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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조금은 달라진 하이서울페스티벌 그럼에도 해야하는 쓴소리

by 썬도그 2012.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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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도시에 세계적인 축제가 있을까요? 프랑스 파리가 유명한 도시지만 딱히 떠오르는 축제는 없습니다. 도쿄도 딱히 유명한 축제가 있는 것 같지는 않고요. 뉴욕은 추수감사절 축제때 거대한 풍선 인형 들고 퍼레이드를 하는 축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대도시에 큰 축제가 꼭 있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없는 것 보다 있는 것이 좋고 그래야 1천만이 사는 서울시민들을 평소엔 데면데면하다가 축제의 장에서 서로 춤을 추며 놀죠.

이런 이유 때문은 아니겠지만 2003년인가 부터 서울시는 '하이서울페스티벌'이라는 관이 주도가 된 축제를 만듭니다.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은 어법에도 맞지 않고 외국인들이 말도 안되는 영어라면서 조롱했던 '하이서울'을 만들어서 배포합니다.
하이! 라는 인사는 사람에게 하는 것이지 서울이라는 고유명사에 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했지만 특유의 뚝심으로 그냥 밀어부칩니다. 

하이서울페스티벌이 올해로 10년이 되었습니다. 지난 10년간의 하이서울페스티벌은 과연 어땠을까요?


 하이서울 페스티벌의 한계점은 낮은 시민 참여율

하이서울페스티벌은 매년 5월 경에 열렸지만 그 페스티벌을 인지하는 서울시민은 극히 낮았고 한다고 해도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갈 정도의 페스티벌은 아니였습니다. 

이러던 하이서울페스티벌을 오세훈 시장이 바통터치를 하더니 더 크게 부풀리기 시작합니다. 디자인정책에 올인한듯한 오세훈 시장은 디자인 서울 정책과 맞물리고 관광서울을 외치면서 이 하이서울페스티벌의 예산을 늘리고 5월에 하던 것을 계절마다 하는 축제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2008년 하이서울 여름에서는 제 1회 버드맨 축제를 한강에서 개최를 했고 제가 직접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제가 이런 축제 같은 것 사진으로 기록하고 참여하는 것을 좋아해서요. 그러나 제 예상과 달리 하이서울 여름은 큰 호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뜨거운 날씨와 접근성이 떨어지는 한강에 시민들이 일부러 찾지 않았고 썰렁한 가운데 참가자들만 참여하는 썰렁 그 자체의 축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언론사 기자들에게는 저 비싼 서울시의 아라호라는 요트에 기자들을 태우면서 홍보를 부탁 했고 결국은 동네 잔치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참고로 저 아라호인지 뭔지하는 요트, 몇번 써보지도 못하고 재정난에 허덕이는 서울시가 매각하기로 최근에 결정했죠. 

똥 싸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인가 봅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매년 100억 원이라는 서울시민의 혈세를 낭비하면서 하이서울 페스티벌을 강행하다가 여론도 좋지 않고 서울시 재정도 좋지 않고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6년 간 1,300억원이나 들어간 서울시의 각종 축제와 행사가 쳬계적이지도 않고 인지도도 낮다면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했습니다.

결국 이 제 1회 버드맨 대회는 1회로 사라지고 다시 가을에만 하는 하이서울페스티벌로 돌아오게 됩니다.
제가 2008년 2009년 2010년 쭉 이 하이서울페스티벌을 따라다니면서 느낀 것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낮은 서울시민의 참여율과 이게 서울의 축제인지 국제 넌버벌축제인지 구분이 안간다는 것 입니다.

먼저 서울시민의 낮은 참여율은 민간이 주도된 축제가 아닌 관이 주도하기 때문에 가지는 태생적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또한 서울 여의도, 종로 광화문등 두 곳으로 흩어져서 축제를 하다보니 집중력도 떨어졌습니다. 여의도 같은 경우는 접근성이 크게 좋지 않아서 지나가다가 참여하는 것이 아닌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차라리 집중과 선택으로 서울광장에서만 해도 참여도도 좋고 예산 낭비도 낮을텐데요. 이렇게 양쪽에서 하다보니 축제에 대한 집중도도 떨어지고 일부러 찾아가는 시민도 적었습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민중 하이서울페스티벌에 참여한 비율을 2003년 27.4%에서 2009년 32.3%로 소폭 상승했지만 재방문 비율을 2003년 68.7%에서 2010년 40.1%로 줄었습니다. 저 또한 2008,2009년에는 열심히 봤지만 매년 봤던 것을 또 보기는 것도 그냥 그렇고 외국 공연팀들의 공연이 딱히 볼꺼리는 아니라서 안가고 있습니다. 저 같이 축제에 관심 많은 사람 조차 외면하는데 보통의 서울시민은 오죽하겠습니까?

이렇게 낮은 시민참여율은 서울시가 자초한 것도 있을 것입니다.


외국공연팀의 넌버벌 공연이 하이서울페스티벌의 핵심 콘텐츠인가?

