습 속에서 관계의 바다인 페이스북에서도 관계에 대한 목마름을 표현한 스탠드 얼론 콤플렉스적인 장면은 가장 인상깊네요

오늘도 오프라인 관계에 실망해서 온라인이라는 미지의 대륙에서 새로운 관계를 탐닉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네요. 온라인 속 사람들은 화성인들이 아니야!  오프라인 사람들의 피난처일 뿐이고 오프라인의 거울일 뿐이지 새로운 관계는 없어! 

 데이빗 핀치 감독은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네요. 항상 전형성을 벗어나는 이야기를 만듭니다. 조정경기 할때의 미니어쳐 촬영기법도 참 신선했습니다.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가 된 주커버그의 과거를 보고 싶으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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