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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가 한 5년만 일찍 보급되었다면 제 고향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뭐 게을러서였습니다만 디카가 보급되었던 시절이었다면 보다 쉽게 제 고향 집을 촬영 했을 것입니다

네 제 고향 집은 아파트 개발로 사라졌습니다. 제가 태어나고 자라던 동네는 군 전역하고 난 후 재개발 이름아래 말끔하게 지워졌습니다. 얼마나 깨끗하게 지웠는지 다시 찾아가보니 동네의 흔적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무심한 아파트만 절 내려다보며 
"누구세요?:"라고 하는 듯 합니다. 

서울은 거대하고 큽니다. 큰 만큼 지금도 여기저기 마을이 사라진 후 거기에 아파트라는 거대한 건물을 세우고 있습니다. 서울 사람들은 한 편으로는 좀 불쌍합니다. 옛 추억에 젖어서 태어난 동네에 가보면 대부분 낯선 아파트가 노려보고 있죠.
그렇다고 그 동네를 추억할 사진이 많냐? 거의 없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진을 찍을 때 놀이동산이나 놀러가서 찍지 동네에서 사진을 많이 찍지는 않습니다. 
찍어도 차려자세를 한 밋밋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인물사진이니 마을을 제대로 담지 않은 사진들입니다. 이럴 때 누군가가 우리 동네를 카메라로 담아주었다면 얼마나 고마울까요?  가끔 저에게 옛 동네를 촬영해 주었다고 고맙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재개발이 이루어지기 전에 찍은 사진을 보면서 옛 생각을 한다고 하는데요. 이런 사진들이 유의미한 사진이 아닐까 합니다.

사진은 미학의 도구이기도 하지만 기록의 도구이고 그 어떤 매체보다 뛰어난 기록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울을 기록하고 있는 사단 법인 내일의 도시

서울시는 흉물스러운 세운상가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녹지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종묘에서 시작해서 남산까지 이어지는 도시 녹지축이죠. 하지만 상인들에게 보상을 해주는 것이 만만치 않았고 결국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서 개발이 중단 되었습니다.


국가기록원 사진

다만 세운상가의 앞동만 사라졌습니다. 세운상가는 종로에서 충무로까지 이어지는 6개 이상의  주상복합상가로 이루어졌습니다. 현대,대림,청계,삼풍,풍전,신성,진양 건설이 김수근 건축가의 설계를 바탕으로 각 동을 만들었는데 맨 앞동을 현대상가 대신에 67년대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불도저 김현옥 시장이 현대상가 이름을 세운으로 바꿉니다. 

지금은 보편화 된 주상복합 건물이지만 67년 당시에는 새로운 개념이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쿠테타로 정권을 잡았는데 뭔가 보여줄 것이 필요하고 생각했고 그 생각을 김현옥 서울 시장이 이어받아서 당시 서울시 예산의 전부에 해당되는 돈으로 6개 이상의 주상복합 건물을 청계천 일대를 가로지르는 세운상가를 만듭니다. 

설계는 더 거대했다고 하죠. 6개의 상가를 이어 붙여서 회랑 처럼 비를 맞지 않고 상가를 이어서 다닐 수 있고 학교까지 만들 생각이었다고 하죠. 하지만 워낙 큰 프로젝트이다 보니 그 꿈을 다 담지는 못했습니다. 지금이야 세운상가 아파트가 허름해 보이지만 67년 당시는 지금의 타워펠리스 처럼 돈 많은 사람들이 살던 곳이 세운상가 주거공간입니다. 


2008년도에 촬영한 사진입니다. 벌써 4년 전이네요. 지상에서 부터 5층 가지는 상가건물이고 그 윗층은 사람이 거주하는 아파트였습니다. 


위 건물은 가장 앞동인 세운상가 아파트였는데 지금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저 꼭대기 층에서 종묘를 바라보면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다는데 사라져서 이제는 경험할 수 없습니다. 다만 앞동인 세운상가만 사라졌고 다음 동인 대림, 진양, 청계, 삼풍 상가등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세운상가는 그 여러 동을 뭉뚱그려서 세운상가라고 보통 부르죠.

이 세운상가가 사라진다고 하기에 제가 카메라로 담았는데 정말 잘 담았다 생각을 합니다. 


세운상가 건물은 다 비슷비슷합니다. 뭐 제가 다 돌아보지는 않아서 얼마나 비슷한지는 모르지만, 외형은 정말 비슷합니다. 언제 남아 있는 진양상가나 대림상가 혹은 신성상가 삼풍상가를 촬영해 봐야겠습니다. 

