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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인터렉티브한 미디어아트의 향연 '2012 다빈치 아이디어'

by 썬도그 2012.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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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아트는 참 익숙하고 편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미술 장르입니다. 우리 일상에 널려 있는 이미지를 차용해서 비꼬고 합성하며 엮어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죠. 하지만 이 쉬움이 좀 지루하기도 합니다. 팝아트가 최근에 인기 있는 모습은 대중영합적인 모습도 많아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술이 대중의 인기를 따라가는 포퓰리즘적인 모습이 너무 심하면 천박스러워 보이기도 하거든요. 그렇다고 자기만족 같은 난해한 미술이 정답이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어차피 난해한 미술품들은 대중과 미술 컬렉터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지속 가능하기도 힘듭니다. 

이 팝아트의 인기가 살짝 떨어지는 요즘 그 자리에 '미디어아트'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미디어아트란? 매체예술이라고도 하는데요. 현대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인 대중매체를 미술에 도입한 것으로 책, 잡지, 신문,만화, 포스터, 음반,사진,영화,라디오, TV등의 대중들이 즐겨 찾는 지식과 소통의 창구를 이용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담는 장르라고 보시면 됩니다. 

팝아트와 유사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팝아트는 스테레오 타입이라고 하는 대량생산 대량복제의 현 시대를 블링블링하고 긍정적으로 묘사한 반면 미디어아트는 여론조작이나 권력에 대한 비판등 대중매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강합니다.  한마디로 세상을 비판적으로 보는 시선이 강하죠. 이렇게 다양한 매체를 적극적으로 미술로 끌어들인 장르를 미디어아트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이 미디어아트 중에는 소통을 강조하고 중요시하는 작품이 많다보니 인터렉티브한 작품들이 참 많습니다.

인터렉티브한 작품이란 기존의 미술이 관람자가 움직이지 않는 그림을 그냥 단방향으로 소비하는 것이 전부였다면 인터렉티브한 작품들은 관람객의 행동과 여러가지 액션에 반응하는 쌍방향 기능이 참 많습니다. 

지금 서울에는 이 미디어아트들이 넘실거리고 있습니다. 조만간 곧 방문할 '서울시립미술관'에서 11월까지 전시하는 
'제7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가 열리고 있고 금천예술공장에서는 '2012 다빈치 아이디어'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금천구에 있는 금천예술공장에서는 다빈치 아이디어라는 전시회를 합니다.
이 전시회는 옛 인쇄공장을 개조한 금천예술공장이라는 레지던시에 거주하는 미술 작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전시회로 해마다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내일의 전야 : 산업 그리고 미디어아트라는 제목이 붙었네요


옛 인쇄공장을 서울시 문화재단이 구입을 한 후 리모델링한 레지던시인데요. 문화시설이 거의 없은 금천구에 있는 몇 안되는 문화관련 시설입니다. 하지만 인지도도 높지 않고 주변에 사는 사람들도 이곳이 뭐하는 곳인지 관심도 없고 평상시에는 문을 닫아놓기 때문에 대중친밀도는 떨어집니다. 또한 교통편도 썩 좋은 편도 아니고요. 

하지만 알음알음으로 해서 방문객은 꾸준한 편입니다.

해마다 거주 작가들이 바뀌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는 작가가 딱 한분 있네요. 박능생 작가는 서울의 이미지를 잘 담는 작가로 이름을 많이 들어 봤습니다.

해외 작가들도 거주하고 있는데요. 교환학생들 처럼 미술 작가들이 다른 나라에서 활동을 하고 고국으로 돌아가길 자주 하더라고요. 


전시는 창고등(1층)과 3층 전시관에에서 동시에 진행중입니다.


아이디어제넥틱 머신 - 노바 장-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을 가장 먼저 봤네요. 창고동에 가면 딱 2개의 작품이 있는데 친절하게 설명을 잘 해주십니다. 그냥 보는 작품들이 아닌 관람자가 참여해야만 완성되는 인터렉티브한 작품들이라서 작동법을 좀 알아야 합니다.

'아이디어제네틱머신'은 노바 장 작가가 만든 작품으로 거다란 스크린 위에 만화가 그려집니다. 그리고 앞에는 작은 카메라가 있습니다.


