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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육식주의의 불편한 진실을 담은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by 썬도그 2012.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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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가가 얼마나 위대하며 도덕적으로 진보했는지는 동물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마하트마 간디-

예전에 한 진보주의 색채의 한 블로거와 개고기 문제로 심하게 다투었습니다. 저는 개고기를 먹는 것은 반대하는 주장이었고 그분은 개고기 먹는 것이 뭐 어떠냐며 그렇게 따지면 돼지와 소는 왜 먹어도 되냐며 한 바탕했죠. 예상하시겠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습니다.

한국 사회는 개를 먹는 사회입니다. 그러나 개를 키우는 사회이기도 하죠. 애완용으로 키우는 개가 따로 있고 식용개가 따로 있다는 논리로 외국의 날선 시선을 물리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애완용 개가 식용이 안되라는 법이 있을까요? 우리는 인정하지 않지만 우리가 키우다가 여러 가지 이유(대부분은 실증 나서 버린 것이지만)로 버린 애완용 개 중 일부는 개장수들이 데리고 가서 개고기가 됩니다.

한국에서 사는 동물들은 행복할까요? 지난 구제역때 최소한의 동물에 대한 예의도 없이 산채로 구덩이에 돼지들을 밀어 넣어 생매장을 하는 모습은 생지옥이 따로 없고 그 지옥을 우리가 만들었습니다. 좀 쪽팔립니다. 그렇게 동물을 막 대하는 한국이 사람의 인권까지 제대로 생각할리 없죠.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는 미국의 사회심리학자인 멜라니 조이의 책으로 우리의 육식문화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책입니다. 요즘 육식문화에 대한 비판서들이 시중에 꽤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육신문화에 대한 비판서를 하나 볼까 했고 우연히 집어든 책인데 푹 빠지게 되었네요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왜! 우리는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을까요?
이런 질문에 대부분은 개는 똑똑하니까라는 말을 먼저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돼지가 아이큐가 더 높습니다.
그럼 다음 대답으로 돼지는 더러우니까라고 합니다. 하지만 돼지가 더러운 곳에 살아서 그렇지 실제로는 더러운 동물이 아닙니다. 오히려 개보다 더 깨끗하고 민감하고 똑똑해서 스트레스를 더 받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돼지가 더럽고 멍청하다고 느끼는 것은 지금까지 돼지우리들의 그 역겨운 이미지가 실제 돼지이미지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돼지가 진흙에 뒹구는 이유는 땀샘이 없기 때문에 열을 식히기 위함이지 더러운 것을 좋아해서가 아닙니다.

우리가 돼지를 먹을 수 있는 이유는 돼지를 볼때 우리는 애완이라기보다는 먹는 것 즉 철저하게 객체화시켜서 동물이 아닌 공장에서 생산하는 공산품으로 보는 시선을 광고나 뉴스 미디어등이 세뇌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2장 육식주의 : 원래 그런거야 에서는 인간의 육식주의를 비판합니다.
인간은 잡식동물입니다. 고기도 먹고 채소도 먹죠. 당연히 인간이 고기를 먹는 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 선택의 문제라고 육식을 분리하자면서 '육식주의'라는 말을 꺼내듭니다.

채식주의자라는 말은 있어도 육식주의자라는 말은 잘 통용되고 있지 않죠. 저자는 채식주의자처럼 육식주의자라는 말을 광범위하게 써서 육식이 필연적인 것이 아닌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육식을 하지 않고 채식만 해도 충분히 살 수 있는 인간인데 몸에도 좋지 않고 각종 병의 원인이 되고 있고 육식을 하기 위해서 많은 환경오염(동물이 분뇨, 많은 풀과 사료 재배문제)을 불러일으키는 육식주의의 불편한 진신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육식을 하면서 죄책감은 아니더라도 별 느낌없이 마구 먹을 수 있는 이유는 비가시성에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이 꼭 한번 씩 거치는 것이 있죠. 순대를 보고 이거 뭐야?라고 물어보면 되지 창자로 만든 거야라고 하면 기겁을 합니다. 또는 닭고기를 먹을 때도 닭의 어느 부위냐며 세심하게 물어보죠.
이렇게 아이들은 다른 동물을 먹는 것을 무서워합니다. 저 또한 어렸을 때 어른들이 먹는 수육이나 돼지 귀, 돼지머리를 먹는 것을 보고 기겁을 했죠. 특히 시장가면 동물들의 부위가 그대로 드러난 것들을 볼 때면 악몽까지 꾸었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드니 그게 다 익숙해지더군요

지금은 어떨까요? 지금은 그런 도축과정이나 동물의 일부라는 인식을 못하게 아주 가공을 잘 해서 판매합니다. 도저히 돼지나 소의 일부라고 생각이 안 들 정도로 멋지게 살을 잘 발라서 먹기 편하게 식당에서 내놓는데요. 이런 돼지에서 나온 소에서 나온 또는 닭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을 잊을 수 있게 잘 포장합니다.