하이서울페스티벌은 갈팡질팡을 했습니다. 2008년 하이서을페스티벌 봄편에서는 외국인 무희들이 퍼레이드에 참가해서 그 처운 날씨에 춤을 추는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왜?? 라는 물음이 바로 생기더군요.
왜? 서울시 축제라면서 외국인 무희가 퍼레이드에 참여하지? 이렇게 축제의 주제도 없이 그냥 아무것이나 막 껴 넣은듯한 모습은 잡탕찌게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러다가 2009년 부터 한가지 주제로 하이서울페스티벌을 담기 시작했는데 그 주제란 바로 '넌버벌'이었습니다. 한국말로 하자면 무언극입니다. 말을 하지 않고 하는 거리공연을 주제로 해서 서울의 여의도와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을 했는데요.

이 넌버벌도 좀 문제가 있어보였습니다. 아니 한국의 수도인 서울에서 하는 축제인데 거의 대부분의 외국공연팀이 와서 공연을 하는 모습에 이게 왜 서울시의 축제인지 이해가 안갔습니다.차라리 타이틀을 제 6회 서울 국제 넌버벌페스티벌 이라고 하면 고개를 끄덕거리겠지만 서울시의 대표축제이고 서울이라는 도시를 알리는 축제인데 그 속을 들여다보면 온통 외국에서 비싼 돈 주고 불러온 외국공연단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서울시는 이런 외국 공연팀에게 주는 돈을 숨기기 위해 예산으로 잡지 않고 '서울문화재단의 출연금이나 위탁 추진을 하는 꼼수까지 벌이면서 예산을 많이 쓰지 않는 것 처럼 속이는 행동까지 합니다. 

이런 모습과 함께 가을에 열리는 드럼페스티벌과 여러 서울시의 지역축제와도 연계가 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하이서울페스티벌만 이렇게 부실한 것은 아닙니다. 서울시 각 구청의 축제들도 부실투성이이고 억지로 축제를 만드는 모습까지 보입니다. 무미건조한 축제,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기시감이 느껴지는 축제와 붙여넣기식의 특색도 재미도 참여도 없는 밋밋한 축제가 서울시 곳곳에서 열리는데 그중 하나도 제대로 인정받고 성공한 축제가 없습니다.

이렇게 외국공연단을 메인으로 내세우는 축제는 올해 2012년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2012년 하이서울페스티벌에 기대를 거는 이유

2012년 하이서울페스티벌은 좀 달라졌습니다. 일단 크게 벌렸던 축제 규모를 확 축소했고 여의도쪽에서는 행사를 하지 않고 오로지 종로 광화문광장, 청계광장, 보신각종, 서울시청앞 잔디마당에서만 펼쳐집니다.  이렇게 규모를 축소한 이유는 잘 아시겠지만 전임 시장이 서울을 빚더미에 질식시켜놓고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축소는 바람직합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번 2012년 하이서울페스티벌을 찾아가 봤습니다

우연찮게 한국공연팀 2개의 공연을 보고 왔는데 휴일이라서 그런지 관객호응도가 무척 높았습니다. 
하지만 2010,2011년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히 넌버벌 프로그램이 축제의 기본 주제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외국 공연팀이 잔뜩 들어와 있고요.

저도 대안을 생각하지는 못하겠지만 서울시 축제에 서울의 역사와 전통을 느끼는 콘텐츠를 집어넣는게 그렇게 힘이드나 봅니다. 외국 공연팀에 손을 내밀지 않고는 축제를 이어갈 수 없나 봅니다. 이러니 제가 서울시에서 가장 볼만한 축제는 5월에 열리는 연등퍼레이드 말고는 없다고 말하는 것 아닐까 하네요


또 하나 고무적인 것은 올해는 서울시가 태평로 일가를 막고 거리 퍼레이드를 하면서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것입니다. 
맞아요! 축제라는 것이 별거 있습니까? 일단 길을 막고 거기서 꽹과리 하나면 쳐도 사람들이 몰려옵니다. 평소에 차들 때문에 다가가지 못했던 곳에 거대한 광장이 열리고 여기저기서 공연과 소리로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있습니다. 종로 좀..유동인구가 많습니까? 외국인 관광객은 또 얼마나 많습니까?

취타대가 행진하고 농악대가 따르고 북청 사자놀이라고 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볼까요?
다만 그런 모습은 지방축제에서도 볼 수 있으니 서울만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좀 더 심도있게 발굴해 봐야 할 것입니다. 서울의 콘텐츠를 발굴하지 않고 무용단이나 거리공연팀만 섭외해서 이게 서울축제다! 식으로 하는니 차라리 축제 이름에서 서울을 빼고 국제 넌버벌 페스티벌로 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요?


제가 온통 쓴소리만 했지만 이 축제를 주관하는 서울문화재단도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넌버벌 페스티벌 = 하이서울페스티벌 이어야 하는 이유를 서울시민에게 알려야 할 것입니다. 

그나마 예년보다 서울시민들의 참여가 좋아진 점은 고무적입니다. 오늘 저녁에 있는 공연도 지켜봐야겠습니다. 분명 2012년의 이런 변화가 2013,2014년 까지 이어지다보면 서울시민이 많이 인지하고 사랑하는 하이서울 페스티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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