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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최고의 퍼레이드인 제등행렬을 카메라로 담다

by 썬도그 2012.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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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스누피와 다양한 캐릭터들이 빌딩 사이를 지나가고 빌딩 위에서는 꽃가루가 날리는 뉴욕의 부활절 퍼레이드나 할로윈 퍼레이드를 보고 있노라면 왜 한국은 저런 퍼레이드가 없을까? 원래 동양문화에는 퍼레이드 문화가 없었기 때문일까요?

정조의 화성행차도 어떻게 보면 퍼레이드였죠. 다만 임금이 지나가면 백성들은 쳐다도 못보게 한 권위적인 왕조여서 퍼레이드는 환영이 아닌 그냥 애국조회나 국기에 대한 경례 같은 것이었을 것 입니다.

한국에는 퍼레이드 문화가 없습니다. 있어봐야  목에 나는 깡패다라고 걸고 거리를 걷는 '조리돌림'정도만 있었죠. 수 많은 지방 축제에서 퍼레이드를 하지만 억지로 하는 퍼레이드 재미도 볼것도 없는 퍼레이드일 뿐이고 행정력과 주민들과의 단합도 이루지 못하는 후질근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성공한 퍼레이드가 있으니 바로 제등행렬입니다

연등행사의 일환으로 매년 '부처님 오신날' 1주일 전 토요일에 서울 과 전국에서 펼쳐지는 제등행렬, 올해도 그 현장에 찾아갔습니다. 올해는 무형문화재로 지정 받았다고 하는데요. 그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퍼레이드가 되었습니다. 

연등은 솔직히 한국문화가 아닌 중국문화로 알고 있습니다. 누구꺼면 어떻습니까. 좀 더 보기 좋고 즐겨찾기 좋게 하면 되죠. 
내국인보다 외국인들이 더 좋아하고 입소문이 많이 난 제등행렬이 어제 동대문에서 종각까지의 거리에서 있었습니다. 


보통 5월 초,중순에 하는데 올해는 5월 19일에 했고 그 이유로 해가 늦게 떨어졌습니다. 보통 6시부터 9시까지 행사가 끝나는데 매년 보면 오후 7시에 동대문에서 출발하는 듯 합니다. 동국대에서 6시에 출발하고 오후 10시경에 행렬이 마치는데 그 행렬 참가자가 어마어마하기에 그냥 걷김난 해도 4시간씩 걸립니다. 오후 7시 30분 경 드디어 행렬이 시작되었습니다. 


연등회 깃발을 시작으로 연등회가 시작되었네요. 
제가 나태해졌는지 DSLR만 챙기고 메모리카드는 집에 두고 왔습니다. 항상 백업으로 가지고 다니는 컴팩트 카메라의 메모리 카드를 빼서 꼈고 대신에 동영상은 스마트폰으로 촬영 했습니다. 

솔직히 매년 올해로 5년 연속 찾아오는 행사라서 식상한 것도 있습니다. 매년 보는 연등도 많고요. 그래서 올해는 넘어갈까 했습니다. 위 연등도 작년에 봤던 것이고요. 그래도 새로운 연등도 많이 소개되었기에 잘 참가했다고 생각되어지네요

연등은 각 사찰별로 지나갑니다. 서울과 서울 인근에 있는 많은 사찰들이 참여하는 행사입니다
불교행사입니다. 따라서 불교를 믿는 분들만 좋아하는 행사라고 오해 할 수 있지만 불교 행사지만 불교색채가 아주 강하지는 않습니다. 몇년 전에는 뽀로로와 토마스 기차도 나왔는데요.  그런데 그걸 저작권 문제 삼아서 그렇게 캐릭터를 연등으로 만들지는 못한다고 하네요. 




교회오빠라는 고유명사가 있죠. 교회에는 항상 오빠와 누나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사찰에도 많은 학생들이 있습니다. 물로 사찰오빠, 사찰누나도 있죠. 그러나 교회와 달리 사찰들이 산 중턱이나 높은 곳에 있어서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일까요? 아무튼 어린 학생들중에 불교를 종교로 삼은 학생도 많습니다. 


승가원은 모 자동차 광고에서도 나오기도 했습니다. 승가원은 불교 장애인 복지 시설인데요. 휠체어를 탄 아이들이 보이네요. 

이 제등행렬은 사람들이 연등을 들고 지나가는 행렬과 거대한 연등이 마치 그 사찰과 사원, 선원의 상징물 처럼 지나갑니다. 




예전엔 연등 모양의 연꽃 모양으로 획일적이었는데 이 제등행렬이 커지면서 획일성을 벗어나 위와 같이 다양한 연등으로 변하게 됩니다. 저 연등이 너무 예뻐서 외국인들이 달라고 하는데 마음씨들이 좋아서 그냥 막 줍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앵그리버등입니다. 그러고보니 앵그리버드가 연등과 비슷한 몸매죠. 아이들이 너무 좋아 했는데 많지 않아서 아쉬웠스빈다. 또한 연등이 커졌으면 대박이었을텐데요. 이걸 보더라도 이 행사가 불교행사라고 하기에 힘든 종교의 색을 많이 벗은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또 불교이 색을 너무 지우면 정체성을 잃어버리게 되죠. 주관을 가지고 약간의 다양성을 가미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 외국인이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연등을 들고 행사에 참가 했습니다. 몇년 전과 다르게 이제는 많은 외국인들이 연등행렬에 같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템플스테이의 영향 같기도 하고요. 아무튼 불교 문화에 많이들 빠지는 외국인들이 많습니다.