세운상가 건물은 특이하게도 중정의 개념이 있는 건물입니다. 위 사진 처럼 실내지만 낮에도 밝은 빛이 들어오게 가운데를 뻥 뚫어놓고 빛을 받게 했습니다. 가운데 거대한 공간이 있는데요. 이 특이한 구조 때문에 많은 영화들이 여기서 촬영을 했습니다. 올해 대 히트한 '도둑들', '초능력자', '피에타'등도 여기에서 촬영을했죠.  


재미있게도 이런 비슷한 건물이 또 하나 있는데 낙원상가가 바로 이 세운상가 건물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낙원상가는 이 가운데 뚫린 공간인 중정을 막아버리고 여기에 상가나 상품등을 쌓아 올렸습니다. 낙원상가는 참 사진 찍기 힘듭니다. 저도 무심결에 카메라를 들고 있었더니 경비원이 오더니 저리 가라고 막 삿대질을 합니다. 

참 야박한 건물입니다. 


딴소리만 했네요
제가 카메라를 들고 세운상가를 촬영한 후 찾아간 곳은 한 전시회였습니다. 
Cityscape trust라는 도시경관기록사업을 하는 사단법인 우리문화인가 문화우리인가가 '세운상가를 걷다'라는 전시회를 했었죠. 지금은 이름을 바꾸어서 '내일의 도시'라는 이름으로 사단법인 이름을 바꾸었는데요. 홈페이지도 없고 아무런 흔적이 없어서 참 아쉽네요

이 사단법인 '내일의 도시'는 서울의 사라져가는 도시를 카메라로 촬영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2008년 세운상가를 촬영한 수 전시회를 한 후 서울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서울의 사라져가는 동네를 기록물로 남기고 있는 아케이브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뉴욕의 옛 기록사진을 잘 정리하고 그걸 인터넷에 공개하는 모습을 보면서 뉴욕이 왜 거대하고 힘있는 도시인지를 잘 알수 있었습니다. 반면 서울은 사라지는 동네가 많지만 그걸 기록하지 않습니다. 저와 같이 고향집이 아무런 기록 없이 사라져도 무념,무상,무신경입니다. 그나마 이런 '내일의 도시'가 있어서 그런 동네를 촬영하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저도 당시의 사진을 기록했는데 저는 아케이브에 일조를 했습니다. 
내일의 도시는 세운상가 말고 애오개 고개라고 하는 북아현동 일대를 기록 했습니다. 그리고 광명시도 기록했고요

광명시도 엄청나게 아파트들이 올라갔죠. 근처에 살지만 광명의 아파트 올라가는 속도를 보면 멀미가 날 정도입니다. 이렇게 내일의 도시는 사라져가는 서울의 옛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서 기록으로 남기는 서울 아케이브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북아현동 재개발 지역을 촬영한 사진을 아현역 벽면에 붙였더니 지나가던 주민들이 사진을 다 뜯어갔습니다. 한쪽 벽에서 사진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사진을 가져가도 된다고 하니 모두들 자기 집이라면서 뜯어가는데 그렇게들 눈물을 흘리신다고 하네요

누구나 다 옛것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있죠. 그게 우리들이고요. 하지만 뭐 볼것이 있냐 혹은 뭐 남길것이 있냐면서 재개발을 그렇게 다들 원합니다. 삶의 질은 향상시키고 싶으면서도 옛것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는 우리.

그리움과 삶의 질적인 향상을 함께 생각하는 동전의 양면 같은 양가적 태도를 우리 서울 시민은 가지고 있습니다. 항상 사라진 후에 그리워하는 우리들을 위한 작업이 바로 서울의 옛모습 혹은 사라져가는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 것이 아닐까 하네요

그나저나 '내일의 도시'는 홈페이지 하나 운영 했으면 해요. 또한 옛 풍경들을 찍은 사진을 공개했으면 하는데 저작권 때문에 공개를 하지 않는 것인가요? 그 사진들 대부분 서울시로 제공 되는 것으로 아는데 서울시라도 서울에 대한 기억과 기록을 인터넷으로 쉽게 찾아 볼 수 있게 했으면 하네요. 


썬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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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변윤호 2013.02.14 17: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 작게나마 이 작업에 참여했드랬죠 ㅎㅎ 당시 문화우리 연구원 이었습니다. 전 다음 프로젝트인 낙원상가를
    담당해서 진행했습니니다.세운상가 전시당시 전 용산과 관련하여 자료 정리했던것도 기억나네요
    인사아트센터 에서 했더랬죠 ㅎㅎ정말 영상 콤마작업하느라 고생한 기억이 새록새록 기억납니다.
    오랜시간 몸담았던 저의 공간이었는데 지금은 사라졌네요 ~~ 정말 반가웠어요 ~
    건물을 허무는 분들은 단순히 공간적인 해석만 하지만 저는 문화적가치를 조금이나마 모두들 기억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