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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통인시장의 생존법. 시장을 식당으로 만들다

by 썬도그 2012.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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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먹장구름이 물러간 뒤의 여름 하늘은 가을 하늘 보다 더 높고 맑아 보입니다. 대비 효과 때문이겠죠?


서촌 여행길에 만난 여름 하늘은 마블 처럼 빛이 나네요. 


통인시장은 서촌에 있는 전통시장이자 작년 추석에 이명박 대통령이 손녀들을 데리고 갔다고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전통시장에 가는 서민적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손녀는 프랑스 명품 옷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큰 사건은 아니였습니다. 하지만 이미지 정치를 하는 전형적인 20세기 대통령의 이미지메이킹이 너무나 어설펐습니다.

차라리 안 가는데 더 나을 뻔 했었죠. 평소에 가던 곳을 가야지 평소에 가지 않던 곳을 가족과 함께 간다는 콘셉트는 크게 잘못된 행동입니다. 차라리 수행원만 대동해서 담소나 나누면 훨씬 좋았겠죠. 참 무능한 보좌관들입니다. 그런 보좌관들 그냥 두는 것도 참 무능해 보이고요. 

통인시장은 전통시장에서도 유명한 곳입니다. 그 이유는 이 곳에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려줄께요

통인시장은 여느 시장과 다르지 않습니다. 
긴 아케이드가 하늘에 걸려 있어서 비나 눈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하지만 밀폐된 곳이 아니기에 에어콘은 안나오죠. 겨울은 그래도 좀 견디겠는데 전통시장은 여름이 참 문제에요. 

다른 전통시장에서는 보기 힘든 아름다운 가게도 있네요. 아름드리 가게? 악세사리 전문점 같습니다. 보통 이런 가게는 길거리에 있는데 신기하게도 시장 안에 있습니다. 

약간의 커브길이 있고 약간 경사져 있습니다. 그런데 도시락카페 가맹점이라는 글씨가 보입니다. 사진 오른쪽에 도시락카페 가맹점이라고 살짝 써 있네요. 저게 뭔지 몰랐습니다. 


은퇴한 분들은 역시 장기가 최고죠. 사실 장기인지 고스톱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도 20~30년이 지나면 저게 일상이 되겠죠. 
전 워낙 장기나 고스톱 이런 것 별로 좋아 하지 않아서 저럴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른 시장에 없는 것이 또 있는데 고객만족센터가 있습니다. 대형시장에는 있는 것을 봤습니다. 안양 중앙시장은 DJ까지 있어서 시장 방송도 하던데요. 그러나 통인시장 같은 작은 시장에 이런 시설에 있는 것이 신기하네요


통인시장의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역사가 오래된 시장 같네요. 

1층은 화장실, 2층은 도시락 카페가 있습니다. 도시락 카페??? 아까 그 글씨가 도시락 카페라고 써 있던데

그때 생각났습니다. 아!!! 여기가 거기구나 제가 라디오에서 얼핏 들었습니다. 라디오인지 나꼽살에서 인지 모르겠지만 
어느 시장에서는 시장상인들이 반찬들을 팔아서 주변 직장인들이 시장 반찬가게 여기저기 다니면서 반찬을 담아서는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3,500원이면 푸짐하게 먹는다고요. 여기가 거기네요

참 기발한 생각입니다. 시장을 식당으로 만들다니.. 이러면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직장인들에게 큰 인기가 있겠는데요. 

저 2층에서 먹는데 올라가 보지는 못했습니다. 안에는 좌석이 20석 야외 테이블이 3개 정도 있습니다. 반찬은 통인시장 가게에서 골아서 담아오고 밥과 국은 저 도시락카페에서 사 먹을 수 있습니다. 

다 먹은 후에 아메리카노를 1,500원에 먹을 수 있고요. 도시락을 챙겨서 먹는 분은 1,000원에 먹을 수 있습니다 


시장 전체가 도시락 반찬을 파는 것은 아닙니다. 도시락카페 가맹점이라고 써 있는 곳에서만 반찬을 판매하는데요.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이용 가능합니다. 도시락카페 운영시간 이외에는 그냥 반찬 사서 집에서 먹으면 됩니다. 반찬 사러 오셨나 보네요. 

시장을 식당으로 변신시킨 모습. 이런 생존법이 시장을 흥하게 합니다.
얼마 전 제 어린시절 추억을 간직한 대림시장이 올 8월 말까지 운영하고 폐쇄된다고 하네요. 부리나케 그 곳을 카메라로 담았습니다. 예전에도 느꼈지만 대림시장은 생존의 몸부림을 치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아니 그냥 서서히 죽어간다는 느낌이 강했고요. 

변화를 하고 몸부림을 쳐도 살기 힘든 전통시장인데 그냥 환경탓하고 시대탓만 하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제가 함부로 말하는 것도 있고 사정을 잘 모르는데 함부로 말하긴 힘들지만 다른 시장은 아케이드다 전통시장 상품권이다 예술가를 초청해서 공연도 하는데 대림시장은 그런 느낌이 없었습니다. 

통인시장의 이런 변화의 모습 참 보기 좋네요. 다른 전통시장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환경탓만 하다가는 그대로 미이라가 됩니다. 변화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 한가지 답을 통인시장이 내놓았네요

전국 모든 전통시장이 따라하기 힘들지만 전통시장을 부페식 식당으로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참 좋네요. 
다만 직장인들이 시장까지 오기 힘들다는 것이 있는데요. 제 아이디어를 보태자면  저 도시락을 배달을 해주는 것입니다. 식당의 반찬가게 몇몇을 묶어서 도시락을 여러개 만드는거죠. 

한 5개 정도로 취향과 입맛에 도시락 종류를 세팅한 후에 근처 직장인들에게 찌라시를 뿌리는 거죠. 그리고 오전 11시 전후로 전화를 해서 예약을 해놓으면 각 반찬가게를 돌아다니면서 반찬을 도시락 식기에 넣고 국과 밥은 따로 해서 배달해주면 좋지 않을까요? 이런 생각들을 좀 나누고 공유하면 좀 더 큰 아이디어들이 나올 것입니다. 

통인시장! 흥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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