연등행사는 많은 사찰이 참여하지만 가장 화려한 곳은 '한마음선원'입니다.  안양에 있는데 제가 사는 곳과 가까운 곳인데요
매년 최고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선원은 산이 아닌 도심에 있는 참선을 하는 선방을 가지고 있는 사찰입니다. 오래된 사찰들이 산속에 있는데 반해(억불정책등으로 인해 산으로 간 사찰이 많죠)  한마음선원은 위와 같이 연꽃탄 선녀님이 선두를 이끕니다. 

그 뒤를 아이들이 따르죠. 올해는 한글 연등을 선보였네요. 항상 놀라움을 주는 한마음선원입니다.
사실 매년 똑 같은 연등 들고 오는 사찰도 많지만 한마음선원은 매년 조금씩 다릅니다. 2년전에 선보인 둘리 연등이 아직도 기억나네요. 그거 다시 보고 싶은데 매년 새로운 것을 들고 오니 보기는 힘듭니다. 




거대한 용이 거대한 소리를 내고 지나갑니다. 저 안에 사람들이 있죠. 



이런 작은 연등도 있고요. 연꽃든 동자승이 너무 귀엽네요. 이 제등행사는 아이들이 더 좋아합니다. 어제도 옆에서 꼬마아이가 좋아서 지르는 괴성이 계속 나오던데요




역시나 한마음선원입니다. 올해는 더 화려해졌네요. 거대한 용들이 연꽃으로 날아 오르네요. 이거 만들려고 불교 청년들이 2달동안 고생했다고 하는데 올해 본 제등행사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선정하고 싶습니다. 







동국대와 다른 대학교 학생들도 참여 했는데 연등 참 예쁘죠. 이게 오리지널 연등입니다. 
성불하세요!가 계속 들려옵니다.








이런 나비연등도 아주 멋지죠. 그러고보니 이거 연등을 넘어서 연으로 만들어서 밤 하늘에 날리면 그것도 참 재미있겠네요. 연은 밤에 못 날리는데 안에 조명 넣고 밤에 날리는 것도 재미 있을 것 같은데요. 









이 물고기 연등도 재미있습니다. 비단잉어와 연등이 이렇게 어울리네요. 

연등은 연꽃안에 등을 넣은 형상인데요. 불교에서는 연꽃을 더러운 곳에서 피어서 물을 정화시키는 모습이 마치 종교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상징화가 되었습니다.

종교라는게 그런거죠. 더러운 곳에서 피어서 세상을 맑고 향기롭게 만드는게 종교이고 그런 모습에 감화되어서 종교를 믿는 것 입니다. 하지만 최근의 일련의 모습들은 눈쌀을 지푸리게 합니다. 불교와 개신교의 더러운 모습이 많이 보이네요

불교야 스스로 정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치고 개신교는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답이 안나옵니다. 이 좋은 분위기의 사진과 달리 좀 쓴소리를 하자면 이런 제등행렬은 불교니까 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한국 개신교나 카톨릭이 이런 행사를 하기에는 서로 단합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교회들 끼리 서로가 서로를 이단이라고 하는데요. 교회의 분열이 심각한 수준이죠.




올해도 보게 되는 헬기탄 부처님. 고생 많으십니다. 







행사가 끝나면 종각 옆에 퍼레이드가 끝난 연등을 잠시 세워 놓는데 사람들이 여기서 사진을 많이 찍네요
이런 사진 찍을 때는 카메라에 별모양과 사람 모양이 있는 곳에 놓고 찍어야 사람도 나오고 뒷 배경도 나옵니다.  그냥 플래쉬만 터트리면 뒤 배경은 검게 나옵니다. 


올해도 행사는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행사는 내국인들에게는 큰 인기를 끄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거대한 연등에게만 반응하지 다른 행렬은 반응을 하지 않고 이런 제등행렬을 보기 위해서 서울도심에 나오기 보다는 근처 종로 유흥가에서 술 한잔하고 나오면서 우연히 보게 되고 그때 환호성을 지르죠.

매년 하는 행사지만 많이 알려진 것도 아니고요. 오히려 외국인들은 알음알음 입소문으로 더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작년과 다르게 많은 동남아와 일본인 관광객들을 봤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행사 때문에 길 막힌다고 짜증을 내죠. 

뭐 길막아 놓고 행사하는거 짜증스러울 수 있지만 국내 최대의 퍼레이드행사에 협조를 좀 해주었으면 합니다. 그나마 유일하게 볼만한 국내의 퍼레이드입니다.  이렇다할 축제도 없는 서울, '하이 서울페스티벌'이 동네 잔치 외국의 무희들 초청해서 공연만 하는 국적불명의 축제가 되고 돈만 펑펑쓰는 축제가 된 마당에 서울을 대표하는 축제에 가장 근접한 축제가 바로 '제등행렬'입니다.

그 도시가 아름다울려면 시민들이 아름다운 생각을 해야 하는데 맨날 먹고 살기 바빠 죽겠는데 라는 상투적인 말만 합니다. 
먹고 살기 바빠서 죽기전에 좀 여유를 갖고 세상을 봤으면 합니다. 올해도 멋진 행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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