미국에서는 매년 100억 마리의 동물이 도살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100억 마리의 동물 중에 한 마리라도 본 도시인들이 있을까요? 아무도 없습니다. 항상 가공되어서 나오기 때문에 그들이 어디서 어떻게 자라고 어떻게 죽는지 육식주의자들은 잘 모릅니다.

어렸을 때 집에서 닭을 키웠는데 그 닭을 잡아서 먹었습니다. 저는 제가 먹이주고 키운 닭이라서 먹을 수가 없더라고요. 직접 이름까지 붙여주고 정이 들었는데 그걸 먹는 엄마 아빠가 미웠고요. 최소한의 죄책감에서 먹지 않았지만 요즘은 그런 게 있나요? 어디서 길러졌는지도 어떻게 자랐는지 궁금하지도 않은 닭을 우리는 맛있게 맥주와 함께 곁들여서 먹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런 우리의 모습을 육식에 대한 방어기제로 작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봐도 못본 척 그게 어디서 어떻게 자라다 왔는지 알면서도 모른 척하면서 닭과 돼지와 소를 먹습니다. 이러한 육식에 대한 방어기제가 발달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인류는 육식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럼 우린 어떤 동물들을 먹을까요?
개는 귀엽다고 사람을 잘 따른다고 안 먹고, 칠면조 같이 못생겼다고 먹어도 되고 토끼는 귀엽다고 안먹고 반대로 돼지나 소는 멍청하고 더럽다고 생각해서 먹고 닭도 멍청하다고 먹는다는 단순한 논리를 저자는 잘못된 정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가장 똑똑한 동물은 돼지라고 하는데요. 불편한 진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는 먹을 수 있는 동물과 먹을 수 없는 동물을 구분해서 먹고 있습니다. 지구에서 소, 돼지, 닭으로 태어난 다는 것은 가장 불행한 생명이 아닐까 합니다.

3장 '진짜' 현실은 어떤가
에서는 동물들이 어떻게 도축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가장 충격적인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미국은 전기충격기로 소를 죽인 후에 각 부위별로 절단을 하는데 그 속도가 너무 빨라서 소가 다 죽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라인더로 소 부위를 자르는 일이 다반사라고 합니다. 또한 동물들이 고통을 그대로 다 느끼면서 죽는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각종 영양제와 항생제 덩어리를 먹으면서 자라는 소와 돼지. 가장 가혹하다고 여겼던 것은 새끼를 낳는 암컷 돼지입니다. 이 암컷 돼지는 고개를 돌릴 수 조차 없는 좁은 공간에 갇혀서 앉아서 자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서서 먹고 싸고 먹고 싸고 하다가 새끼를 낳습니다.

돼지를 동물이라기 보다는 공장 기계라고 생각하는 시선이죠. 그나마 소나 돼지나 닭은 낫죠. 생선들은 동물과 물건의 중간 단계에 있습니다. 문어도 고통을 느끼고 산낙지도 고통을 느끼죠. 그러나 우리는 그걸 날 것으로 먹습니다. 적어도 동물에 대한 예의가 있다면 죽은 후에 먹어야 하지만 산채로 뜨거운 물에 넣고 기어 나오는 것이 귀엽다고 다시 밀어 넣죠. 저부터 반성하게 되는 대목들이 3장에 가득 나옵니다.

이 책은 읽을수록 긴 한숨이 나옵니다.
우리가 마트에서 사서 먹는 포크와 비프 그리고 닭고기들. 그 닭과 돼지와 소들이 어떤 대우를 받고 자라는지 우리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냥 막연히 건강하게 자라다가 죽겠지라는 생각을 하죠. 물론 이 책에서 다루는 미국의 육식문화와 도축문화가 한국과는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도 솔직히 내부고발이 없어서 그렇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책은 후반으로 갈수록 육식주의에서 탈출하는 방법을 어느정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먼저 육식을 정당화 하는 정당화의 3N을 소개합니다. 육식을 하는 것은 정상이며 (normal), 자연스럽고(natural), 필요하다(neceaaary)라고 합니다. 저자는 우리는 고기를 먹지 않고고 생존할 수 있고 오히려 육식이 지구 환경과 우리 몸에 좋지 않다고 말합니다. 또한 육식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리가 보지 않았던 동물들이 어떻게 우리 식탁까지 올라오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고 그 이야기를 주변에 많이 알리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돼지, 닭, 소를 볼때 대상화하며 몰개성화하며 이분화시키는 모습을 깨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1995년 11월 젖소 에밀리는 도축장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죽음을 감지한 에밀리는 1.5미터 높이의 울타리를 뛰어 넘어서 달아났습니다. 40일 밤과 낮을 추위 속에서 매사추세츠 주 홉킨턴 숲에 숨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에밀리에게 풀들을 주면서 에밀리를 도왔고 근처에 있던 비폭력단체 설립자가 에밀리를 도축업자에게서 삽니다. 그 뜻을 안 도축업자는 단돈 1달러에 에밀리를 팔죠.