만화가 한컷한컷 그려지는데 재미있게도 제 모습도 만화에 나옵니다. 오른쪽 구석에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이 제 모습이네요. 

이렇게 만화에 관람객의 모습이 만화로 박혀 나오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만화는 여러개가 준비되어 있는데 만화가 끝난 후 이메일을 입력하면 PDF파일로 된 만화를 메일로 쏴 줍니다. 


손끝소리 - 한윤정 + 한병준-

창고동에 들어가면 우웅 우웅 우웅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그 범인은 바로 이 작품입니다. 이 작품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가운데에 하얀 원으로 된 스크린이 있고 그 옆에 붉은 등이 들어와 있습니다. 붉은등이 들어와 있는 곳에 내 손가락을 올려 놓으면 몇초후에 붉은등이 녹색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럼 그 지문이 앞에 있는 둥근 3개의 스크린에 나타납니다. 
그리고 붉은등 옆에 있는 하얀 스크린 아무곳이나 터치를 하면 소리가 공명하게 됩니다.  연못에 돌을 던지는 것 처럼 소리의 파문이 우웅 우웅~~~~ 하고 울리는데요. 아주 재미있어요 

창고동을 나와서 3층으로 올라갔습니다


금천예술공장은 수시로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관심 있는 분들은 http://blog.naver.com/sas_g/ 라는 금천예술공장 블로그를 즐겨 찾기 해보세요


빛의 중력 -김영희 + 조예진-

3층에 가니 빛의 중력이라는 작품이 기다리고 있네요. 이 작품은 중력센서가 있는 모자입니다.  모자에는 LED램프가 있는데 재미있게도 빛이 딱 수평선 처럼  일정한 선을 그리면서 켜집니다.  

모자를 쓰고 머리를 숙이거나 고개를 돌려도 딱 수평선 높이만 켜지는 작품이죠. 기울기를 감지하는 센서가 있나 봅니다. 물과 같다고 할까요? 빛이 물처럼 흐르는 모자입니다.

이 다빈치 아이디어는 다빈치 처럼 예술가이자 기술자인 모습과 동일하게 작품을 전시하면서 동시에 상용화나 제품화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습니다. 예술로만 머무른게 아닌 다양한 제품으로 응용될 수도 있죠. 

기술이 예술에 영향을 주고 예술이 다시 기술에 영향을 주는 공진화라고 보시면 될 듯하네요, 또한 이 다빈치 아이디어는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와 연계된 전시회이기도 합니다. 



아이리스 -하이브-

3층에서 가장 흥미로운 작품은 이 아이리스입니다. 제가 다가가자 제 모습을 그대로 담아 내는군요. 


손을 흔들어보니 제 모습을 표현했는데 정말 신기했습니다. 저 디스플레이는 뭘까? 투명디스플레이 같은데요. 한 참을 신기해서 쳐다봤습니다


옆에서보니 투명디스플레이가 맞네요.  설명문을 보니 '투과형 블랙 네가티브 방식의 VA 타입 LCD모듈이라고 되어 있는데요
흑백 투명디스플레이인가요? 이 디스플레이는 이 작품을 넘어서 시내의 대형 쇼핑몰에 설치해 놓으면 이목끌기 딱 좋겠는데요. 

제 생각으로는 한 5년 후에는 투명디스플레이가 대형 쇼핑몰이나 일반 상점에서도 보편화된 디스플레이가 될 듯 합니다. 그러고보면 한국은 디스플레이 초강국이예요. 삼성,LG전자 모두 투명디스플레이 기술이 있으니까요. 



위 작품은 사운드스케이프 어파츄어 시리즈라고 하는데요. 작동을 제대로 안해서 관리자분에게 문의하니까 센서가 민감해서 장시간 켜 놓으면 폭발 할 수 있어서 켜 놓았다 꺼 놓았다 한다네요 

흠.. 무슨 작품이 폭발위험까지 있는지.. 느낌도 별로고 재미도 없고 가장 별로였던 작품입니다. 


에이티 필드_마비된 감각 - 김병규 -

정육면체가 있는데 뭔 작품일까 하고 한 바뀌 돌아 봤습니다.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ㅠ.ㅠ
관리자분에게 문의를 했더니 저 안에 앉아야 작동한다네요. 


앉으면 이렇게 작동을 합니다. 제가 좀 쓴소리를 했습니다. 
아니 아무런 설명이 없고 설명문에도 작동방법이 없고 이렇게 써 있습니다.

