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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2012 서울세계 불꽃축제의 황홀경을 담다

by 썬도그 2012.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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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까 말까 참 고민이 되었습니다. 올해 가면 연속 3년 째 참석하는 것인데 사진을 찍을 때는 황홀하고 심박수가 올라가지만 기다리는 시간의 짜증스러움과 끝나고 집으로 올때의 귀가 전쟁을 경험한지라 고민이 많이 되었습니다. 가자니 짜증스럽고 안가자니 찝찝하고.. 자전거를 타고 가면 귀가전쟁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자전거를 타고 한강으로 향했습니다. 여의도 한강변은 사람이 득시글 하다는 것을 알기에 다음 로드뷰로 경치도 좋고 사람도 많지 않은 곳을 찾아 봤습니다.

그래서 찾아 낸 곳이 여의도 샛강부근입니다. 


바로 앞에서 불꽃이 올라오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강이 보이는 곳에 있는데 불꽃이 올라오면 한강을 보지 않고 사진 찍기에도 괜찮은 듯 보였습니다.  이 샛강은 몇년 전에 정비를 해서 자전거도로가 생겼는데요. 샛강에서 흘러 나오는 시궁창 냄새는 지독하더군요. 샛강이 흐르는 강이 아닌건지 서울시가 어떻게 처리 한건지 냄새가 심하네요. 

샛강은 신길역과도 가까워서 전철을 타고 걸어서 약 20분 정도 제가 자리 잡은 곳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 곳을 노린 이유는 불꽃사진전 때문입니다. 불꽃사진 콘테스트에 응모할려면 창의적인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63빌딩이 잘 보이는 곳이기에 잘 하면 불꽃과 63빌딩을 다 담을 수 있겠다 싶어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도로 램프 사이에 있는 곳인데 자전거도로에서 올라오면 됩니다. 잔디도 있고 가족들과 불꽃쇼 보기에 딱 좋습니다.
사실 역대 불꽃사진 상을 받은 사진의 80%는 동부 이촌동 한강둔치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즉 63빌딩을 병품으로 삼아서 한강이 불꽃을 머금은 사진이 대부분이죠. 강과 63빌딩이 들어가서 멋진 사진들이 많이 담기는데 솔직히 이제는 그런 사진 식상합니다. 올해도 동부 이촌동 한강둔치에서 찍은 불꽃사진이 큰 상을 많이 받을 듯 한데요. 좀 색다른 곳을 찾은게 샛강입니다. 

하지만 불꽃의 크기도 낮고 63빌딩에 불꽃의 빛이 어른거리지도 않고 밋맛한 풍경에 자리를 좀 옮겼습니다



경찰분들이 차량통제를 하면서 불꽃구경을 하는 모습이 생경스럽고 이채로워서 화각을 경찰과 서울남산타워를 잡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릴리즈를 연결해서 눌렀다 풀었다를 반복 하면서 화각을 확인하면서 촬영을 했습니다. 이쪽에서보니 동부이촌동 병풍 아파트가 총총한 별 과 같이 보이고 남산타워도 하나의 액센트가 되네요. 나름 괜찮은 장소 같습니다.


잠자리 같은 불꽃도 담았는데 사실 이 불꽃쇼는 사진가들을 위한 불꽃들은 아닙니다. 사진가들을 위한 불꽃은 한발 쏘고 팡 터지고 다른 한발 쏘고 팡 터지고 그래야 하는데 워낙 연발로 쏴서 조금만 오래 셔터를 개방해도 모두 노출 오버가 됩니다. 

사진 찍다가 연발로 난사하는 모습에 짜증나서 사진동호회에 가입해서 십시일반 불꽃쇼 돈 모아서 한발씩 쏘고 그걸 사진으로 찍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이런 불꽃은 최악입니다. 엄청 밝은 빛을 내는 불꽃은 보기는 좋지만 찍으면 노출 오버가 됩니다. 


오히려 이런 은은하고 다양한 색을 가진 불꽃이 좋습니다. 하늘에 빗자루가 떠있는 것 같네요. 옥수수수염 같기도 하고요






야자수 사진은 항상 멋지죠.  그러나 이 불꽃은 눈으로 볼때는 밋밋해요. 따라서 눈이 즐거운 불꽃이 있고 사진에 좋은 불꽃이 따로 있습니다. 













찍을 때는 계속 불꽃이 터지기에 확인할 시간도 없는데 방금 이 사진 발견하고 너무 기뻤습니다. 이 사진 불꽃사진 콘테스트에 올려야겠습니다. 







불꽃이 폭포처럼 쏟아지네요. 마치 나이아가라 폭포 같습니다. 빛의 폭포



그리고 항상 고민되는것이 화각입니다. 잘잘한 불꽃을 담다가 큰 놈이 하나 하늘 높이 올라가면 위 사진 처럼 불꽃을 다 담지 못합니다. 큰 녀석이 거대하게 터지면  화각을 넓혀서 광각으로 담게 되는데 그러면 또 작은 불꽃들이 조막만하게 담겨서 이리저리 화각 조절하다가 아무것도 건지지 못합니다. 따라서 버릴 불꽃은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아니면 거대한 불꽃만 기다리던지요. 문제는 어떤 녀석이 거대한 불꽃인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몇년 쫒아 다니면 대번에 압니다.

뽀로롱 뭔가 올라갔는데 기별이 없다. 그럼 그 녀석 하늘 높이 올라갔다는 소리니 얼릉 릴리즈를 눌러서 셔터를 얼어주면 뻥~~~ 하는 소리와 거대한 불꽃이 터집니다. 













그리고 바로 위 사진도 출품할 생각입니다. 이 사진은 아주 재미있게도 불꽃들이 겹치지 않았습니다. 딱 피라미드 구도인데 화각이 좁아서 상단의 불꽃이 잘렸네요. 아무렴 어떻습니다. 그나마 가장 나은 사진중 한장인데요. 경찰 분들도 수고했고 보는 사람도 쏘는 사람도 한화도 고생 많이 했습니다. 덕분에 좋은 불꽃쇼 구경했고 내년에는 식구들 다 데리고 다시 찾아와야겠습니다. 

몇 년 째 불꽃쇼할 때 비가 안 오네요. 이것도 행운이라면 행운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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