이후 에밀리는 수 많은 도축장으로 향하는 젖소와 달리 이름을 가지고 병으로 죽을 때까지 잘 살았습니다. 이 에밀리라는 젖소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육식문화를 상기했고 실제로 채식주의로 돌아선 분들이 많다고 하네요.

책은 육식의 추악함을 많이 담고 있고 어떻게 빠져나오는지도 잘 담고 있지만 이 책을 읽고 당장 고기를 끊을 사람은 많이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처럼 육식이 당연하고 자연스럽고 고기는 먹어줘야 맛이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는 될 것입니다.

책은 아주 재미있습니다. 딱딱한 내용도 있긴 하지만 중간중간 역사를 넘나드는 각종 사례와 과학적 연구 결과를 별도 박스로 넣어서 읽기 편하게 하고 있습니다. 책은 얇지만 그 무게는 아주 두껍습니다. 육식을 하는 분들에게 한번 쯤은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되네요.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더불어 이 '패스프투드 네이션'이라는 다큐도 추천합니다. 몇 년 전에 봤는데 미국 도축산업의 추악함과 더러움 그리고 그걸 모르고 맥도널드에서 미소 짓고 먹는 우리의 멍청함을 잘 담고 있습니다.  

 

저는 육식을 말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너무 과한 육식은 우리의 몸과 지구를 병들게 하기 때문에 지금 같은 공장에서 돼지나 소를 찍어내는 방식 말고 예전처럼 방목하면서 소와 돼지가 행복하게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네요. 물론 고기가격 올라가겠죠. 올라가야죠. 그래서 가끔 먹게 하는 것이 먼 미래를 보면 더 좋은 모습 아닐까요?

특히나 지난 구제역 파동 때 예산과 시간이 없다면서 돼지들을 생매장한 한국에서는 육식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육식주의를 해부한다! ‘고기를 먹으면 왜 안 되는지’가 아니라 ‘고기를 왜 먹는지’를 이야기한 책『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쇠고기, 돼지고기를 먹을 때 우리는 살아 있는 소와 돼지를 떠올리지 않는다. 저자는 육식을 하는 사람들의 인식 과정에는 사라진 연결고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수만 종의 동물 가운데 혐오감 없이 먹을 수 있는 것은 어째서 극소수인지, 그들을 먹는 일에 우리는 왜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것인지, 먹을 수 있는 동물과 먹을 수 없는 동물은 어떻게 구분되는지, 육식이 태곳적부터 행해온 자연스러운 일이라면 영아살해와 살인, 강간, 식인 풍습 역시 자연스러운 건지, 인간이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다는 말은 무슨 의미인지, 식탁에 오르는 수백억 마리의 동물들은 왜 우리 눈에 거의 띄지 않는지 등의 의문을 풀어내는 키워드로 저자는 ‘육식주의’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고, 시공을 넘나드는 사례와 연구 결과들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 북소믈리에 한마디! 육식주의 시스템 아래에서 동물과 인간이 어떤 처지에 놓이는지를 아주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저자는 역사를 넘나드는 각종 사례와 과학적 연구 결과들을 별도의 박스에 수록했다. 입맛의 후천성, 공감 능력의 선천성, 다른 문화 다른 시대의 정신적 마비, 전장에서 총을 쏘지 않는 병사들, 축산업계의 비밀주의, 권력과의 결탁, 언어 조작, 동물들의 고통 감각 능력, 한국의 개고기 시장, 권위에 대한 복종 경향, 단백질 신화, 숫자와 감각마비, 불의를 혐오하는 인간 본능, 톨스토이 신드롬 등 종횡 무진한 이야기를 통해 공감을 유도한다.

 

저자
멜라니 조이
출판
모멘토
출판일
2011.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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