"디지털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경험은 인식과 지각에 앞서 우리의 감각에 단순하면서 위협적인 영향을 준다. 이 작품은
레이저가 만들어내는 빛의 면을 통해 사용자가 그와 같은 디지털 미디어의 시각적, 촉각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고안된 장치이다"

그 어디에도 저 작품을 작동시킬 비밀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관리자분에게 하는 소리는 아니고 왜 팜플렛에 이 작품 작동법, 아니 그게 촌스러우면 방 입구에 가운데 의자에 앉아보세요! 라고 짧게 써줄 수 있는 아량은 없습니까? 관람객이 작동법을 찾는 수수께끼가 작품 컨셉입니까?

기분이 확 상하더군요. 왜 예술가들은 관람객에 대한 배려에는 왜 그리 꼼꼼하지 않은건지요. 제가 싸잡아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중과의 소통을 중요시하고 관람객에 대한 배려심이 많은 작가분들도 많지만 이 작품은 전혀 그런 배려심이 없네요


이 짜증에 더 큰 짜증을 내게 한 것이 이 작품입니다. 거대한 작품이 기중기에 메달려 있는데 작동을 안합니다. 
이 작품은 모빌처럼 이리저리 진자 운동 같은 운동을 하는가 본데요. 작동을 안하는데 그 이유가 센서가 고장났나 어쨌다고 하는데 고장났으면 고쳐놓아야지 이렇게 방치하는게 최선입니까? 정말 고장이 잘 발생하면 관람객이 직접 버튼을 누르면 그때만 작동하게 할 수 있지 않나요? 관람자도 없는데 하루종일 진자운동 해봐야 그것도 낭비죠.

아무튼 융통성들이 참 없어 보입니다.

이 작품도 그래요. 디지털 만다라의 의미로 디지다라라는 작품인데요. 이 작품도 작동법은 전혀 없고 힌트만 주고 있습니다. 힌트란 신발 벋고 올라가세요! 입니다. 즉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정도만 알려주고 알아서 작동시켜보세요~~ 라는 퀴즈를 내는군요. 

직관적인 작품이라면 작동법 바로 알 수 있겠지만 방석이 있고 손가락지문인식기 같은것이 있는데 눈치 빠른 관람객은 저기 앉아서 손가락을 올려 놓으면 되겠지만 눈치 없는 관람객은 멀뚱히 보고 그냥 지나갈 것입니다.


제가 쓴소리를 연속 3번 했습니다. 기분 참 좋았다가 3개의 작품의 무성의함에 화가 났습니다. 작품이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작동법을 살짝 적어놓는 배려가 없습니다. 아니면 관리자분이 주저거리고 있으면 설명을 해주면 얼마나 좋습니까?

관리자분이 설명해주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으니 종이로 살짝 작동법 알려주면 안됩니까?
꼰대가 아니라면 좀 설명을 좀 해주셨으면 합니다. 

기분 확 상해서 나와버렸습니다. 이건 뭐 우리는 이곳에 거주하면서 의무적으로 내야하는 방학숙제하는 느낌마져듭니다.
독설이지만 당시의 제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고장난 작품 방치하고 작동법도 안 적어놓고 저와 같은 까칠한 사람이니까 따져묻고 다음 관람객을 위해서 조치좀 취하라고 쓴소리를 하고 나왔지만 두리뭉수리한 관람객이라면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나갔을 수도 있겠네요. 

예술도 서비스입니다. 관객없는 예술이 지속 가능할 수 있겠습니까? 그건 자기만족 밖에 안됩니다.
좀 더 세심함을 갖추었으면 하네요. 

그럼에도 이 전시회는 꽤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따라서 추천하는 전시회입니다
제가 쓴소리를 해놓았으니 뭔가 조치를 취해 놓았겠죠

전시회는 2012년 9월 10일 부터 10월 9일까지 하며 교통편은 1호선 독산역에서 내려서 걸어서 약 15분 정도 걸으면 됩니다. 걷기 귀찮으시면 구로디지털단지역으로 나가는 6번 버스를 타고 가셔도 됩니다.


다음에는 쓴소리 나오지 않도록 배려심을 더 갖추고 전시회를 했으면 하네요. 좋은 전시회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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